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가 사람들 - 영웅의 숨겨진 가족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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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정운현 외
출판사항역사인, 발행일:2017/03/23
형태사항p.463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682805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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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왜 안중근이 아닌 안중근家 사람들인가?

이 책은 삼대에 걸쳐 안중근 일가가 우리 근현대사에 남긴 족적을 꼼꼼히 추적한 기록이다. 이를 위해 기존 자료뿐만 아니라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여러 관계자의 증언을 폭넓게 활용했다.
그동안 이회영 일가, 이상룡 일가 등이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가문으로 재조명되었으나 의외로 안중근 일가의 독립운동과 행적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가문을 대표하는 안중근은 ‘영웅’으로 추앙받아 많은 전기와 평전이 나오고 영화, 연극, 드라마, 소설 등으로 부활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친동생과 사촌형제, 조카 등 안중근 일가가 우리 근현대사에 남긴 발자취는 연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망각의 역사’ 속에 묻혀 있다.
또한 안중근의 ‘영웅적 거사’만을 추앙하다 보니 오히려 그의 ‘인간적 면모’는 우리로부터 멀어졌다. 안중근 의사를 보는 우리의 인식은 단순히 ‘우국지사’로 영웅시하는 데 머물러 있었다. 안중근 의사가 ‘영웅’이 되는 순간 역설적으로 우리로부터 멀어진 셈이다. 약지가 잘린 손바닥 도장과 ‘대한국인’이라는 글씨 정도만 기억될 뿐 안중근의 사상과 그 일가의 삼대에 걸친 고투는 잊혀졌다. 이제는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테러리스트’”라거나 평생을 조국 광복에 헌신한 김구 선생에까지 “대한민국 독립에 아무런 공헌한 바가 없다”는 망언이 공개석상에서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안중근 의사가 통곡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끄럽고 안타깝게도 순국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안중근의 유해조차 찾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다. 부친의 묘는 북한에 있지만 그의 사후 독립운동에 뛰어든 안태건, 안태순 등 안 의사의 숙부를 비롯해 모친과 친동생 안정근, 안공근도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지 못했고, 어디에 묻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항일을 하면 삼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삼대가 흥한다”는 부끄러운 현실은 안중근 일가도 예외가 아니다. 안중근의 의거 이후 그의 일가에 가해진 일제의 감시와 탄압은 가혹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대부분이 러시아, 중국으로 망명해 독립운동의 대열에 합류했다.
안중근은 사형 직전 남긴 옥중 자서전에서 “우리 대에서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아들 대, 손자 대에 가서라도 반드시 대한국의 독립권을 회복하고야 말리라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유지를 남겼다.
그의 유지대로 부친 안태훈부터 시작된 안중근 일가의 독립투쟁은 대를 이어 조선, 만주, 중국, 홍콩, 러시아 등지에서 다양한 이념과 노선에 기초해 이루어졌다. 3대에 걸쳐 항일독립운동과 해방 후 민주화, 통일운동에 헌신한 안중근 일가의 곡절 많은 이야기는 그 자체로 우리 근현대사의 자화상이다. 그러나 광복된 조국의 상황은 혼란스러웠다. 분단과 전쟁을 겪으면서 안중근 일가는 또 다시 남북으로 나뉘고 미국 등지로 흩어졌다. 안중근 의사는 여전히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그의 일가는 해방 조국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그에 반해 2대에 걸쳐 뚜렷한 친일행적은 남긴 윤치영 가문은 해방된 뒤에도 승승장구했다. 심지어 윤치영은 1963년에 결성된 안중근숭모회의 초대이사장까지 지냈다. 청산되지 못한 역사, 왜곡된 현대사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중근 의사는 “불의를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라”고 말했다. 역사를 반성할 줄 모르는 민족은 또다시 역사의 횡포를 만날 것이고 역사를 통찰할 줄 모르는 민족은 미래로 전진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는 게 별로 없는 안중근 가문에 대한 재조명은 과거에 대한 성찰을 넘어 새로운 미래상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삼대에 걸친 안중근 일가의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가 아닌 현재의 난제를 풀어나가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인간 안중근’의 면모를 부각시키고, 안중근 일가가 남긴 위국헌신(爲國獻身,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침) 정신을 새롭게 조명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새로운 사실의 발굴과 재조명

이 책에서는 일부의 통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오류가 확인된 내용은 바로잡았다. 안중근 의사의 동생인 안공근과 백구 김구의 불화설, 안정근의 사망지(상하이가 아닌 뤼순)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특히 안중근 의사의 사촌동생인 안봉근 일가의 행적에 대해 처음으로 상세하게 밝혔다. 필자는 이를 위해 1999년에 입수한 안중근의 5촌조카인 안민생이 중국 옌지(延吉)에 사는 사촌동생 ‘안경옥에게 보낸 편지’와 최근 발굴한 안민생의 다른 기록들을 활용했다.
필자는 이 자료들을 실마리 삼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안중근 일가의 행적과 숨겨진 사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이름만 알려진 동북항일연군 제1로군 참모장 안광훈이 안중근의 조카 안호생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고, 독일로 갔던 사촌 안봉근 등 여러 일가의 행적을 재조명했다. 안봉근은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했을 때 축하연을 열어주기도 했다.
또한 안민생의 편지에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함께 했던 우덕순이 의거 이후 변절해 안 의사 집안에 사기를 치고 과거의 동지를 배신하는 친일행적을 벌였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준다. 그의 편지에는 “1945년 왜놈들 패전과 동시 왜놈의 주구로 있든 그 우덕순이 서울로 도망 와서 애국자로 행세하였으며 지금 이곳의 독립기념관에 애국열사로 모셔 있는 이 사실은 임이 지난일이라 할지라도 우리 민족사를 올바르게 사실대로 정립하기 위하여 밝혀져야 할 일이다”라고 기록했다. 이 대목은 앞으로 학계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추적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된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안중근 일가가 살았던 청계동의 현재 모습을 담은 사진(사단법인 안중근기념사업회 제공)과 안공근의 장남 안우생 후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북한 통일신보 제공) 등도 실렸다.

