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새것이라고 다 좋은가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있다. 지금은 뽕나무밭이 변하여 잠실단지가 되고 10년이면 강산이 10번은 변하는 세상이다. 생명이 있는 것은 이런 변화 속에서 살고 또 죽는다. 과연 무엇이 변하였는가. 우리의 생각과 생활과 가치가 나아졌을 때 그 변화는 역사에 유익한 것이다. 좋은 것이다. 그렇지 못할 때에는 역사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분명 과학기술은 인간의 생활을 여러 측면에서 편리하게 해 주었다. 힘들고 어려운 것들을 기계와 도구들이 대신하고, 앉아서도 세계를 내다볼 수 있게 되었으며, 양적으로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다.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인간이 편리하다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 편리함 뒤에는 어떤 문제점들이 숨어 있는지를.
우리의 조상들은 몸이 편리한 것만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고된 시집살이로 파김치가 된 며느리에게 저녁 지을 쌀 한 되를 내주며 시어머니는 뉘 한 주먹을 섞어 주었다. 며느리는 고단한 몸으로 일부러 섞은 그 뉘를 하나하나 골라내었다. 비인간적이고 비생산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말하지 말자. 그땐 일이란 놈이 끝을 몰랐다. 늘 다른 고된 일이 기다리고 있는 게 과거 우리 어머니들의 삶이었다. 뉘를 고르는 일은 티안나게 챙겨주는 일종의 쉬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몇 천 년 살아온 조상들의 슬기가 숨어 있다.
변하는 것들에 대하여
인생의 행복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삶의 가치란 무엇인가 하는 고민들이 문득 떠오를 때 우리는 너무 빨리 달려오지 않았나 하는, 그래서 얼떨결에 잊어버린 것들에 대한 것들과 쓸쓸하게 마주치게 된다. 이 책의 사라져가는 풍경들은 오래지 않은 우리 부모님 세대나, 자신의 이야기이다. 그땐 그랬었지, 하며 추억에 잠길 수도 있다. 좀더 바란다면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무릇 문명의 변화에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 가치가 검증되야 된다. 합리성, 효율성, 생산성, 편리성이란 허울 좋은 단어 뒤에 숨어 있는 나쁜 요소는 없는지를 많은 시간과 공간을 두고 검증해야 한다. 둘째, 그 변화의 주체가 인간 위주의 변화이어야 한다. 인간이란 시간적으로는 과거의 조상과 미래의 후손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고, 공간적이란 전 인류를 말하는 것이다. 지금 자기 민족만을 위하는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다.
우리는 변해가는 것에 대해 너무 무심했다. 후진국이란 딱지가 싫어서 무조건 외국의 변화를 눈감고 좇아 왔다.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우리의 문화유산도 비합리적 비생산적, 비효율적이란 누명을 씌워 파괴해 버리고 신사대주의를 따랐다. 인간의 생활, 가치, 정신문화를 자로만 재려고 들었다. 선진국의 모든 제도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가치 있고 교육적이란 속단 아래 여과없이 도입하고 추종하였다.
변화는 인간주체의, 인간을 위한 변화이어야 한다. 정신이 물질을 이끌고 소화시켜야 한다. 물질의 편리함 뒤에 숨은 정신의 황폐화를 막아야 한다. 우리의 것을 올바른 눈으로 다시 보고 가치를 찾고 맥을 이어 자랑할 만한 것은 세계에 널리 알리고 가슴 떳떳한 긍지를 가져야 한다.
옛것이라고 다 나쁜가
옛것이 무조건 좋고 그립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우리 조상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른 채 무턱대고 현재의 물질만을 향유하는 것은 문화적으로 세련되지 못하다. 역사의 교훈은 과거를 앎으로써 미래를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다. 과거가 없이 지금이 생겼을 리 없고 또 지금의 노력없이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
요즘 다행스럽게도 문화적인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옛것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사동과 고궁은 늘 사람들로 넘쳐나고, 명절이면 아이들은 전통놀이를 즐긴다. 전통한옥을 보존하려는 노력 또한 보이고 있다. 잊혀질 뻔했던 우리의 전통문화가 사실은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가치있는 문화라는 것이 밝혀지는 셈이다.
