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평범함을 거부하는 이들을 눈여겨보고 들여다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신선이로다!”
톈진天津은 1386만 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도시다. 강과 바다를 낀 항구도시인 이곳은 옛 연燕나라와 조趙나라의 땅이었고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뒤섞여 성격과 기질이 저마다 다르다. 사람들이 혈기 왕성하고 강직하며, 물이 짜고 토양에 염분이 많아 민풍도 억세고 사납다. 톈진은 근대 시기 전쟁과 지진 등 백여 년 동안 재난이란 재난은 다 겪었으며 그 피해도 가장 컸던 도시다. 때문에 기이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끊임없이 등장해 재주를 뽐냈는데, 상류층에도 있었지만 민간에 더 많았다.
저자 펑지차이는 1942년 톈진에서 태어난 작가로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어찌나 많이 들었는지 오랫동안 내 기억에 아로새겨져 있었다”라고 말한다. 그는 더러 소설에서 이들 기인을 다루기도 했지만 미처 세상에 알리지 못한 채 한쪽에 방치된 이야기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었다. “이런 기인들이 펼치는 기묘한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내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면 얼마나 아깝겠는가?”라고 생각하던 끝에 민담에 살을 붙여 단편 소설로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는데 그러길 십수년만에 기인 민담집이 3권에 이르러 전집 풍모를 갖추기에 이르렀다. 이번에 번역된 한국어판은 펑지차이의 기인 삼부작 중 가장 최근의 작품 『속세기인 전본傳本』을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펑지차이의 이 책은 명대의 구어체 단편소설인 『삼언이박三言兩拍』을 오마주하여 반문반백半文半白, 즉 문어체와 구어체가 뒤섞여 있으며 톈진 지역 사투리가 유려하게 펼쳐져 번역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책이 아니다. 그래서 중국 광시사범대학의 이영남 교수가 많은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초벌 번역을 했고, 조은 번역가가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재벌 번역을 해서 완성도 높은 한국어판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펑지차이 馮驥才
1942년 중국 톈진天津에서 태어났다. 소설가, 산문 작가이며 서예가, 화가이기도 하다. 문화대혁명 후일담을 주제로 한 ‘상흔문학’ 세대이자 대표적인 작가로, 그 자신도 문혁 당시 박해를 받은 경험이 있다.
1985년 이후 ‘문화반사소설文化反思小說’로 중국 문단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서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약 80여 종의 작품집이 출판되었고, 대표작으로는 『아』 『담배꽁초 조각』 『키 큰 여인과 그녀의 키 작은 남편』 『삼촌금련』(한국어판 『전족』) 등이 있다.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에 기막힌 일들을 겪은 당사자들을 방대하게 인터뷰하고 구술 문학의 형태로 엮은 『백 사람의 십 년』은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업에 비견되기도 하며 영국·프랑스·독일·일본·한국 등에서 번역·출간되었다.
톈진시 문학예술계연합회 주석, 국제펜클럽 중국센터 회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중국 문학예술계연합회 부주석, 중국소설학회 회장, 중국민간문예가협회 주석, 중국민주촉진회 중앙부주석 등을 맡고 있으며, 톈진 펑지차이문학예술연구원 원장에 재직 중이다.
옮긴이 : 이영남
중국 광시사범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중국 옌볜대학 조선언어문학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약용의 한시와 청대 문화 관련 연구』 『정약용의 문학과 중국문학 관련 연구』 등의 저서가 있다. 『정약용의 철학사상 연구』 『중국 과학 고고학의 흥기』 『서남 민족지역 관광도시화 과정에서의 신형 농촌 형태 변화 연구』 등의 책을 번역했다.
옮긴이 : 조은
한양대 중어중문학과와 한국방송통신대 청소년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기획·번역을 한다. 『한 사람의 마을』 『사냥꾼들』 『작은 태양』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사하라 이야기』 『허수아비일기』 『포근한 밤』 『미래의 서점』 『그랬구나!』 『우리 반 곰 친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기인이 끊임없이 배출되다: 책머리에 부쳐
서문
01. 소 칠원
02. 이 쇄자
03. 술꾼 노파
04. 죽일 놈의 새
05. 장 대력
06. 풍오야
07. 남안
08. 말재간꾼 양파
09. 채 도령
10. 양 배두
11. 이를 알아보다
12. 청운루주
13. 소양월루와 이금오의 의리
14. 장 니인
15. 기가 막힌 도둑
16. 소달자
17. 대회
18. 살아 있는 유도원을 발인하다
19. 흑두
20. 신의 왕십이
21. 피 대취
22. 황금손가락
23. 마흔여덟 가지 약탕
24. 마이
25. 냉검
26. 일진풍
27. 장과로
28. 구불리
29. 닭을 낚다
30. 정 용포
31. 진사가 뇌물을 보내다
32. 제비 이삼
33. 대박 연화
34. 꼴불견
35. 황련성모
36. 견 일구
37. 대관정
38. 화회를 따라가다
39. 고현관
40. 대고당
41. 입아
42. 최가포
43. 백사야가 말로 소설을 쓰다
44. 니왜
45. 십삼불고
46. 양 탄궁
47. 초칠
48. 뚱보와 말라깽이
49. 방망이 모양 코담뱃병
50. 맹 왕코
51. 비웅
52. 자전거 밟기
53. 제 할머니
54. 깃대
내가 쓴 소설에 내가 삽화를 그린 사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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