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바다의 오아시스 파시(波市)
파시(波市)는 고기잡이철에 어류를 거래하기 위해 열리던 해상 시장이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영광 ''파시평''이 등장하고,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도 기록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역사는 길다. 파시는 보통 한두 달 정도 계속되었다. 섬마을에 파시가 서면 수백, 수천 척의 어선과 상선이 드나들고, 작고 한가롭던 섬은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로 흥청거렸다. 짧은 시간, 작은 공간에서 온갖 인간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서해안 3대 파시로 유명한 흑산도, 위도, 연평도 파시 외에도 성어기가 되면 전국 각지의 섬과 포구에 파시가 형성됐다. 불과 30~40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바다의 신기루 파시
그러나 이제 파시는 없다. 어선들이 들어오는 시간에 항구와 포구에서 잠깐씩 시장이 설 뿐이다. 회유하던 어류의 소멸과 무분별한 남획에 따른 어획량 감소, 어업 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중간 기항지가 필요 없게 된 것 등이 임시 이동 촌락, 파시가 사라진 주된 이유다. 이제 파시란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일상어가 아니다. 한때 그토록 융성했던 어업문화의 흔적들도 세월의 풍파 속에 하나둘 사라져 가고 있다. 섬에 가면 간간이 노인들의 기억 속에 편린으로만 남은 파시의 추억담을 엿들을 수 있을 뿐이다.
발로 꼼꼼히 복원한 파시의 기억
파시는 우리나라 어로 활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현상 중 하나였다. 그대로 묻어 버리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이야기의 보물창고다. 이 책은 그런 파시에 대한 기억을 복원하려는 작업의 일환이다. 저자는 파시의 실체에 더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연평도, 덕적도, 굴업도, 소래 등 인천 지역뿐 아니라 추자도와 법성포, 안마도, 송이도, 임자도, 재원도 등 과거에 파시가 번성했던 다른 지역들까지 찾아다녔다. 남은 기록은 많지 않고 얼마 되지 않는 파시 경험자들은 늙어 기억이 희미했지만, 끈질기게 발품을 팔고 귀동냥을 해서 단 한 줄이라도 더 기록을 남기려 애썼다. 저자의 그런 끈질긴 노력 덕분에, 우리는 미흡하나마 우리 어업사의 주요했던 한 장면에 대한 밑그림을 얻게 되었다.
▣ 작가 소개
저 : 강제윤
1988년 『문학과 비평』을 통해 등단한 시인. 문화일보의 ''평화인물 100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청년시절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혁명가로, 인권운동가로 살았으며 3년 2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1998년, 귀거래사를 부르며 보길도로 귀향했으나 고향에서의 삶도 순탄하지 않았다. 보길도의 자연하천을 시멘트 구조물로 바꾸고 고산 윤선도 유적지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려는 행정관청, 토목업자들과 맞서야 했다. 그 결과 자연하천을 지켰고 33일간의 단식 끝에 댐 건설도 막아냈다. 하지만 2005년 어느 날, 문득 떠돌며 살고 싶은 열망에 이끌려 다시 고향을 떠났다. 지금껏 거처 없는 유랑자로 자발적 가난의 삶을 살아간다.
2006년, 가을 홀연히 보길도를 떠나 청도 한옥학교 한옥 목수 과정을 졸업한 뒤 지금껏 거처 없는 유랑자로 살고 있다. 청도한옥학교 졸업 후 티베트를 다녀온 뒤 한국의 사람 사는 섬 500여 개를 모두 걷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섬 순례 길에 올랐다. 그동안 150여 개의 섬을 걸었고 여전히 섬들을 걷는 중이다. 『올레, 사랑을 만나다』『섬을 걷다』『부처가 있어도 부처가 오지 않는 나라』『숨어사는 즐거움』『보길도에서 온 편지』 등의 책을 펴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참고 지도
1부 연평도의 황금시대
수백억 조기 군단이 몰려오던 연평도
서해안을 바늘로 꿰라면 꿴다
조기가 마술을 부리나 보죠
햇빛과 바람, 밤이슬 맞으며 변신하던 굴비의 고장
한 배를 타면 천 배를 건너다녔다
사월 초파일은 연평도 조기 생일
연평 바다로 돈 실러 가세
목선에서 장작불로 밥해 먹고 바닷물로 세수하고
연평도 어업조합 전무 하지 황해도 도지사 안 한다
연평도 조기의 신 임경업 장군
기생놀음에 날 새는 줄 모르던 작사판
완전 무법이야, 무법천지
연평도와 하인천 어시장
연평도 항금시대의 종말
2부 인천 최고의 어장 덕적도
신선의 섬, 민어의 고장
능구렁이 울면 비가 오고
쟁기로 바다 밭을 갈던 어민들
민어떼가 몰려들면 바다가 온통 뻘갰다
1936년 8월, 민어의 어기로 덕적도 대혼잡
덕적도 선주들은 돈을 포대로 담아 놓고 썼다
굴업도 앞바다가 인천 항구 같았어
굴업도는 정거장이었어, 전국의 배들이 여기서 다 잡아 갔지
3부 저무는 소래포구에 새우젓 배 들어오면
도시의 섬, 추억을 파는 소래포구
새우젓 배 들어오면 파시가 서고
피난민들이 소래포구 어업 발달 이끌어
총각은 새우를 먹지 말라
목숨 걸고 새우를 잡던 시절
소래가 다 빨바탕이라 길바닥이 모두 뻘거덕 뻘거덕 했지
월동을 대비해 살이 오른 가을 꽃게도 일품
대동굿은 사라지고 교회에서 출어 예배
에필로그
참고 문헌
인터뷰에 응해 주신 분들
바다의 오아시스 파시(波市)
파시(波市)는 고기잡이철에 어류를 거래하기 위해 열리던 해상 시장이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영광 ''파시평''이 등장하고,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도 기록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역사는 길다. 파시는 보통 한두 달 정도 계속되었다. 섬마을에 파시가 서면 수백, 수천 척의 어선과 상선이 드나들고, 작고 한가롭던 섬은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로 흥청거렸다. 짧은 시간, 작은 공간에서 온갖 인간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서해안 3대 파시로 유명한 흑산도, 위도, 연평도 파시 외에도 성어기가 되면 전국 각지의 섬과 포구에 파시가 형성됐다. 불과 30~40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바다의 신기루 파시
그러나 이제 파시는 없다. 어선들이 들어오는 시간에 항구와 포구에서 잠깐씩 시장이 설 뿐이다. 회유하던 어류의 소멸과 무분별한 남획에 따른 어획량 감소, 어업 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중간 기항지가 필요 없게 된 것 등이 임시 이동 촌락, 파시가 사라진 주된 이유다. 이제 파시란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일상어가 아니다. 한때 그토록 융성했던 어업문화의 흔적들도 세월의 풍파 속에 하나둘 사라져 가고 있다. 섬에 가면 간간이 노인들의 기억 속에 편린으로만 남은 파시의 추억담을 엿들을 수 있을 뿐이다.