앞으로 할 이야기는 짧게는 이삼십 년 전, 길게는 오륙십 년 전에 우리의 형, 누이, 부모님들이 몸으로 살아낸 산 역사이다. 우리는 긴 긴 역사의 한 고리일 뿐이다. 조선시대 아주 옛날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몇십 년 전 그때를 앎으로서 지금을 바로 볼 수 있고 지금을 바로 봄으로서 내일을 바르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종태
1953년 서울 변두리 중랑구 먹골 과수원집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대한전선」을 12년 다녔다. 야생화 시집을 만들기 위해 38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야생화를 위해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후 1990년 「이별을 위한 발라드」로 시작해서 「내몸의 버리는 것에 관한 보고서」 「스카치테이프사랑」 등 사랑에 관한 시와 「그때를 아십니까」 「촌스러운 것에 대한 그리움」 등 우리것에 관한 책과 물질문명을 비판한 「리모콘」 「점」을 썼다. 특히 그는 첫 야생화 시집 「풀꽃」을 비롯하여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너 꽃 해」를 펴내 야생화 시인이라 불린다.그는 20년째 솟대문학 편집장이다. 그의 야생화 시 「잡초는」은 월간조선이 선정한 「한국명사 100인이 뽑은 명문장」에 수록되어 있다. 또한 시집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는 문화관광부선정 청소년추천도서로 뽑힌 바 있다. 그는 모든 앎과 지혜는 우리 모두의 공동재산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오늘도 인터넷에 풀꽃사진과 글을 올리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공유하길 바라고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_함께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1부 아득한 정경
쪽-행여 헝클어질세라
봉숭아-정말 첫사랑이 생기는 걸까?
정화수-행여 부정탈라
호롱불-가물가물 깜빡깜빡
시루-참지 못하고 스쳐보내야만 하는 까닭
보자기-알록달록 한치 어김도 없이
반닫이-손때 기름때 거무죽죽 반지르르
한복-옷은 왜 짓는다 했을까
빗-귀밑머리 한오라기인들 허투로 삐칠까
조롱박-울타리에 대롱대롱
처네-앞에 차고 뒤에 차고
양은그릇-솥 때워 냄비 때워
뒤주-기름이 자르르한 우리집 쌀통
족두리-연지 곤지 찍고 비옵니다
버선-옴짝달싹 할 수 없이 꽉 끼는 건
바구니-사뿐사뿐 나물 캐는 아가씨야
2부 못다한 그리움
맷돌-무심한 듯 한평생 잘자꾸나
화로-문풍지에 떨던 외풍 수줍어 스러지다
다듬이 소리-며느리 방망이 도닥도닥
또아리-천 근을 인다 해도 자식 배곯는 게 더 아파
골무-또 찔려 피 흘려도 기꺼우리다
절구-한 번 찧고 눈물 섞어 청춘을 제끼고
조리-한 알갱이라도 놓칠까 보냐
다리미-빳빳한 도포자락마다 양심은 살아
놋그릇-시푸르뎅뎅 여인의 멍을 아시오
빨래-옷이 아니라 인생을 빨았지
조침문-굳세고 곧기가 만고의 충절이다
부엌-마음놓고 쉴 곳은 조왕할미 품
체-무엇이 남고 무엇을 얻을꼬
키-고만고만한 우리들끼리 모여 볼까
바가지-딩글딩글 달빛 먹고 자라
부지깽이-속절없이 아궁이 속으로 던져지다
겅그레-이젠 불쏘시개구려
3부 꿈이여, 다시 한 번
나가 놀아라-울며 웃으며 시끌벅적 까르르르
고무신-검정고무신이 부끄러워
고수레-정성스레 한 술, 한 젓가락
귀신-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굿-산다는 것 모두가 매한가지
장승-이승과 저승이 무에 다르냐
달걀귀신-밤낮 없이 달걀과 싸웠네
서낭당-착한 사람 되게 해주세요
도깨비-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어머니-그 따뜻함이 고맙습니다
장터-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복덕방-복을 짓고 덕을 쌓는다
비니루 우산-박카스 비닐 뚜껑 세 개면 만든다
통행금지-37년 간의 어둠
아버지-내가 무엇을 잘못 살았나
소리-삐꺽삐꺽 좌르르 싸악싸악 딸랑딸랑
4부 그래, 이 맛이야
음식문화-세월이란 놈을 지지고 볶고
개떡-헛헛한 뱃구레, 뭘로 메꾸니
