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편견과 오해의 뿌리, 유럽중심주의
세계사에서 하나의 문명권을 이루고 살던 집단이 한때 유럽 바깥의 세계를 황무지로 인식하던 때가 있었다. 심지어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인들은 더없이 ‘자연스러운’ 노예로 인식되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대서양 노예무역을 통한 서양 문명의 ‘압축 성장’은 그들이 아프리카를 인종차별주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던 시점과 일치한다. 이렇게 확립된 유럽중심주의는 20세기 내내 인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주었다. 어쩌면 이 기간 동안 대다수 인류가 유럽인들이 만든 문화적 프리즘을 통해 아프리카를 바라보았을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에서도 방송과 신문을 비롯한 온갖 미디어의 시선은 대체로 아프리카를 인간의 문제가 가장 참혹한 방식으로 드러나는 곳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으로 아프리카는 세계 환경의 변화가 가져온 불행의 희생양이었다. 노예무역과 자원 수탈, 제국주의의 아프리카 쟁탈전은 물론 냉전으로 인한 이데올로기의 양극화마저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처지를 고려했을 리가 없다. 몇몇 강대국은 냉전 상황을 이용하여 대륙에서 입지를 굳히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었을 뿐이고 기존의 갈등을 악화시키거나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냉전 시대 소련과 중국은 사회주의 헤게모니의 확대를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을 지원하고 개입했으며, 서방세계는 이 기간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추악한 정권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런 유산은 내전과 분쟁으로 얼룩진 수많은 갈등으로 오늘날까지도 지속되었다. 지구촌 세계시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아프리카의 빈곤과 부채, 저개발 경제는 식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탈식민 시대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이 유산으로 물려받은 사회질서와 제도는 균형이 잡혀 있지 않았고 토대도 취약했다.
도약과 갈등, 아프리카는 어디로 갈 것인가!
20세기 말에 와서는 ‘아프리카의 상태’를 둘러싸고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1994년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정권이 민주적으로 전복된 해이자, 넬슨 만델라의 염원대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무지개 국가’로 다시 태어난 해이다. 동시에 채 한 달도 되기도 전에 르완다에서는 1백만 명을 헤아리는 목숨을 앗아간 대량학살이 일어난 해이기도 하다. 이런 사건은 점진적인 변화가 아니라 ‘전환점’ 또는 ‘새로운 시작’을 무작정 선택하는 일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불러오는지 경고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안팎에서 나오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성급한 슬로건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그런가 하면 역사의 흐름을 주체적으로 변혁해 나간 역동적이고 뜨거운 아프리카 사람들의 항쟁도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그들은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범아프리카회의(PAC)로 상징되는 정치활동, 20세기 중반 이후 독립과 탈식민화 정책을 주도해 나간 나라별 민족주의 조직들, 알제리 민족해방전선(FLN)의 반제국주의 투쟁과 대기업에 맞선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 모로코의 지배에 맞선 사라위 사람들의 투쟁,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치안군에 맞선 소웨토 평화행진 같은 운동을 펼쳐 나갔다.
《현대 아프리카의 역사》는 아프리카 관련 최근 연구 성과는 물론 세계 역사학계의 관심 주제로 떠오르고 있는 문명 교류와 이주, 인종과 인구 문제,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인류의 역사를 편견과 오해에서 해방시킬 뿐 아니라 현재의 성찰과 미래에 대한 전망과 선택의 폭을 훨씬 더 넓혀 줄 것이다. 그 밖에 상세한 지도와 그림, 사진을 실어 다양한 시공간 속에 나타나는 대륙의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온전한 통사 체계를 갖추었다.
▣ 작가 소개
저 : 리처드 J. 리드
Richard J. Reid
런던대학 동양 아프리카스쿨(SOAS) 역사학과 교수로 아프리카 현대사와 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Warfare in African History(2012), Frontiers of Violence in Northeast Africa(2011), War in Pre-Colonial Eastern Africa(2007), Political Power in Pre-Colonial Buganda: Economy, Society and Warfare in the Nineteenth Century(2002)가 있고, The Oxford Handbook of Modern African History(2013)를 편집했다.
한국에 번역된 도서로는 『현대 아프리카의 역사』가 있다.
