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열두 동물 시간으로 생각을 키우는 그림책!
윤동주 문학대상에 빛나는 공광규 시인의 첫 그림책!
그림으로 자연을 말하는 김재홍 화가의 열두 구름!
기획 의도
그림책 ≪구름≫은 하늘에 피어오른 작은 구름 한 덩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구름을 보고 누구나 한 번쯤은 사물을 떠올려 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공광규 시인은 구름을 보고 수천 년 전부터 우리 문화 속에 함께해 온 열두 동물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세밑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그해 수호동물인 열두 동물을 통해 운수를 점쳐 보기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그해 동물을 통해 아이의 미래를 예지해 보기도 했습니다. 열두 동물은 이렇듯 인간과 누구보다도 가깝고 친숙한 동물입니다. 아이들이 우리 삶과 깊은 관련이 있는 동물 모양 구름을 통해 자연을 좀 더 친근하게 여기길 바라며 이 책을 기획, 출간했습니다.
더불어 자시(子時), 축시(丑時), 인시(寅時) 등 열두 동물의 시간에 맞춰 변화하는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자연스레 시간의 흐름을 배우고 나아가 삶의 이치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구름이 만드는 열두 동물 시간 이야기!
어두운 밤에서 소가 일하러 나가야 하는 새벽이 밝아오고, 상쾌한 아침에서 말이 뛰어노는 한낮으로 이어지다가 어느덧 황금빛 노을이 지며 다시 밤을 맞이합니다. 열두 동물의 시간에 맞춰 하늘의 색이 변화하고 구름도 모양을 바꿉니다. 그림 속에는 열두 동물과 더불어 재미난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김재홍 작가의 그림에는 숨은 그림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구름이 쥐로 피어오르자 땅 위에 앉아 있던 고양이가 가만히 노려봅니다. 구름이 토끼가 되자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라도 하고 싶은 듯 목을 빼고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림 속 재미난 이야기를 찾다 보면 어느덧 삶과 시간을 아우르는 깊은 이야기에 푹 빠질 것입니다.
김재홍 작가는 실제 우리가 보고 있는 하늘에도 있을 듯한 구름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상상의 힘이 만들어 내는 자기 세계!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모양을 보고 사물을 생각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아이 교육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구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동물’로 연상하는 것은 인지발달에 있어 ‘상상’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창의’를 만들어 내는 첫 단추입니다. 또한 ‘구름’이라는 일반 사물을 보고 ‘동물’을 떠올린다는 것은 하나의 사물을 두 개로 연결하는 것이며, 여기에서 발전해 나가 하나의 사물이 가진 사회적 규정뿐 아니라, 개인적인 규정을 만들어 내면서 자기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입니다.
운율이 주는 특별한 즐거움!
별이 가득한 밤하늘에 구름 한 덩이가 일어나더니 차례대로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를 만들어 냅니다. 시는 각 행의 어미에 ‘만들었다가’라는 반복 구성으로 운율을 만들어 시를 읽는 즐거움을 줍니다.
그리고 “또 뭘 만들지?”라는 시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시에 등장하는 동물 이외의 다른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최고와 최고가 만나 빚은 그림책!
그림책 ≪구름≫은,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후에 신라문학대상, 윤동주 문학대상, 동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등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한 시로 호평을 받는 공광규 시인의 시와, ‘에스파스 앙팡 상’ ‘앵코?티블 상’ ‘BIB 어린이 심사원 상’ 등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 다양한 상을 받은 김재홍 작가의 그림이 합쳐진 책입니다.
별이 되어 빛나는 영문 번역 시!
책을 열면 구름이 아름답게 실린 파란 하늘이 반갑게 맞이하여 마음을 다독여 줍니다. 이윽고 열두 동물 시간이 시작되어 흐릅니다. 열두 동물 이야기가 끝나도 아이들은 또 무엇을 만들지 상상합니다. 열두 동물 눈들이 말똥말똥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마지막 페이지에는 영문으로 번역한 시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담겨 있습니다. “makes a” 시구가 만드는 운율에 맞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시를 읽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번역대상의 안선재 교수가 시를 영문 번역했습니다.
