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노래-식민지 시대 재일 여성들의 삶과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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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와타 후미코
출판사항바다출판사, 발행일:2024/09/30
형태사항p.343 국판:22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6892875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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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여기 식민지 시대를 살아간 〈파친코〉의 ‘선자’들이 있다!”

고생도 가난도 자랑으로 여기며 씩씩하게 극복해온 재일 조선 여성들의 삶과 증언

“그 솥을 주워서 살았어요. 아하하하. 밥솥을 주워 살아갈 사람은 살라고 하는 거니까.” 열일곱에 결혼을 하면서 일본으로 건너간 박정숙(가명. 1919년생 경상남도 출신) 할머니의 말이다. 가족을 돌보지 않는 남편 때문에 그녀는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막걸리를 만들어 팔고, 농가에서 채소를 얻어 시장에 내다 팔았다. 그녀는 홍수에 떠내려오는 솥을 얻어 잘 됐다며 기뻐했다.

“시골은 파친코에서 일하지 않으면 노가다밖에 할 일이 없어요. 점원 같은 일에 한국인을 써주지 않으니까.” 간토대지진 이후 학살에서 살아남고, 전쟁도 끝나고, 해방도 되었지만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어 억척스럽게 낯선 땅에 터를 잡고 살아간 할머니들의 목소리에는 억울함도 분함도 한(恨)도 있지만, 무엇보다 힘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삶을 향한 의지’였다.

이러한 재일 1세대 여성 조선인의 삶을 한국인도 아닌 일본인 저자 가와타 후미코가 취재와 기록을 통해 약 40년 전부터 세상에 알렸지만,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다. 이 책 《할머니의 노래》를 참고한 드라마 〈파친코〉가 다시 한번 우리의 역사에 대한 무지를 일깨워 주고 있다. 생생한 기록과 몸으로 체득한 이야기는 생명력이 길었다. 중요한 것은 고생도 가난도 삶으로 끌어안아 살아간 그네들의 이야기를 누구보다도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가와타 후미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배봉기 할머니의 삶을 취재한 《빨간 기와집》을 1987년 출간하며, ‘재일 여성들’의 삶과 강인한 태도, 그리고 진실을 세상에 알린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다.

1943년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태어난 가와타 후미코는 1966년 와세다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하던 중 문자로 기록되지 않은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바로 어제의 여자들》(1979) 《여자들의 자장가》(1982) 등 여성들의 삶을 기록하고, 1977년 배봉기 할머니와의 만남을 계기로 위안부와 관련한 책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황군 위안소의 여자들》(1993) 《전쟁과 성》(1995) 《인도네시아의 위안부》(1997) 《위안부라고 불리는 전장의 소녀》(2005) 등 모두 후미코가 직접 현장을 찾고 증언자들과 인연을 맺어 기록한 책이다.

후미코는 위안부 피해 사실 증언자를 취재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전후 보상 실현 시민 기금’과 ‘일본의 전쟁 책임 자료 센터’ 공동대표,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지하는 모임’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며, 2023년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일본 정부에 책임을 묻는 일에 앞장섰다.


옮긴이 : 안해룡

사진가이며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전시기획자 등 텍스트와 사진, 영상을 넘나들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 1995년부터 한국, 중국, 일본 등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사진과 영상에 담는 기록 작업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다이빙벨〉을 감독했다. 현재는 조선인 노동자가 종사한 일본의 근대 토목 유산 찾아서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인 노동자 위령비를 찾아서 1》, 《북녘 일상의 풍경들》, 역서로는 《가부키초》, 《공습》, 《미디어 리터러시》 등이 있다.


옮긴이 : 김해경

서울에서 태어나 1999년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프리저널리스트 집단 아시아프레스에 소속된 저널리스트로, 다큐멘터리 〈조국을 바라보며-러시아 연해주 고려인 소녀의 여름〉 등을 발표했으며 〈한국 저널리스트가 본 북한〉, 〈동북아시아 교류를 어떻게 넓힐까〉로 일본 방송에 출연해 한반도 문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시사주간지 〈선데이 마이니치〉의 ‘반도를 읽는다’ 코너에 한반도 관련 기사를 기고했다. 역서로는 《공습》, 《첫 제과 레시피》 등이 있다.

