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조선의 궁궐은 왜 선비들의 피로 물들었는가?
조선의 정당정치 ‘붕당’은 왜 극한으로 치달았는가?
붕당이 낳은 핏빛 비극에서 배우는
조선 정치사의 교훈!
21년 전인 1997년,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조선의 붕당(당쟁)을 키워드로 조선사를 다시 읽는 책의 내용은 강렬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들 머릿속에 강제 주입된 ‘조선은 당쟁으로 망했다’라는 고정관념을 산산이 부숴버리는 책이었다. 1차 사료를 근거로, 조선의 붕당(당쟁)은 ‘정당정치’였다는 관점으로 대담하게 해석한, 도발적인 책이었다. 명쾌한 근거, 명료한 관점, 한 편의 대하드라마처럼 거침없는 전개는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고, 그렇게 베스트셀러 작가 ‘이덕일 신화’가 탄생했다. 『조선 선비 당쟁사』는 ‘이덕일 신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전설의 명작’이 21년 만에 새롭게 단장한 책이다. 2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지은이의 내공은 오롯이 깊어졌고, 그것은 『조선 선비 당쟁사』에 한층 정연한 구성으로 담겼다.
‘조선판 수구 VS 진보’의 진검승부,
선비들은 정치권력을 두고 어떻게 싸웠는가
싸움은 과연 나쁜 것인가?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도 우리는 ‘싸우지 말라’고 배운다. 그러나 정치의 세계에서 ‘싸움’은 관점과 지향점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정쟁’이다. 조선시대의 ‘붕당(당쟁)’이다. 조선시대의 정치가였던 선비들도 이런 ‘싸움’을 많이 했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먹을 갈아 일필휘지하는 ‘붓의 전쟁’이기는 했지만, 과정과 결과는 어떤 전쟁 못지않게 치열하고 처절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조선의 건국 세력인 신진사대부는 계유정난(수양대군의 쿠데타) 등을 거치면서 훈구파로 변질된다. 이런 훈구파를 비판하면서 조정에 등장한 새로운 세력이 사림이다. 성종 이후부터 과거시험을 통해 정계에 등장한 사림은 훈구파의 공격인 사화(士禍)로 여러 번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으나 세력을 복구하여 재도전했으며, 명종~선조 무렵에 드디어 정권을 장악했다. 권력의 핵심부에 등장한 사림은 일치단결하여 이상적인 조선 사회를 만들었을까? 그들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사색당쟁’이라 불리는 ‘분열’이었다. 처음에는 동인과 서인으로, 이어서 동인은 남인과 북인으로,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진 것이다. 그리고 ‘사색당쟁’의 끝은 노론의 일당 독재와 세도정치, 그리고 망국이었다.
영화나 사극에서는 이런 ‘정쟁’이 개인적인 미움이나 감정에서만 비롯되는 것처럼 그려지곤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모든 사물과 사건의 현상 뒤에 본질이 있듯이, ‘사색당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에도 본질은 따로 있다. 피 터지는 당파싸움의 밑바닥에는 과전법 시행을 둘러싼 100년의 논쟁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이권을 둘러싼 투쟁, 그리고 숭명사대주의로 나타나는 교조주의적인 성리학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말하자면 경제, 사상적 이데올로기의 차이에서 비롯된 싸움, 즉 ‘조선판 진보 VS 보수’의 대결이었던 것이다.
조선의 피투성이 붕당,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나
『조선 선비 당쟁사』는 ‘사림의 등장에서 세도정치까지’ 조선의 선비들이 정치권력을 두고 어떻게 싸웠는가, 그 과정에서 조선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는가를 1차 사료를 근거로 명쾌하게 정리하고 해석한다. 당쟁의 시작,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민낯, 소현세자의 갑작스런 죽음, 효종의 북벌을 둘러싼 서인과의 갈등, 현종 때의 1, 2차 예송 논쟁을 통한 국왕의 정통성 시비, 숙종 연간의 여인천하와 드라마틱한 환국 정치, 사도세자 살해와 정조와 노론의 대결 등 숨 가쁘게 전개되는 조선의 정치사를 마치 대하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훑어간다.
『조선 선비 당쟁사』의 가장 큰 장점은 ‘중립’으로 포장하지 않은 지은이의 선명한 관점이다. ‘중립’ 또는 ‘객관’, ‘양비’ 등의 단어는 기득권을 옹호하는 쪽에서 즐겨 사용하는 용어인데, 그것은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은이는 조선의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한 ‘노론’의 정반대에 서서 조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한다. 그런 관점을 뒷받침하는 것은 『조선왕조실록』, 『당의통략』, 『정교봉포(正敎奉褒)』,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 등 1차 사료에서 찾아낸 생생한 당대의 목소리다. 이를 통해 ‘붕당’이라는 어쩌면 대단히 선진적일 수 있었던 ‘조선판 다당제’가 어떻게 변질되었고, 그로 인해 조선은 어떤 운명을 맞이했는지, 21세기 대한민국이 역사의 교훈을 얻는 데 필요한 자료와 관점을 제공한다. 조선은 당쟁으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복잡한 조선 정치사의 맥락과 핵심을 예리하게 짚어가며 설명하고 있어 재미있게 술술 읽히지만 다 읽고나면 묵직한 여운이 남는 역사서다.
