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선사시대는 단순히 역사의 서장이 아니다.
기록된 역사가 오히려 선사시대의 다채롭고 파란만장한 후기일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대 문명과 고대 세계에 대한 지식은 얼마나 정확할까? 역사는 역사책이 가르치는 그대로일까? 우리가 배워온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문명이 존재해왔고, 추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기원전 4천 년 전에 발생한 4대 문명이 인류 최초의 문명이고 그리스가 ‘문명의 요람’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사실일까? 지금까지 4대 문명 전에는 마치 문명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이전의 사람들은 미개인에 가까웠다는 생각이 우리를 지배해왔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탐사보도 언론인인 필립 코펜스는 인류의 문명이 4천 년 전 이집트에서 시작되었다는 통설에 의문을 품으면서, 그보다 3천 년 전 혹은 5천 년 전에 이미 선진 문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최신의 고고학 발견들과 다양한 역사학적·고고학적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여러 학자들의 조사와 연구를 인용하는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고고학 분야의 새로운 정보는 역사를 새로 쓰게 할 정도로 폭발력이 높기 때문에 유물 조작과 날조가 자주 벌어지는데, 필립 코펜스는 이러한 사기극까지 정면으로 다루면서 증거와 합리적인 의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새로 쓰는 역사의 연대기
사라진 고대 문명들이 서서히 다시 발견되는 것과 동시에 이미 알고 있던 문명들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거의 날마다 발견되고 있지만, 역사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은 이 새로운 정보들에 노골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유지하기 위해, 즉 기원전 4천 년이라는 문명의 연대표를 유지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는 객관적인 증거들을 외면하는 것이다. 최근 발견된 고고학 유물·유적들은 인류의 문명이 기원전 4천 년보다 훨씬 앞쪽인 기원전 1만 년 전후에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기원전 8천 년이라는 연대가 부여된 예리코나 차탈 회위크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알려진 고대의 유적이고, 터키의 괴베클리 테페는 탄소 연대측정 결과 기원전 9천5백 년이라는 연대가 부여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역사교과서나 역사책과 고고학책에는 이런 지역들을 다루지 않는다. 소수의 고고학 간행물들이 기존 문명의 돌발적인 소지역으로 간간히 언급하고 있다.
증거의 부재가 그 부재의 증거는 아니다
저자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해서 그 문명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신화 속 허구적인 도시로 여겨지던 호메로스의 트로이는 이제 실재하는 도시로 밝혀졌고, 태양, 달, 행성, 별들의 위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천문시계 ‘안티키테라 기계장치’가 그런 기술이 불가능하다고 믿어왔던 고대그리스시대에 만들어졌음이 증명되었다.
속속 발견되는 고고학 유물과 유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래되고 더 발전하고 더 복잡한 문명이 있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될 뿐 아니라, 기존에 알려진 문명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고고학계는 문자나 농업의 흔적만을 문명의 유일한 증거로 믿고 있지만, 필립 코펜스는 정보의 기록은 기억의 수용 한계를 넘어섰을 때 나타난 하나의 단계라고 여긴다. 선사시대에 이루어진 대규모 구리 채광 작업이나 별자리에 맞춰 세워진 거석, 정밀한 측정으로 세계의 중심을 선정한 점 등은 문자 여부를 떠나 발전한 문명이 있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런 유물과 유적들을 연구하기는커녕 누군가 ‘사라진 문명’을 언급하며 과학적 조사를 하려 들면 조롱하고 비난을 퍼붓는다. 과학계와 역사학계가 기존 교과서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학문정신을 발휘한다면 우리의 문명이 지금 보이는 것보다 훨씬 흥미롭고 완전히 다른 역사의 그림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대표적인 사라진 고대 문명인 아틀란티스와 무 대륙의 위치를 논리적으로 추적하고,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고, 하늘에서 관찰한 별들 위치 그대로 지상에 옮겨놓은 칼라니쉬 열석처럼 천상(신의 세계)을 지상에 구현해놓은 수많은 증거 등 역사와 신화의 경계에 서 있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어온 것이 전부가 아님을, 즉 고대 문명이 역사책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또 고대인들이 놀라울 정도로 복잡하고 발달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문명 이전에 어떤 문명이 있었는가? 어떤 문명이 재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가!
