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조선의 선비들은 어떻게 이름을 지었을까?
평생의 다짐이 담긴 엄숙한 이름부터 외모와 성격을 표현한 재미난 이름까지!
오늘날 우리는 평생 하나의 이름만 사용한다. 처음 만나는 이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중요한 문서에 서명할 때, 친구들과 웃으며 서로를 놀릴 때에도 하나의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때로 필명이나 가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 역시 그 이름을 자신의 진짜 정체성이라 생각하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조선의 선비들은 달랐다. 부모와 스승이 부르는 이름이 달랐고, 처음 만나는 이에게 소개하는 이름이 달랐으며, 친한 친구들끼리 부르는 이름도 달랐다. 명(名)과 자(字)와 호(號)가 바로 그것이다.
이 셋 중에서 가장 독특한 이름이 바로 호(號)다. 명(名)과 자(字)는 부모나 스승이 지어주므로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던 반면, 호는 자신이 마음대로 지어서 부를 수 있었다. 명과 자가 태생적으로 타고난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라면, 호는 자신의 의지와 사상, 성격이 담긴 개성적인 삶의 지표였던 셈이다. 그러므로 조선 선비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인물의 호를 분석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조선의 선비들은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호를 지었을까?
사실 호를 짓는 데에는 특별한 방법이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자신이 불리고 싶은 호를 선택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조선 선비들의 호를 분석해보면 ‘율곡’ 이이나 ‘연암’ 박지원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지명을 호로 삼거나, ‘퇴계’ 이황이나 ‘초정’ 박제가처럼 마음에 품은 의지를 호로 삼은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매월당’ 김시습이나 ‘단원’ 김홍도처럼 취향을 호로 삼은 경우도 있었으며, ‘표암’ 강세황처럼 자신의 생김새를 드러낸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유몽인은 ‘쓸데없는 소리로 사람들을 현혹한다’고 스스로를 희화화해서 ‘어우당’이라고 짓기도 했다. 이처럼 조선 선비들의 호에는 선비들의 의지와 그 시대의 유행, 개개인의 개성이 가득 담겨 있다.
조선을 지키고 조선을 뒤흔든 선비 정신의 모든 것
선비들의 이름 속에 숨겨진 운명과 야망, 조선 500년 역사의 비밀을 풀다!
조선 건국의 설계자 정도전, 그는 왜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고 지었을까? 역사학자들은 정도전이 태어난 충북 단양의 비경 도담 삼봉에서 그의 호가 유래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은이 한정주 역사평론가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각종 문헌을 분석한 결과 정도전의 호가 삼각산 삼봉, 즉 오늘날의 북한산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정도전은 한양이 내려다보이는 삼각산(북한산)에서 자신의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역성혁명의 큰 꿈을 품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자 했던 정도전의 야망이 ‘삼봉’이라는 그의 호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야망을 거침없이 드러냈던 정도전과 달리 호시탐탐 목숨을 노리는 정적들을 피해 끝까지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했던 선비도 있다. 바로 조선 최고의 실학자 ‘여유당’ 정약용이다. 그는 ‘겨울에 시냇물을 건너듯 신중하고〔與〕,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듯 경계하라〔猶〕’는 뜻에서 자신의 호를 ‘여유당’이라 짓고 미래 세대를 위한 저술에 매달렸다. ‘다산’이라는 호 역시 차를 즐겨 마신 자신의 취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흥미로운 이름이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임금이 모든 신하와 백성의 스승이라 자처한 ‘홍재’ 정조 이산과 누구보다도 큰뜻을 품었던 산림처사 ‘남명’ 조식, 진정한 선비 정신을 발휘한 ‘사옹’ 김굉필과 ‘정앙’ 조광조, 만민이 평등하다고 주장했던 ‘고산’ 허균과 개혁을 꿈꾸었던 운동가 ‘죽도’ 정여립 등 조선을 지키고 조선을 뒤흔든 선비 36명의 호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의 미술계를 대표하는 3원, 즉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그리고 문학의 격을 한층 끌어올린 ‘송강’ 정철과 ‘면앙정’ 송순, 중국에서도 인정한 최고의 명필 ‘추사’ 김정희 등 문화 예술계에서 이름을 날린 선비들의 호도 철저하게 분석해놓았다. 그야말로 조선 선비의 이름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두 번 다시 세상에 등장하기 어려운 최초의 호(號) 백과사전인 셈이다.