또한, 영문으로 번역한 시가 떠 있는 하늘은 먼동이 희끄무레 밝아 오기 시작하는 하늘입니다. 다시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시간의 끊임없는 순환이 엿보입니다. 책 구성상 시작과 끝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작가의 말
이번에 쓴 책 ≪구름≫은 수천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이 시간을 가리키는 데 사용해온 열두 가지 동물을 구름이 순서대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또 우리 민족은 지금도 사람이 태어난 순서를 열두 띠로 정하고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을 배경으로 열두 동물의 구름 모양처럼 모였다가 흩어진다는 깊은 뜻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고대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동물을 사랑해왔으며, 열두 동물들 이야기에 우리 민족의 정신을 담아왔습니다. 또 이 동물들은 우리 민족이 사용하는 덕담의 자료가 되었고, 많은 속담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열두 띠에 나타난 열두 짐승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몽골과 멀리 인도와 티베트 사람들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대 사회부터 본래 인간은 동물에서 진화한 것으로 동물의 속성이 남아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열두 마리 동물을 하나로 묶어 놓으면 바로 사람의 심성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사람에게는 무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동물의 속성이 있고, 이들 동물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림과 글과 조각으로 남겼지요. 불경에는 이들 동물에게 구원을 청하는 주문이 들어 있고, 경주의 괘릉과 김유신묘 둘레에는 열두 동물 조각이 묘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 시간을 세는데 열두 동물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쥐는 23~01시, 소는 01~03시, 호랑이는 이른 03~05시, 토끼는 05~07, 용은 07~09시, 말은 1~13시, 양은 13~15시, 원숭이는 15~17시, 닭은 17~19시, 개는 19~21시, 돼지는 21~23시에 배치했습니다.
우리는 태어난 해와 시를 가지고 그 사람의 기질을 살피기도 합니다. 이를 테면 쥐해와 쥐시에 태어난 사람은 쥐의 속성과 같이 부지런하고 아이를 많이 낳고 부자가 된다는 것이지요. 소해에 태어난 사람은 소처럼 끈기가 있고,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은 재주가 많다는 식의 이야기입니다.
이들 열두 동물의 특성과 사람의 특성을 비교하고 상상하면서 이 책을 엄마와 같이 읽어가는 기쁨을 느끼기 바랍니다.
평론
《구름과 열두 동물의 접속, 상상의 세계를 열어젖히다》
아동문학 평론가 김현숙
구름이 하늘에 그리는 그림은 무한하다. 구름이 그린 그림은 늘 다른데, 구름은 언제나 구름 그대로이다. 아이와 어른 모두의 상상을 자극하는 광경이니, 펼쳐진 상상의 가짓수는 천만 만만을 헤아릴 터이다.
시인은 아예 즐겨찾기에 구름을 띄운다. 마음에 바람이 불면 구름으로 시를 빚는다. 그런데 그 시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경우는 몇을 헤아릴 뿐이다. 공광규 시인의 동시 《구름》은 어느 경우에 속할까?
동시 《구름》은 구름이 그리는 열두 동물을 보여준다. 구름이 자주 그리는 것은 동물, 그 동물은 여러 가지, 다양한 동물 한 세트 묶음의 대표는 십이지신(十二支神). 《구름》이 십이지신 열두 동물을 담은 과정은 이처럼 추측된다. 이 동시는 일단 어렵지 않은 연상으로 어린이 독자의 공감을 얻는다.
열두 동물을 다룬 그림책은 여럿이다. 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아기자기하다. 어떤 인상을 남기던 이들은 무엇을 전달하기에 바쁘다. 좀처럼 빈자리를 남기지 않는 통에, 독자는 십이지신에 대한 지식은 늘리되 상상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상상으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다. 아쉬운 대목이다.
《구름》의 시인은 십이지신 열두 동물을 담백하게 다루었다. 구름이 ‘……을/를 만들었다가’를 열두 번 반복한다. 즉 ‘……’에 쥐부터 돼지까지 차례대로 등장시킬 뿐, 일체의 묘사가 없다. 감정도 건드리지 않았다. 십이지신을 다루기에 제시할 법한 설명들도 과감히 지웠다. 돌아보면 시인이 한 일이란, 열두 동물에 얽힌 이러저러한 요소들을 대담하게 거두어서 개운한 빈자리 만들기였다.