발로 꼼꼼히 복원한 파시의 기억
파시는 우리나라 어로 활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현상 중 하나였다. 그대로 묻어 버리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이야기의 보물창고다. 이 책은 그런 파시에 대한 기억을 복원하려는 작업의 일환이다. 저자는 파시의 실체에 더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연평도, 덕적도, 굴업도, 소래 등 인천 지역뿐 아니라 추자도와 법성포, 안마도, 송이도, 임자도, 재원도 등 과거에 파시가 번성했던 다른 지역들까지 찾아다녔다. 남은 기록은 많지 않고 얼마 되지 않는 파시 경험자들은 늙어 기억이 희미했지만, 끈질기게 발품을 팔고 귀동냥을 해서 단 한 줄이라도 더 기록을 남기려 애썼다. 저자의 그런 끈질긴 노력 덕분에, 우리는 미흡하나마 우리 어업사의 주요했던 한 장면에 대한 밑그림을 얻게 되었다.
▣ 작가 소개
저 : 강제윤
1988년 『문학과 비평』을 통해 등단한 시인. 문화일보의 ''평화인물 100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청년시절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혁명가로, 인권운동가로 살았으며 3년 2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1998년, 귀거래사를 부르며 보길도로 귀향했으나 고향에서의 삶도 순탄하지 않았다. 보길도의 자연하천을 시멘트 구조물로 바꾸고 고산 윤선도 유적지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려는 행정관청, 토목업자들과 맞서야 했다. 그 결과 자연하천을 지켰고 33일간의 단식 끝에 댐 건설도 막아냈다. 하지만 2005년 어느 날, 문득 떠돌며 살고 싶은 열망에 이끌려 다시 고향을 떠났다. 지금껏 거처 없는 유랑자로 자발적 가난의 삶을 살아간다.
2006년, 가을 홀연히 보길도를 떠나 청도 한옥학교 한옥 목수 과정을 졸업한 뒤 지금껏 거처 없는 유랑자로 살고 있다. 청도한옥학교 졸업 후 티베트를 다녀온 뒤 한국의 사람 사는 섬 500여 개를 모두 걷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섬 순례 길에 올랐다. 그동안 150여 개의 섬을 걸었고 여전히 섬들을 걷는 중이다. 『올레, 사랑을 만나다』『섬을 걷다』『부처가 있어도 부처가 오지 않는 나라』『숨어사는 즐거움』『보길도에서 온 편지』 등의 책을 펴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참고 지도
1부 연평도의 황금시대
수백억 조기 군단이 몰려오던 연평도
서해안을 바늘로 꿰라면 꿴다
조기가 마술을 부리나 보죠
햇빛과 바람, 밤이슬 맞으며 변신하던 굴비의 고장
한 배를 타면 천 배를 건너다녔다
사월 초파일은 연평도 조기 생일
연평 바다로 돈 실러 가세
목선에서 장작불로 밥해 먹고 바닷물로 세수하고
연평도 어업조합 전무 하지 황해도 도지사 안 한다
연평도 조기의 신 임경업 장군
기생놀음에 날 새는 줄 모르던 작사판
완전 무법이야, 무법천지
연평도와 하인천 어시장
연평도 항금시대의 종말
2부 인천 최고의 어장 덕적도
신선의 섬, 민어의 고장
능구렁이 울면 비가 오고
쟁기로 바다 밭을 갈던 어민들
민어떼가 몰려들면 바다가 온통 뻘갰다
1936년 8월, 민어의 어기로 덕적도 대혼잡
덕적도 선주들은 돈을 포대로 담아 놓고 썼다
굴업도 앞바다가 인천 항구 같았어
굴업도는 정거장이었어, 전국의 배들이 여기서 다 잡아 갔지
3부 저무는 소래포구에 새우젓 배 들어오면
도시의 섬, 추억을 파는 소래포구
새우젓 배 들어오면 파시가 서고
피난민들이 소래포구 어업 발달 이끌어
총각은 새우를 먹지 말라
목숨 걸고 새우를 잡던 시절
소래가 다 빨바탕이라 길바닥이 모두 뻘거덕 뻘거덕 했지
월동을 대비해 살이 오른 가을 꽃게도 일품
대동굿은 사라지고 교회에서 출어 예배
에필로그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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