조선 시대부터 오늘까지 역사의 흐름을 꿰뚫는 키워드, 호(號)
현대적으로 완벽하게 되살아난 조선 선비들의 생생한 목소리!
『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에는 세상의 아픔을 끌어안고 누구보다도 깊이 고민했던 선비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백성의 아픔을 십분 이해하고 몸부림쳤던 진정한 선비 정신이 있었기에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선은 명문가로서의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한정주 역사평론가는 그러한 선비들의 목소리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직접 옛 문서들을 하나하나 현대적으로 풀이하고 재해석했다. 선비들의 풍류가 가득한 아름다운 시(詩)부터 작호의 근거가 되는 산문까지. 그만큼 오랜 시간 꼼꼼하게 공을 들여 만든 이 책은 앞으로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걸작임에 틀림없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조선 선비들의 호뿐만 아니라, 국어학자 한힌샘 주시경 선생부터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후광 김대중까지 근현대사 인물들의 호와 그 의미 또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조선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읽는 데 이 책은 유용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 역사의 큰 흐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지식인들이 이 책을 곁에 두고 오래오래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을 통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 이름의 의미를 되새기고, 훗날 자신의 이름이 어떤 의미로 기억될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 작가 소개
저 : 한정주
역사 평론가 겸 고전 연구가. 고전ㆍ역사 연구회 뇌룡재(雷龍齋) 대표.
1966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광주 석산고와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정치적ㆍ사회적 격동기였던 1980~9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사회 활동을 한 탓에 정작 역사 공부보다는 사회과학 서적에 심취해 지내다가,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통해 뒤늦게 다시 역사와 고전 읽는 즐거움을 깨달았다. 그리고 20여 년 동안 사회 과학서와 역사서, 고전 등을 탐독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지식과 체득한 사상을 사람들과 소통·공유하고 싶은 생각에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2005년 무렵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베네디토 크로체의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라는 말과 연암 박지원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철학을 바탕 삼아, 역사와 고전을 현대적 가치와 의미로 다시 발견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것을 글쓰기의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마음을 함께하는 여러 벗과 더불어 인사동 한 모퉁이에서 역사와 고전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집필하고 강의하는 소박한 모임 ‘고전ㆍ역사 연구회 뇌룡재(雷龍齋)’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 신문 헤드라인뉴스(www.iheadlinenews.co.kr)에 인문(人文)에 관련된 다양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 『한국사 전쟁의 기술』, 『율곡, 사람의 길을 말하다』, 『조상의 거상, 경영을 말하다』, 『천자문뎐』, 『한국사 천자문』, 『영웅격정사 - 인물 비교로 보는 사기와 플루타르크영웅전』이 있다. 또한 쓰고 엮은 책으로는 『조선 지식인의 독서노트』, 『조선 지식인의 글쓰기 노트』, 『조선 지식인의 아름다운 문장』등 〈조선 지식인 시리즈〉가 있다.
사진 : 권태균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샘이 깊은 물〉 〈월간중앙〉 등의 사진기자와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사진부장을 역임했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고 한국사와 관련된 역사 현장을 두루 답사했으며, 일본과 아시아권에서 사진을 요청해올 정도로 방대한 한국사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생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전문위원, 신구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과 교수로 재직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호(號)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제1장. 여유당 정약용
― 남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제2장. 율곡 이이
― 기호사림의 본향
제3장. 면앙정 송순과 송강 정철
― 가사 문학의 산실(産室), ‘면앙정’과 ‘성산’
제4장. 단원 김홍도·혜원 신윤복·오원 장승업
― 조선의 대표 화가, 3원(三園)
제5장. 남명 조식
― 대붕의 기상을 품은 산림처사
제6장. 삼봉 정도전
― 도담 삼봉인가? 삼각산 삼봉인가?