시인이 빈 공간을 만드는 대범함을 보이자, 화가 김재홍이 그림으로 그 빈 공간을 영리하게 채웠다. 그림을 딱 보면 화면 가득 구름투성이지만, 곧 구름은 양, 원숭이, 개 등으로 드러난다. 두루뭉술한 하늘 구름이 정밀하게 형태를 갖춘 채 살아 숨 쉬는 쥐, 뱀, 돼지 등으로 다가온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독자는 경탄과 신기함을 맛본다.
매 장면 새 동물의 정체 확인 뒤에도 한참을 더 동물을 탐색하게 된다. 새 동물을 이룬 구름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호랑이의 얼룩은 슬슬 물러나는 까만 어둠과 희부연 새벽 미명을 절묘하게 엇섞은 것이다. 독자는 호랑이가 새벽 시간을 뜻함을 알아차릴 수 있다. 힘찬 질주로 어느덧 하늘로 솟구치는 말은 온통 눈부시게 희다. 말이 가리키는 때는 한낮이다. 그림은 장면마다 해당 동물이 일정 시간과 관계되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독자는 시간의 흐름과 동물과의 관계를 달라진 하늘빛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무언가를 알아차리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그림이기에, 독자는 무엇이 만들어지는지 이미 알고 있더라도 매 장면에 매우 집중하게 된다.
그림은 시가 양도한 내용성을 충실히 채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구름이 무엇을 만들었다는 간결한 시의 서사를 풍요롭게 가꿔나간다. 하늘 가득 펼쳐진 구름 동물 아래로 이와 관계되는 지상의 것들을 살짝 혹은 수줍거나 애교스럽게 배치한 것이다. 예컨대 토끼 구름 저 아래로 작은 거북이 있고, 용 구름 한 켠에는 용비늘의 소나무 등걸이 꿈틀거린다. 그림이 자기 안에 이야깃거리를 심어둔 덕에, 독자는 천상의 구름 동물과 지상의 것들이 보여준 상호 조응을 살피며 마음껏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림은 독자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도록 유도했다. 그림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가 설명을 접어 여백을 마련해준 덕분이다. 그림책이 무엇이던가? 글과 그림이 만나 제삼의 것을 이뤄내는 매체가 아니던가. 글과 그림 간의 여유 넘치는 협응을 보이는 동시 그림책 《구름》은 그림책의 특징과 묘미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하겠다.
동시 《구름》이 그림에게 모든 것을 맡긴 것은 아니다. 구름이 돼지까지 만들자, 시는 따로 마련해 두었던 자기 역할 수행에 나선다. ‘또, 뭘 만들지? 하늘에는 열두 동물 눈들이 말똥말똥.’이라는 마지막 구절의 일이다.
상황은 다시 밤이다. 십이지신 지식에 의하면 쥐부터 돼지까지 동물 만들기가 반복될 터이다. 그런데 시의 화자는, 구름이 ‘또, 뭘 만들지?’ 궁금해한다. 이 화자는 ‘열두 동물 눈들이 말똥말똥’함을 보고 있다. 이 화자에게 구름이 만든 동물들은 시간과 관계되었다고 시간 흐름과 함께 스러지는 것들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들이다.
시인은 이 화자를 통해 십이지신 열두 동물에 생기를 부여했다. 시 전체로 보아, 마지막 구절은 내내 지속되던 담백함을 뒤틀어 생기를 발산시키면서 정점을 이룬다. 말똥말똥한 생기는 상상의 세계를 열어젖히는 힘이다. 이제 어린이 독자들에게 열두 동물은 시간을 뜻하는 표상물일 뿐만 아니라, 열두 동물 이야기를 만들었던 상상의 세계와도 접속물이 된다. 동시 《구름》은 이렇게 해서 기존의 열두 동물 이야기가 남긴 아쉬움을 해소시켰다.
구름과 열두 동물의 접속이 남기는 여운이 싱싱하다. 화려한 채색 없이도 열두 동물 이야기를 풍부하게 가꿔낸 그림이 남긴 즐거움도 오래 기억되리라. 동시 그림책 《구름》에서는 그림을 위해 빈자리를 남길 줄 아는 글 그리고 글이 남긴 여백을 재치 있게 움켜쥔 그림을 만난다. 이 책은 질 좋은 그림책을 위해 글 그림의 협응이 얼마나 긴요한 것인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소중한 우리 그림책으로 꼽힐 것이다.
