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이청준 선생의 글과 김세현 화가의 그림이 만나 아기 장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새롭게 태어난 아기 장수는 아름답고 당당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청준 선생은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평소에 내 글쓰기가 무엇이었냐 생각을 해 보면 결국은 일차적으로 나 자신의 삶을 씻겨 왔구나, 씻기는 과정이었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 ……. 현실의 삶으로부터 영혼을 위로하고 씻기는, 그래서 평상의 삶의 힘을 회복시키는 역할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렇다면 이청준 선생이 우리나라의 대표 전설 ‘아기 장수’를 「아기 장수의 꿈」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썼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그 작품으로 아이들과 나누고자 했던 것은 또 무엇이었을까.
이 책의 발문을 쓴 옛이야기 연구자 김환희의 말처럼 “이청준 선생이 살아생전에 종종 말씀하셨던 것처럼, 아기 장수의 비극이 아직도 이 땅에 살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아기 장수의 비극을 되살려내어 그 뜻을 다시금 새겨봄으로써, 매우 아름답지만 또 그만큼 무척이나 처연한 아기 장수의 아픔을 스스로의 것으로 느껴 봄으로써 아이들과 함께 우리의 혼탁한 영혼을 씻기고, 진정한 삶의 힘을 회복시키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선생의 글이 오랜 세월이 지나 화가 김세현의 그림을 만나 새롭게 태어났다. 지배집단에 대한 두려움이나 패배의식 따위는 저만치 박차 버리고, 백성을 겁주고 윽박지르는 관군의 일그러지고 우스꽝스러운 형상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늠름한 아기 장수의 모습은 아름답고 당당하다. 새 생명을 얻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환희는 이렇게 말한다.
“「아기 장수의 꿈」은 그동안 받아 마땅한 세상의 빛을 제대로 쬐지 못했습니다. 이청준 선생이 세상을 떠나고도 세월이 제법 흐른 지금, 김세현 화백의 넘치는 열정과 섬세한 손길로 이 이야기가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해서 작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림을 한 장면 한 장면 완성해 나갔을 화가의 외롭고 긴 시간을 생각하면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어린 영혼을 위로하는 예술가의 씻김굿
아기 장수는 우리의 민간 전설이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답고 영웅적인 인물이다. 오랜 세월 백성들은 아기 장수를 기다리고 기다려 왔다. 부당한 권력에 대항해 세상을 바꿔 낼 인물을 고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아기 장수가 태어나면 부당한 권력에 앞서 그 장수는 부모에게 죽임을 당해 왔다. 그들은 아기 장수가 불러들일 화를 걱정했던 것이다.
이청준 선생은 작품에서 이렇게 적었다.
“사람들은 물론 그런 인물이 태어나기를 오래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그러기를 기다리는 것뿐, 정작에 그런 아기가 태어나면 큰일이었습니다. 그런 아기가 태어나기만 하면, 나라에서는 뒷날 화가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아기를 미리 잡아다 죽여 버리기 때문입니다. ……. 사람들은 행여 자기 집에서 정말 장수 아기가 태어날까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런 아이를 몰래 숨겼다 나중에 가서 일이 잘못되는 날이면, 일가친척이 온통 무서운 화를 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아기 장수는 우리의 민간 전설이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답고 영웅적인 인물인 동시에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세상을 바꿔 줄 장수를 간절히 기다려 온 백성, 하지만 막상 자기 집에서 장수 아기가 태어나면 그를 권력에 앞서 먼저 죽일 수밖에 없는 백성, 그 속에서 하루가 모자라 그 뜻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허물어져 내리는 아기 장수. 그 어린 영혼의 입 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안타깝고도 긴 한숨 소리. 이 책은 그렇게 스러져 간 어린 영혼을 위로하는 씻김굿이기도 하다.
김환희는 발문에서 이렇게 썼다.
“그림책 곳곳에는, 못다 핀 삶을 살다 간 아이들을 영원히 기억하려는 화가의 마음이, 이 땅에서 더는 이기적인 어른과 무책임한 국가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무참하게 희생당하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부모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 작가 소개
글 : 이청준
이청준 선생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다. 1939년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나 2008년 돌아가신 선생은 스스로의 글쓰기를 ‘현실의 삶으로부터 영혼을 위로하고 씻기는, 그래서 평상의 삶의 힘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여겼다. 이런 선생의 문학관은 『아기 장수의 꿈』에도 은은하게 스며들어 있다.
그림 : 김세현
김세현 화가에게는 『아기 장수의 꿈』을 그리기 위해 스케치한 몇 권의 두툼한 수첩이 남아 있다. 거기에는 꺾여 버린 아기 장수의 꿈, 자식의 아픔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부모의 안타까움, 하지만 다시 태어나기를 꿈꾸는 모두의 바람이 빼곡히 담겨 있다. 『만년샤쓰』, 『준치 가시』, 『엄마 까투리』, 『7년 동안의 잠』 들이 화가의 작품이다.
