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여전히 어루만져야 할 상처, 끝없이 돌아봐야 할 역사
토벌대에 의해 남편과 식구들을 잃고 토벌대원인 동생 덕분에 살아남은 어머니, 어머니를 죽인 사람을 외삼촌으로 따르는 소녀, 항쟁과 토벌, 학살과 보복의 아수라장이 낳은 기막힌 관계들……. 삼다의 섬 제주에는, 촌수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이처럼 기막힌 관계들 또한 허다합니다. 그 심란한 인연들 속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가슴앓이를 하며 살아왔을까요. 분단과 독재의 세월 속에서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한 채 얼마나 많은 한을 품고 살아왔을까요. 암울한 시절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비극의 진실을 밝히려 애써 왔습니다. 그 노력이 2000년 1월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케 하고 국가권력의 반성과 사과를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4·3’의 아픔이 깨끗이 씻어질까요?
‘4·3’의 비극을 낳은 이념몰이와 ‘다른 생각’에 대한 차별과 증오는 7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 사회에 상존하면서 또 다른 분쟁과 고통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 그늘을 걷어내고 이 땅에 완전한 평화를 실현하지 않는 한, ‘4·3’은 여전히 어루만져야 할 상처이며 끝없이 돌아봐야 할 역사입니다. 지금, 어린이와 함께 보는 그림책으로 ‘제주4·3’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평화와 인권의 이야기
작가는 이 그림책을 만들면서 현장답사와 인터뷰, 철저한 고증과 독자 모니터링을 통해 ‘4·3’의 역사를 더욱 객관적으로 정확히 재현하려 애썼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열 권이 넘는 더미북을 만들어 다듬어내는 과정은 ‘권윤덕’ 특유의 작가정신이 발현된 까닭입니다. 실재했던 사건이면서, 이념과 정치적 견해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며, 직접 겪은 사람들과 유가족이 지금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얽히고설킨 심란한 관계로 입은 상처를 헤집고 덧내어서는 안 될 일이니까요. 그러나 이 그림책이 그 무엇보다도 놓칠 수 없었던 것은 ‘평화와 인권’의 가치와 그것을 지켜 줄 인간에 대한 희망이었습니다. 우리가 비극의 역사를 끝없이 돌아보아야 하는 까닭은, 진상을 규명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을 넘어 좀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의미와 지향을 찾는 데에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작가는 이 그림책의 핵심 모티프를 이루는 ‘빌레못굴의 학살’이 실제로는 일곱 달 된 아기를 바위에 던져 죽인 끔찍한 ‘유아 살해 사건’임에도, 그것을 ‘유아 구조’라는 문학적 허구로 바꾸어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겨우 일곱 달 된 아기가 그렇게 죽은 것이 가슴 아파 이 책에서라도 살리고 싶었던 까닭이고, 지옥 같은 학살의 역사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끝내 놓치고 싶지 않았던 까닭이지요. 이토록 슬픈 이야기를 제주의 풍광처럼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 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그 희망과 바람이었습니다. 제주4·3은 이제 역사의 햇살 아래 점차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상처, 그 고통으로부터 우리는 그처럼 어리석은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공존과 평화의 길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림책 《나무 도장》이 그 길을 함께 가려 합니다.
평화를 품은 집 기획 의도
평화를 품은 집은 평화도서관과 제노사이드 역사자료관을 운영하면서, 르완다 제노사이드, 오키나와 전쟁, 광주민주화운동, 제주4·3 이야기 등 평화와 인권의 가치가 담긴 책을 꾸준히 기획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알리는 여러 방법 가운데 문학이 아이들 마음에 가장 자연스럽게 평화의 씨앗을 심어 주는 까닭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제주4·3사건, 광주민주화운동 등 우리가 겪은 아픈 역사를 통한 평화와 인권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직 평화 교육을 위한 다양한 책들이 나와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 한 권 한 권의 그림책들이 평화로 가는 작은 징검돌로 쓰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평화길찾기''시리즈 소개
평화길찾기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며 그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은 다섯 명의 작가가 모여 만드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두 해 전부터 작가들이 달마다 모여 저마다 중심 사건과 주제를 정하고 치열한 고민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림책다운 간결한 표현이 혹여 진실을 축소하거나 왜곡하지 않을까, 쉽고 명료한 전개가 흑백논리나 이분법의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요.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저 과거를 들춰내어 고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상생과 평화를 말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시리즈가 평화로 가는 더 깊고 더 바르고 더 풍성한 생각을 나누는 마당이 되면 좋겠습니다.
▣ 작가 소개
글그림 : 권윤덕
1960년 경기도 오산에서 태어나 서울여대 식품학과와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98년 중국 베이징에서 공필화 산수화를 공부하기도 했다. 아들 만희에게 보여줄 그림책을 찾다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1995년에 발표한 『만희네 집』은 주인공 만희의 일상을 따라 부엌, 안방, 광, 장독대 등 집안의 모습과 식구들의 생활을 동양화풍의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이며 일본으로 저작권을 수출하기도 했다.
권윤덕의 그림책은 옛그림의 미감을 재현해낸다는 특징이 있다. 『만희네 집』이후에 발표한 두번째 그림책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에는 한지에 한국화 물감을 사용해 그린 여러 가지 옷의 그림이 실려있다. 권윤덕은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친척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의 옷을 수집해 옷에 얽힌 이야기를 모았다. 이 책을 만드는 데 꼬박 2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씹지않고꿀꺽벌레는 정말 안 씹어』,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생각만해도 깜짝벌레는 정말 잘 놀라』등이 있다.
