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종손과 함께 들여다보는 종택의 멋스러운 구조
-『배려와 예의 공간, 종택』-
흥해배씨 임연재종택 건립 460주년을 맞이하면서 종손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
퇴계선생의 제자이자 초대 도산서원 원장을 맡은 임연재선생의 후손이 책을 펴냈다. 흥해배씨 종손 배찬일 씨가 자신이 나고 자란 임연재종택의 속살을 설명하고 그 안에 담긴 성리학적 정신을 편안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종택의 건립과정에 관하여, 2부는 보수공사에 대한 기록사진을, 3부는 본격적으로 책을 들고 집안을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다. 종손이자 저자인 배찬일 씨는 종택의 구조 속에서 옛 어른들의 배려하는 마음을 읽어냈고, 그 자신도 독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함께 집을 여행할 수 있도록 서른 군데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조선전기 건축물에 대한 단순한 해설서가 아니라 오늘날과 조선을 소통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을 쓴 저자의 본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집에 돌아온 이후 나는 여유가 있는 아침이면 중당에 올라 영쌍창을 열어 중당과 외부를 소통하게 한다. 밤새 닫혀 있던 창이 열리면서 한 폭의 그림이 중당에 걸리게 되고 중당은 그 그림의 색만큼 밝아진다. 선조들도 중당의 영쌍창을 열었을 것이고 후세의 사람들도 영쌍창을 열게 될 것이다. 창은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앞서 살았던 사람들과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나중에 살게 될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과거의 일부를 지키면서 현대를 살아가야 하는 것이 종손의 모습이다. 종손은 마치 시간여행자와 같은 삶을 살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삶을 소통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배려와 예의 공간, 종택』239쪽
이 책을 읽고 나면 종택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금역당구가도」를 읽는 눈이 생길 것이며 우리나라에 몇 남지 않은 영쌍창을 바라보는 눈빛 또한 달라질 것이다. 성리학적 가치에서 바라본 예의와 예술에 대한 고민도 흥미롭다. 임연재종택 건립 460년을 맞이한 올해, 이 책을 한 손에 들고 고택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작가 소개
저 : 배찬일
1970년생, 흥해배씨 종손
목 차
2부 보수공사의 기록
3부 종손과 함께하는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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