▣ 작가 소개
글 : 공광규
어린 풀과 벌레와 곤충을 밟지 않으려고 맨발로 산행하며 자연과 교감하며 시를 쓰고 있습니다. 1960년 서울 돈암동에서 태어나 충남 홍성과 보령을 거쳐 청양에서 자랐습니다.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후에 신라문학대상,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동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2013, 그의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한 시 [담장을 허물다]가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로 선정되었습니다. 시집으로 『대학일기』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지독한 불륜』 『소주병』 『말똥 한 덩이』 『담장을 허물다』가 있으며, 어린이를 위하여 『성철 스님은 내 친구』 『마음 동자』 『윤동주』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쓴 책 『구름』은 수천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이 시간을 가리키는 데 사용해온 열두 가지 동물을 구름이 순서대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민족은 지금도 사람의 나이에 따른 순서를 열두 띠로 정하는데, 그렇듯 사람은 누구나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을 배경으로 열두 띠의 구름처럼... 모였다가 흩어진다는 깊은 뜻을 책에 담았습니다.
그림 : 김재홍
1958년 경기도 의정부 출생.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인간과 자연은 하나’를 모토로 특유의 작품 세계를 구축, 수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다. 2004년 직접 쓰고 그린 첫 그림책 『동강의 아이들』로 전 세계에서 2년에 단 한 권을 뽑아 수여하는 에스파스앙팡 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고양이 학교』로 앵코뤼티블 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7년 『영이의 비닐 우산』으로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그린 책으로 『숲 속에서』 『무지개』 『쌀뱅이를 아시나요』, 『박완서 선생님의 나 어릴 적에』 등이 있다. 지금은 안양에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며 창작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열두 동물 시간으로 생각을 키우는 그림책!
윤동주 문학대상에 빛나는 공광규 시인의 첫 그림책!
그림으로 자연을 말하는 김재홍 화가의 열두 구름!
기획 의도
그림책 ≪구름≫은 하늘에 피어오른 작은 구름 한 덩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구름을 보고 누구나 한 번쯤은 사물을 떠올려 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공광규 시인은 구름을 보고 수천 년 전부터 우리 문화 속에 함께해 온 열두 동물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세밑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그해 수호동물인 열두 동물을 통해 운수를 점쳐 보기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그해 동물을 통해 아이의 미래를 예지해 보기도 했습니다. 열두 동물은 이렇듯 인간과 누구보다도 가깝고 친숙한 동물입니다. 아이들이 우리 삶과 깊은 관련이 있는 동물 모양 구름을 통해 자연을 좀 더 친근하게 여기길 바라며 이 책을 기획, 출간했습니다.
더불어 자시(子時), 축시(丑時), 인시(寅時) 등 열두 동물의 시간에 맞춰 변화하는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자연스레 시간의 흐름을 배우고 나아가 삶의 이치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구름이 만드는 열두 동물 시간 이야기!
어두운 밤에서 소가 일하러 나가야 하는 새벽이 밝아오고, 상쾌한 아침에서 말이 뛰어노는 한낮으로 이어지다가 어느덧 황금빛 노을이 지며 다시 밤을 맞이합니다. 열두 동물의 시간에 맞춰 하늘의 색이 변화하고 구름도 모양을 바꿉니다. 그림 속에는 열두 동물과 더불어 재미난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김재홍 작가의 그림에는 숨은 그림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구름이 쥐로 피어오르자 땅 위에 앉아 있던 고양이가 가만히 노려봅니다. 구름이 토끼가 되자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라도 하고 싶은 듯 목을 빼고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림 속 재미난 이야기를 찾다 보면 어느덧 삶과 시간을 아우르는 깊은 이야기에 푹 빠질 것입니다.
