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 아시아의 문학

▣ 출판사서평

유구한 전통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새로운 문학
세계는 수많은 나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로 유럽과 미국 중심의 서구의 문학 세계를 접해 왔습니다. 아시아라고 해도 중국의 고전을 제외하면 이웃 나라인 일본의 문학조차 최근 들어서 많이 번역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할 나라들의 문학은 우리에게는 ‘변방’입니다. ‘문학의 광장’ 시리즈 20권 『아프로아시아의 문학 : 변방이라 불린 문학 세계』에서는 몽골, 티베트 같은 북쪽의 아시아 나라들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의 문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지리적 거리보다도 훨씬 더 멀게 느껴지는 나라들이지만, 이들은 우리와 상당한 유사성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열거한 나라들이 대부분 겪은 식민지 지배와 독립이라는 경험을 우리가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나아가 우리가 사실 ‘변방’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 서구의 바람 속에서 영혼의 싹을 틔운 아시아 문학
21세기 아시아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통, 발전, 대립, 빈부 격차, 민족, 식민 지배 등의 키워드를 알아야 한다. 아시아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 올린 역사와 전통, 그리고 이를 무너뜨린 식민지 시대가 있었다. 여러 민족들은 식민지 지배에 맞섰고 독립을 되찾았다.

아시아 문학은 다양한 언어로 존재해 왔다. 각지의 고유한 관습과 신앙이 민족의 기층문화를 이루고 거기에 구비 문학이 더해지며 민담, 민요, 서사시, 격언, 우화 등이 전해졌다. 문화적 측면에서는 인도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다양한 종교가 유입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식민지 시대에는 종주국의 언어가 사용되었고 서구적 사고방식과 관습이 통용되었다. 자유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치적 탄압이 가해졌고 이에 대응한 독립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때 정신적인 지주가 된 것은 소설과 시, 전통문화였다.

아시아에는 물질적인 기준으로 가늠할 수 없는 가치관이 가득하다. 또한 아시아 각지의 고유문화의 재발견과 전통문화의 보존을 통해 사람들은 정신적인 충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문학이 탄생했다. 아시아 사람들은 이처럼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경험을 토대로 물질적 풍요가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문학이 지닌 역할은 21세기에 들어 무한히 커지고 있다. 지금 문학은 과도한 물질 추구로 인해 황폐해진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지, 아시아 문학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물음을 던지고 있다.

* 현실을 초월한 종교와 다양성이 만들어낸 인도 문학
인도의 고전 문학은 산스크리트와 함께 시작된다. 엄밀한 문법 체계가 확립된 이후 산스크리트는 인도의 아어로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했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통문화의 담당자로 큰 역할을 수행해 왔다. 산스크리트를 빼놓고는 고대 인도 문학은 물론이고 인도의 문화도 생각할 수 없다. 산스크리트가 인도아대륙 공통의 언어가 된 것은 이 언어가 현실 세계에서 유리되어 있었고 특정한 민족이나 지역과의 혈연성이 희박했으며 시대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산스크리트로 2천년에 걸쳐 수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이 책에서는 인도인들이 신성불가침한 언어라고 생각한 산스크리트로 쓰여진『카마수트라』『마하바라타』『라마야나』같은 인도 고전의 대표적인 작품에서부터 칼리다사, 자야데바 같은 대표적인 작가들을 살펴본다.
산스크리트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고대와는 다르게 인도의 문학은 점차 다양한 민족, 지역, 언어와 문자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된다. 12세기 무렵부터 힌디어, 벵골어, 마라티어 등이 점차 독자적인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 각각의 언어는 그 지역에 사는 민족의 목소리를 전하는 문학 작품을 만들어냈다. 힌디어에서는 신앙 문학이 나타났고, 벵골어에서는 자연과 신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게 한 타고르의 시가 나타났으며, 마라티어에서는 하층민의 목소리를 퍼 올린 시가 나타났다. 또한 우르두어 문학에는 정권의 추이나 종교 사상을 주제로 한 시가 많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인도라는 나라만큼이나 인도 문학도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한 것이다.

