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사회과학도의 시각으로 본 한국사
권력 현상을 설명하는 전통적 이론 가운데 미란다(miranda)와 크레덴다(credenda)라는 것이 있다. 미란다란 (국가라는) 공동체를 미화시키거나 신성화시켜 피지배자들로 하여금 지배층이나 공동체에 대한 존경과 숭배의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위해 인간의 정서적 측면에 호소하는 각종 상징(symbol) 조작을 시행한다. 국사는 상징 조작 가운데 정서적 측면에 호소하는 미란다의 일종이다. 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국사란 국민들을 통합하고 자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기에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이런 이유로 지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국가는 국민들의 통합과 국가라는 공동체의 영속성을 위해 자국 역사를 미화시키는 작업(상징 조작)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는 중국과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역사적 진실은 교묘히 은폐되고 왜곡된다.
이러한 역사 은폐나 미화, 왜곡은 국가나 특정 집단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사학자들은 조선이 완전한 자주독립국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감히 책에 쓰지 못한다. 역사를 신앙처럼 인식하는 일부 쇼비니스트(chauvinist)들은 고조선이 건국된 시기가 전설상의 요임금이 즉위한 연도에 인위적으로 끼워 맞춘 것이라고 하면 거품을 문다. 좌파든 우파든 이념적 성향이 강한 지식인들은 민족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향수가 너무 강해 교조화된 프리즘으로 역사를 본다. 그러나 객관성이 결여된 애국심은 역사 이해의 적이다.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세계화와 정보화는 사람들의 생활패턴뿐만 아니라 사고와 가치관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지식과 정보, 자본, 국제적 감각으로 무장한 초국적 개인은 이제 더 이상 국가라는 고리타분한 울타리에 머물러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국가라는 공동체를 앞세워 역사를 미화하고 왜곡하는 상징 조작 행위는 이제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애국심을 강조하는 유치한 방식으로는 더 이상 국민들의 의식을 통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역사인식은 여전히 예전 그대로이다. 세상은 변화를 요구하는데 사학도들은 앵무새처럼 자신들이 교육받아온 역사인식을 그대로 반복 재생산하고 있다. 이 책은 사학도가 아닌 사회과학도가 쓴 것이다. 그런 만큼 기존의 사학도들이 쓴 책들과는 역사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 기존의 역사책은 대부분 왕조 중심의 서술을 하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고대, 중세, 근대라는 도식적인 시대구분을 바탕으로 각종 제도와 잡다한 사건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천편일률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이해해서는 역사적 진실에 한 발짝도 접근할 수 없다. 역사란 그렇게 흘러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역사의 핵심적인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를 기준으로 새롭게 한국사를 조명했다. 책의 제1장은 인간이 거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은 과정을, 제2장은 인간이 유랑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대지에 정착하여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을, 제3장은 공동체가 분화하여 초기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을 중심 주제로 삼고 있다. 제4장에서는 부족 단위의 삶이 국가체제 속으로 녹아들어 모든 제도와 문화·사상·언어·풍습이 하나로 통합되는 중앙집권화 과정을, 제5장은 오늘날의 한국인, 한국사의 전형이 만들어진 단일왕조시대를, 제6장은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온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를 종식시키고, 사회체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한 민주공화국의 수립 과정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7장에서는 오늘날 국민국가가 무엇 때문에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여 그 존립이 위태로운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국가라는 조직은 어떤 과정을 통해 생겨났는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국가권력에 예속되어 갔으며 또한 그것을 극복해 내었는지, 우리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변화의 흐름과 맥은 무엇이며, 무엇이 그 이전의 삶과 그 이후의 삶이 달라지게 한 요인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화와 정보화로 인해, 국가라는 공동체의 자국민에 대한 장악력은 오늘날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생각을 바꿔야 행동이 바뀌고 행동을 바꿔야 역사가 바뀐다. 생각을 바꾸는 것, 그것은 (은폐, 미화, 왜곡되지 않은) 정직한 역사 이해에서 출발한다. 이 책의 존재 이유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윤산
80년대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90년대부터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세상구경을 하다가 최근에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여행 마니아인 그는 세상 모든 것들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인간도 사회도 자연도 모두 여행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그는 가보지 않은 곳들에 대한 설렘으로 공간여행을 떠나고 가볼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 책은 국가라는 공동체에 대한 시간여행기이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역사에 덧씌워진 화장(化粧)을 지워라
제1장 인간, 자연에서 살아남다
제2장 대지에 정착하여 공동체를 형성하다
제3장 공동체, 분화하여 소국(小國)으로 거듭나다
제4장 중앙집권사회가 이뤄지다
제5장 단일왕조시대가 전개되다
제6장 민주공화국이 수립되다
제7장 여론(餘論): 국가, 기로에 서다
에필로그 생각을 바꿔야 행동이 바뀌고 행동을 바꿔야 역사가 바뀐다
사회과학도의 시각으로 본 한국사
권력 현상을 설명하는 전통적 이론 가운데 미란다(miranda)와 크레덴다(credenda)라는 것이 있다. 미란다란 (국가라는) 공동체를 미화시키거나 신성화시켜 피지배자들로 하여금 지배층이나 공동체에 대한 존경과 숭배의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위해 인간의 정서적 측면에 호소하는 각종 상징(symbol) 조작을 시행한다. 국사는 상징 조작 가운데 정서적 측면에 호소하는 미란다의 일종이다. 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국사란 국민들을 통합하고 자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기에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이런 이유로 지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국가는 국민들의 통합과 국가라는 공동체의 영속성을 위해 자국 역사를 미화시키는 작업(상징 조작)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는 중국과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역사적 진실은 교묘히 은폐되고 왜곡된다.
