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달의 요정 세일러 문,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마법소녀’를 검색하는데 왜 성인 인증이 필요할까요?
여성 아이돌을 볼 때마다 어쩐지 죄스러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문화부터,
오늘날의 소녀들이 소비하는 문화 콘텐츠까지
소녀문화 새로이 읽기
이 책은 디즈니, 게임, 마법소녀 애니메이션, 문학, 아이돌이라는 다섯 가지 대주제를 가지고 총 15가지 화두를 제시한다. 대중적인 키워드를 통해 195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현대 소녀문화의 면면을 다룬다. 특정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소녀문화와 소녀들이 처한 현실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성인들로 하여금 소녀들이 더 나은 꿈을 꿀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조력자로서 역할하도록 권장한다.
그 과정에서 자칫 어려울 수 있는 학술적, 인문·사회적 정보들을 에세이식 서술로 가공하여, 재미있게 읽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나아가 보다 전문적인 소녀학·여성학·문화학 서적으로까지 안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거 소녀문화를 향유했으며 이제 그를 추억하는 여성들과 현재 소녀로서의 당사자성을 지니고 살아가는 아동·청소년 여성, 소녀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거나 소녀문화에 대해 더 알아야 하는 사람들, 소녀와 함께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우리의 소녀들이 크고 높고 힘찬 꿈을 꿀 수 있도록,
그 어떤 장벽도 소녀들의 앞을 막아서지 못하도록
소녀문화란 무엇인가? 이 책은 소녀문화란 어쩌면 ‘소녀들이 향유하는 문화’가 아니라, ‘소년들이 향유하지 않는 문화’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간의 역사에서 소녀들의 문화는 주류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소녀감성’이라 불리며 ‘지나치게 유약하고 감성적인 취향’으로 폄하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소녀문화를 받아들이고 향유하는 실제 소녀 소비자들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혹자는 소녀들이 성인의 시각에 의해 조정된 소녀문화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편 또 다른 이는 소녀들이 자발적으로 문화 콘텐츠를 선택하여 소비하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이 지점에서 역설이 발생한다. 소녀들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들은 소녀들을 무력하고 의존적인 존재로 가정하는 듯하다. 한편 ‘아이들을 조종하고 착취한다’는 비판을 받는 미디어는 오히려 소녀들이 가진 자율성과 능력,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그들을 유능하고 독립적인 존재로 재구축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소녀들을 수동적인 피해자로 보는 시각도, 능동적인 행위자로 보는 시각도 결국 소녀들이 처한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른들에 의해 한계가 분명한 주체성만을 허용받은 채 소비주의와 연령주의, 성차별이 만연한 사회를 마주하게 되는 것이 소녀들이 처한 현실이다.
따라서 문화 내에서 소녀들이 능동적인 존재인지, 수동적인 존재인지 가리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보다 우리는 소녀들이 문화 지형에서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는지, 자신들의 문화를 형성하려는 소녀들의 태도와 의지가 가혹한 환경에 의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해를 받아 어떻게 타협을 강요받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성인 문화가 지금의 소녀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지도, 아동·청소년들이 스스로 성인 문화의 부정적인 면을 거부하고 긍정적인 면을 선택하기를 일방적으로 기대하지도 말아야 한다. 그것은 소녀들에게 맡겨두어야 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해결해야 마땅한, 어른들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백설희
어느새 7년 차 출판 편집자. 지금까지의 나를 구성했던, 그리고 앞으로의 여아들을 구성할 소녀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인문학공동체 ‘이음’에서 발간하는 웹진 《CONNECT》의 저널위원이다. ‘박복숭아’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쓰고 있으며 《아이즈》, 웹진 《비유》 등에 여러 글을 기고했다.
지은이 : 홍수민
아동문화·소비문화를 전공하는 대학원생. 일본 사이타마대에서 「토에이 마법소녀 애니메이션 50년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호주 시드니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목 차
저자의 말: 발명된 소녀, 발견된 어린이
디즈니는 어떻게 프린세스 브랜드를 되살렸을까?