역 : 이석호
(사)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으로 영국 런던에 ‘Southern Voices Press’라는 출판사를 차려 비서구 중심의 세계문학을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AALA) 문학포럼의 집행위원이자 국제게릴라극단 상임연출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응구기 와 시옹오의 『정신의 탈식민화』, 프란츠 파농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 에메 세제르의 『식민주의에 대한 담론』, 『귀향수첩』, 『어떤 태풍』, 누르딘 파라의 『지도』, 레이철 홈스의 『사르키 바트만』 『마루』,『현대 아프리카의 역사』등 20여 권이 있고, 엮은 책으로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화론과 근대성』 등이 있다. 현재 남아공, 모잠비크, 케냐, 한국에서 순회 공연된 창작극 <사라 바트만>의 영화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 주요 목차
서장 아프리카의 과거, 땅과 사람
1부 19세기의 정치와 사회, 경제
1장 서쪽의 전환: 대서양 아프리카의 노예무역과 ‘합법적인’ 상업
2장 동쪽의 침입: 동아프리카의 노예와 상아
3장 남쪽 변경: 남아프리카의 식민과 혁명
2부 19세기의 아프리카와 이슬람
4장 이슬람 부흥운동과 반작용: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5장 지하드: 서아프리카의 혁명들
6장 동쪽의 이슬람: 동아프리카의 이슬람 변경
3부 19세기의 아프리카와 유럽
7장 외로운 십자가 기독교의 선교 활동
8장 어슬렁거리는 백인들 놀라운 백인과 아프리카 탐험대
9장 문명화 사업의 실체 아프리카 쟁탈전을 향하여
4부 아프리카 쟁탈전과 저항
10장 적응하는 아프리카 사람들: 정복과 분할
11장 흙의 제국과 동원: 상품작물과 광산, 노동력
12장 밀림 속 전투와 다가오는 그림자: 제1차 세계대전과 아프리카
5부 식민주의의 절정
13장 팍스 콜로니아? 진보인가, 변화의 선언인가?
14장 시련의 시대: 저항과 정체성, 경제공황
15장 타자들의 전쟁: 제2차 세계대전과 아프리카
6부 제국의 와해
16장 뭍으로 올라온 고래: 전후의 아프리카와 국제 정치
17장 국가 구상과 건설: 민족주의자와 백인 정착민들
18장 갈등과 화해: 독립과 탈식민화의 길
7부 제국주의의 유산과 미완의 과제
19장 시끌벅적한 집: 냉전과 이데올로기 대립
20장 불안정한 기반: 독립 후의 산적한 문제들
21장 변화의 길목에서: 오늘날의 아프리카
옮긴이 후기
그림 지도 목록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편견과 오해의 뿌리, 유럽중심주의
세계사에서 하나의 문명권을 이루고 살던 집단이 한때 유럽 바깥의 세계를 황무지로 인식하던 때가 있었다. 심지어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인들은 더없이 ‘자연스러운’ 노예로 인식되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대서양 노예무역을 통한 서양 문명의 ‘압축 성장’은 그들이 아프리카를 인종차별주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던 시점과 일치한다. 이렇게 확립된 유럽중심주의는 20세기 내내 인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주었다. 어쩌면 이 기간 동안 대다수 인류가 유럽인들이 만든 문화적 프리즘을 통해 아프리카를 바라보았을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에서도 방송과 신문을 비롯한 온갖 미디어의 시선은 대체로 아프리카를 인간의 문제가 가장 참혹한 방식으로 드러나는 곳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으로 아프리카는 세계 환경의 변화가 가져온 불행의 희생양이었다. 노예무역과 자원 수탈, 제국주의의 아프리카 쟁탈전은 물론 냉전으로 인한 이데올로기의 양극화마저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처지를 고려했을 리가 없다. 몇몇 강대국은 냉전 상황을 이용하여 대륙에서 입지를 굳히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었을 뿐이고 기존의 갈등을 악화시키거나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냉전 시대 소련과 중국은 사회주의 헤게모니의 확대를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을 지원하고 개입했으며, 서방세계는 이 기간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추악한 정권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런 유산은 내전과 분쟁으로 얼룩진 수많은 갈등으로 오늘날까지도 지속되었다. 지구촌 세계시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아프리카의 빈곤과 부채, 저개발 경제는 식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탈식민 시대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이 유산으로 물려받은 사회질서와 제도는 균형이 잡혀 있지 않았고 토대도 취약했다.
도약과 갈등, 아프리카는 어디로 갈 것인가!
