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조선 여성의 역사

고객평점
저자강명관
출판사항HUMANIST, 발행일:2012/04/30
형태사항p.394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862485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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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사대부의 시선에 갇힌 조선 여성을 꺼내다
고전 텍스트 해석의 혁명가, 강명관

그림을 통해 조선 여성의 역사를 다시 쓰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일컬어 우리는 한국의 전통미라고 부른다. 그녀의 단아한 미소는 그 자체로 ‘한국 고유의 미’에 대한 자부심을 선사한다. 그러나 ‘누가 왜 이 그림을 그렸는가?’라고 묻는다면 〈미인도〉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달라져야 한다.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고문 속 숨겨진 역사의 장면들을 발굴해내는 고전 텍스트 해석의 혁명가 강명관 교수. 그가 이번에는 조선시대 여성의 시각적 이미지에 주목하여, 이 그림들에 제작 주체인 남성의 욕망과 의도가 투사되고 있음을 밝힌다. 이 책 《그림으로 읽는 조선 여성의 역사》는 여성을 종속되는 존재로 얽매고자 했던 조선시대 유교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그림을 통해 사대부 남성의 이율배반적인 욕망을 관철시키려 했는지, 그 은밀한 역사의 기록을 추적한다.

왜 그림을 통해 조선시대 여성상의 진실을 복원하려 하는가?

화가가 만들어내는 여성의 이미지는 그것이 제작되는 시간과 공간 등 여러 조건들에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에 그림 속에서 묘사되는 대상을 통해 우리는 당대의 정치·경제적 맥락과 권력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남성으로만 구성된 화원이라는 예술 조직과 일부 민가의 남성들에 의해 시각적 이미지가 제작되었던 조선시대라면, 그림 속 여성의 형상은 그 제작 주체인 남성의 욕망과 의도가 온전히 투영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저자는 조선시대 그림 속의 여성 형상에 주목하여 그를 통해 당대 사회의 이데올로기와 체제의 조건들을 밝혀내고자 한다. 150여 점의 그림 속에서 여성이라는 대상 위에 베일처럼 드리우고 있는 사대부 남성의 시선과 욕망들을 읽어내고, 그것을 걷어냈을 때 마치 풍경처럼 숨어 있던 조선 여성의 진짜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 건국 이후 남성-양반은 성리학에 입각한 유교적 가부장제를 진리로 믿었다. 유교적 가부장제는 여성은 남성의 이익을 위해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종속되는 존재라 주장하고, 거기에 맞는 여성의 성역할을 제작하여 여성의 대뇌에 주입하고자 하였다. 그것은 상당 부분 성공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머릿속에 아직 남아 있는 조선시대의 ‘여성상’은 바로 유교적 가부장제의 결과물인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조선시대 회화와 소수의 판화를 제재로 삼아, 남성-양반의 진리로 믿었던 유교적 가부장제에 의해 여성의 시각적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졌던가를 밝히고자 한다.” - ‘책머리에’ 중에서.

포토몽타주로 재구성한 조선 여성의 얼굴, 그리고 일상

저자는 조선시대 여성을 그린 모든 그림에는 당대 남성의 욕망과 여성에 대한 인식이 묻어 있으며, 사회를 지배하는 의식과 무의식이 그러한 그림을 제작하는 추동이었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욕망과 시선, 인식의 역사라고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각종 연회 그림, 다양한 미인도, 《삼강행실도》 판화 등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시대와 그 저변의 권력 관계를 읽어낼 수 있는 텍스트 역할을 한다. 이에 저자는 기록되지 않았던 조선 여성의 역사를 그림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읽어내고 다시 써 내려간다. 그림들을 모아 오리고 다시 붙이듯, 포토몽타주 방식을 통해 그림 속에 갇혀 있던 여성의 진짜 얼굴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 사대부의 시선 아래, 여성이라는 ‘풍경’
이 책의 1장에서는 조선 전기, 남성-양반 사대부에 의해 유교적 가부장제로 구체화된 성리학이라는 국가 이데올로기가 회화의 여성 형상에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살핀다. 유교적 가부장제는 여성을 속박된 존재로서, 오직 가정 안에서 가사노동과 육아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 전기 여성관이 가장 투철하게 적용된 그림 《삼강행실도》 열녀도 속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와 생명을 스스로 버린다. 잔혹하게도 남성에 대한 성적 종속성을 스스로 내재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이에 반해 양로연도는 경로 관념 안에서 ‘어머니로서의 여성’을 그려내는데, 어머니 혹은 성적 종속물로 분열되어 있는 당대 여성상을 여실히 드러낸다.