날조된 진실과 사실이 된 루머
많은 사람이 과학은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라진 문명’에 관한 한 과학계는 완고할 정도로 교조적이고 이런 문명의 존재를 증명하는 주장에 ‘비과학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무시할 뿐이다.
1924년에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인 글로젤에서 어린 농부 에밀 프라댕이 발견한 일련의 유물들은 발견 당시만 해도 초창기 유럽 역사를 바꾸어놓을 만한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이후 글로젤은 고고학자들의 발굴지 위조와 각종 소송 등 고고학계를 뒤흔드는 엄청난 논쟁의 중심지가 되었다. 마침내 1990년에 에밀 프라댕은 프랑스에서 학술 공로 훈장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마추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고고학자들에게 공로를 강탈당하는 등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 했다.
20세기 내내 중국 시안에 피라미드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1994년에 독일의 한 관광업자가 시안을 방문하던 중 찍은 몇 장의 사진은 그 소문이 진실임을 확인해주었는데, 이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대피라미드보다 2배는 더 큰 것이었다. 또한 중국의 고대 기록들에 의하면 그 기록들이 집필될 당시에도 이미 ‘오래된 것’으로 여겨졌다. 그렇다면 중국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보스니아 피라미드는 또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보스니아는 기원전 6천5백 년에서 기원전 3천5백 년 사이에 발칸반도에 있었던 가장 오래된 유럽 문명인 ‘고대 유럽(Old Europe)’의 정착지로 밝혀졌다. 이 지역에서 발굴된 조각상들은 수메르 우바이드시대의 조각상들과 매우 흡사해 고대 유럽 문명이 고대 수메르 문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은 기원전 4천 년에 이집트와 수메르에서 문명이 시작되었다는 기존의 학설을 정면으로 흔들기 때문에 관련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이집트와 중앙아메리카에만 피라미드가 건설되었다는 기존의 패러다임 또한 수정되어야 하는 문제도 맞닥뜨리게 한다.
최초의 문명?
문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다. 옥스퍼드 대학의 유럽고고학 교수였던 배리 컨리프 교수는 유럽 문명은 기원전 8세기에 그리스와 로마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기원전 9세기 혹은 그 이전에 시작되었다고 저서에 밝혔고, 사하라 사막에 존재했던 문명 또한 기원전 9세기로 그 연대를 밀어 올릴 수 있다.
기원전 1만 년 전부터 문명이 존재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바로 중동의 괴베클리 테페와 차탈 회위크 유적으로, 1994년에 발굴된 터키의 괴베클리 테페 지역에 있는 한 사원은 탄소 연대측정에 의해 기원전 9천5백 년에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이라고 생각되는 수메르보다 무려 5천 년이나 앞서 건설된 것이다. 영국의 고고학자 제임스 멜라트가 발견한 차탈 회위크는 죽은 사람을 건물 바닥에 매장한 흔적과 황소 머리 조각상이 발견되었다. 이 유적은 현재까지 발견된 신석기시대의 유적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보존 상태가 좋다. 괴베클리 테페에서 96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차외뉘는 도시가 격자무늬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세심하게 계획하여 도시를 건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터키의 지역들은 멋진 도시를 건설하고 도구와 보석류를 제작 ·세공하는 등 놀라운 문명을 이룩했다는 증거들을 갖고 있지만, 이런 내용들이 교과서에 반영되기는커녕 소수의 특수 간행물에만 보고되었다.