이러한 역사 은폐나 미화, 왜곡은 국가나 특정 집단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사학자들은 조선이 완전한 자주독립국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감히 책에 쓰지 못한다. 역사를 신앙처럼 인식하는 일부 쇼비니스트(chauvinist)들은 고조선이 건국된 시기가 전설상의 요임금이 즉위한 연도에 인위적으로 끼워 맞춘 것이라고 하면 거품을 문다. 좌파든 우파든 이념적 성향이 강한 지식인들은 민족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향수가 너무 강해 교조화된 프리즘으로 역사를 본다. 그러나 객관성이 결여된 애국심은 역사 이해의 적이다.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세계화와 정보화는 사람들의 생활패턴뿐만 아니라 사고와 가치관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지식과 정보, 자본, 국제적 감각으로 무장한 초국적 개인은 이제 더 이상 국가라는 고리타분한 울타리에 머물러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국가라는 공동체를 앞세워 역사를 미화하고 왜곡하는 상징 조작 행위는 이제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애국심을 강조하는 유치한 방식으로는 더 이상 국민들의 의식을 통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역사인식은 여전히 예전 그대로이다. 세상은 변화를 요구하는데 사학도들은 앵무새처럼 자신들이 교육받아온 역사인식을 그대로 반복 재생산하고 있다. 이 책은 사학도가 아닌 사회과학도가 쓴 것이다. 그런 만큼 기존의 사학도들이 쓴 책들과는 역사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 기존의 역사책은 대부분 왕조 중심의 서술을 하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고대, 중세, 근대라는 도식적인 시대구분을 바탕으로 각종 제도와 잡다한 사건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천편일률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이해해서는 역사적 진실에 한 발짝도 접근할 수 없다. 역사란 그렇게 흘러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역사의 핵심적인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를 기준으로 새롭게 한국사를 조명했다. 책의 제1장은 인간이 거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은 과정을, 제2장은 인간이 유랑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대지에 정착하여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을, 제3장은 공동체가 분화하여 초기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을 중심 주제로 삼고 있다. 제4장에서는 부족 단위의 삶이 국가체제 속으로 녹아들어 모든 제도와 문화·사상·언어·풍습이 하나로 통합되는 중앙집권화 과정을, 제5장은 오늘날의 한국인, 한국사의 전형이 만들어진 단일왕조시대를, 제6장은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온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를 종식시키고, 사회체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한 민주공화국의 수립 과정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7장에서는 오늘날 국민국가가 무엇 때문에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여 그 존립이 위태로운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국가라는 조직은 어떤 과정을 통해 생겨났는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국가권력에 예속되어 갔으며 또한 그것을 극복해 내었는지, 우리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변화의 흐름과 맥은 무엇이며, 무엇이 그 이전의 삶과 그 이후의 삶이 달라지게 한 요인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화와 정보화로 인해, 국가라는 공동체의 자국민에 대한 장악력은 오늘날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생각을 바꿔야 행동이 바뀌고 행동을 바꿔야 역사가 바뀐다. 생각을 바꾸는 것, 그것은 (은폐, 미화, 왜곡되지 않은) 정직한 역사 이해에서 출발한다. 이 책의 존재 이유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윤산
80년대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90년대부터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세상구경을 하다가 최근에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여행 마니아인 그는 세상 모든 것들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인간도 사회도 자연도 모두 여행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그는 가보지 않은 곳들에 대한 설렘으로 공간여행을 떠나고 가볼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 책은 국가라는 공동체에 대한 시간여행기이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역사에 덧씌워진 화장(化粧)을 지워라
제1장 인간, 자연에서 살아남다
제2장 대지에 정착하여 공동체를 형성하다
제3장 공동체, 분화하여 소국(小國)으로 거듭나다
제4장 중앙집권사회가 이뤄지다
제5장 단일왕조시대가 전개되다
제6장 민주공화국이 수립되다
제7장 여론(餘論): 국가,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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