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차 례
1. 메노키오
2. 촌락
3. 최소의 심문
4. "악마에게 홀렸을까?"
5, 메노키오 코크리디아에서 포르토그루아로로 이송되다
6. 권력자들에게 일침을
(중 략)
58. 루카의 촌부 스콜리오
59. 순례자 바로니
60. 두 명의 방앗간 주인
61. 지배 계층의 문화와 피지배 계층의 문화
62. 로마에서 온 편지
☞ 책 소개
진주부르그가 메노키오를 통해서 추적하려고 한 것은 그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
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진조부르 그는 메노키오가 읽은 문헌의 목록을 살펴봄
과 동시에 그 당시 그에게 영향을 끼쳤을 여러 종파와 관계를 분석한다.
☞ 신문 서평
그 방앗간주인은 왜 화형당했을까
미시사는 간단히 정의하자면 "개인, 사건, 또는 어떤 장소를 면밀히 검토하여 사상, 태도,
또는 문화적 유형을 설명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 미시사의 모범이자 선구적 사례로
꼽히는 카를로 진즈부르그의 <치즈와 구더기>(1976년 이탈리아에서 첫 출간)가 한국말로
번역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진즈부르그가 서문에서 바라는 대로 <치즈와...>는 학술적 가치와 소설 같은 재미를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문역사가는 물론 일반독자와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독자
들은 줄거리를 좇아 읽으면서 종교재판이 얼마나 두려운 검열 제도요, 형벌 도구인가를
생생하게 느끼는 가운데 삶의 양식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비슷한 측면도 많고 다른
점도 많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 전공자들은 본문은 물론 좀더 전문적인 주석을 통해
미시사 연구방법론까지 배우면서 역사 인식과 서술에 관한 논쟁의 한가운데로 들어설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갈릴레오를 거시사와 미시사의 접점에서 만날 수 있었다. 1576년 도미니
쿠스회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가 이단심문을 받기 시작해서 1600년에 화형을 당하는 사
이 갈릴레오도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을 지지하고 있었다. 거시적이고 표준적인 과학
사에 따르면 갈릴레오의 종교재판과 그의 업적은 16세기 코페르니쿠스로부터 17세기 뉴턴
으로 이어지는 과학혁명으로 가는 길에서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일까? 당대의 지식인을 제외한 절대 다수는 우주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
었을까? 갈릴레오에 비해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시대의 개인이 독특한 우주관을 가
진 사례는 없었던가? 만일 있다 해도 무시해도 좋을 만큼 하찮은가? 그 개인은 어떤 대우
를 받았을까...
<치즈와...>가 보여주는 연구방법론과 결과를 보면, 실존의 무게를 절감할 수 있다. 16세
기 이탈리아 프리울리 지방의 방앗간 주인 메노키오는 열심히 책을 구해서 읽고 (우리에
게 전해지지 않지만) 글을 남겼다. 민중 문화와 엘리트 문화의 접점에 있던 그는 여러 책에
서 모은 내용으로 자기만의 세계관을 창조했다.
독서는 텍스트를 전유하는 행위가 아니던가. 그는 천지창조와 삼위일체를 부인하며 나름
의 다원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종교관을 피력했다. 치즈에서 구더기가 나오듯, 신과 인
간은 모두 혼돈 속에서 창조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사회는 그에게 여러가지 방식으로 작용했다. 결국 그는 이단심문에 걸려 1584년
부터 16년을 끈 재판 끝에 1599년 화형을 당한다.
그가 브루노나 갈릴레오보다 두려움을 덜 느꼈거나 사료를 남겼어도 별로 중요하지 않았
던 건 아니다. 진즈부르그는 이제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메노키오의 재판기록을 발굴해서
그를 연구삼아 그의 세계관과 인간관계와 함께 그가 속한 사회보다 더 큰 사회가 어떻게
기능을 하는지 복원해놓지 않았던가.
