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세계 명문대학을 섭렵하는 젊은 지성 니얼 퍼거슨의
하버드대 세계사 강의 ''세계 19개국의 사회''
니얼 퍼거슨이 예측하는 ‘문명 진보의 비밀’
‘서구화.’ 지금 지구상에서 생산되고 있는 문명의 산물들을 되돌아보면, 가장 앞서가고 있는 것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서양에서 만들어졌거나 서양의 양식을 따르고 있음을 쉽게 깨닫게 된다. 약 500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문명들은 서양이 아닌 동양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문화를 지니고 살아온 여러 인종과 국가들이 이렇듯 하나의 문명 아래 비슷한 생활양식으로 통일되어 있는 상황은 인류 문명이 발생한 이래 일찍이 없었던 놀라운 현상이다. 그렇다면 대체 서양 문명은 어떻게 발달한 동양 문명을 추월하여 무려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계를 지배하는 대역전극을 이루어낼 수 있었는가. 니얼 퍼거슨이 지난 600년간의 세계사를 되짚어가며 그 비밀을 추적한다.
600년간의 세계사를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되짚어가며, 서양 문명의 비밀을 밝혀내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 『시빌라이제이션』은 출간과 함께 영국방송 Channel 4 특별 시리즈로 방영되어 큰 파장을 불러왔다. 서양 문명이 지난 500년간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물론, 서양 문명의 지배가 세계에 끼친 영향, 그리고 서양 문명의 황혼까지 예견하며 세계사뿐 아니라, 현대의 정치경제까지 풀어낸다.
왜 세계는 서양 문명에 지배받았는가?
15세기 당시, 지구상의 뛰어난 문명들은 전부 동양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1500년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는 중국의 베이징이었다. 당시 베이징이 60~70만의 인구를 자랑했던 것에 반해,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였던 파리의 인구는 20만에 불과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누구도 서양 문명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400년이 지난 1900년에는 모든 상황이 역전되어 있었다.
서양 문명이 이뤄낸 이 놀라운 역전극의 비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가장 흔히 떠오르는 답은 ‘제국주의’다. 하지만 16세기에는 수많은 아시아 제국이 존재했고, 당시 유럽 전역에는 종교개혁으로 인해 100년 가까이 긴 전쟁이 지속되고 있었다. 혹자는 ‘뛰어난 지식수준’이나 ‘과학’을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16세기 당시 중국이나 인도, 아랍의 과학 수준은 당시의 서양보다 월등히 앞서 있었다. 그 밖에도 수많은 이론들이 존재하지만, 하나같이 충분치 못하다. 니얼 퍼거슨은 이런 이론들의 구멍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서양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비밀은 여섯 가지 ‘차이점’에 있다고 주장한다.
서양과 나머지 세계의 여섯 가지 차이점
1. 경쟁
-유럽은 정치적으로 분열되어 있었던 덕분에 한 국가 내에서도 서로 경쟁하는 다수의 조직이 있었고, 이로 인해 늘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군사, 경제, 무역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을 가져왔으며, 근대 민족 국가와 자본주의의 발판을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2. 과학
-교회와 국가의 분리와 종교개혁은 자연을 합리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으며 인쇄기술의 발달은 지식의 빠른 보급을 가능케 했다. 결과적으로 17세기부터 수학,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분야의 주요 혁신은 모두 서유럽에서 일어났으며, 이는 곧 군사력 강화로 이어졌다.
3. 재산권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던 남미를 개척한 스페인과, 척박한 북미를 개척한 영국의 사례를 보면, 풍부한 자원이 있었음에도 결국 남미가 북미에 비해 뒤떨어지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북미에 정착한 영국인들이 발전된 재산권 개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산권 개념이 법치주의와 정부의 발달을 가져온 것이다.