목 차

서문│알아야 할 역사에 내딛는 첫걸음 9


1 빨리 태어나서 손해를 봤어 17

길쌈을 배우려던 무렵 일본 공장으로ㆍ말도 모르면서 아이를 돌보고, 용케 해냈어ㆍ공장의 어린 노동자, 가혹한 환경ㆍ‘가난해서’와 ‘여자라서’ㆍ배우고 싶다, 그때도 지금도


2 둥둥 떠가는 솥, ‘주워서 살았어’ 41

열일곱에 결혼해서 시동생들을 키웠어ㆍ가족 넷이 세상을 떠나다ㆍ장사는 말이지, 맛있으면 먹으러 오는 거야ㆍ자식들에게도 하지 않았던 얘기들ㆍ“두 손 든 거잖아”ㆍ막걸리를 만들면 경찰이 잡아갔어ㆍ술 마시던 시어머니, 마시지 않던 남편


3 대충 묻었어, 죽으면 죽은 채로 71

한 번이라도 방공호에 들어가지 않고 잠들어보고 싶었어ㆍ대충 묻었어, 죽으면 죽은 채로ㆍ빨리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ㆍ흰 저고리에 행선지를 먹물로 써서ㆍ‘헌병 같은 일’을 하던 집에 얹혀살다ㆍ셋이 손잡고 도망가는데 왠지 한쪽 손이 무거워ㆍ알몸으로 어깨를 껴안고 몸을 따뜻하게ㆍ강에서 건진 검은 익사체가 둑 여기저기에


4 히로시마 거리가 통째로 사라졌어 101

“엄마, 피 나와” “너도”ㆍ피폭과 동시에 맞은 아버지의 ‘해방’ㆍ원폭 후유증이 어떤 건지는 몰라ㆍ의사도 모른다니 말이 돼?ㆍ60년도 더 지나 나타난 원폭 피해

5 겪을 대로 겪었지, 고생은 나의 힘 131

교실의 ‘오줌싸개 할멈’ㆍ남편은 도박에 찌들고, 혼자서 출산을ㆍ궁지에 빠진 남편의 거짓말ㆍ날마다 새벽 2시에 일어나 70인분의 밥을 짓다ㆍ중고 삼륜차로 폐품을 모으며


6 밀항선을 탔다가 인생길이 틀어졌다 157

술렁술렁 안절부절, 재봉틀을 싣고 제주도로ㆍ내 몸으로 낳은 아이들을 데리고ㆍ도항 증명서와 전후 법적 위치ㆍ학교 다니고 싶어서 일 본으로ㆍ죽으면 갈 테니 지금은 괜찮아


7 아저씨, 빨간 종이로 된 약 주세요 181

어머니의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다ㆍ현미를 찧다가 친구가 부른 노래ㆍ빨간 종이로 된 약 주세요ㆍ그렇게 정직했던 남편이 거짓말을ㆍ한센병 비율이 높은 재일 코리언


8 여기는 40번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출발점은 여기야 205

탯줄도, 추억의 사진도 없다ㆍ40번지 소사ㆍ함께 싸워 쟁취한 집ㆍ무서워서 혼자 여기서 살겠냐?ㆍ인생에서 가장 공부가 되었다ㆍ사람과 사람, 40번지 시대의 커뮤니티


9 전쟁도 쓰나미도 삶을 빼앗지는 못해 229

우리 마리코는 흙까지 먹었다니까ㆍ‘위안부 110번’에 전해진 정보ㆍ칼을 차고 위안소로 온 군인ㆍ몸속이 얼어붙는 것 같아서 겨울이 싫어ㆍ재판에 져도 나는 녹슬지 않아


10 피붙이가 헤어지면 안 돼, 절대로! 253

이렇게 길어질지는 생각도 못 했어요ㆍ새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일본으로ㆍ아궁이 앞에서 눈물만 찔찔ㆍ결국은 유랑민, 뿌리 없는 풀ㆍ의사가 되었지만 병사한 장남ㆍ뉴스를 들을 때마다 가슴 아파


11 우리 학교는 정말 창유리가 없었어 277

교실에서 쫓겨난 아이들ㆍ사진 속 또 한 명의 소녀ㆍ겨울이면 뭔가를 뒤집어쓰고ㆍ조선 이름을 불러줘요ㆍ홍일점으로 시작된 교사 생활


12 후쿠시마, 원전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305

원전 사고 후 우울해진 손자ㆍ아버지는 조선인, 어머니는 일본인ㆍ지진 당시 나미에마치에 한국ㆍ조선인은 12명ㆍ대피소가 된 조선 학교에서 아들이 있는 곳으로ㆍ점점 가난해져, 푸하하ㆍ한국 할머니에게 집 빌려주는 사람은 없어요


맺는말 | 식은땀을 흘려가며 들은 이야기들 329

옮긴이의 글 | 일본 여성이 직접 마주한 재일 여성의 삶과 기록 337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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