제7장. 퇴계 이황
― 평생 ‘물러날 퇴(退)’ 한 글자를 마음에 품고 살다!
제8장. 일두 정여창·사옹 김굉필·정암 조광조·회재 이언적
― 선비 정신의 사표(師表), 동방 사현
제9장. 매월당 김시습과 서계 박세당
― 수락산이 맺어준 200년의 인연
제10장. 백사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
― 조선의 관포지교, 오성과 한음
제11장. 화담 서경덕과 토정 이지함
― 송도삼절과 최초의 양반 상인
제12장. 교산 허균과 죽도 정여립
― 만민평등과 천하공물을 부르짖은 두 혁명가
제13장. 고산 윤선도와 공재 윤두서
― 땅끝 마을 해남에서 꽃피운 예술혼
제14장. 우암 송시열과 백호 윤휴
― 조선의 주자 vs. 사문난적
제15장. 반계 유형원과 잠곡 김육
― 개혁을 설계한 땅, 부안 우반동과 가평 잠곡
제16장. 성호 이익과 순암 안정복
― 실학의 산실(産室), ‘성호학파’
제17장. 연암 박지원과 담헌 홍대용
― 북학파의 비조(鼻祖)
제18장. 홍재 정조 이산
― ‘임금은 모든 신하와 백성의 스승’이라는 군사(君師)라 자처한 제왕
제19장. 청장관 이덕무와 초정 박제가
― ‘기호(記號)’와 ‘소전(小傳)’, 글로 그린 자화상
제20장. 추사 김정희
― 추사(秋史)인가? 완당(阮堂)인가?
부록 1. 자설(字說) : 자(字)란 무엇인가?
부록 2. 작호론(作號論) : 호(號)는 어떻게 짓는가?
부록 3. 조선 시대 인물들의 자호(字號) 소사전
부록 4. 근·현대사 인물들의 호(號) 소사전
조선의 선비들은 어떻게 이름을 지었을까?
평생의 다짐이 담긴 엄숙한 이름부터 외모와 성격을 표현한 재미난 이름까지!
오늘날 우리는 평생 하나의 이름만 사용한다. 처음 만나는 이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중요한 문서에 서명할 때, 친구들과 웃으며 서로를 놀릴 때에도 하나의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때로 필명이나 가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 역시 그 이름을 자신의 진짜 정체성이라 생각하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조선의 선비들은 달랐다. 부모와 스승이 부르는 이름이 달랐고, 처음 만나는 이에게 소개하는 이름이 달랐으며, 친한 친구들끼리 부르는 이름도 달랐다. 명(名)과 자(字)와 호(號)가 바로 그것이다.
이 셋 중에서 가장 독특한 이름이 바로 호(號)다. 명(名)과 자(字)는 부모나 스승이 지어주므로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던 반면, 호는 자신이 마음대로 지어서 부를 수 있었다. 명과 자가 태생적으로 타고난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라면, 호는 자신의 의지와 사상, 성격이 담긴 개성적인 삶의 지표였던 셈이다. 그러므로 조선 선비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인물의 호를 분석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조선의 선비들은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호를 지었을까?
사실 호를 짓는 데에는 특별한 방법이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자신이 불리고 싶은 호를 선택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조선 선비들의 호를 분석해보면 ‘율곡’ 이이나 ‘연암’ 박지원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지명을 호로 삼거나, ‘퇴계’ 이황이나 ‘초정’ 박제가처럼 마음에 품은 의지를 호로 삼은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매월당’ 김시습이나 ‘단원’ 김홍도처럼 취향을 호로 삼은 경우도 있었으며, ‘표암’ 강세황처럼 자신의 생김새를 드러낸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유몽인은 ‘쓸데없는 소리로 사람들을 현혹한다’고 스스로를 희화화해서 ‘어우당’이라고 짓기도 했다. 이처럼 조선 선비들의 호에는 선비들의 의지와 그 시대의 유행, 개개인의 개성이 가득 담겨 있다.