여전히 어루만져야 할 상처, 끝없이 돌아봐야 할 역사
토벌대에 의해 남편과 식구들을 잃고 토벌대원인 동생 덕분에 살아남은 어머니, 어머니를 죽인 사람을 외삼촌으로 따르는 소녀, 항쟁과 토벌, 학살과 보복의 아수라장이 낳은 기막힌 관계들……. 삼다의 섬 제주에는, 촌수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이처럼 기막힌 관계들 또한 허다합니다. 그 심란한 인연들 속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가슴앓이를 하며 살아왔을까요. 분단과 독재의 세월 속에서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한 채 얼마나 많은 한을 품고 살아왔을까요. 암울한 시절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비극의 진실을 밝히려 애써 왔습니다. 그 노력이 2000년 1월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케 하고 국가권력의 반성과 사과를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4·3’의 아픔이 깨끗이 씻어질까요?
‘4·3’의 비극을 낳은 이념몰이와 ‘다른 생각’에 대한 차별과 증오는 7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 사회에 상존하면서 또 다른 분쟁과 고통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 그늘을 걷어내고 이 땅에 완전한 평화를 실현하지 않는 한, ‘4·3’은 여전히 어루만져야 할 상처이며 끝없이 돌아봐야 할 역사입니다. 지금, 어린이와 함께 보는 그림책으로 ‘제주4·3’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평화와 인권의 이야기
작가는 이 그림책을 만들면서 현장답사와 인터뷰, 철저한 고증과 독자 모니터링을 통해 ‘4·3’의 역사를 더욱 객관적으로 정확히 재현하려 애썼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열 권이 넘는 더미북을 만들어 다듬어내는 과정은 ‘권윤덕’ 특유의 작가정신이 발현된 까닭입니다. 실재했던 사건이면서, 이념과 정치적 견해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며, 직접 겪은 사람들과 유가족이 지금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얽히고설킨 심란한 관계로 입은 상처를 헤집고 덧내어서는 안 될 일이니까요. 그러나 이 그림책이 그 무엇보다도 놓칠 수 없었던 것은 ‘평화와 인권’의 가치와 그것을 지켜 줄 인간에 대한 희망이었습니다. 우리가 비극의 역사를 끝없이 돌아보아야 하는 까닭은, 진상을 규명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을 넘어 좀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의미와 지향을 찾는 데에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작가는 이 그림책의 핵심 모티프를 이루는 ‘빌레못굴의 학살’이 실제로는 일곱 달 된 아기를 바위에 던져 죽인 끔찍한 ‘유아 살해 사건’임에도, 그것을 ‘유아 구조’라는 문학적 허구로 바꾸어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겨우 일곱 달 된 아기가 그렇게 죽은 것이 가슴 아파 이 책에서라도 살리고 싶었던 까닭이고, 지옥 같은 학살의 역사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끝내 놓치고 싶지 않았던 까닭이지요. 이토록 슬픈 이야기를 제주의 풍광처럼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 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그 희망과 바람이었습니다. 제주4·3은 이제 역사의 햇살 아래 점차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상처, 그 고통으로부터 우리는 그처럼 어리석은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공존과 평화의 길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림책 《나무 도장》이 그 길을 함께 가려 합니다.
평화를 품은 집 기획 의도
평화를 품은 집은 평화도서관과 제노사이드 역사자료관을 운영하면서, 르완다 제노사이드, 오키나와 전쟁, 광주민주화운동, 제주4·3 이야기 등 평화와 인권의 가치가 담긴 책을 꾸준히 기획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알리는 여러 방법 가운데 문학이 아이들 마음에 가장 자연스럽게 평화의 씨앗을 심어 주는 까닭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제주4·3사건, 광주민주화운동 등 우리가 겪은 아픈 역사를 통한 평화와 인권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직 평화 교육을 위한 다양한 책들이 나와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 한 권 한 권의 그림책들이 평화로 가는 작은 징검돌로 쓰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평화길찾기''시리즈 소개
평화길찾기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며 그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은 다섯 명의 작가가 모여 만드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두 해 전부터 작가들이 달마다 모여 저마다 중심 사건과 주제를 정하고 치열한 고민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림책다운 간결한 표현이 혹여 진실을 축소하거나 왜곡하지 않을까, 쉽고 명료한 전개가 흑백논리나 이분법의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요.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저 과거를 들춰내어 고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상생과 평화를 말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시리즈가 평화로 가는 더 깊고 더 바르고 더 풍성한 생각을 나누는 마당이 되면 좋겠습니다.
▣ 작가 소개
글그림 : 권윤덕
1960년 경기도 오산에서 태어나 서울여대 식품학과와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98년 중국 베이징에서 공필화 산수화를 공부하기도 했다. 아들 만희에게 보여줄 그림책을 찾다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1995년에 발표한 『만희네 집』은 주인공 만희의 일상을 따라 부엌, 안방, 광, 장독대 등 집안의 모습과 식구들의 생활을 동양화풍의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이며 일본으로 저작권을 수출하기도 했다.
권윤덕의 그림책은 옛그림의 미감을 재현해낸다는 특징이 있다. 『만희네 집』이후에 발표한 두번째 그림책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에는 한지에 한국화 물감을 사용해 그린 여러 가지 옷의 그림이 실려있다. 권윤덕은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친척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의 옷을 수집해 옷에 얽힌 이야기를 모았다. 이 책을 만드는 데 꼬박 2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씹지않고꿀꺽벌레는 정말 안 씹어』,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생각만해도 깜짝벌레는 정말 잘 놀라』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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