역사와 신화의 경계에서
문명의 증거물, 즉 도구와 유물과 전설 등이 존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은 ‘접근 금지’ 딱지를 붙이고 부정하거나 의심해왔다. 하지만 사라진 고대 문명에 관한 많은 보고서와 기록들이 현실에 근거한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
수천 년 동안 트로이는 신화 속에만 존재한다고 여겨졌다. 1868년 하인리히 슐리만은 터키의 히사를리크를 발굴해 트로이가 역사적으로 실재한 도시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지금, 고고학자들은 《오디세이아》에 서술된 지형 정보를 토대로 트로이가 북유럽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안개가 끼고 눈이 자주 내리며 일조량이 긴 점 등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날씨는 전형적인 북유럽의 여름 상황이고, 회색빛 바다와 등장인물들의 두터운 겉옷은 지중해보다 북해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라진 문명 중 하나인 아틀란티스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플라톤이 창조해낸 이상적 사회일 뿐 역사적 사실을 저술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플라톤이 순전히 역사만 다룬 책에서 아틀란티스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아틀란티스를 발견하기 위해 꽤 오랫동안 많은 학자가 연구했는데, 지리적 특징이 부합하는 프랑스의 상스가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레무리아’라고도 불리는 무 대륙은 아시아의 신화적인 문명으로 여겨졌다. 무에 대해 처음으로 저술한 사람은 19세기의 여행가 오거스터스 르플런전이지만 이후 영국의 공학자 제임스 처치워드가 인도의 비밀스러운 도서관인 ‘나칼 도서관’에서 무에 관한 일련의 비밀문서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역사적으로 실재했다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이로부터 약 1세기가 지났으나 무 대륙에 관한 역사적 근거는 여전히 찾는 중이다.
기원전 3천 년의 ‘글로벌 경제’
역사가 대부분은 선사시대에 문화적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하지만 모든 문명이 고립되어 독립적으로 발달했다는 학계의 통설과 달리, 저자는 청동기시대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생산된 주석이 유럽으로 수출된 ‘세계 최초의 글로벌 경제’가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미국 미시건 주 북쪽에 있는 로열 섬에는 기원전 3천 년에 구리 채광 작업이 대규모로 벌어진 흔적이 있다. 그리고 이 당시 유럽 대륙의 광산에서 채광된 것보다 더 많은 구리가 유럽 내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은 대부분의 고고학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유럽 대륙이 사용한 구리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구리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또한 페루의 카랄 유적에서 발견된 아마존 동물들이 새겨진 유물들은 당시 인류가 먼 지역까지 이동했다는 타당한 의심을 갖게 한다.
▣ 작가 소개
저자 : 필립 코펜스 (Philip Coppens)
1971년 벨기에 출생. 국제적으로 유명한 탐사보도 언론인이자 작가이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탐사보도 언론인이자 작가. 고대의 역사와 미스터리에 관련된 글을 《아틀란티스 라이징Atlantis Rising》과 《넥서스 매거진NEXUS Magazine》에 정기적으로 기고했다. 미국 히스토리 채널의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고대의 외계인Ancient Aliens]의 주요 작가이자 출연자로서 1995년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서 강연을 했다. 종교인들에게는 회의론자, 회의론자에게는 종교인이라고 평가받는데, 이러한 독특한 위치로 인해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2012년에 악성 종양으로 사망했다.
지은 책으로 베스트셀러인 《고대 외계인의 문제The Ancient Alien Questions》(2011)을 비롯해 《로슬린 예배당 돌의 수수께끼The Stone Puzzle of Rosslyn Chapel》(2002), 《카노푸스의 계시The Canopus Revelation》(2004), 《신들의 땅Land of the Gods》(2007), 《새로운 피라미드 시대The New Pyramid Age》(2007), 《성배의 하인들Servants of the Grail》(2009), 《2012: 과학인가 허구인가2012: Science or Fiction?》(전자책, 2011) 등이 있다.
