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나가쿠 스메바 미야코 (長く住めば都)”
어떤 의미가 있는 말일까? 일본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정이 든 말이다. 이 말은 ‘오래 살면 정이 들어 불편하지 않고 고향 같다’라는 의미다. 필자는 독자들에게 잡학과 함께 일본이라는 이웃의 정을 알게 하고 싶다. 더 좋은 친구가 되게 하고 싶다. 일본에 대한 지적인 대화에 참여하게 하고 싶다.
이 책은 부제인 일본 들여다보기(日本의 잡학으로 지적 대화)에 힘이 실려 있다. 깊이 있고 어려운 학문적인 책은 아니다. 일본에 대해서 조금은 지적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살짝 데친 잡학 부류의 책이다. 이 책은 세계를 확인하고픈 청년들이 읽어주기를 희망한다. 진정한 한일관계의 미래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에게 일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때 가벼운 잡학으로서 먼저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쓰인 책이다. 청년들은 과거의 정보만 가지고 이념에 휘둘리는 편식을 해서도 안 되기 때문에 바르게 안내하고 싶다.
또 일본을 찾는 많은 관광객도 출발 전 읽어주면 좋겠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명언이 있다. 일본을 아는 만큼 지적 세계는 더 넓어진다. 지적 세계의 연결과 확장 없는 관광은 돈만 쓰는 오락에 지나지 않는다. 명언이 우리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나의 성장을 위해 관광을 하기 전 잡학으로나마 공부를 하고 떠나라는 이야기다.
나가쿠 스메바 미야코 (오래 살면 미야꼬(都))라는 의미를 더 살펴보자. 미야꼬(都)는 천황이 사는 수도를 말한다. 시골로 이사하여 오래 살면 습관화되어 수도의 도시처럼 불편하지 않게 잘살게 된다는 말이다. 한국에 ‘이웃사촌’이라는 아름다운 말이 있는 것처럼. 필자는 전통적 재일동포가 아닌 뉴커머로서 30년 넘게 살고 있다. 일본이 이웃사촌이다. 언어가 다르나 어느덧 도쿄가 불편하지 않고 정이 든 제2의 고향같은 미야꼬(都)가 된 것이다.
일본과의 관계는 모두에게 소중하다. 대한민국의 발전사에 큰 공헌을 한 전통 재일동포들에게는 더 일본이 소중하다. 디지털 시대에 빠르게 앞서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이제는 일본의 과거사에 매달리지 말고 좀 내려놓자. 이웃을 보는 관점을 바꾸어 보자. 옆 나라가 형편없는 빈국이었으면 어쩔 뻔했는가? 배울 것도 없고 도와줘야 겨우 밥 먹고 사는 나라였으면 어쩔 뻔했는가? 현재 연간 600~800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한다. 이 숫자가 대단한 것은 매년 일본을 관광하며 친구가 되려 하는 숫자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가 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은 간단하지만, 우정을 이루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라고 했다. 마치 한일관계를 염두에 둔 듯한 명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염려한 우정도 시간을 단축해 반듯하게 만들어 보고 싶다.
세계에는 좀 불편한 한일관계처럼, 이웃과 어깨동무 하며 다정한 나라는 거의 없다. 정치, 경제적으로나 스포츠도 늘 라이벌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한일관계는 아픔도 있었지만 서로가 자극을 받으며 발전한, 꼭 필요한 이웃이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 책은 일본 방문자가 600~800만 명의 시대에 일본의 잡학을 바탕으로 지적 대화에도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한다. 이웃을 아는 데는 간단히 보고 이해하는 시각적 즐거움만으로는 많이 모자란다. 잡학은 깊은 학문이 아니지만 흩어져 있는 구슬이다.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놓은 뿌리인 작은 지식이다. 한일 간 국민의 이웃 사랑이, 정치인들의 표장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유홍준 전 문화부 장관은 한일관계에 대해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에 “한일관계에서 일본은 과거사의 콤플렉스가, 한국은 근대사의 콤플렉스가 있다.”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다.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한 단계 발전하려면 왕도가 없다. 한 발 더 다가가려면 서로의 아름다운 문화와 잡학을 알아가는 지적인 활동도 꼭 병행하면 좋겠다. 필자의 글쓰기는 일본 거주 33년 뉴커머 재외국민으로서 화합을 꼭 이루어 보고픈 사명감의 글이다. 그 사명감을 재미있고 즐거운 일본의 잡학을 지속해서 소개하며 완수하려 한다. 그리고 이 책은 한국의 근대사 콤플렉스를 없애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꼭 만들고자 하는 필자의 선언문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아버지는 보물이요, 형제는 위안이며, 친구는 보물도 되고 위안도 된다.”고 했다. 우리는 일본의 잡학을 공부함으로써 세계에 보기 드문 우정의 보물을 만들고 위안도 되는 이웃이 되면 좋겠다. 이러한 실천이 있을 때 우리가 모두 지향하는 진정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정석
□ 1962년 경북 영천시 출생
□ 1991년 5월 일본 영주권 취득, 도일
□ 1993년부터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현장 근무 5년
□ 韓1(주) 대표
□ 2015년 시인 등단
□ 현재 스카이데일리 일본 관련 칼럼니스트
목 차
제1장 왜 일본의 잡학인가?
이웃 나라이기 때문이다
절대 뗄 수 없는 관계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었다
제2장 일본, 어디까지 아시나요?_입문편
도쿄는 왜 도쿄일까요?
후지산 정상은 사유지?
일본 부자의 똥값은 비쌌다
속지 말자 스미마셍
국기 스모와 여성 차별
일본에서 금지되는 행동과 언어 등 잡학
묘죠식품이 낳은 삼양라면?
제3장 한국인이 일본을 모른다면?
우물 안 개구리의 쇄국 & 반일, 혐한
급고령화 사회 한국, 초고령화 사회 일본
아날로그 강자 일본에 배울 것
제4장 한국인인 당신이 모르면 손해 보는 일본의 잡학 지식 5가지
국가 명칭은 두 번 탄생했다.
천황은 신인가? 인간인가? 일본인인가?
일본의 나라꽃은 사쿠라(벚꽃)가 아니다?
사무라이와 할복은 일본인의 정신
일본의 꼼꼼한 지리와 환경 이야기
제5장 33년 일본에서 관찰한 한국인 이야기
재일동포의 생존과 번영의 역사
일본 최장수 기업은 한국인의 회사였다.
신오쿠보 이야기 코리아타운 이야기
제6장 일본, 어디까지 아시나요?_심화편
일본 개혁과 근대화의 출발
일본 사상의 뿌리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신도(神道)와 불교의 습합
정(情)의 문화와 칼(刀)의 문화
일본인의 얼렁뚱땅 다종교와의 공생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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