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미디어 -미디어 세상과 소통하며 의외의 변신을 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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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경화
출판사항다른, 발행일:2013/09/09
형태사항p.183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2711814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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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미디어는 인류에게 확정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와 사회적 배경, 기술적 흐름 등
복잡한 조건 속에서 ‘만들어져 간다.’

세상을 바꾼 미디어, 미디어를 바꾼 세상

책, 라디오, 텔레비전, 영화, 모바일 기기 등 우리는 하루 종일 미디어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미디어는 인간이 구상하여, 인간이 만들고, 인간이 사용한다. 세상에 나온 미디어는 인간들의 역사와 삶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사용하는 주체와 사회의 흐름에 영향을 받아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전화와 라디오의 역사가 그러했고, 컴퓨터의 역사가 그러했다. 이 책은 다양한 미디어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뿐만 아니라, 각 미디어들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세상에 던져진 후 사회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떻게 역동적으로 변화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언제 전화가 발명되었는가를 아는 것보다는 전화가 사람들이 서로 안부를 묻고 시시콜콜한 밀담을 나누는 미디어로 자리 잡게 되기까지의 역사를 아는 것이 미디어를 아는 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디오, 영화, 텔레비전 등 우리 관념 속에 이미 확립된 개별 미디어로 구분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고, 문자 미디어, 소리 미디어, 시각 미디어, 네트워크 미디어로 나누어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미디어의 진화 과정을 소개한다.

문자 미디어, 펜 끝을 벼리다

아주 오래전부터 문자는 있었다. 그러나 문자가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구텐베르크가 금속 활판 인쇄를 발명하면서부터다. 책은 손으로 일일이 하나하나 베끼던 방식에서 벗어나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공산품이 되었다. 다양한 사상과 지식이 민중들에게 스며들면서 계급에 대한 비판의 소리와 적극적으로 사회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대중에게 돌아간 문자 미디어의 힘은 뉴스에서 빛을 발한다. 인쇄술이 활발해지면서 각종 전단지가 인쇄되어 거리에서 팔렸고, 17세기 중반 영국 런던에서 유행한 커피하우스를 중심으로 저널리즘 문화가 싹텄다. 커피하우스에는 각종 신문이 비치되어 있었고, 세상일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신문 기사에 실린 화제를 두고 설왕설래 토론을 즐기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신문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민주적으로 결론을 내리기 위한 ''의견 교환의 장'' 역할을 맡게 되었다."

전기와 미디어의 운명적인 만남

아주 오래전부터 미디어라고 불릴 만한 매체는 있었다. 그러나 미디어라는 개념이 나온 것은 전기가 발견되면서부터였다. 전기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전기를 이용하여 멀리 떨어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전신’은 유령과 대화할 수 있는 ‘영매’와 비슷한 현상으로 이해되었다. 당시에는 과학의 결과물이 신비주의로 이해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영매를 나타내는 영어 단어 ‘미디엄’에서 ‘미디어’가 탄생하게 되었다. 전기가 발견된 19세기에는 새로운 문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고조되었고, 전신과 전화, 라디오 등 뉴미디어의 시대라고 할 만한 획기적인 발명품들이 속속들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과학 기술과 이를 활용한 미디어가 점차 우리 일상에 스며들면서 ''영매''의 단어를 빌려 쓰던 미디어는 신비주의적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버린다.

소리 미디어, 그 뒤바뀐 운명

이미 말했듯이 우리가 지금 아는 미디어의 초기 모습은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특히 특이한 미디어가 전화와 라디오이다. 전기의 발견으로 전신이 등장했고, 그 이후로 전화와 라디오(무선통신)가 탄생했다. 초기 전화는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당시는 전신이 가장 획기적인 통신 수단이었으며 전화는 지금의 라디오 같은 역할을 담당했다. 즉 공중전화부스에서 수화기를 통해 뉴스나 음악 등을 청취했다. 반대로 라디오의 초기 모습은 지금의 전화처럼 개인들이 무선 통신기를 조립해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도구로 쓰였다. 그러다가 타이타닉호의 침몰로 인해 개인적인 취미생활에 불과했던 무선 통신의 중요성이 세상에 드러났고, 동시에 개인의 무선 통신이 통제되면서 지금처럼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라디오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처럼 미디어가 세상에서 실현되어 가는 방식은 역동적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고, 사회 움직임이 과학 기술의 방향을 완전히 뒤바꾸기도 한다.