이청준 선생의 글과 김세현 화가의 그림이 만나 아기 장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새롭게 태어난 아기 장수는 아름답고 당당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청준 선생은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평소에 내 글쓰기가 무엇이었냐 생각을 해 보면 결국은 일차적으로 나 자신의 삶을 씻겨 왔구나, 씻기는 과정이었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 ……. 현실의 삶으로부터 영혼을 위로하고 씻기는, 그래서 평상의 삶의 힘을 회복시키는 역할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렇다면 이청준 선생이 우리나라의 대표 전설 ‘아기 장수’를 「아기 장수의 꿈」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썼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그 작품으로 아이들과 나누고자 했던 것은 또 무엇이었을까.
이 책의 발문을 쓴 옛이야기 연구자 김환희의 말처럼 “이청준 선생이 살아생전에 종종 말씀하셨던 것처럼, 아기 장수의 비극이 아직도 이 땅에 살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아기 장수의 비극을 되살려내어 그 뜻을 다시금 새겨봄으로써, 매우 아름답지만 또 그만큼 무척이나 처연한 아기 장수의 아픔을 스스로의 것으로 느껴 봄으로써 아이들과 함께 우리의 혼탁한 영혼을 씻기고, 진정한 삶의 힘을 회복시키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선생의 글이 오랜 세월이 지나 화가 김세현의 그림을 만나 새롭게 태어났다. 지배집단에 대한 두려움이나 패배의식 따위는 저만치 박차 버리고, 백성을 겁주고 윽박지르는 관군의 일그러지고 우스꽝스러운 형상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늠름한 아기 장수의 모습은 아름답고 당당하다. 새 생명을 얻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환희는 이렇게 말한다.
“「아기 장수의 꿈」은 그동안 받아 마땅한 세상의 빛을 제대로 쬐지 못했습니다. 이청준 선생이 세상을 떠나고도 세월이 제법 흐른 지금, 김세현 화백의 넘치는 열정과 섬세한 손길로 이 이야기가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해서 작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림을 한 장면 한 장면 완성해 나갔을 화가의 외롭고 긴 시간을 생각하면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어린 영혼을 위로하는 예술가의 씻김굿
아기 장수는 우리의 민간 전설이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답고 영웅적인 인물이다. 오랜 세월 백성들은 아기 장수를 기다리고 기다려 왔다. 부당한 권력에 대항해 세상을 바꿔 낼 인물을 고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아기 장수가 태어나면 부당한 권력에 앞서 그 장수는 부모에게 죽임을 당해 왔다. 그들은 아기 장수가 불러들일 화를 걱정했던 것이다.
이청준 선생은 작품에서 이렇게 적었다.
“사람들은 물론 그런 인물이 태어나기를 오래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그러기를 기다리는 것뿐, 정작에 그런 아기가 태어나면 큰일이었습니다. 그런 아기가 태어나기만 하면, 나라에서는 뒷날 화가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아기를 미리 잡아다 죽여 버리기 때문입니다. ……. 사람들은 행여 자기 집에서 정말 장수 아기가 태어날까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런 아이를 몰래 숨겼다 나중에 가서 일이 잘못되는 날이면, 일가친척이 온통 무서운 화를 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아기 장수는 우리의 민간 전설이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답고 영웅적인 인물인 동시에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세상을 바꿔 줄 장수를 간절히 기다려 온 백성, 하지만 막상 자기 집에서 장수 아기가 태어나면 그를 권력에 앞서 먼저 죽일 수밖에 없는 백성, 그 속에서 하루가 모자라 그 뜻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허물어져 내리는 아기 장수. 그 어린 영혼의 입 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안타깝고도 긴 한숨 소리. 이 책은 그렇게 스러져 간 어린 영혼을 위로하는 씻김굿이기도 하다.
김환희는 발문에서 이렇게 썼다.
“그림책 곳곳에는, 못다 핀 삶을 살다 간 아이들을 영원히 기억하려는 화가의 마음이, 이 땅에서 더는 이기적인 어른과 무책임한 국가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무참하게 희생당하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부모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 작가 소개
글 : 이청준
이청준 선생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다. 1939년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나 2008년 돌아가신 선생은 스스로의 글쓰기를 ‘현실의 삶으로부터 영혼을 위로하고 씻기는, 그래서 평상의 삶의 힘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여겼다. 이런 선생의 문학관은 『아기 장수의 꿈』에도 은은하게 스며들어 있다.
그림 : 김세현
김세현 화가에게는 『아기 장수의 꿈』을 그리기 위해 스케치한 몇 권의 두툼한 수첩이 남아 있다. 거기에는 꺾여 버린 아기 장수의 꿈, 자식의 아픔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부모의 안타까움, 하지만 다시 태어나기를 꿈꾸는 모두의 바람이 빼곡히 담겨 있다. 『만년샤쓰』, 『준치 가시』, 『엄마 까투리』, 『7년 동안의 잠』 들이 화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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