역사왜곡과 우리의 역사교육

▣ 책 소개

추체험이나 감정이입에 의한 역사 수업은 역사적 사실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양화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는 오늘날의 입장에서 과거의 사건이나 인물을 이해하거나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역사는 현재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으려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태도가 반드시 잘 못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역사적 사건이나 행동을 선악이라는 이분법이나 오늘날의 필요에 의해서만 평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조선의 태종(이방원)이나 세조(수양대군)는 권력에 눈이 멀어 형제나 일가친척을 죽이과 왕위에 오른 패륜아로 묘사되는가 하면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 강경정책을 추진한 개혁군주로 평가되기도 한다. 같은 역사적 행위를 놓고 매우 상반된 평가가 내려지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볼때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을수 있음 시사한다.

▣ 신문 서평

역사수업은 왜 지겨울까?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소설, 만화책은 인기가 있는데, 왜 역사 수업은 그렇게 지겨울까?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역사왜곡과 역사교육>은 우리 역사 교육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이론적 반성부터 역사 교사 양성과정의 문제와 디지털매체의 실제적 활용안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시대별 특징을 일사천리로 암기하는 과목으로 낙인찍혀 있는 역사 교육의 방법론을 논하기 이전에 역사 교육의 필요성에서 논의를 출발한다. 지은이는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시시콜콜 나열하지 않고, 20세기 프랑스 역사학자 마르크 블로흐의 책 <역사를 위한 변명>을 언급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그러면, `역사' 교과서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가? 최근 일본 교과서 왜곡과정을 통해 지은이는 지난 94년 국사 교과서 준거안 파동을 떠올린다. 4·19의거, 5·16쿠데타, 제주 4·3항쟁 등 지배층에 의해 은폐·왜곡됐던 사건의 용어와 성격의 재조명을 제안한 진보진영의 준거안은 보수 언론과 단체의 맹렬한 비난으로 결국 반쪽 뿐인 개정에 그쳤다. 일본과 한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모순적 대응과 역사 교육과 지배 이데올로기와의 은밀한 내통을 지적하면서, 지은이가 제안하는 교과 내용은 `인간의 삶이 느껴지는, 과거 사람들의 일상이 살아숨쉬는' 역사다. [2001.10.6 한겨레신문 김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