조선을 지키고 조선을 뒤흔든 선비 정신의 모든 것
선비들의 이름 속에 숨겨진 운명과 야망, 조선 500년 역사의 비밀을 풀다!
조선 건국의 설계자 정도전, 그는 왜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고 지었을까? 역사학자들은 정도전이 태어난 충북 단양의 비경 도담 삼봉에서 그의 호가 유래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은이 한정주 역사평론가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각종 문헌을 분석한 결과 정도전의 호가 삼각산 삼봉, 즉 오늘날의 북한산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정도전은 한양이 내려다보이는 삼각산(북한산)에서 자신의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역성혁명의 큰 꿈을 품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자 했던 정도전의 야망이 ‘삼봉’이라는 그의 호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야망을 거침없이 드러냈던 정도전과 달리 호시탐탐 목숨을 노리는 정적들을 피해 끝까지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했던 선비도 있다. 바로 조선 최고의 실학자 ‘여유당’ 정약용이다. 그는 ‘겨울에 시냇물을 건너듯 신중하고〔與〕,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듯 경계하라〔猶〕’는 뜻에서 자신의 호를 ‘여유당’이라 짓고 미래 세대를 위한 저술에 매달렸다. ‘다산’이라는 호 역시 차를 즐겨 마신 자신의 취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흥미로운 이름이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임금이 모든 신하와 백성의 스승이라 자처한 ‘홍재’ 정조 이산과 누구보다도 큰뜻을 품었던 산림처사 ‘남명’ 조식, 진정한 선비 정신을 발휘한 ‘사옹’ 김굉필과 ‘정앙’ 조광조, 만민이 평등하다고 주장했던 ‘고산’ 허균과 개혁을 꿈꾸었던 운동가 ‘죽도’ 정여립 등 조선을 지키고 조선을 뒤흔든 선비 36명의 호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의 미술계를 대표하는 3원, 즉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그리고 문학의 격을 한층 끌어올린 ‘송강’ 정철과 ‘면앙정’ 송순, 중국에서도 인정한 최고의 명필 ‘추사’ 김정희 등 문화 예술계에서 이름을 날린 선비들의 호도 철저하게 분석해놓았다. 그야말로 조선 선비의 이름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두 번 다시 세상에 등장하기 어려운 최초의 호(號) 백과사전인 셈이다.
조선 시대부터 오늘까지 역사의 흐름을 꿰뚫는 키워드, 호(號)
현대적으로 완벽하게 되살아난 조선 선비들의 생생한 목소리!
『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에는 세상의 아픔을 끌어안고 누구보다도 깊이 고민했던 선비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백성의 아픔을 십분 이해하고 몸부림쳤던 진정한 선비 정신이 있었기에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선은 명문가로서의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한정주 역사평론가는 그러한 선비들의 목소리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직접 옛 문서들을 하나하나 현대적으로 풀이하고 재해석했다. 선비들의 풍류가 가득한 아름다운 시(詩)부터 작호의 근거가 되는 산문까지. 그만큼 오랜 시간 꼼꼼하게 공을 들여 만든 이 책은 앞으로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걸작임에 틀림없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조선 선비들의 호뿐만 아니라, 국어학자 한힌샘 주시경 선생부터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후광 김대중까지 근현대사 인물들의 호와 그 의미 또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조선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읽는 데 이 책은 유용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 역사의 큰 흐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지식인들이 이 책을 곁에 두고 오래오래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을 통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 이름의 의미를 되새기고, 훗날 자신의 이름이 어떤 의미로 기억될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 작가 소개
저 : 한정주
역사 평론가 겸 고전 연구가. 고전ㆍ역사 연구회 뇌룡재(雷龍齋) 대표.