사대부 남성의 시선에 가두어진 여성들
2장에서는 조선 후기 그림 속에서 변화한 여성 형상을 논한다. 17세기를 거쳐 유교적 가부장제가 정착되면서 그림 속 여성의 삶은 더욱 고단해진다.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속 열녀도는 전란 속 죽음을 통해 절개를 지킨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가부장제의 성적 종속을 스스로 주체화한 여성이 대거 출현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경로잔치를 기록한 경수연도에도,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도에도 여성은 남성의 생애에 부기된 존재로서 마치 장식이나 풍경처럼 남성의 주변부에 머문다. 그러나 유교적 엄숙주의를 내세우면서도 자신의 성적 욕망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남성의 시선은 조선 후기에 행상, 주모, 무당, 기녀 등 주변부 여성들을 제재로 삼은 속화를 통해 은밀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남성-양반의 이율배반적인 욕망은 미인도라는 미적 표현물을 통해서도 끊임없이 제작되었다. 기방(妓房)이라는 공간을 통해 기녀의 예능노동이 더욱 활발하게 소비되고, 이에 따라 화폭의 전면에 중심 제재로 여성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조선 여성, 화폭의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옮겨 가다
그러나 저자는 그림 속에 갇힌 여성들이 늘 종속적이고 억압당한 것만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3장에서 다루는 다양한 회화들, 특히 조선 후기 속화들을 살펴보면 유교적 가부장제는 자신이 원하는 여성상을 일거에 완벽하게 만들어내지는 못했음이 드러난다. 유교적 가부장제는 여성에게서 사유와 행위의 주체성을 박탈해 나갔고, 그러한 공작은 매우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었다. 이에 여성은 순응하는 존재였지만, 한편으로는 반발하거나 저항하기도 했다. 그림 속에 투영된 당대의 이데올로기는 끊임없이 그들의 ‘여성성’을 만들어나갔지만, 이는 여성이라는 주체와 지속적으로 길항(拮抗)하는 관계에 있었다는 것이 바로 저자의 결론이다. 치열한 싸움은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조선시대 회화에 또다시 반영되었다. 그중 가장 강력한 ‘여성주체’는 조선 후기 급속히 퍼져나간 춘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그림에서 여성은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주체였다. 유교적 이데올로기는 여성에게서 ‘쾌락으로서의 성’을 박탈하려 했지만, 춘화 속 여성은 그 쾌락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성적 주체였다. 유교 이데올로기라는 강력한 지배체제조차도 인간으로서 자연히 지니게 되는 성적 욕망까지는 어찌할 수 없었던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강명관

姜明官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문학을 현대의 텍스트로 생생히 살려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 그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조선후기 서울의 도시적 분위기에서 활동했던 여항인들의 역사적 실체와 그들의 문학을 검토하여 조선 후기 한문학의 연구 지평을 넓힌 역저(『조선후기 여항문학 연구』―문화일보)". "풍속사, 사회사, 음악사, 미술사를 포괄하는 방대한 지적 편력을 담아 내고 있다. 정작 문학 텍스트 자체에 논의를 거의 할애하지 않았는데도, 논의 전개 과정에서 그 시대와 함께 문학 텍스트의 의미가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은 참으로 흥미롭다(『조선시대 문학예술의 생성공간』―한양대 정민)." 등의 호평을 받았다.

광범한 지적 편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풍속사 읽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문학을 쉽게 풀이한 저서들을 다양하게 출간하였다. 또한 그는 조선 시대에 지식이 어떤 의도를 갖고,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어 유통되는가,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머릿속에 어떻게 설치되어 인간의 사유와 행위를 결정하는가, 그리하여 어떤 인간형이 탄생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공부 중이다. 최근작 『열녀의 탄생』과 연계하여, 조선 시대 남성-양반이 그들의 에토스를 만들기 위해 어떤 지식을 가지고 스스로를 의식화했던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남성다움, 양반다움으로 남성-양반은 여성, 백성들과 구별 짓고, 우월한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면면을 연구할 계획이다.

저서로는 『조선후기 여항문학 연구』『조선시대 문학예술의 생성공간』,『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조선의 뒷골목 풍경』,『근대 계몽기 시가 자료집』,『안쪽과 바깥쪽』,『공안파와 조선후기 한문학』,『농압잡지평석』,『국문학과 민족 그리고 근대』,『열녀의 탄생』, 『시비是非를 던지다』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서장. 고려-회화로 보는 고려 여성의 얼굴
초상화 두 점으로 남은 고려시대 여성

1장. 조선 전기-유교의 이름 아래 가려지는 여성들
1. 유폐되는 여인들 : 유교적 가부장제와 조선 여성의 형상
2. 점차 사라져가는 여인의 얼굴 : 초상화 봉안 풍습의 쇠퇴
3. 미인도는 왜 남겨두었을까? : 도덕적 매뉴얼과 미인도의 미학
4. 가부장적 미덕을 강요하다 : 설교의 수단으로 그려진 여성 그림
5. 숨기지 못한 남성 욕망의 흔적들 : 계회도에 그려진 계집종과 기녀

2장. 조선 후기-남성의 시선으로 그려진 여성의 세속
1. 본격화하는 가부장제 : 여성 형상에 변화를 가져온 요인들
2. 절개를 위해 신체를 희생하다 : 《동국신속삼강행실도》의 열녀 형상
3. 효 권하는 사회 : 양로연도와 경수연도
4. 잘난 남자의 부록으로 그려지다 : 회혼례도와 평생도
5. 국가와 가족의 경제를 떠받치는 손 : 경직도와 속화에 표현된 여성의 노동
6. 여자를 엿보고 여자 때문에 싸우고 : 가부장제의 성적 욕망과 여성 형상

3장. 길들여지지 않는 여성주체
1. 열녀와 절개의 이면 : 가부장제에 대한 적응과 반발
2. 절로 향하는 여자들 : 신앙적 주체로서의 여성
3. 쾌락은 감금되지 않는다 : 쾌락적 주체로서의 여성 형상

맺음말 ‘주체’로서의 조선 여성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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