팀 디즈니의 심폐소생 메르헨 | 엘사의 강림, 제자리를 찾은 권능 | 공주 원정대, 왕자는 필요 없어
바깥은 위험하니 디즈니 곁을 떠나지 마
딸을 키우는 내가 디즈니에 충성하는 이유 | 여성 주인공, 1/3과 1/10 사이 | 3차원의 위협을 2차원의 공주로 막을 수 있나
스타 없는 스타워즈, 레이 없는 팀 레이
소녀들에게 판매할 액션 피규어는 없습니다 | 하이힐을 신은 바비에서 제트기를 탄 원더우먼으로 | 아이들과 사회 간의 연결고리, 장난감
어린이로 하여금 마음껏 놀게 하라!
앙팡 루덴스, 놀이가 낳은 인간 | 어린이를 따돌리는 사회, 어린이를 탓하는 성인 | 빼앗긴 운동장에도 소녀들은 오는가 | 어린이에게도 등번호가 필요합니다
게임 업계, ‘노답’인 줄 알았는데 오답이었습니다
오락실, 전자상가, 소녀들의 여행유의지역 | 게임 업계의 ‘분홍색’ 호객행위 | ( ) 이즈 더 뉴 핑크 | 심즈-메이플-마비노기-쿠키런 | 방향키가 되어줄 30년간의 플레이 로그
역설의 요술공주 샐리가 찾아왔어요
소년 만화가가 최초의 마법소녀를? | 성별로 분단된 시장, 두 동강 난 애니메이션 | 이상과 현실을 모두 담은 마법소녀
성인 인증을 필요로 하는 ‘마법소녀’ 검색 결과
내 손 안의 마법 세계 | 저희가 ‘오스칼’과 ‘세이코짱’을 어떻게 이깁니까? |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에서 ‘소녀’가 사라졌다 | 소녀를 배제한 마법소녀, 마법소녀를 외면한 소녀들
세일러 문은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
거품 괴물 vs 문 파워 액션 | 다이아몬드는 소녀들의 단짝친구 | 예쁘고 친근하며 매력적인 여성주의, 시장 페미니즘
30분짜리 장난감 광고가 된 어린이 애니메이션
유통기한 1년짜리 소모품 마법소녀들 | 프리큐어 전사들도 빠져나갈 수 없었던 자본의 덫 | 그 시절 우리의 단짝이었던 마법소녀들을 생각하며
모든 문학은 소녀로부터 시작되었다
소녀소설이라는 프로파간다 | 소녀소설은 보편문학이다 | 여성 작가만이 만들 수 있는 괴물
나다울 수 없는 세상에서 ‘어린이책’으로 살아남기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소설 이야기 | 세월의 파도와 시장의 부침에 표류하는 아동문학 | 청소년은 공감할 수 없는 청소년소설이라니 | 문화적 경향으로 자리 잡은 소녀문학 | 아동문학이 자생할 수 있는 터전을 꿈꾸다
소녀 영웅 뒤에 가려진 성차별의 그늘
남자 주인공이 더 편했어요 | 구조적 성차별이 증발한 판타지 세계 | 눈떠보니 유성애 세계관에 갇힌 나 | 모르는 게 약이라는 달콤한 유혹 아래
내 맘에 아이돌빠순이팬픽홈마케이팝 꾹 삼킨 채
아이돌과 소녀팬, 경멸로 시작된 역사 | H.O.T. 두 컵에 동방신기 | 세 스푼, 빅뱅 한 꼬집 | 험난한 ‘돌판’에서 ‘여돌여덕’으로 살아남기 | 솔직히 K-POP 우리가 키웠다
고백합니다, 여성 아이돌을 볼 때마다 죄스러운 이유를
Born skinny, b**** 암만 살쪄도 난 마름 | 혹독한 트레이닝의 끝엔 | ‘인간 구찌’ ‘인간 샤넬’이 | ‘국민 여동생’의 삶에서 틀린 그림 찾기 | 덫을 팝니다, 아이돌 음반이랑 1+1!
소녀, 피그말리온의 조각상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少女, 어린 여자아이와 작은 여성 그 사이 | 삼촌팬의 문화적 퇴행 | 불가능을 목표로 하는 존재 | 수동적 피해자인가, 능동적 행위자인가 | 너로 채운 Mirror, 신비로운 미로
주석
참고문헌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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