* 고대 오리엔트에서 이슬람 문명까지
5장에서는 세계의 문학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시기의 문학과 거기서 비롯된 유서 깊은 전통을 다룬다. 대상이 되는 지역은 주로 오늘날 ‘고대 오리엔트’라고 부르는 서아시아와 그 주변 지역이다. 고대 오리엔트 지역이 중점이 되는 이유는 여기에서 문자의 사용이 시작되었고 인간에 대한 기록과 전달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넓은 의미의 문학이 탄생되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수메르에서 기원한 ‘대홍수 이야?’의 주제를 포함한 장편 대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를 필두로 각종 문학 작품이 나타났고, 나일 강변에서는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사자의 서』를 비롯한 문학 작품을 파피루스에 남겼다. 한편 유대교의 성전인 『구약성서』가 만들어지면서 기독교와 이슬람교에 큰 영향을 미쳤다.
6장에서는 많은 민족과 광대한 지역을 하나의 문화권으로 통일한 이슬람 문학을 다룬다. 그중에서도 이슬람이 역사에 등장한 이후 중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아랍, 페르시아, 터키의 문학을 주로 다루고 있다. 7세기 아라비아 반도에서 등장한 이슬람교는 그 세력이 빠르게 확산되어 중국 변경, 아프리카 북부, 인도 등 넓은 지역으로 퍼져 나갔고, 그와 함께 아랍 문학은 9~10세기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독자들은 『코란』『아라비안나이트』,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 등 우리에게 친숙한 이슬람 문학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8세기 이후 중동의 많은 지역이 식민지를 경험하면서 문학 또한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이슬람 전통주의와 현대화를 둘러싼 여러 사상적 조류의 갈등 속에서 현대 문학의 구축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여러 운동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아프리카 문학의 생명력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빈곤과 기아, 내전, 독재 등의 단어로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문학이 지닌 풍요로움은 아프리카가 받은 고통을 타자에 대한 배려로 바꾸어 다시 세계에 되돌려 주는 힘에서 나온다. 아프리카 문학은 그 폭이 상당히 넓다. 지리적, 민족적 다양성능 물론이거니와 언어도 많고 각각의 민족들이 겪어온 상황도 다채로운데, 이는 아프리카 대륙 특유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문학은 아프리카가 가혹한 역사를 어떻게 견디었는지를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배양된 지혜를 전한다. 우리는 노벨상에 빛나는 월레 소잉카, 나딘 고디머뿐만 아니라 수많은 작가들을 통해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역 : 이경덕
저술가 및 번역가. 대학에서 철학,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박사과정 수료). 쓴 책으로 『우리 곁에서 만나는 동서양신화』『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신화』『신화, 우리 시대의 거울』『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기행』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주술의 사상』『고민하는 힘』『고딕, 불멸의 아름다움』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 아시아 문학
여는 글 : 서구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뜨거운 영혼의 싹을 틔우다
01 나차그도르지 - 음유 시인이 이야기
02 된둡겔 - 티베트 문학이 긴 전통
03 다야만 삼세르 라나 - 라나 전제 정치의 시작
04 호세 리살 - 자신의 죽음을 연출한 시인
05 프라무댜 - 네덜란드인들의 좋았던 시절
06 압둘라 - 말라카를 중심으로 발전한 말레이 문학

2. 동남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문학
여는 글 : 21세기에 무한히 확장되는 아시아 문학의 역할
01 쎄니 싸우와퐁 - 타이 문학계에서 첫손 꼽히는 작품
02 바오닌 - 베트남 전쟁의 주인공
03 쿤스룬 - 유언대로 조국의 땅에 뿌려지다
04 라마 이야기 - 동남아시아에 전해진 인도 문화
05 오스트레일리아 문학 - 유럽을 벗어나다

3. 인도 문학 1
여는 글 : 현실을 초월한 언어 산스크리트가 구축한 세계
01 칼리다사 - 카비야의 맛
02 카마수트라 - 인도의 다른 얼굴
03 자이나교 문학 - 자이나교 신자들이 만든 이야기
04 자야데바 - 미소년 크리슈나
05 마하바라타, 라마야나 - 인도의 2대 서사시

4. 인도 문학 2
여는 글 : 다양한 민족, 지역, 언어와 문자가 인도 문학을 탄생시켰다
01 미르, 갈리브 - 무굴 왕조의 번영과 쇠락
02 타고르 - 벵골 문학을 견인한 거인
03 바라티 - 국민 영웅이 된 시인
04 갸네스바르 - 해탈에 이르는 마음을 시로 노래하다
05 나라얀 - 영국 제국주의가 남긴 영어 문학이라는 유산

5. 서아시아 문학
여는 글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 문학
01 구약성서 - 성스러운 가르침 타나하
02 유대교 문학 하가다 - 모세가 전한 이야기
03 길가메시 서사시 - 이야기의 발견
04 수메르 신화 문학 - 수메르 문화가 증명되다
05 히타이트 신화 문학 - 고대의 왕국
06 고대 이집트 문학 - 서기 학교 학생들이 남긴 이야기

6. 중동 문학
여는 글 : 많은 민족과 광대한 지역을 하나의 문화권으로 통일한 이슬람
01 아라비안나이트1 - 천 하룻밤의 이야기
02 아라비안나이트2 - 페르시아에서 유래하다
03 이븐 바투타 - 이슬람의 여행자
04 아랍 고전 문학 - 전투에 참여한 시인
05 나지브 마흐푸즈, 유수프 이드리스 - 서구 문학의 번역으로 시작되다
06 페르도우시, 니자미 - 꽃의 도시
07 카라오스만오을루 - 프랑스 문학의 자극

7. 아프리카 문학
여는 글 : 아프리카 문학의 생명력
01 치누아 아체베, 월레 소잉카, 응구기 와 씨옹고 - 아프리카 문학이 출발점
02 부치 에메체타 - 아프리카의 어머니
03 아프리카 구비 문학 - 목소리의 예술
04 우스만 상벤 - 초등학교만 나온 소설가
05 몽고 베티 - 지배의 신화를 폭로하다
06 호베, 오크리 - 아프리카 문학에 부는 새로운 바람
07 나딘 고디머, 존 쿳시, 안드레 브링크 - 아파르트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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