4. 의학
-식민지 개척과 영토 확장으로 의학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열대병 연구를 비롯해 공중 보건에서 19, 20세기 거의 모든 혁신이 서유럽과 북아메리카인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의학의 발달은 세계적으로 평균 수명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지만, 우생학이라는 사이비 과학을 탄생시켜 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5. 소비
-식민 시대가 끝나고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옷에서부터 변화가 찾아왔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곳에는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는 기술 공급과 면제품을 비롯해 더 많고, 좋고, 저렴한 상품을 원하는 수요가 있었다. 청바지와 재봉틀로 대표할 수 있는 의복의 변화는 서양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어 ‘의복 혁명’을 불러오며 소비사회와 자본주의의 꽃을 피웠다.
6. 직업
-종교개혁 이후 근검절약과 성실한 직업 활동을 신앙의 표현이라 보는 신교의 부상은 서양에서 집중적인 노동을 높은 저축 금리와 결합시켜 꾸준히 자본을 축적할 수 있게 했다. 반면 최근 들어서는 서양의 비기독교화가 직업윤리의 약화로 연결되며 서양 패권 시대의 위기를 불러오는 원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문명들의 흥망성쇠
한 문명의 종말은 생각보다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한때 유럽을 지배했던 로마 문명의 종말이 단 한 세대 만에 이루어진 것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명실상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서양 문명 역시 그처럼 갑작스러운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한 세기 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멸망의 징조는 쉽게 눈치챌 수 없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사실 우리가 깨닫지 못했을 뿐, 서양 문명의 멸망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과거 로마 문명과 같이 갑자기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명이란 비대칭적이며, 상호작용하는 수많은 요소로 이루어진 복잡한 체제이기 때문에 쉽게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안정적으로 균형을 이룬 상태처럼 보여도, 아주 작은 동요만으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이 또한 문명인 것이다. 21세기에 들어 심각해진 금융 위기와 유럽의 문화적 쇠퇴, 그리고 중국의 부상은 서양 문명의 황혼이 가까워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서양 문명의 붕괴와 함께 찾아올 전쟁이나 재정 위기, 세계적 혼란에 대한 불안감을 품고 있다.
한때 서양을 나머지 지역보다 우월하게 만들어주었던 것들은 더 이상 독식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이 자본주의를 가졌고, 이란은 과학을 얻었으며, 러시아에는 민주주의가 있다. 아프리카도 느리지만 현대 의학의 힘을 빌리고 있고 터키에는 소비 사회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서양이 가진 비장의 무기가 쇠퇴하기는커녕 반대로 그것에 저항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곳에서 번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점점 더 많은 세계 나머지 지역 사람들이 서양 사람처럼 자고, 씻고, 입고, 일하고, 놀고, 먹고, 마시고, 이동하고 있다.
니얼 퍼거슨은 중국이라는 새로운 용의 부상을 눈앞에 두고 만연하는 종말론을 경계하며, 현명하게 서양 문명의 황혼을 맞이하는 자세를 제시한다. 서양 문명이 하루아침에 붕괴하거나 대혼란이 찾아올 것을 막연하게 걱정하기보다는 그간 세계를 지배해왔던 서양 문명의 강점과 약점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열쇠는 역사 속에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도, 미래에 대비하는 지혜를 얻는 것도 우리가 누리고 살아온 문명을 알고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시빌라이제이션』은 단 한 권의 책으로 600년 서양사를 총망라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측까지 시도하는 놀라운 작품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변화와 혼란에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이정표를 제공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니알 퍼거슨
Niall Ferguson
세계사적 전환의 시점에서 최근 경제 위기를 예측하면서 국내외 언론에서 활발한 조명을 받았다. 폴 크루그먼과 조지 프리드먼의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용어로 중국과 미국의 공생관계를 설명해냈으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관한 수정주의 시각으로 유명하다. 그는 1964년 글래스고에서 태어나 1985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현재 하버드대학 역사학 교수이자 비즈니스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옥스퍼드대학 지저스 칼리지와 스탠퍼드대학의 후버 칼리지 선임 연구교수도 겸하고 있다.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올랐다. 1987년 저널리스트인 수잔 더글라스와 결혼했다.