시각 미디어, 화가의 영혼은 자유롭게 하고 대중의 영혼은 사로잡다

사진, 영화, 텔레비전 등 시각미디어는 지금 우리에게는 무척이나 익숙한 매체이다. 그러나 현실의 이미지를 복제하는 사진 기술이 나온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일이다. 사진 기술은 이전까지 이미지 복제를 담당했던 화가의 영혼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초현실주의, 추상화 같은 예술 분야의 문을 열어 주었다. 그러고 나서 여러 컷의 사진을 이어 붙여 움직이는 영상을 만들어 낸 영화가 탄생했다. 흔히 영화의 선구자로 뤼미에르 형제를 떠올리지만 저자는 그에 앞서 불운한 천재 ‘에밀 레이노’라는 인물을 소개한다. 레이노는 뤼미에르 이전에 광학 극장에서 손수 그린 그림을 릴에 돌려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들어 상영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의 선구자는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영화를 오락산업의 장으로 끌어들인 뤼미에르 형제에게 돌아갔다. 텔레비전은 ‘시간’이라는 프레임을 장악함으로써 우리 일과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었다. 회사원은 출근 전 아침 뉴스를 통해 그날의 날씨를 확인하고, 전업 주부의 오전 시간은 정보 프로그램을 보는 것으로 채워진다. 저녁식사가 끝날 즈음, 뉴스를 보면서 그날의 사건·사고를 확인하고, 늦은 밤에는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서 피로를 푼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오락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텔레비전이 일상의 시간을 장악해 버린 것이다.

대중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미디어

라디오, 영화, 텔레비전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매체들이다. 그 시대에 각 매체들은 수많은 대중들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큰 파급력을 지니고 있었다. 라디오가 거실의 중심을 차지했을 때는 온 가족이 저녁 식사 후 라디오 옆에 둘러앉아 라디오 드라마를 들었다. 1938년 미국에서 할로윈 특집으로 방송된 라디오 드라마 세계 전쟁은 대다수 청취자들을 외계인이 진짜로 침략했을지 모른다는 혼돈 속에 빠뜨렸다. 라디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시대에 루즈벨트는 11년 동안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라디오 담화를 통해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고,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데에 성공했다. 독일의 히틀러 또한 라디오를 선전 미디어로 활용해 나치당에 대한 독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내고, 유대인 학살을 실행에 옮기고, 세계 대전을 일으키기 위한 명분을 확보했다. 오락 문화의 꽃인 영화 또한 마찬가지였다. 베를린 올림픽을 소재로 한 「올림피아」는 미학적으로 뛰어난 영화였지만 올림픽 이벤트에 숨어 있는 호전적인 폭력성을 감쪽같이 지워 버리는 데에도 큰 공헌을 했다. 미디어는 파급력이 큰 만큼, 그 역할에 대한 요구도 엄중할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든 네트워크 미디어