역자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번역가 양성과정 겸임교수를 지냈다.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를 번역했고 최근에는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지금까지 140여 권을 번역했고 500권을 목표로 열심히 번역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전문 번역가로 가는 길》, 《지하철 헌화가》, 《번역은 글쓰기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촘스키, 사상의 향연》, 《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폴 존슨의 예수 평전》, 《미국을 만든 책 25》, 《로마제국 쇠망사》, 《중세의 가을》, 《에라스뮈스》, 《호모 루덴스》, 《칭기스 칸의 딸들, 제국을 경영하다》, 《유대교 신비주의 카발라》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글
1장 새로운 종교재판소
날조된 진실과 사실이 된 루머 | 고고학계의 참호전 | 중국 피라미드의 존재 확인 | 보스니아 피라미드의 발견 | 잊힌 문명의 새로운 차원 | 금지된 고고학
2장 구세계의 사라진 문명
트로이를 찾아서 | 히페르보레오이로 항해하기 | 최초의 유럽 연합 | 어디에서 이집트로 왔는가 | 최초의 문명?
3장 신세계의 사라진 문명
기원전 3000년의 구리 교역 | 교역의 결정적 증거? | 아카코르의 전설 | 잃어버린 도시들 | 신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 쥐라기 도서관 | 골드러시
4장 사라진 문명, 아틀란티스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 기록의 전당 | 아틀란티스를 찾아서 |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왈할라 | 오리온의 양팔 | 플라톤, 선사시대를 기술한 역사가
5장 선사시대의 천재 정신
세계 최초의 컴퓨터 | 수정 렌즈 | 비미니 수정 | 신과의 대화
6장 지구, 기원전 수만 년 전
잃어버린 대륙 , 무 | 잃어버린 문명에 대한 탐색 | 중국 사막의 백인 지배자들? | 엘리시움의 들판 | 석기시대의 잃어버린 문명 | 석기시대의 성당들
7장 이 땅에 천국을 만들어내다
중심을 찾아서 | 갈리아에서처럼 아일랜드에서도 | 아일랜드에서처럼 이집트에서도
나가는 글
부록: 세계의 사라진 문명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도판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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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는 단순히 역사의 서장이 아니다.
기록된 역사가 오히려 선사시대의 다채롭고 파란만장한 후기일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대 문명과 고대 세계에 대한 지식은 얼마나 정확할까? 역사는 역사책이 가르치는 그대로일까? 우리가 배워온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문명이 존재해왔고, 추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기원전 4천 년 전에 발생한 4대 문명이 인류 최초의 문명이고 그리스가 ‘문명의 요람’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사실일까? 지금까지 4대 문명 전에는 마치 문명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이전의 사람들은 미개인에 가까웠다는 생각이 우리를 지배해왔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탐사보도 언론인인 필립 코펜스는 인류의 문명이 4천 년 전 이집트에서 시작되었다는 통설에 의문을 품으면서, 그보다 3천 년 전 혹은 5천 년 전에 이미 선진 문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최신의 고고학 발견들과 다양한 역사학적·고고학적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여러 학자들의 조사와 연구를 인용하는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고고학 분야의 새로운 정보는 역사를 새로 쓰게 할 정도로 폭발력이 높기 때문에 유물 조작과 날조가 자주 벌어지는데, 필립 코펜스는 이러한 사기극까지 정면으로 다루면서 증거와 합리적인 의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새로 쓰는 역사의 연대기
사라진 고대 문명들이 서서히 다시 발견되는 것과 동시에 이미 알고 있던 문명들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거의 날마다 발견되고 있지만, 역사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은 이 새로운 정보들에 노골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유지하기 위해, 즉 기원전 4천 년이라는 문명의 연대표를 유지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는 객관적인 증거들을 외면하는 것이다. 최근 발견된 고고학 유물·유적들은 인류의 문명이 기원전 4천 년보다 훨씬 앞쪽인 기원전 1만 년 전후에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기원전 8천 년이라는 연대가 부여된 예리코나 차탈 회위크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알려진 고대의 유적이고, 터키의 괴베클리 테페는 탄소 연대측정 결과 기원전 9천5백 년이라는 연대가 부여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역사교과서나 역사책과 고고학책에는 이런 지역들을 다루지 않는다. 소수의 고고학 간행물들이 기존 문명의 돌발적인 소지역으로 간간히 언급하고 있다.