영국 B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Ascent Of Money''의 진행을 맡으면서 2007년부터 시작된 금융 위기의 실체와 주식시장의 폭락 원인을 파헤쳐 큰 반향을 일으켰다(한국에서는 KBS 2TV에서 ''돈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주요 저서로는 『제국』, 『현금의 지배』, 『종이와 쇠』, 『실제의 역사』, 『전쟁의 연민』, 『콜로서스』, 『금융의 지배』 등이 있다.
역 : 구세희
한양대학교 관광학과와 호주의 호텔경영대학교(ICHM)를 졸업하고 국내외 호텔과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며 운영관리 및 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번역에 매력을 느껴 과감히 하던 일을 그만둔 후 현재는 여러 가지 분야의 글을 공부하며 영어를 훌륭한 우리글로 옮기는 데 매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노베이션 매뉴얼』, 『위대
함의 법칙』, 『인생, 전쟁처럼』, 『사업의 모든 것은 엄마에게 배웠다』 등이 있다.
역 : 김정희
전문 번역가 모임인 ‘꿰어서 보배’(고빛샘, 구세희, 김정희, 전행선, 전혜상) 소속 번역가들이다. ‘꿰어서 보배’는 소설, 인문, 경영, 심리, 교육 등 각 분야의 실력파 번역가들이 독자들에게 빈틈없고 유려한 번역을 선보이고자 뜻을 모아 만든 번역 팀으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우리 속담에 착안해 팀 이름을 지었다. 옮긴 책으로는 『자본주의 새판 짜기』『개의 심리학』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저자 서문
서론-라셀라스의 의문
1장-경쟁
2장-과학
3장-재산권
4장-의학
5장-소비
6장-직업
맺는말-라이벌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세계 명문대학을 섭렵하는 젊은 지성 니얼 퍼거슨의
하버드대 세계사 강의 ''세계 19개국의 사회''
니얼 퍼거슨이 예측하는 ‘문명 진보의 비밀’
‘서구화.’ 지금 지구상에서 생산되고 있는 문명의 산물들을 되돌아보면, 가장 앞서가고 있는 것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서양에서 만들어졌거나 서양의 양식을 따르고 있음을 쉽게 깨닫게 된다. 약 500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문명들은 서양이 아닌 동양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문화를 지니고 살아온 여러 인종과 국가들이 이렇듯 하나의 문명 아래 비슷한 생활양식으로 통일되어 있는 상황은 인류 문명이 발생한 이래 일찍이 없었던 놀라운 현상이다. 그렇다면 대체 서양 문명은 어떻게 발달한 동양 문명을 추월하여 무려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계를 지배하는 대역전극을 이루어낼 수 있었는가. 니얼 퍼거슨이 지난 600년간의 세계사를 되짚어가며 그 비밀을 추적한다.
600년간의 세계사를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되짚어가며, 서양 문명의 비밀을 밝혀내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 『시빌라이제이션』은 출간과 함께 영국방송 Channel 4 특별 시리즈로 방영되어 큰 파장을 불러왔다. 서양 문명이 지난 500년간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물론, 서양 문명의 지배가 세계에 끼친 영향, 그리고 서양 문명의 황혼까지 예견하며 세계사뿐 아니라, 현대의 정치경제까지 풀어낸다.
왜 세계는 서양 문명에 지배받았는가?
15세기 당시, 지구상의 뛰어난 문명들은 전부 동양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1500년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는 중국의 베이징이었다. 당시 베이징이 60~70만의 인구를 자랑했던 것에 반해,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였던 파리의 인구는 20만에 불과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누구도 서양 문명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400년이 지난 1900년에는 모든 상황이 역전되어 있었다.
