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쓴 공주님

▣ 신문 서평

사자 머리, 쿠키 머리 공주님

벌거벗은 임금님’의 뒷얘기를 아시는지. 옷 때문에 사기꾼들에게 망신을 당한 벌거벗은 임금님은 후손에게 절대로 옷 치장에 관심을 갖지 말라는 교훈을 전한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손녀딸인 공주님도 장식 없는 무명옷만 입고 지낸다. 하지만 머리 모양만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공주님은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 모양을 바꾼다. 간식을 먹다 쿠키머리, 그림책의 사자를 보고서는 사자머리, 비 오는 날에 우산머리, 정원을 뛰어다니다가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머리….

그러던 어느날 밤하늘을 밝히는 달을 떼어다가 머리 장식을 만든다는 사기꾼들이 공주님을 찾아온다. 공주님은 그들에게 속아 낡은 장화를 뒤집어 쓰게 된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전 국민이 각종 신발 장식의 모자를 쓰고 다니게 된다.

주변의 모든 것을 머리 모양의 소재로 삼은 공주님의 엉뚱하고 기발한 모습을 통해 세상에 눈을 떠가는 어린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그림책이다.[2003.8.4 조선일보 최홍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