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열광과 증오, 상반된 반응이 격돌하며
‘세계를 뒤흔든’ 러시아혁명!
시대가 바뀌고, 상황에 변화하면서 혁명에 대한 평가는 긍정에서 부정으로, 또는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기도 한다.
러시아혁명도 마찬가지이다.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혁명의 의미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아졌고, 100년이 지난 지금, 러시아의 정통 레닌주의자들도 “낮은 생활수준, 민주주의 결여, 관료주의와 근로 대중의 괴리가 소련의 붕괴를 불러왔다”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혁명은 그것을 만들어낸 체제가 소멸한 후에도 현실을 사는 사람들에게 영감의 원천, 발상의 원천이 된다. 21세기에 러시아혁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의미를 적극적으로 재해석한다는 것은 그것과 동일한 방식의 혁명, 동일한 결과를 불러올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기 위해서가 결코 아니다. 1917년 혁명은 어디까지나 20세기의 한계를 고스란히 지닌 20세기의 혁명이다. 러시아혁명을 21세기에 다시 돌아보는 것은 러시아혁명은 20세기의 테두리 내에서 사회경제적·국제적 변혁의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러시아혁명은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를 탄생시켰고, 혁명 이데올로기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어 민족해방운동, 구체제 타파, 반인종 차별 투쟁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한 세기가 지난 현시점에,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러시아 혁명 세계사적 의의를 각국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기획이라 하겠다.
세계적 공간에서 100년의 시간이 남긴
망각과 기억을 되새긴다
1917년에 일어난 러시아혁명은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를 탄생시켰다. 우리가 한때 북방의 최강자로 여겼던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은 러시아혁명의 결과로 태어나 냉전의 한 축이 되었으나, 1991년 말 해체되었다. 일반적으로 소련의 해체를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여기고 있으며, 냉전의 해체를 의미하는 사건으로도 여긴다. 이데올로기 대립의 시기였던 20세기는 러시아에서 일어난 혁명으로 문을 열고 이 혁명으로 성립한 소련의 해체와 더불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혁명은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를 뒤흔들었다. 혁명 이데올로기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어 민족해방운동, 구체제 타파, 반인종 차별 투쟁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동안 혁명 당사국인 러시아에서는 러시아혁명과 관련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미친 영향을 논의한 결과물이 다수 출판되었다. 하지만 러시아혁명이 아프리카, 아메리카,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연구가 드물었다. 이 책은 공간과 시간의 범위를 확대해 세계사적 관점에서 러시아혁명을 고찰했다는 점에 학문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각 장의 내용
이 책은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근대화, 민족문제, 국제 관계 측면에서 러시아혁명의 세계사적 의미를 기술했다. 러시아혁명이 세계 각국에 미친 영향의 사례로 먼저 동아시아 지역을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러시아혁명 직후 소비에트 정부의 지원을 얻어 항일 독립운동을 하고자 했던 여운형과 한인 공산주의자들의 활동을 추적했다.
3장과 4장에서는 러시아혁명 이데올로기가 중국에 전파되어 중국화되는 과정과 쑨원의 러시아혁명 인식 및 국민당 개조를 소개했다.
5장에서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사례로 러시아혁명이 카자흐 지식인의 민족운동과 자치정부 수립에 미친 영향을 고찰했다.
6장에서는 아프리카 지역의 사례로 러시아혁명에 대해 앙골라 및 에티오피아 정부와 지식인이 보인 반응과 볼셰비즘이 이 지역의 독립운동을 주도한 지식인들에게 미친 영향을 살펴보았다.
7장에서는 러시아혁명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체코와 슬로바키아 군인들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살펴보았다.
8장에서는 러시아혁명의 영향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 프롤레타리아혁명 정부가 헝가리에서 탄생한 사건을 분석했다.
9장에서는 러시아혁명 사상이 대서양 건너 아메리카 지역에서 미국 흑인 인권 운동에 미친 영향을 고찰했다.
10장에서는 100여 년 전 혁명의 당사국이던 러시아에서 소련 붕괴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탈소비에트 러시아 지도부가 혁명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작가 소개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서울대 러시아연구소장 역임. 현재 한국러시아사학회 회장.
주요 저서로 <시베리아 유형의 역사>(저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저서), <독일통일과 여성>(공저) 등과 <우크라이나의 역사 1>, <유랑시인>(편역) 등의 역서, 편역서가 있다.
목 차
2장 여운형의 활동을 통해 본 상하이 지역의 한인 공산주의: 조직의 형성과 변천에 대한 재해석, 1919~1921년 _반병률
3장 10월혁명과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중국적 적용을 중심으로 _강준영·공유식
4장 쑨원의 러시아 10월혁명 인식과 국민당 개조 _이용운
5장 러시아혁명과 카자흐 민족운동: 알라시 운동을 중심으로 _손영훈
6장 러시아혁명과 아프리카 해방운동: 에티오피아와 앙골라를 중심으로 _베텔·김광수
7장 체코슬로바키아 레기온과 러시아혁명 _김신규
8장 1917년 러시아혁명과 헝가리: 설익은 열정, 성급한 혁명 _김지영
9장 미국 흑인 신좌파의 마르크스·레닌주의 변주 _이춘입
10장 탈소비에트 러시아 정부의 러시아혁명 기억 _송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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