1966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광주 석산고와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정치적ㆍ사회적 격동기였던 1980~9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사회 활동을 한 탓에 정작 역사 공부보다는 사회과학 서적에 심취해 지내다가,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통해 뒤늦게 다시 역사와 고전 읽는 즐거움을 깨달았다. 그리고 20여 년 동안 사회 과학서와 역사서, 고전 등을 탐독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지식과 체득한 사상을 사람들과 소통·공유하고 싶은 생각에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2005년 무렵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베네디토 크로체의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라는 말과 연암 박지원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철학을 바탕 삼아, 역사와 고전을 현대적 가치와 의미로 다시 발견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것을 글쓰기의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마음을 함께하는 여러 벗과 더불어 인사동 한 모퉁이에서 역사와 고전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집필하고 강의하는 소박한 모임 ‘고전ㆍ역사 연구회 뇌룡재(雷龍齋)’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 신문 헤드라인뉴스(www.iheadlinenews.co.kr)에 인문(人文)에 관련된 다양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 『한국사 전쟁의 기술』, 『율곡, 사람의 길을 말하다』, 『조상의 거상, 경영을 말하다』, 『천자문뎐』, 『한국사 천자문』, 『영웅격정사 - 인물 비교로 보는 사기와 플루타르크영웅전』이 있다. 또한 쓰고 엮은 책으로는 『조선 지식인의 독서노트』, 『조선 지식인의 글쓰기 노트』, 『조선 지식인의 아름다운 문장』등 〈조선 지식인 시리즈〉가 있다.
사진 : 권태균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샘이 깊은 물〉 〈월간중앙〉 등의 사진기자와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사진부장을 역임했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고 한국사와 관련된 역사 현장을 두루 답사했으며, 일본과 아시아권에서 사진을 요청해올 정도로 방대한 한국사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생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전문위원, 신구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과 교수로 재직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호(號)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제1장. 여유당 정약용
― 남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제2장. 율곡 이이
― 기호사림의 본향
제3장. 면앙정 송순과 송강 정철
― 가사 문학의 산실(産室), ‘면앙정’과 ‘성산’
제4장. 단원 김홍도·혜원 신윤복·오원 장승업
― 조선의 대표 화가, 3원(三園)
제5장. 남명 조식
― 대붕의 기상을 품은 산림처사
제6장. 삼봉 정도전
― 도담 삼봉인가? 삼각산 삼봉인가?
제7장. 퇴계 이황
― 평생 ‘물러날 퇴(退)’ 한 글자를 마음에 품고 살다!
제8장. 일두 정여창·사옹 김굉필·정암 조광조·회재 이언적
― 선비 정신의 사표(師表), 동방 사현
제9장. 매월당 김시습과 서계 박세당
― 수락산이 맺어준 200년의 인연
제10장. 백사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
― 조선의 관포지교, 오성과 한음
제11장. 화담 서경덕과 토정 이지함
― 송도삼절과 최초의 양반 상인
제12장. 교산 허균과 죽도 정여립
― 만민평등과 천하공물을 부르짖은 두 혁명가
제13장. 고산 윤선도와 공재 윤두서
― 땅끝 마을 해남에서 꽃피운 예술혼
제14장. 우암 송시열과 백호 윤휴
― 조선의 주자 vs. 사문난적
제15장. 반계 유형원과 잠곡 김육
― 개혁을 설계한 땅, 부안 우반동과 가평 잠곡
제16장. 성호 이익과 순암 안정복
― 실학의 산실(産室), ‘성호학파’
제17장. 연암 박지원과 담헌 홍대용
― 북학파의 비조(鼻祖)
제18장. 홍재 정조 이산
― ‘임금은 모든 신하와 백성의 스승’이라는 군사(君師)라 자처한 제왕
제19장. 청장관 이덕무와 초정 박제가
― ‘기호(記號)’와 ‘소전(小傳)’, 글로 그린 자화상
제20장. 추사 김정희
― 추사(秋史)인가? 완당(阮堂)인가?
부록 1. 자설(字說) : 자(字)란 무엇인가?
부록 2. 작호론(作號論) : 호(號)는 어떻게 짓는가?
부록 3. 조선 시대 인물들의 자호(字號) 소사전
부록 4. 근·현대사 인물들의 호(號) 소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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