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인생의 마침표를 향해 함께 걷는 이들의 일상
세리즈 할머니는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립니다. 집에 갈 길이 막막해져 햇볕을 쏘이다가 무작정 걷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자동차 열쇠는 까치가 물고 간 것 같습니다. 한 시간 전 일은 까마득한데, 어린 소녀 적 일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집니다. 처음 자전거를 타고 비탈길을 내달리던 날의 기분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할머니는 어두워진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동네에서는 할머니를 찾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뒤였죠. 할머니는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저녁으로 먹으려고 산 피자를 어디 두고 왔는지도요. 까치가 물고 간 것은 아무래도 열쇠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는 한밤중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내를 바라보곤 합니다. 할머니가 점점 자신의 곁을 떠나고 있다는 것을 할아버지는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도 종종 잠에서 깨어 잠들어 있는 할아버지를 바라봅니다. 온전한 정신이 언젠가는 아예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걸 할머니도 알고 있습니다. 부부는 두려움을 애써 감춰 봅니다.
할머니를 지키고 싶은 할아버지는 며칠 동안 헛간에 틀어박혀 선물을 준비하지요. 아내의 깜박증을 돕기 위한 특별한 드레스입니다. 드레스에는 손수 덧대어 만든 창이 여러 개 달려 있습니다. 창문 안에는 할머니가 기억해야 할 모든 정보와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전화번호와 주소, 약속, 요리법, 가족들의 얼굴과 이름, 둘이 하나가 되던 젊은 날의 모습까지 옷 한 벌에 담았지요. 할머니는 아름다운 드레스의 창을 하나씩 조심스레 열어 봅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읽는 노부부의 값진 사랑 이야기
잃어버린 물건들이며 기억들을 도둑 까치가 물고 갔을 거라 여기는 할머니. 만약 까치가 그것들을 한데 모아 두었다면 엄청난 보물 창고가 되었겠지요. 할머니는 손주들에게 그 보물 창고를 찾아 보여 주고 싶습니다. 거기에는 할머니가 가장 빛났던 시절도, 까마득하게 잊고 지낸 추억도 있겠지요. 손주들에게 건네지 못한 안타까운 선물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고 보면 까치는 소중한 것을 앗아가는 못된 도둑이 아니라 할머니에게 위안을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이 그림책은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를 다룬 다른 책과는 다르게 어린이가 등장해 할머니, 할아버지와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어린이들에게 공감과 울림을 주는 것은 아마도 할머니가 어린이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깜박증의 책임을 까치에게 돌리며 위로받는 할머니의 모습은 꼭 어린 아이 같습니다. 자신의 병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하지만, 고통받거나 상처받지 않고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사랑과 보살핌을 받는 모습 말이지요.
할아버지의 용기 있는 사랑도 독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합니다. 기억을 잃어 가는 아내와 사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될까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원망하지도, 회피하지도 않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할머니를 지켜 줍니다. 피자를 잃어버리고 온 할머니를 다독여 오토바이에 태우고 식당으로 달려가는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까치는 할머니의 기억을 하나둘 물고 가지만, 할아버지는 흩어져 가는 기억을 그러모아 옷을 짓습니다. 할머니의 드레스는 노부부가 함께 걸어온 삶과 사랑의 결실이지요. 할아버지의 선물은 책 맨 뒤에 부록으로 들어 있어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 작가 소개
글 : 상드라 푸아로 셰리프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스트라스부르 장식 미술학교에서 공부한 뒤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책 속으로 들어간 공주》 《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책》 《나의 길》 《얼마나 있으면 어른이 될까요?》 들이 있습니다.
역자 : 문지영
프랑스와 영국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통역과 번역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기타 보이》 《똑똑해지는 낙서 두들 백과사전》 들이 있습니다.
인생의 마침표를 향해 함께 걷는 이들의 일상
세리즈 할머니는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립니다. 집에 갈 길이 막막해져 햇볕을 쏘이다가 무작정 걷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자동차 열쇠는 까치가 물고 간 것 같습니다. 한 시간 전 일은 까마득한데, 어린 소녀 적 일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집니다. 처음 자전거를 타고 비탈길을 내달리던 날의 기분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할머니는 어두워진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동네에서는 할머니를 찾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뒤였죠. 할머니는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저녁으로 먹으려고 산 피자를 어디 두고 왔는지도요. 까치가 물고 간 것은 아무래도 열쇠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는 한밤중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내를 바라보곤 합니다. 할머니가 점점 자신의 곁을 떠나고 있다는 것을 할아버지는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도 종종 잠에서 깨어 잠들어 있는 할아버지를 바라봅니다. 온전한 정신이 언젠가는 아예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걸 할머니도 알고 있습니다. 부부는 두려움을 애써 감춰 봅니다.
할머니를 지키고 싶은 할아버지는 며칠 동안 헛간에 틀어박혀 선물을 준비하지요. 아내의 깜박증을 돕기 위한 특별한 드레스입니다. 드레스에는 손수 덧대어 만든 창이 여러 개 달려 있습니다. 창문 안에는 할머니가 기억해야 할 모든 정보와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전화번호와 주소, 약속, 요리법, 가족들의 얼굴과 이름, 둘이 하나가 되던 젊은 날의 모습까지 옷 한 벌에 담았지요. 할머니는 아름다운 드레스의 창을 하나씩 조심스레 열어 봅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읽는 노부부의 값진 사랑 이야기
잃어버린 물건들이며 기억들을 도둑 까치가 물고 갔을 거라 여기는 할머니. 만약 까치가 그것들을 한데 모아 두었다면 엄청난 보물 창고가 되었겠지요. 할머니는 손주들에게 그 보물 창고를 찾아 보여 주고 싶습니다. 거기에는 할머니가 가장 빛났던 시절도, 까마득하게 잊고 지낸 추억도 있겠지요. 손주들에게 건네지 못한 안타까운 선물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고 보면 까치는 소중한 것을 앗아가는 못된 도둑이 아니라 할머니에게 위안을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이 그림책은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를 다룬 다른 책과는 다르게 어린이가 등장해 할머니, 할아버지와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어린이들에게 공감과 울림을 주는 것은 아마도 할머니가 어린이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깜박증의 책임을 까치에게 돌리며 위로받는 할머니의 모습은 꼭 어린 아이 같습니다. 자신의 병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하지만, 고통받거나 상처받지 않고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사랑과 보살핌을 받는 모습 말이지요.
할아버지의 용기 있는 사랑도 독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합니다. 기억을 잃어 가는 아내와 사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될까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원망하지도, 회피하지도 않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할머니를 지켜 줍니다. 피자를 잃어버리고 온 할머니를 다독여 오토바이에 태우고 식당으로 달려가는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까치는 할머니의 기억을 하나둘 물고 가지만, 할아버지는 흩어져 가는 기억을 그러모아 옷을 짓습니다. 할머니의 드레스는 노부부가 함께 걸어온 삶과 사랑의 결실이지요. 할아버지의 선물은 책 맨 뒤에 부록으로 들어 있어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 작가 소개
글 : 상드라 푸아로 셰리프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스트라스부르 장식 미술학교에서 공부한 뒤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책 속으로 들어간 공주》 《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책》 《나의 길》 《얼마나 있으면 어른이 될까요?》 들이 있습니다.
역자 : 문지영
프랑스와 영국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통역과 번역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기타 보이》 《똑똑해지는 낙서 두들 백과사전》 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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