작가 소개
저 : 이덕일
李德一
1961년 충남 아산 출생. 숭실대 사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고 「동북항일군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를 필두로 한국사의 쟁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대중역사서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우리 역사의 온갖 미스터리를 객관적 사료를 토대로 선명하게 풀어낸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1~3』『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조선 왕 독살사건』 등의 문제작을 펴내면서 우리시대의 대표적 역사저술가로 자리매김했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이덕일의 여인열전』 등 생존 당시 주목 받지 못했던 불운한 천재들이나 역사 속에 안타깝게 묻혀버린 인물을 복원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덕일은 객관적 사료에 근거하여 역사의 미스터리와 의문에 대한 문제제기로 새로운 형태의 역사서를 집필해왔다. 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논쟁적인 주제로 새로운 역사해석의 선두에 서있다.
그는 최근 정치사 위주의 역사서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통해 제대로 주목 받지 못한 그 시대의 역사적 사건들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풍부하고 정확한 사료에 근거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문체로 대중역사서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한 그는 방송과 신문, 잡지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면서 더 많은 독자들을 미지의 역사로 이끌고 있다. 학자풍의 딱딱한 글을 쓰지 않는 수준을 넘어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덕일은 기존의 정사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야사와 어울려 흥미로운 우리 역사의 숨겨진 이면을 밝혀내어 역사 연구의 성과를 대중에게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으로 있다.
저서로『운부 1.2.3』『사도세자의 고백』『우리 역사의 수수께끼』1ㆍ2권,『당쟁으로 보는 조선 역사』『누가 왕을 죽였는가』『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오국사기』『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설득과 통합의 리더 류성룡』『조선 최대 갑부 역관』『조선 선비 살해 사건』,『왕과 나』,『잊혀진 근대, 다시 읽는 해방전사』,『정도전과 그의 시대』 등이 있다.
목 차
이끄는 글
1. 사림의 집권과 동서 분당
훈구파의 사림 탄압, 사화 | 집권 사림, 서인과 동인으로 나뉘다 | 이준경의 붕당 예언 | 이이의 합당 노력과 ‘양시론’ | 이이를 탄핵하다 귀양 가는 동인들 | 동인과 서인의 노선 차이
2. 무너져가는 공존의 틀
서인 실각과 정여립 사건 | 세자 건저 문제와 서인의 실각 | 집권 동인의 분열과 다가오는 임진왜란 | 조선군은 왜 속수무책으로 당했나? | 정철 석방과 북인 집권 | 어렵게 왕위에 오른 광해군 | 광해군시대, 준비된 왕의 준비된 혁신 | 잇따르는 왕실 사건들 | 잇따르는 쿠데타 ― 인조반정과 이괄의 난 | 숭명사대주의가 자초한 병자호란 | 비운의 선각자, 소현세자
3. 대동법과 군역 논쟁
조선의 세법과 공납 | 중과세에 저항하는 농민들 | 대동법의 경세가들 | 대동법이 아니었다면 경신대기근을 어찌 이겼으랴 | 군역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4. 공존에서 배척으로
문묘종사운동, 공자를 등에 업고 | ‘인심도심 논쟁’, 사대부의 정치이론 | 기나긴 문묘종사의 길 | 인조반정의 목전에서 | 효종시대, 북벌을 둘러싼 동상이몽 | 3년복인가, 1년복인가 - 현종시대의 1차 예송논쟁 | 1년복인가, 9개월복인가 - 현종시대의 2차 예송논쟁 | 숙종시대, 삼번의 난과 윤휴의 출사 | 정청에 울려 퍼진 김 대비의 곡성 | 기름천막 유용 사건, 남인 정권을 무너뜨리다
5. 정치공작의 악순환
도륙당하는 남인들 | 서인, 노론과 소론으로 분당되다 | 장 희빈 모친 모욕 사건 | 사약 받는 송시열 | 문묘에서 쫓겨난 이이·성혼, 궁궐에서 쫓겨난 왕비 민씨 | 고변과 역고변 | 서인의 보복과 왕비 장씨의 몰락 | 우리 당이 미는 왕자가 세자가 되어야 | 경종시대, 젊은 왕이 동생을 후계자로 삼다 | 소론, 정권을 장악하다
6. 과거사 정쟁
경종 독살설 속에 영조시대 열리다 | 이인좌, 봉기하다 | 과거사에 묻힌 탕평책 | 소론 강경파의 반발, 나주 벽서 사건 | 사도세자 살해 사건의 진실 | 노론 일당 체제와 세손의 위기
7. 새로운 미래를 향해서
정조시대의 개막,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 정조 암살 기도 사건 | 다당제와 사상의 다원화 | 정조, 독살설 속에 세상을 떠나다
8. 정당정치의 붕괴와 세도정치
널리 퍼진 정조 독살설 | 세도정치의 문을 연 외척 세력 | 충격 속에 등장한 대원군의 개혁정치 | 고종의 친정과 노론의 매국 | 일제의 귀족령과 소론·남인들의 새로운 길
부록1 시대별 정당 분포도
부록2 당인 계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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