안중근 의사의 유지를 계승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남과 북, 해외로 흩어진 안중근 일가 사람들을 모두 서울에 모이게 해 ‘평화와 통일의 한마당’을 열자

필자는 부족하지만 이 책에 담긴 안중근 일가의 이야기가 안중근 의사의 유지를 제대로 계승할 수 있는 장정의 첫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안 의사의 ‘위국헌신 정신’과 평화 사상을 깊이 연구하고 계승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첫째는 새롭게 안중근 의사 사당 및 기념관을 건립하는 일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아직도 뿌리내리고 있는 친일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이 되어야 안중근 의사 추모사업도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민생은 “과거 우리는 안중근 집안이라는 이유로 왜놈에게 죽어야 했는데, 광복 뒤에는 왜놈의 앞잡이 노릇을 한 주구들이 권력을 잡게 됨으로써 애국자의 피해는 여전하다”고 한탄했다.
실제로 친일파 가문이거나 군사독재 정권에서 고위 관직을 지낸 인사들이 독립운동가의 뜻을 기리기 위한 기념사업회의 회장과 임원을 차지해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독립운동가의 유지를 받들고, 그 후손들을 국가가 보살피는 일은 뒷전으로 밀려왔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나라의 독립과 민주화에 헌신한 분들의 후손을 홀대하면서 외치는 ‘위국헌신 정신’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라도 안 의사의 ‘위국헌신 정신’과 평화 사상을 깊이 연구하고 계승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안 의사뿐만 아니라 삼대에 걸친 안 의사 집안의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둘째는 ‘평화’라는 측면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지가 새롭게 주목하고 계승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분단 극복을 위해 안중근 일가의 경험과 활동을 통일의 미래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안중근을 단순히 하얼빈 의거의 주인공으로만 평가하고 영웅시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젊어서부터 협객 기질이 있었던 그는 1907년 이후 항일투쟁에 본격적으로 투신했으며 민권운동, 교육운동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었다. 집안에서 천주교를 수용한 뒤로는 독실한 천주교 신앙인이기도 했다. 안중근 의사의 사상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평화’였다. 그를 이어 독립운동에 투신한 두 동생 안정근과 안공근은 좌우합작과 독립운동의 통합에 힘을 쏟았다. 해방 후에도 안중근 일가는 좌우합작과 남북합작, 반독재민주화의 밑거름이 되었고 일부는 외교관과 군인으로서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했다.
안중근의 의거와 순국이 있은 지 벌써 100년이 넘었다. 100년 전에 비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비할 바 없이 높아졌다. 그러나 해방과 광복의 기쁨 뒤에 찾아온 분단은 70년이 넘게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당면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은 어렵지만 가야할 길이다.
지금의 가장 큰 시대적 과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다. 갈라진 남과 북을 잇고, 동북아의 평화를 주도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그런 점에서 안중근 의사는 100여 년 전에 순국했지만 그와 일가가 남긴 유산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길을 열어주는 통로가 될 것이다. 일제강점과 독립운동, 분단과 전쟁이라는 근현대사 격랑 속에서 고통받고 남과 북, 해외로 흩어진 안중근 일가 사람들을 모두 서울에 모이게 해 ‘평화와 통일의 한마당’을 마련하는 일이다.
2019년은 거족적 민족운동으로 전개된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계기로 남과 북, 해외에 산재한 안중근 일가가 모두 참가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통일 축전’을 연다면 한반도에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남과 해외에 거주하는 후손들이 안태훈 묘소에 참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북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유적지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행사도 가 이어질 것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 국내외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 역사적인 장정(長征)이 된다.
이러한 일을 성사시키는 것이 위국헌신한 안중근 일가의 유지를 제대로 계승하는 길이라는 게 필자의 결론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정운현
1959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4년 중앙일보에 입사하여 서울신문 차장,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 20여 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1980년대 말부터 친일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자료수집과 취재를 해왔으며,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 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를 역임했다. 저서로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실록 군인 박정희』, 『풀어서 본 반민특위 재판기록』(전 4권), 『임종국 평전』, 『친일파는 살아 있다』, 소설 『작전명 녹두』(전 2권), 『혜주-실록에서 지워진 조선의 여왕』 등이 있다.

저자 : 정창현
1964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4년 중앙일보 현대사연구소(통일문화연구소)에 전문기자로 입사해 10년간 주로 남북 현대사, 남북관계 분야 기획취재를 담당했다. 통일부·국가기록원의 자문위원과 북한대학원대학교·국민대학교 겸임교수, 월간 『민족21』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건국대 대학원에서 강의하며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정책위원, 경실련 통일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KIMJONG IL OF NORTH KOREA』, 『남북현대사의 쟁점과 시각』, 『평양의 일상』, 『키워드로 본 김정은시대의 북한』 등이 있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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