20세기 말에 와서는 ‘아프리카의 상태’를 둘러싸고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1994년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정권이 민주적으로 전복된 해이자, 넬슨 만델라의 염원대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무지개 국가’로 다시 태어난 해이다. 동시에 채 한 달도 되기도 전에 르완다에서는 1백만 명을 헤아리는 목숨을 앗아간 대량학살이 일어난 해이기도 하다. 이런 사건은 점진적인 변화가 아니라 ‘전환점’ 또는 ‘새로운 시작’을 무작정 선택하는 일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불러오는지 경고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안팎에서 나오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성급한 슬로건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그런가 하면 역사의 흐름을 주체적으로 변혁해 나간 역동적이고 뜨거운 아프리카 사람들의 항쟁도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그들은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범아프리카회의(PAC)로 상징되는 정치활동, 20세기 중반 이후 독립과 탈식민화 정책을 주도해 나간 나라별 민족주의 조직들, 알제리 민족해방전선(FLN)의 반제국주의 투쟁과 대기업에 맞선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 모로코의 지배에 맞선 사라위 사람들의 투쟁,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치안군에 맞선 소웨토 평화행진 같은 운동을 펼쳐 나갔다.
《현대 아프리카의 역사》는 아프리카 관련 최근 연구 성과는 물론 세계 역사학계의 관심 주제로 떠오르고 있는 문명 교류와 이주, 인종과 인구 문제,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인류의 역사를 편견과 오해에서 해방시킬 뿐 아니라 현재의 성찰과 미래에 대한 전망과 선택의 폭을 훨씬 더 넓혀 줄 것이다. 그 밖에 상세한 지도와 그림, 사진을 실어 다양한 시공간 속에 나타나는 대륙의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온전한 통사 체계를 갖추었다.
▣ 작가 소개
저 : 리처드 J. 리드
Richard J. Reid
런던대학 동양 아프리카스쿨(SOAS) 역사학과 교수로 아프리카 현대사와 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Warfare in African History(2012), Frontiers of Violence in Northeast Africa(2011), War in Pre-Colonial Eastern Africa(2007), Political Power in Pre-Colonial Buganda: Economy, Society and Warfare in the Nineteenth Century(2002)가 있고, The Oxford Handbook of Modern African History(2013)를 편집했다.
한국에 번역된 도서로는 『현대 아프리카의 역사』가 있다.
역 : 이석호
(사)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으로 영국 런던에 ‘Southern Voices Press’라는 출판사를 차려 비서구 중심의 세계문학을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AALA) 문학포럼의 집행위원이자 국제게릴라극단 상임연출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응구기 와 시옹오의 『정신의 탈식민화』, 프란츠 파농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 에메 세제르의 『식민주의에 대한 담론』, 『귀향수첩』, 『어떤 태풍』, 누르딘 파라의 『지도』, 레이철 홈스의 『사르키 바트만』 『마루』,『현대 아프리카의 역사』등 20여 권이 있고, 엮은 책으로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화론과 근대성』 등이 있다. 현재 남아공, 모잠비크, 케냐, 한국에서 순회 공연된 창작극 <사라 바트만>의 영화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 주요 목차
서장 아프리카의 과거, 땅과 사람
1부 19세기의 정치와 사회, 경제
1장 서쪽의 전환: 대서양 아프리카의 노예무역과 ‘합법적인’ 상업
2장 동쪽의 침입: 동아프리카의 노예와 상아
3장 남쪽 변경: 남아프리카의 식민과 혁명
2부 19세기의 아프리카와 이슬람
4장 이슬람 부흥운동과 반작용: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5장 지하드: 서아프리카의 혁명들
6장 동쪽의 이슬람: 동아프리카의 이슬람 변경
3부 19세기의 아프리카와 유럽
7장 외로운 십자가 기독교의 선교 활동
8장 어슬렁거리는 백인들 놀라운 백인과 아프리카 탐험대
9장 문명화 사업의 실체 아프리카 쟁탈전을 향하여
4부 아프리카 쟁탈전과 저항
10장 적응하는 아프리카 사람들: 정복과 분할
11장 흙의 제국과 동원: 상품작물과 광산, 노동력
12장 밀림 속 전투와 다가오는 그림자: 제1차 세계대전과 아프리카
5부 식민주의의 절정
13장 팍스 콜로니아? 진보인가, 변화의 선언인가?
14장 시련의 시대: 저항과 정체성, 경제공황
15장 타자들의 전쟁: 제2차 세계대전과 아프리카
6부 제국의 와해
16장 뭍으로 올라온 고래: 전후의 아프리카와 국제 정치
17장 국가 구상과 건설: 민족주의자와 백인 정착민들
18장 갈등과 화해: 독립과 탈식민화의 길
7부 제국주의의 유산과 미완의 과제
19장 시끌벅적한 집: 냉전과 이데올로기 대립
20장 불안정한 기반: 독립 후의 산적한 문제들
21장 변화의 길목에서: 오늘날의 아프리카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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