증거의 부재가 그 부재의 증거는 아니다
저자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해서 그 문명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신화 속 허구적인 도시로 여겨지던 호메로스의 트로이는 이제 실재하는 도시로 밝혀졌고, 태양, 달, 행성, 별들의 위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천문시계 ‘안티키테라 기계장치’가 그런 기술이 불가능하다고 믿어왔던 고대그리스시대에 만들어졌음이 증명되었다.
속속 발견되는 고고학 유물과 유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래되고 더 발전하고 더 복잡한 문명이 있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될 뿐 아니라, 기존에 알려진 문명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고고학계는 문자나 농업의 흔적만을 문명의 유일한 증거로 믿고 있지만, 필립 코펜스는 정보의 기록은 기억의 수용 한계를 넘어섰을 때 나타난 하나의 단계라고 여긴다. 선사시대에 이루어진 대규모 구리 채광 작업이나 별자리에 맞춰 세워진 거석, 정밀한 측정으로 세계의 중심을 선정한 점 등은 문자 여부를 떠나 발전한 문명이 있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런 유물과 유적들을 연구하기는커녕 누군가 ‘사라진 문명’을 언급하며 과학적 조사를 하려 들면 조롱하고 비난을 퍼붓는다. 과학계와 역사학계가 기존 교과서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학문정신을 발휘한다면 우리의 문명이 지금 보이는 것보다 훨씬 흥미롭고 완전히 다른 역사의 그림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대표적인 사라진 고대 문명인 아틀란티스와 무 대륙의 위치를 논리적으로 추적하고,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고, 하늘에서 관찰한 별들 위치 그대로 지상에 옮겨놓은 칼라니쉬 열석처럼 천상(신의 세계)을 지상에 구현해놓은 수많은 증거 등 역사와 신화의 경계에 서 있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어온 것이 전부가 아님을, 즉 고대 문명이 역사책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또 고대인들이 놀라울 정도로 복잡하고 발달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문명 이전에 어떤 문명이 있었는가? 어떤 문명이 재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가!
날조된 진실과 사실이 된 루머
많은 사람이 과학은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라진 문명’에 관한 한 과학계는 완고할 정도로 교조적이고 이런 문명의 존재를 증명하는 주장에 ‘비과학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무시할 뿐이다.
1924년에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인 글로젤에서 어린 농부 에밀 프라댕이 발견한 일련의 유물들은 발견 당시만 해도 초창기 유럽 역사를 바꾸어놓을 만한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이후 글로젤은 고고학자들의 발굴지 위조와 각종 소송 등 고고학계를 뒤흔드는 엄청난 논쟁의 중심지가 되었다. 마침내 1990년에 에밀 프라댕은 프랑스에서 학술 공로 훈장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마추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고고학자들에게 공로를 강탈당하는 등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 했다.
20세기 내내 중국 시안에 피라미드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1994년에 독일의 한 관광업자가 시안을 방문하던 중 찍은 몇 장의 사진은 그 소문이 진실임을 확인해주었는데, 이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대피라미드보다 2배는 더 큰 것이었다. 또한 중국의 고대 기록들에 의하면 그 기록들이 집필될 당시에도 이미 ‘오래된 것’으로 여겨졌다. 그렇다면 중국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보스니아 피라미드는 또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보스니아는 기원전 6천5백 년에서 기원전 3천5백 년 사이에 발칸반도에 있었던 가장 오래된 유럽 문명인 ‘고대 유럽(Old Europe)’의 정착지로 밝혀졌다. 이 지역에서 발굴된 조각상들은 수메르 우바이드시대의 조각상들과 매우 흡사해 고대 유럽 문명이 고대 수메르 문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은 기원전 4천 년에 이집트와 수메르에서 문명이 시작되었다는 기존의 학설을 정면으로 흔들기 때문에 관련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이집트와 중앙아메리카에만 피라미드가 건설되었다는 기존의 패러다임 또한 수정되어야 하는 문제도 맞닥뜨리게 한다.
