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시대가 변해도 왜 ‘엄마의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일까
‘모성으로 인하여 얼마나 만족을 느꼈으며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 모성에 얽매여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비참한 운명 속에서 울고 있는 여성도 적지 않습니다. 모성은 여성에게 최고의 행복인 동시에 최고의 불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시인, 신여성의 효시로 불리는 나혜석 작가가 자신의 책, 《모母된 감상기》에서 엄마로서 겪는 정체성 충돌에 관해 표현한 부분이다. 이 책을 출간한 1923년 나혜석 시인의 고민과 그로부터 1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국적과 인종, 시대를 초월해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많은 여성이 같은 혼란을 겪으며 고민한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절대 평범한 일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 엄마가 된 후 다시 직장으로 복귀할 때의 복잡한 상황, 아이를 낳음으로써 여성의 삶과 정체성이 변화하는 방식 등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고민할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남성 중심의 문화는 엄마라는 정체성을 단순하게 단정 짓도록 강요한다. 이것은 BBC의 열정적인 과학 전문 기자이자 콘텐츠 제작자로 살아온 저자, 멜리사 호겐붐의 삶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출산을 겪으며 예상치 못한 여러 난관에 맞닥뜨렸고, 엄마가 되면 무엇이, 어떻게, 왜 변하는지 또 엄마가 된다는 것은 여성의 자아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아는 일이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행복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런 문제들을 감정적이거나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객관적인 분석과 과학적 증명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살려 생물학, 심리학, 사회과학적 측면에서 여성들의 상황을 분석한다. 또한 자신의 경험담과 주변의 사례를 소개하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공감과 위로도 함께 전한다.
정체성 혼란, 죄책감, 불평등, 임금 격차, 육아 분담 등
엄마의 삶 곳곳에 숨은 문제를 밝히다!
왜 부모가 되는 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걸까? 왜 엄마들은 늘 죄책감에 시달릴까?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걸까? 육아는 왜 당연히 엄마의 몫으로 여겨질까? 아빠와 엄마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엄마 직장인은 노동시장에서 점차 밀려나는 걸까? 정부와 기업이 엄마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지만 큰 변화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가 되면서 여성들은 불편하고 불합리한 진실에 직면한다. 그들이 경험하는 수많은 편견은 대부분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암묵적 편견이다. 엄마들은 일과 자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싶지만, 사회와 직장의 현실은 아직 그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도 여성들은 엄마로서의 역할과 자기가 원하는 일을 병행할 수 없을 때 대부분 스스로를 탓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주변에 여전히 편견과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사회가 점차 평등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믿음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겪는 차별이나 불평등을 바로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려면 개인의 변화와 함께 사회적 차원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며,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 통계자료, 여러 나라의 정책 등을 통해 엄마의 삶을 둘러싼 현실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며, 변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멜리사 호겐붐 Melissa Hogenboom
멜리사 호겐붐은 영국 BBC의 과학 전문 기자로 10년간 일했으며, 현재는 BBC의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BBC 릴Reel’의 콘텐츠 제작자이자 편집자로 활동 중이다. 사회 문제, 심리학, 신경과학 등 대중들이 관심을 갖는 다양한 주제에 관한 독창적인 기사와 콘텐츠로 웨비상, 카블리 미국 과학진흥회 과학상, 텔리상, 영국 과학진흥회 기자상 등 다수의 국제적인 상을 수상했다.
《엄마라는 이상한 이름(The Motherhood Complex)》은 여성들이 엄마가 되면서 경험하는 정체성 변화에 관한 생물학, 심리학, 사회과학적 분석과 그녀 자신의 경험을 함께 담은 책이다. 그녀는 둘째 아이를 낳고 출산휴가 동안 이 책을 썼다. 두 아이의 육아를 병행하는 고단한 시간 속에서도 집필을 강행했던 것은 과학 전문 기자라는 직업적 특성상 엄마들이 겪는 여러 문제를 누구보다 정확히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 또한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이 책에 쓴 상당 부분을 현실에서 직접 겪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출산 후의 신체적·심리적 변화, 직장에서 느끼는 차별, 완벽한 엄마이기를 강요하는 사회적 압박, 육아 분담 문제, 육아 스트레스와 우울증, 출산휴가 정책의 문제점 등 엄마의 삶 곳곳에 숨어 있는 난관에 대해 좀 더 많은 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은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
옮긴이 : 허성심
제주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 영문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평소 과학, 여행, 역사 관련 책을 즐겨 읽으며 언어와 심리학에도 관심이 많다. 제주대 통번역센터 연구원과 통번역대학원 강사로 있었고, 지금은 대학에서 교양영어를 가르치며 글밥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육아 궁금증 사전》, 《나의 학교 분투기》, 《철학의 숲》,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 《심심할 때 우주 한 조각》,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수학으로 이해하는 암호의 원리》, 《단테의 인생》, 《차원이 다른 수학》 등이 있다.
목 차
여는 글
1장 엄마의 탄생 - 엄마의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2장 출산의 순간 - 출산 시 겪는 혼란과 산후 정신건강
3장 신체의 변화 - 출산 후 우리의 몸은 어떻게 변할까
4장 직장에서 겪는 차별 - 임신으로 인한 차별과 출산휴가의 진실
5장 엄마의 인간관계 - 엄마의 우정에 관한 과학적 탐구
6장 모성 페널티 -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
7장 육아 분담 문제 - 성역할에 관한 고정관념과 육아 분담이 힘든 현실적 이유
8장 육아 번아웃 - 완벽한 엄마가 되려는 노력의 함정
9장 좋은 엄마 증후군 - 엄마는 왜 늘 죄책감에 시달릴까
10장 엄마의 행복 지수 - 아이가 있다고 반드시 행복하지 않은 이유
11장 소셜미디어 시대의 육아 - 소셜미디어는 엄마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2장 엄마의 정체성 - 결국 엄마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이유
감사의 글
참고문헌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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