서양 문명이 이뤄낸 이 놀라운 역전극의 비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가장 흔히 떠오르는 답은 ‘제국주의’다. 하지만 16세기에는 수많은 아시아 제국이 존재했고, 당시 유럽 전역에는 종교개혁으로 인해 100년 가까이 긴 전쟁이 지속되고 있었다. 혹자는 ‘뛰어난 지식수준’이나 ‘과학’을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16세기 당시 중국이나 인도, 아랍의 과학 수준은 당시의 서양보다 월등히 앞서 있었다. 그 밖에도 수많은 이론들이 존재하지만, 하나같이 충분치 못하다. 니얼 퍼거슨은 이런 이론들의 구멍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서양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비밀은 여섯 가지 ‘차이점’에 있다고 주장한다.
서양과 나머지 세계의 여섯 가지 차이점
1. 경쟁
-유럽은 정치적으로 분열되어 있었던 덕분에 한 국가 내에서도 서로 경쟁하는 다수의 조직이 있었고, 이로 인해 늘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군사, 경제, 무역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을 가져왔으며, 근대 민족 국가와 자본주의의 발판을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2. 과학
-교회와 국가의 분리와 종교개혁은 자연을 합리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으며 인쇄기술의 발달은 지식의 빠른 보급을 가능케 했다. 결과적으로 17세기부터 수학,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분야의 주요 혁신은 모두 서유럽에서 일어났으며, 이는 곧 군사력 강화로 이어졌다.
3. 재산권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던 남미를 개척한 스페인과, 척박한 북미를 개척한 영국의 사례를 보면, 풍부한 자원이 있었음에도 결국 남미가 북미에 비해 뒤떨어지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북미에 정착한 영국인들이 발전된 재산권 개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산권 개념이 법치주의와 정부의 발달을 가져온 것이다.
4. 의학
-식민지 개척과 영토 확장으로 의학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열대병 연구를 비롯해 공중 보건에서 19, 20세기 거의 모든 혁신이 서유럽과 북아메리카인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의학의 발달은 세계적으로 평균 수명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지만, 우생학이라는 사이비 과학을 탄생시켜 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5. 소비
-식민 시대가 끝나고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옷에서부터 변화가 찾아왔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곳에는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는 기술 공급과 면제품을 비롯해 더 많고, 좋고, 저렴한 상품을 원하는 수요가 있었다. 청바지와 재봉틀로 대표할 수 있는 의복의 변화는 서양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어 ‘의복 혁명’을 불러오며 소비사회와 자본주의의 꽃을 피웠다.
6. 직업
-종교개혁 이후 근검절약과 성실한 직업 활동을 신앙의 표현이라 보는 신교의 부상은 서양에서 집중적인 노동을 높은 저축 금리와 결합시켜 꾸준히 자본을 축적할 수 있게 했다. 반면 최근 들어서는 서양의 비기독교화가 직업윤리의 약화로 연결되며 서양 패권 시대의 위기를 불러오는 원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문명들의 흥망성쇠
한 문명의 종말은 생각보다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한때 유럽을 지배했던 로마 문명의 종말이 단 한 세대 만에 이루어진 것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명실상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서양 문명 역시 그처럼 갑작스러운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한 세기 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멸망의 징조는 쉽게 눈치챌 수 없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사실 우리가 깨닫지 못했을 뿐, 서양 문명의 멸망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과거 로마 문명과 같이 갑자기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명이란 비대칭적이며, 상호작용하는 수많은 요소로 이루어진 복잡한 체제이기 때문에 쉽게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안정적으로 균형을 이룬 상태처럼 보여도, 아주 작은 동요만으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이 또한 문명인 것이다. 21세기에 들어 심각해진 금융 위기와 유럽의 문화적 쇠퇴, 그리고 중국의 부상은 서양 문명의 황혼이 가까워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서양 문명의 붕괴와 함께 찾아올 전쟁이나 재정 위기, 세계적 혼란에 대한 불안감을 품고 있다.
