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동서양을 아우른 르네상스라는 현상!
그 위대한 성취를 뒷받침한 것은 노예무역이었다
르네상스 인문주의는 인간성에 대한 이상화된 예찬이 아니라
노골적인 실용주의였다!
상업, 종교, 과학 등과 얽힌 종합적 현상으로서 르네상스를 파악
“이것은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르네상스다.” _선데이 타임스
이 책은 르네상스가 세계적인 규모로 벌어진 현상이었음을 밝힌다. 르네상스가 이탈리아 도시국가들만이 아니라 북유럽과 이베리아 반도, 이슬람 세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일어난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르네상스에 덧씌워진 상상 속의 이미지를 벗겨내고 그것에 대해 역사적 설명을 시도한다. 근대를 향한 변화는 서양이 독자적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동양과의 교류 및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고, 이로써 고전시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성격의 근대를 이룩했다고 저자는 본다. 르네상스는 위대한 예술과 문학, 과학을 탄생시켰는데, 이에 대해 저자는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면서 인쇄술과 지도제작술의 발전, 철학, 종교, 항해, 국제교역의 진전 등 당시의 상황을 살펴본다.
세계 규모로 전개된 르네상스
르네상스에 대한 고전적 정의들이 가진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다른 문명을 배제한 채 유럽 문명의 성취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르네상스라는 용어의 발명을 목격했던 시대가 유럽이 전 세계에 대한 제국주의적 지배를 가장 공격적으로 주장했던 시기인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최근 들어 역사학, 경제학, 인류학 분야에서 르네상스에 대한 대안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는 저자는 이 책에서 르네상스를 보다 광범위한 국제적 맥락에 위치시킨다. 그리고 무역, 금융, 상품, 후원, 국가 간 충돌, 다양한 문화들 사이의 교류 모두가 르네상스의 핵심 요소들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회화, 저서, 조각, 건축에 국한되지 않는 르네상스의 창의성에 관해서도 살펴본다. 도자기, 직물, 금속세공품, 가구 같은 공예품도 사람들의 믿음과 태도를 형성했다.
인쇄기의 발명과 인문주의
15세기 초에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과 책은 콘스탄티노플, 바그다드, 로마, 베네치아 같은 주요 도시들에 집중된 소수 국제적 엘리트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 16세기 말에 이르러 인문주의와 인쇄기는 엘리트와 민중 두 계층 모두의 읽기와 쓰기 능력 그리고 지식의 지위에 혁명을 가져왔으며, 이러한 혁명은 북유럽에 더 집중되었다. 저자 브로턴은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추종자들에게 두 가지를 보장한다고 단언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먼저 인문주의는 고전을 익히는 일이 그들을 더 나은, 즉 더 ‘인문주의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고, 둘째로 고전 문헌 교육이 당시 출현하기 시작한 관료행정체계 속에서 출세하기 위한 필수적 기술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당시에 인문주의적 훈련은 사회적 엘리트 계층으로 진입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시장성 높은 교육으로 보였는데, 이는 고전 문화가 낳은 위대한 책들을 찾아다니고 문명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대 저자들의 지혜에 몰두하는 로맨틱하고 이상화된 인문주의자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신세계에 대한 약탈과 유럽의 근대
에스파냐의 아메리카 대륙 수탈은 유럽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처음에는 히스파니올라 섬과 중앙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금이 유입되었다. 그러나 1543년에는 볼리비아 포토시에서 거대한 은광이 발견되면서 유럽으로 대량의 은이 유입되었다. 이로써 유럽 자본주의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 아메리카의 광산과 대토지에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궁극적 해결책은 노예였고, ‘간단한 작업밖에 하지 못하는 너무나 허약한 원주민들과는 달리 그곳에서의 작업에 아주 이상적인 흑인들을 수입’하게 되었다. 저자는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수치스러운 특징 가운데 하나가 거기에 있다고 강조한다. 1525년에서 1550년 사이에는 약 4만 명의 노예들이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실려왔다.
르네상스 다시 쓰기: 셰익스피어의 경우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르네상스를 설명하는 데 적절한 주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왜냐하면 그의 문학은 남유럽과 지중해의 영향으로부터 활력을 얻는 고전적 인문주의 전통에서 벗어나 르네상스의 끝을 의미하는, 보다 지역적이고 민족적인 주제에 대한 몰두로 옮겨가는 결정적인 이행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예술의 힘에 대한 명상록으로 여겨져온 『템페스트』에 주목하는 저자는 이 작품과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연결해서 논의한다. 나폴리의 왕은 그의 딸을 결혼시킨 뒤 튀니지에서 귀향하는 항해에 나섰다가 지중해 어딘가에서 난파당한다. 이는 트로이에서 카르타고를 거쳐 로마로 간 아이네이아스의 여정을 차용한 것이다. 이 작품은 유럽인에 의한 아메리카 신세계의 식민화를 강하게 연상시킨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템페스트』는 동서 양쪽 모두에, 즉 과거 르네상스 사상가와 예술가에게 풍성한 영감의 원천을 제공했던 동부 지중해와 고전 세계, 그리고 장차 17세기 후반과 18세기 계몽사상을 탄생시킬 대서양 세계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제리 브로턴
퀸메리 런던대학교 르네상스학부 교수다. 저서로 『지역 간 교역: 근대 초 세계의 지도를 그리다』 『세계인의 관심을 끈 동서양의 르네상스 예술』(리사 자딘 공저), 『선왕의 유물을 팝니다: 찰스 1세와 그의 예술 소장품들』 등이 있다.
옮긴이 : 윤은주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민대학교 강의교수로 재직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근대국가의 재정혁명: 조세제도를 통해 본 영국과 프랑스의 재정 비교」 「18세기 프랑스 경제위기 논의: 라브루스의 농업위기론을 중심으로」 「18세기 파리 어느 살로니에르의 초상: 수잔 네케르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역서로 『만델라 평전』이 있으며, 『히스토리』와 『펠리페 시대의 지중해』를 공역했다.
목 차
1. 세계적 르네상스
2. 인문주의자들과 책
3. 교회와 국가
4. 멋진 신세계
5. 과학과 철학
6. 르네상스 다시 쓰기
연표/ 참고문헌/ 역자 후기/ 도판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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