누룽지-색시야. 누룽지 좀 다오
짠지-긴 초여름 이걸로 살았소이다
새우젓-오죽 짰으랴
막걸리-이 빠진 잔이라도 가득만 부어라
또뽑기-운 좋은 날은 또 또 또
달고나-연탄불 하나에 시커먼 국자
눈깔사탕-한나절이 달짝지근
우유가루-먹을 땐 좋았지
주전부리-먹어도 먹어도 배는 고프다
수구레-우리집 소고기 잔치
소금장수-나 없는 세상 심심해
물장수-동 트기 전 삑삑 삑삑
엿장수-당신 맘대로
옥수수죽-후르르룩, 숟가락은 필요 없지
술장수-젓가락 장단 구성지다
5부 아, 옛날이여
미닫이-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고
장독대-그믐달만큼 차디찬 서방님 마음
멍석-퍼질러 앉아 한바탕 펼친다
새끼-너는 내게 기대고, 나는 너를 보듬어
발-가리긴 가렸는데 곱절이나 궁금하더라
툇마루-눈 부신 햇살 아래 하늘을 본다
처마-내 것도 아니고 남의 것도 아니고
창호지-냉수 한 사발 뿜어나 볼까
온돌-발은 따뜻하고 머리는 차게 할 것
댓돌-땅으로 딧는 첫발
골목길-놀다보면 하루가 너무나 짧아
담뱃대-심기가 불편하십니까
뒷간-내 몸에서 나간 것 다시 돌고 돌아
부채-가슴에 붙은 불은 누가 끄나
지게-태산이라도 지고 가겠소
우물-빠지면 죽겠지
풀꽃-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마치며
새것이라고 다 좋은가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있다. 지금은 뽕나무밭이 변하여 잠실단지가 되고 10년이면 강산이 10번은 변하는 세상이다. 생명이 있는 것은 이런 변화 속에서 살고 또 죽는다. 과연 무엇이 변하였는가. 우리의 생각과 생활과 가치가 나아졌을 때 그 변화는 역사에 유익한 것이다. 좋은 것이다. 그렇지 못할 때에는 역사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분명 과학기술은 인간의 생활을 여러 측면에서 편리하게 해 주었다. 힘들고 어려운 것들을 기계와 도구들이 대신하고, 앉아서도 세계를 내다볼 수 있게 되었으며, 양적으로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다.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인간이 편리하다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 편리함 뒤에는 어떤 문제점들이 숨어 있는지를.
우리의 조상들은 몸이 편리한 것만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고된 시집살이로 파김치가 된 며느리에게 저녁 지을 쌀 한 되를 내주며 시어머니는 뉘 한 주먹을 섞어 주었다. 며느리는 고단한 몸으로 일부러 섞은 그 뉘를 하나하나 골라내었다. 비인간적이고 비생산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말하지 말자. 그땐 일이란 놈이 끝을 몰랐다. 늘 다른 고된 일이 기다리고 있는 게 과거 우리 어머니들의 삶이었다. 뉘를 고르는 일은 티안나게 챙겨주는 일종의 쉬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몇 천 년 살아온 조상들의 슬기가 숨어 있다.
변하는 것들에 대하여
인생의 행복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삶의 가치란 무엇인가 하는 고민들이 문득 떠오를 때 우리는 너무 빨리 달려오지 않았나 하는, 그래서 얼떨결에 잊어버린 것들에 대한 것들과 쓸쓸하게 마주치게 된다. 이 책의 사라져가는 풍경들은 오래지 않은 우리 부모님 세대나, 자신의 이야기이다. 그땐 그랬었지, 하며 추억에 잠길 수도 있다. 좀더 바란다면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무릇 문명의 변화에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 가치가 검증되야 된다. 합리성, 효율성, 생산성, 편리성이란 허울 좋은 단어 뒤에 숨어 있는 나쁜 요소는 없는지를 많은 시간과 공간을 두고 검증해야 한다. 둘째, 그 변화의 주체가 인간 위주의 변화이어야 한다. 인간이란 시간적으로는 과거의 조상과 미래의 후손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고, 공간적이란 전 인류를 말하는 것이다. 지금 자기 민족만을 위하는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다.