최초의 문명?
문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다. 옥스퍼드 대학의 유럽고고학 교수였던 배리 컨리프 교수는 유럽 문명은 기원전 8세기에 그리스와 로마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기원전 9세기 혹은 그 이전에 시작되었다고 저서에 밝혔고, 사하라 사막에 존재했던 문명 또한 기원전 9세기로 그 연대를 밀어 올릴 수 있다.
기원전 1만 년 전부터 문명이 존재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바로 중동의 괴베클리 테페와 차탈 회위크 유적으로, 1994년에 발굴된 터키의 괴베클리 테페 지역에 있는 한 사원은 탄소 연대측정에 의해 기원전 9천5백 년에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이라고 생각되는 수메르보다 무려 5천 년이나 앞서 건설된 것이다. 영국의 고고학자 제임스 멜라트가 발견한 차탈 회위크는 죽은 사람을 건물 바닥에 매장한 흔적과 황소 머리 조각상이 발견되었다. 이 유적은 현재까지 발견된 신석기시대의 유적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보존 상태가 좋다. 괴베클리 테페에서 96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차외뉘는 도시가 격자무늬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세심하게 계획하여 도시를 건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터키의 지역들은 멋진 도시를 건설하고 도구와 보석류를 제작 ·세공하는 등 놀라운 문명을 이룩했다는 증거들을 갖고 있지만, 이런 내용들이 교과서에 반영되기는커녕 소수의 특수 간행물에만 보고되었다.
역사와 신화의 경계에서
문명의 증거물, 즉 도구와 유물과 전설 등이 존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은 ‘접근 금지’ 딱지를 붙이고 부정하거나 의심해왔다. 하지만 사라진 고대 문명에 관한 많은 보고서와 기록들이 현실에 근거한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
수천 년 동안 트로이는 신화 속에만 존재한다고 여겨졌다. 1868년 하인리히 슐리만은 터키의 히사를리크를 발굴해 트로이가 역사적으로 실재한 도시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지금, 고고학자들은 《오디세이아》에 서술된 지형 정보를 토대로 트로이가 북유럽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안개가 끼고 눈이 자주 내리며 일조량이 긴 점 등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날씨는 전형적인 북유럽의 여름 상황이고, 회색빛 바다와 등장인물들의 두터운 겉옷은 지중해보다 북해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라진 문명 중 하나인 아틀란티스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플라톤이 창조해낸 이상적 사회일 뿐 역사적 사실을 저술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플라톤이 순전히 역사만 다룬 책에서 아틀란티스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아틀란티스를 발견하기 위해 꽤 오랫동안 많은 학자가 연구했는데, 지리적 특징이 부합하는 프랑스의 상스가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레무리아’라고도 불리는 무 대륙은 아시아의 신화적인 문명으로 여겨졌다. 무에 대해 처음으로 저술한 사람은 19세기의 여행가 오거스터스 르플런전이지만 이후 영국의 공학자 제임스 처치워드가 인도의 비밀스러운 도서관인 ‘나칼 도서관’에서 무에 관한 일련의 비밀문서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역사적으로 실재했다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이로부터 약 1세기가 지났으나 무 대륙에 관한 역사적 근거는 여전히 찾는 중이다.