한때 서양을 나머지 지역보다 우월하게 만들어주었던 것들은 더 이상 독식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이 자본주의를 가졌고, 이란은 과학을 얻었으며, 러시아에는 민주주의가 있다. 아프리카도 느리지만 현대 의학의 힘을 빌리고 있고 터키에는 소비 사회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서양이 가진 비장의 무기가 쇠퇴하기는커녕 반대로 그것에 저항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곳에서 번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점점 더 많은 세계 나머지 지역 사람들이 서양 사람처럼 자고, 씻고, 입고, 일하고, 놀고, 먹고, 마시고, 이동하고 있다.
니얼 퍼거슨은 중국이라는 새로운 용의 부상을 눈앞에 두고 만연하는 종말론을 경계하며, 현명하게 서양 문명의 황혼을 맞이하는 자세를 제시한다. 서양 문명이 하루아침에 붕괴하거나 대혼란이 찾아올 것을 막연하게 걱정하기보다는 그간 세계를 지배해왔던 서양 문명의 강점과 약점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열쇠는 역사 속에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도, 미래에 대비하는 지혜를 얻는 것도 우리가 누리고 살아온 문명을 알고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시빌라이제이션』은 단 한 권의 책으로 600년 서양사를 총망라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측까지 시도하는 놀라운 작품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변화와 혼란에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이정표를 제공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니알 퍼거슨
Niall Ferguson
세계사적 전환의 시점에서 최근 경제 위기를 예측하면서 국내외 언론에서 활발한 조명을 받았다. 폴 크루그먼과 조지 프리드먼의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용어로 중국과 미국의 공생관계를 설명해냈으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관한 수정주의 시각으로 유명하다. 그는 1964년 글래스고에서 태어나 1985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현재 하버드대학 역사학 교수이자 비즈니스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옥스퍼드대학 지저스 칼리지와 스탠퍼드대학의 후버 칼리지 선임 연구교수도 겸하고 있다.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올랐다. 1987년 저널리스트인 수잔 더글라스와 결혼했다.
영국 B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Ascent Of Money''의 진행을 맡으면서 2007년부터 시작된 금융 위기의 실체와 주식시장의 폭락 원인을 파헤쳐 큰 반향을 일으켰다(한국에서는 KBS 2TV에서 ''돈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주요 저서로는 『제국』, 『현금의 지배』, 『종이와 쇠』, 『실제의 역사』, 『전쟁의 연민』, 『콜로서스』, 『금융의 지배』 등이 있다.
역 : 구세희
한양대학교 관광학과와 호주의 호텔경영대학교(ICHM)를 졸업하고 국내외 호텔과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며 운영관리 및 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번역에 매력을 느껴 과감히 하던 일을 그만둔 후 현재는 여러 가지 분야의 글을 공부하며 영어를 훌륭한 우리글로 옮기는 데 매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노베이션 매뉴얼』, 『위대
함의 법칙』, 『인생, 전쟁처럼』, 『사업의 모든 것은 엄마에게 배웠다』 등이 있다.
역 : 김정희
전문 번역가 모임인 ‘꿰어서 보배’(고빛샘, 구세희, 김정희, 전행선, 전혜상) 소속 번역가들이다. ‘꿰어서 보배’는 소설, 인문, 경영, 심리, 교육 등 각 분야의 실력파 번역가들이 독자들에게 빈틈없고 유려한 번역을 선보이고자 뜻을 모아 만든 번역 팀으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우리 속담에 착안해 팀 이름을 지었다. 옮긴 책으로는 『자본주의 새판 짜기』『개의 심리학』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저자 서문
서론-라셀라스의 의문
1장-경쟁
2장-과학
3장-재산권
4장-의학
5장-소비
6장-직업
맺는말-라이벌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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