우리는 변해가는 것에 대해 너무 무심했다. 후진국이란 딱지가 싫어서 무조건 외국의 변화를 눈감고 좇아 왔다.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우리의 문화유산도 비합리적 비생산적, 비효율적이란 누명을 씌워 파괴해 버리고 신사대주의를 따랐다. 인간의 생활, 가치, 정신문화를 자로만 재려고 들었다. 선진국의 모든 제도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가치 있고 교육적이란 속단 아래 여과없이 도입하고 추종하였다.
변화는 인간주체의, 인간을 위한 변화이어야 한다. 정신이 물질을 이끌고 소화시켜야 한다. 물질의 편리함 뒤에 숨은 정신의 황폐화를 막아야 한다. 우리의 것을 올바른 눈으로 다시 보고 가치를 찾고 맥을 이어 자랑할 만한 것은 세계에 널리 알리고 가슴 떳떳한 긍지를 가져야 한다.
옛것이라고 다 나쁜가
옛것이 무조건 좋고 그립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우리 조상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른 채 무턱대고 현재의 물질만을 향유하는 것은 문화적으로 세련되지 못하다. 역사의 교훈은 과거를 앎으로써 미래를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다. 과거가 없이 지금이 생겼을 리 없고 또 지금의 노력없이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
요즘 다행스럽게도 문화적인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옛것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사동과 고궁은 늘 사람들로 넘쳐나고, 명절이면 아이들은 전통놀이를 즐긴다. 전통한옥을 보존하려는 노력 또한 보이고 있다. 잊혀질 뻔했던 우리의 전통문화가 사실은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가치있는 문화라는 것이 밝혀지는 셈이다.
앞으로 할 이야기는 짧게는 이삼십 년 전, 길게는 오륙십 년 전에 우리의 형, 누이, 부모님들이 몸으로 살아낸 산 역사이다. 우리는 긴 긴 역사의 한 고리일 뿐이다. 조선시대 아주 옛날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몇십 년 전 그때를 앎으로서 지금을 바로 볼 수 있고 지금을 바로 봄으로서 내일을 바르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종태
1953년 서울 변두리 중랑구 먹골 과수원집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대한전선」을 12년 다녔다. 야생화 시집을 만들기 위해 38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야생화를 위해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후 1990년 「이별을 위한 발라드」로 시작해서 「내몸의 버리는 것에 관한 보고서」 「스카치테이프사랑」 등 사랑에 관한 시와 「그때를 아십니까」 「촌스러운 것에 대한 그리움」 등 우리것에 관한 책과 물질문명을 비판한 「리모콘」 「점」을 썼다. 특히 그는 첫 야생화 시집 「풀꽃」을 비롯하여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너 꽃 해」를 펴내 야생화 시인이라 불린다.그는 20년째 솟대문학 편집장이다. 그의 야생화 시 「잡초는」은 월간조선이 선정한 「한국명사 100인이 뽑은 명문장」에 수록되어 있다. 또한 시집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는 문화관광부선정 청소년추천도서로 뽑힌 바 있다. 그는 모든 앎과 지혜는 우리 모두의 공동재산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오늘도 인터넷에 풀꽃사진과 글을 올리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공유하길 바라고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_함께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1부 아득한 정경
쪽-행여 헝클어질세라
봉숭아-정말 첫사랑이 생기는 걸까?