기원전 3천 년의 ‘글로벌 경제’
역사가 대부분은 선사시대에 문화적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하지만 모든 문명이 고립되어 독립적으로 발달했다는 학계의 통설과 달리, 저자는 청동기시대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생산된 주석이 유럽으로 수출된 ‘세계 최초의 글로벌 경제’가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미국 미시건 주 북쪽에 있는 로열 섬에는 기원전 3천 년에 구리 채광 작업이 대규모로 벌어진 흔적이 있다. 그리고 이 당시 유럽 대륙의 광산에서 채광된 것보다 더 많은 구리가 유럽 내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은 대부분의 고고학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유럽 대륙이 사용한 구리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구리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또한 페루의 카랄 유적에서 발견된 아마존 동물들이 새겨진 유물들은 당시 인류가 먼 지역까지 이동했다는 타당한 의심을 갖게 한다.
▣ 작가 소개
저자 : 필립 코펜스 (Philip Coppens)
1971년 벨기에 출생. 국제적으로 유명한 탐사보도 언론인이자 작가이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탐사보도 언론인이자 작가. 고대의 역사와 미스터리에 관련된 글을 《아틀란티스 라이징Atlantis Rising》과 《넥서스 매거진NEXUS Magazine》에 정기적으로 기고했다. 미국 히스토리 채널의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고대의 외계인Ancient Aliens]의 주요 작가이자 출연자로서 1995년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서 강연을 했다. 종교인들에게는 회의론자, 회의론자에게는 종교인이라고 평가받는데, 이러한 독특한 위치로 인해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2012년에 악성 종양으로 사망했다.
지은 책으로 베스트셀러인 《고대 외계인의 문제The Ancient Alien Questions》(2011)을 비롯해 《로슬린 예배당 돌의 수수께끼The Stone Puzzle of Rosslyn Chapel》(2002), 《카노푸스의 계시The Canopus Revelation》(2004), 《신들의 땅Land of the Gods》(2007), 《새로운 피라미드 시대The New Pyramid Age》(2007), 《성배의 하인들Servants of the Grail》(2009), 《2012: 과학인가 허구인가2012: Science or Fiction?》(전자책, 2011) 등이 있다.
역자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번역가 양성과정 겸임교수를 지냈다.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를 번역했고 최근에는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지금까지 140여 권을 번역했고 500권을 목표로 열심히 번역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전문 번역가로 가는 길》, 《지하철 헌화가》, 《번역은 글쓰기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촘스키, 사상의 향연》, 《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폴 존슨의 예수 평전》, 《미국을 만든 책 25》, 《로마제국 쇠망사》, 《중세의 가을》, 《에라스뮈스》, 《호모 루덴스》, 《칭기스 칸의 딸들, 제국을 경영하다》, 《유대교 신비주의 카발라》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글
1장 새로운 종교재판소
날조된 진실과 사실이 된 루머 | 고고학계의 참호전 | 중국 피라미드의 존재 확인 | 보스니아 피라미드의 발견 | 잊힌 문명의 새로운 차원 | 금지된 고고학
2장 구세계의 사라진 문명
트로이를 찾아서 | 히페르보레오이로 항해하기 | 최초의 유럽 연합 | 어디에서 이집트로 왔는가 | 최초의 문명?
3장 신세계의 사라진 문명
기원전 3000년의 구리 교역 | 교역의 결정적 증거? | 아카코르의 전설 | 잃어버린 도시들 | 신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 쥐라기 도서관 | 골드러시
4장 사라진 문명, 아틀란티스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 기록의 전당 | 아틀란티스를 찾아서 |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왈할라 | 오리온의 양팔 | 플라톤, 선사시대를 기술한 역사가
5장 선사시대의 천재 정신
세계 최초의 컴퓨터 | 수정 렌즈 | 비미니 수정 | 신과의 대화
6장 지구, 기원전 수만 년 전
잃어버린 대륙 , 무 | 잃어버린 문명에 대한 탐색 | 중국 사막의 백인 지배자들? | 엘리시움의 들판 | 석기시대의 잃어버린 문명 | 석기시대의 성당들
7장 이 땅에 천국을 만들어내다
중심을 찾아서 | 갈리아에서처럼 아일랜드에서도 | 아일랜드에서처럼 이집트에서도
나가는 글
부록: 세계의 사라진 문명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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