[2001.12.1 한겨레신문 주명철(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1. 메노키오
2. 촌락
3. 최소의 심문
4. "악마에게 홀렸을까?"
5, 메노키오 코크리디아에서 포르토그루아로로 이송되다
6. 권력자들에게 일침을
(중 략)
58. 루카의 촌부 스콜리오
59. 순례자 바로니
60. 두 명의 방앗간 주인
61. 지배 계층의 문화와 피지배 계층의 문화
62. 로마에서 온 편지
☞ 책 소개
진주부르그가 메노키오를 통해서 추적하려고 한 것은 그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
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진조부르 그는 메노키오가 읽은 문헌의 목록을 살펴봄
과 동시에 그 당시 그에게 영향을 끼쳤을 여러 종파와 관계를 분석한다.
☞ 신문 서평
그 방앗간주인은 왜 화형당했을까
미시사는 간단히 정의하자면 "개인, 사건, 또는 어떤 장소를 면밀히 검토하여 사상, 태도,
또는 문화적 유형을 설명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 미시사의 모범이자 선구적 사례로
꼽히는 카를로 진즈부르그의 <치즈와 구더기>(1976년 이탈리아에서 첫 출간)가 한국말로
번역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진즈부르그가 서문에서 바라는 대로 <치즈와...>는 학술적 가치와 소설 같은 재미를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문역사가는 물론 일반독자와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독자
들은 줄거리를 좇아 읽으면서 종교재판이 얼마나 두려운 검열 제도요, 형벌 도구인가를
생생하게 느끼는 가운데 삶의 양식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비슷한 측면도 많고 다른
점도 많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 전공자들은 본문은 물론 좀더 전문적인 주석을 통해
미시사 연구방법론까지 배우면서 역사 인식과 서술에 관한 논쟁의 한가운데로 들어설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갈릴레오를 거시사와 미시사의 접점에서 만날 수 있었다. 1576년 도미니
쿠스회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가 이단심문을 받기 시작해서 1600년에 화형을 당하는 사
이 갈릴레오도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을 지지하고 있었다. 거시적이고 표준적인 과학
사에 따르면 갈릴레오의 종교재판과 그의 업적은 16세기 코페르니쿠스로부터 17세기 뉴턴
으로 이어지는 과학혁명으로 가는 길에서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일까? 당대의 지식인을 제외한 절대 다수는 우주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
었을까? 갈릴레오에 비해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시대의 개인이 독특한 우주관을 가
진 사례는 없었던가? 만일 있다 해도 무시해도 좋을 만큼 하찮은가? 그 개인은 어떤 대우
를 받았을까...
<치즈와...>가 보여주는 연구방법론과 결과를 보면, 실존의 무게를 절감할 수 있다. 16세
기 이탈리아 프리울리 지방의 방앗간 주인 메노키오는 열심히 책을 구해서 읽고 (우리에
게 전해지지 않지만) 글을 남겼다. 민중 문화와 엘리트 문화의 접점에 있던 그는 여러 책에
서 모은 내용으로 자기만의 세계관을 창조했다.
독서는 텍스트를 전유하는 행위가 아니던가. 그는 천지창조와 삼위일체를 부인하며 나름
의 다원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종교관을 피력했다. 치즈에서 구더기가 나오듯, 신과 인
간은 모두 혼돈 속에서 창조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사회는 그에게 여러가지 방식으로 작용했다. 결국 그는 이단심문에 걸려 1584년
부터 16년을 끈 재판 끝에 1599년 화형을 당한다.
그가 브루노나 갈릴레오보다 두려움을 덜 느꼈거나 사료를 남겼어도 별로 중요하지 않았
던 건 아니다. 진즈부르그는 이제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메노키오의 재판기록을 발굴해서
그를 연구삼아 그의 세계관과 인간관계와 함께 그가 속한 사회보다 더 큰 사회가 어떻게
기능을 하는지 복원해놓지 않았던가.
[2001.12.1 한겨레신문 주명철(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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