정화수-행여 부정탈라
호롱불-가물가물 깜빡깜빡
시루-참지 못하고 스쳐보내야만 하는 까닭
보자기-알록달록 한치 어김도 없이
반닫이-손때 기름때 거무죽죽 반지르르
한복-옷은 왜 짓는다 했을까
빗-귀밑머리 한오라기인들 허투로 삐칠까
조롱박-울타리에 대롱대롱
처네-앞에 차고 뒤에 차고
양은그릇-솥 때워 냄비 때워
뒤주-기름이 자르르한 우리집 쌀통
족두리-연지 곤지 찍고 비옵니다
버선-옴짝달싹 할 수 없이 꽉 끼는 건
바구니-사뿐사뿐 나물 캐는 아가씨야
2부 못다한 그리움
맷돌-무심한 듯 한평생 잘자꾸나
화로-문풍지에 떨던 외풍 수줍어 스러지다
다듬이 소리-며느리 방망이 도닥도닥
또아리-천 근을 인다 해도 자식 배곯는 게 더 아파
골무-또 찔려 피 흘려도 기꺼우리다
절구-한 번 찧고 눈물 섞어 청춘을 제끼고
조리-한 알갱이라도 놓칠까 보냐
다리미-빳빳한 도포자락마다 양심은 살아
놋그릇-시푸르뎅뎅 여인의 멍을 아시오
빨래-옷이 아니라 인생을 빨았지
조침문-굳세고 곧기가 만고의 충절이다
부엌-마음놓고 쉴 곳은 조왕할미 품
체-무엇이 남고 무엇을 얻을꼬
키-고만고만한 우리들끼리 모여 볼까
바가지-딩글딩글 달빛 먹고 자라
부지깽이-속절없이 아궁이 속으로 던져지다
겅그레-이젠 불쏘시개구려
3부 꿈이여, 다시 한 번
나가 놀아라-울며 웃으며 시끌벅적 까르르르
고무신-검정고무신이 부끄러워
고수레-정성스레 한 술, 한 젓가락
귀신-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굿-산다는 것 모두가 매한가지
장승-이승과 저승이 무에 다르냐
달걀귀신-밤낮 없이 달걀과 싸웠네
서낭당-착한 사람 되게 해주세요
도깨비-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어머니-그 따뜻함이 고맙습니다
장터-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복덕방-복을 짓고 덕을 쌓는다
비니루 우산-박카스 비닐 뚜껑 세 개면 만든다
통행금지-37년 간의 어둠
아버지-내가 무엇을 잘못 살았나
소리-삐꺽삐꺽 좌르르 싸악싸악 딸랑딸랑
4부 그래, 이 맛이야
음식문화-세월이란 놈을 지지고 볶고
개떡-헛헛한 뱃구레, 뭘로 메꾸니
누룽지-색시야. 누룽지 좀 다오
짠지-긴 초여름 이걸로 살았소이다
새우젓-오죽 짰으랴
막걸리-이 빠진 잔이라도 가득만 부어라
또뽑기-운 좋은 날은 또 또 또
달고나-연탄불 하나에 시커먼 국자
눈깔사탕-한나절이 달짝지근
우유가루-먹을 땐 좋았지
주전부리-먹어도 먹어도 배는 고프다
수구레-우리집 소고기 잔치
소금장수-나 없는 세상 심심해
물장수-동 트기 전 삑삑 삑삑
엿장수-당신 맘대로
옥수수죽-후르르룩, 숟가락은 필요 없지
술장수-젓가락 장단 구성지다
5부 아, 옛날이여
미닫이-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고
장독대-그믐달만큼 차디찬 서방님 마음
멍석-퍼질러 앉아 한바탕 펼친다
새끼-너는 내게 기대고, 나는 너를 보듬어
발-가리긴 가렸는데 곱절이나 궁금하더라
툇마루-눈 부신 햇살 아래 하늘을 본다
처마-내 것도 아니고 남의 것도 아니고
창호지-냉수 한 사발 뿜어나 볼까
온돌-발은 따뜻하고 머리는 차게 할 것
댓돌-땅으로 딧는 첫발
골목길-놀다보면 하루가 너무나 짧아
담뱃대-심기가 불편하십니까
뒷간-내 몸에서 나간 것 다시 돌고 돌아
부채-가슴에 붙은 불은 누가 끄나
지게-태산이라도 지고 가겠소
우물-빠지면 죽겠지
풀꽃-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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