컴퓨터만큼 급진적이고 역동적으로 변모해 온 미디어도 없다. 처음에 계산기였던 컴퓨터가 지금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이 되었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실어 나르는 콘텐츠 전달 수단으로 변모해 왔다. 게다가 컴퓨터의 기원은 전쟁터였다. 미사일의 탄도를 계산하거나 적국의 암호 시스템을 해독하기 위해 개발, 활용된 것으로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급속도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 또한 전시 때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준비한 구상이었다. 그러나 컴퓨터와 네트워크는 사용자들의 손을 거치면서 의도치 않았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메인프레임 컴퓨터는 개인의 재미를 위한 퍼스널 컴퓨터로 바뀌고 전시용 네트워크는 전 세계인을 이어주는 인터넷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모바일 기기와 네트워크 미디어가 공존하면서 현실 공간과 사이버 공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미디어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미디어는 주어진 물건이 아니다. 과학 기술의 단계, 사회적인 흐름, 무엇보다 사용자들의 손을 거치면서 늘 의외의 모습으로 진화해 왔다. 이 책은 미디어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세상이 어떻게 미디어를 바꾸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미디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디어의 역사가 증명하듯, 어떤 새로운 미디어가 세상에 나와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다. 즉 우리가 주체적으로 능동적으로 미디어의 역사에 참여할 수 있고, 방향을 바꾸어 나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경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십 수년 동안 신문사, 포털 사이트 등에서 일했다. 다양한 미디어를 만들면서 그 역동적인 힘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다시 한 번 학업에 도전, 일본 동경대학교 학제정보학부에서 미디어론 및 미디어 고고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일본 동경대학교 정보학환 조교수로 있으며 ‘퍼포먼스 민족지’라는 창의적인 방법론을 통해 동아시아의 휴대폰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공저로 『휴대폰 사회론』(2012, 일어), 논문으로 『The landscape of keitai shosetsu: Mobile phones as a literary medium among Japanese youth』(2012, 영어), 『문학으로서의 엽서-러일전쟁기의 잡지 “엽서문학”에 대한 미디어론』(2011, 일어), 『퍼포먼스 민족지 수법을 통한 휴대폰 연구의 가능성』(2010, 일어) 등이 있고, 번역서로 『인지과학 혁명』(2010)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현대 사회의 키워드, 미디어

1 전기와 미디어 상상력

유령과 대화하는 소녀들
유령 이야기와 미디어, 무슨 관계일까
미디어를 낳은 전기의 황당무계한 과거
이야기톡: 프랑켄슈타인과 괴기 소설
19세기, 진정한 뉴 미디어의 시대
미디어의 빛과 어둠
그래서 미디어란 무엇인가?

2 문자 미디어: 활자와 저널리즘의 시작

그리스 사람들은 왜 토론을 좋아했을까?
활판 인쇄, 암흑의 중세에 종말을 고하다
쇠사슬에 묶인 책
새로운 미디어가 감당해야 할 비난
문자 미디어의 꽃, 뉴스
커피하우스에서 싹튼 저널리즘
이야기톡: 미국 대통령을 사임시킨 저널리즘
게릴라 뉴스 미디어, 대자보
이야기톡: 최남선의 잡지 『괴기』

3 소리 미디어: 말하는 기계와 무선 취미

‘말하는 기계’ 전화의 등장
음악을 들려주는 전화
무선 소년과 쌍방향 라디오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과 무선 소년의 꺾여 버린 꿈
너무 진짜 같아서 문제가 된 라디오 드라마
‘벽난로 담소’와 라디오 정치
우리나라 라디오의 험난했던 유년기
모바일 시대의 소리 미디어, ‘팟 캐스트’
이야기톡: 울지 않는 꾀꼬리

4 시각 미디어 : 복제 이미지와 대중문화

사진이 진짜를 대신할 수 있을까?
화가에게 표현의 자유를 선사한 카메라
“아마추어 사진 전염병”
선정적인 보도 사진은 ‘알 권리’인가
이야기톡: 엄마에게 담배를 권하는 아기
서브 컬처가 된 시각 미디어, 만화
광학 극장과 비운의 천재
영화, 오락 산업의 막을 열다
영화의 두 얼굴
1960년대, 한국 영화의 전성기
이야기톡: 오디오 스타, 변사
TV프로그램에 맞춰진 하루 일과
이야기톡: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5 네트워크 미디어와 사이버 문화

사람보다 똑똑한 기계
전쟁터에서 태어난 기술, 컴퓨터
“살인 컴퓨터” VS “어린이를 위한 컴퓨터”
인터넷이 생긴 의외의 역사
이야기톡: 벤담의 팬옵티콘과 정보 감옥
세상을 바꾼 ‘해커’
PC 통신과 사이버 문화
네트워크 미디어의 미래: 모바일 문화
이야기톡: ‘통신 놀이’의 드러나지 않은 역사, 삐삐

6 또 하나의 중요한 미디어 이야기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미디어
100년 전에 상상한 100년 뒤의 세상
100년 뒤의 우리 모습
미디어의 능동적인 주인 되기

참고 문헌
그림 소장 및 출처
교과연계표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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