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예순여섯 해 만에 통곡할 자유를 얻다
예순여섯 해. 한 사람이 태어나서 이제 초로에 들어선 그 긴 세월. 입 막고 눈 감고 머리 숙이고 살아온 예순여섯 해. 부모형제 일가친척의 죽음에 눈물은커녕, 제사조차 숨어 지내야 했던 예순여섯 해. 영혼조차 자유를 얻지 못했던 그 긴 세월,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는 이제야 처음의 그 자리에서 통곡할 자유를 얻었다.
그렇다고 ‘4·3’이 침묵 속에 억울함과 슬픔을 넣어두었던 것만은 아니다. 1960년 4·19에서 시작된 ‘역사 바로 잡기’는 5·16쿠데타에 꺾이고 유신체제와 군사독재정권에 짓눌렸으나 결국 1987년 6월항쟁을 거치면서 그 목소리를 높여갔다. 2000년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되고 2003년에 ‘국가에 의한 양민 학살’이라는 진상 보고서가 채택된다. 이에 국가를 대신한 노무현 대통령이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드디어 66주기인 올해 ‘국가 추념일’로 지정돼 온 나라가 그 희생에 머리 숙이는 날을 맞은 것이다.
지은이의 말 중에서
오로지 살고자 산으로만 다니다 보니 ‘산사람’이 되었다던 중산간 마을의 할머니도 세상을 떴다. 살기 위해 이 땅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던 이들, 그들은 떠나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캄캄하고 불안한 항로, 똑딱선을 타고 가며 얼마나 떨었는가. 쓰는 내내 그 시국을 살아내야 했던 그해의 눈빛들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4·3은 미래 세대, 후손들을 위한 희망이어야 한다며 힘겨운 기억을 꺼내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작가 소개
저 : 허영선
1957년 제주도에서 출생했으며 시인이다. 전 제민일보 편집부국장, 제주 4·3평화재단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제주 4·3연구소 이사·제주대 강사로 있다. 제주대 대학원 한국학협동과정 석사,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석사논문 「제주 4·3시기 아동학살 연구」가 있으며, 저서로 시집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뿌리의 노래』, 문화 칼럼집 『섬, 기억의 바람』, 역사서 『제주 4·3』, 4·3구술집(구술 정리) 『빌레못굴, 그 캄캄한 어둠속에서』, 『그늘속의 4·3』 (공저), 그림책 『바람을 품은 섬 제주도』, 『워낭소리』 등을 펴냈다.
목 차
제주4?3, 70주년에 다시 쓰는 자서
추천사
들어가기 전에_4·3을 묻는 너에게
들어가며_슬픔과 찬란함의 두 얼굴, 제주도
01 섬, 민중의 뿌리
해방의 첫발
섬 전체가 하나의 요새
“우리 일은 우리가 한다”
대흉년, 넘기 힘든 보릿고개
02 폭풍 전야
관덕정 광장을 울린 총성
총파업!
탄압, 저항의 불꽃
03 폭풍 속으로
1948년 4월 3일!
‘메이데이’
04 잠 못 이루는 섬
거역하는 한라산
섬은 캄캄한 요새, 해안선을 봉쇄하라
포고령 “해안선으로부터 5킬로미터!”
젊은 것이 죄
05 아, 슬픈 중산간
초토화 작전, 중산간 마을 휩쓸다0
계엄령!
동백꽃 목숨들
일본으로 떠나는 사람들
일본에서 돌아와 죽은 사람들, 떠난 사람들
영원처럼 길었던 겨울
06 한국전쟁의 회오리
예비검속, 되살아난 광풍
수형인, 행방불명된 사람들
한라산의 빗장 열리다
두 얼굴의 미국
07 집단학살, 증언들
“차마 사람이 사람을 죽이랴”
광풍, 사라진 사람들
아! 북촌리, 통곡할 수 없는 슬픔
08 아동과 여성, 그 숨죽인 고통
아이들은 시든 꽃잎처럼
아이를 가슴에 묻은 여인들
지독한 슬픔
만삭의 여인들, 그 숨죽인 고통
생애 가장 길었던 날의 기억
09 4·3 그 후
끝나지 않은 4·3, 그 후유증
고문, 삶을 비틀다
그래도 희망의 얼굴은 있었다
다시 봄날에 글을 마치며
구덩이에 묻힌 진실
평화와 인권의 세기를 나가는 여정
마침내 국가가 답한 4·3희생자추념일
제주 섬, 평화의 근거지
다시 봄날에… 슬픔 뒤의 미소를 떠올리며
참고 문헌
제주 4·3 주요 일지
4·3 답사기_4·3의 흔적을 따라 걷는다
지은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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