김재홍 작가는 실제 우리가 보고 있는 하늘에도 있을 듯한 구름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상상의 힘이 만들어 내는 자기 세계!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모양을 보고 사물을 생각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아이 교육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구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동물’로 연상하는 것은 인지발달에 있어 ‘상상’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창의’를 만들어 내는 첫 단추입니다. 또한 ‘구름’이라는 일반 사물을 보고 ‘동물’을 떠올린다는 것은 하나의 사물을 두 개로 연결하는 것이며, 여기에서 발전해 나가 하나의 사물이 가진 사회적 규정뿐 아니라, 개인적인 규정을 만들어 내면서 자기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입니다.
운율이 주는 특별한 즐거움!
별이 가득한 밤하늘에 구름 한 덩이가 일어나더니 차례대로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를 만들어 냅니다. 시는 각 행의 어미에 ‘만들었다가’라는 반복 구성으로 운율을 만들어 시를 읽는 즐거움을 줍니다.
그리고 “또 뭘 만들지?”라는 시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시에 등장하는 동물 이외의 다른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최고와 최고가 만나 빚은 그림책!
그림책 ≪구름≫은,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후에 신라문학대상, 윤동주 문학대상, 동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등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한 시로 호평을 받는 공광규 시인의 시와, ‘에스파스 앙팡 상’ ‘앵코?티블 상’ ‘BIB 어린이 심사원 상’ 등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 다양한 상을 받은 김재홍 작가의 그림이 합쳐진 책입니다.
별이 되어 빛나는 영문 번역 시!
책을 열면 구름이 아름답게 실린 파란 하늘이 반갑게 맞이하여 마음을 다독여 줍니다. 이윽고 열두 동물 시간이 시작되어 흐릅니다. 열두 동물 이야기가 끝나도 아이들은 또 무엇을 만들지 상상합니다. 열두 동물 눈들이 말똥말똥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마지막 페이지에는 영문으로 번역한 시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담겨 있습니다. “makes a” 시구가 만드는 운율에 맞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시를 읽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번역대상의 안선재 교수가 시를 영문 번역했습니다.
또한, 영문으로 번역한 시가 떠 있는 하늘은 먼동이 희끄무레 밝아 오기 시작하는 하늘입니다. 다시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시간의 끊임없는 순환이 엿보입니다. 책 구성상 시작과 끝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작가의 말
이번에 쓴 책 ≪구름≫은 수천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이 시간을 가리키는 데 사용해온 열두 가지 동물을 구름이 순서대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또 우리 민족은 지금도 사람이 태어난 순서를 열두 띠로 정하고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을 배경으로 열두 동물의 구름 모양처럼 모였다가 흩어진다는 깊은 뜻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고대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동물을 사랑해왔으며, 열두 동물들 이야기에 우리 민족의 정신을 담아왔습니다. 또 이 동물들은 우리 민족이 사용하는 덕담의 자료가 되었고, 많은 속담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열두 띠에 나타난 열두 짐승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몽골과 멀리 인도와 티베트 사람들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대 사회부터 본래 인간은 동물에서 진화한 것으로 동물의 속성이 남아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열두 마리 동물을 하나로 묶어 놓으면 바로 사람의 심성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사람에게는 무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동물의 속성이 있고, 이들 동물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림과 글과 조각으로 남겼지요. 불경에는 이들 동물에게 구원을 청하는 주문이 들어 있고, 경주의 괘릉과 김유신묘 둘레에는 열두 동물 조각이 묘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 시간을 세는데 열두 동물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쥐는 23~01시, 소는 01~03시, 호랑이는 이른 03~05시, 토끼는 05~07, 용은 07~09시, 말은 1~13시, 양은 13~15시, 원숭이는 15~17시, 닭은 17~19시, 개는 19~21시, 돼지는 21~23시에 배치했습니다.
우리는 태어난 해와 시를 가지고 그 사람의 기질을 살피기도 합니다. 이를 테면 쥐해와 쥐시에 태어난 사람은 쥐의 속성과 같이 부지런하고 아이를 많이 낳고 부자가 된다는 것이지요. 소해에 태어난 사람은 소처럼 끈기가 있고,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은 재주가 많다는 식의 이야기입니다.
이들 열두 동물의 특성과 사람의 특성을 비교하고 상상하면서 이 책을 엄마와 같이 읽어가는 기쁨을 느끼기 바랍니다.
평론
《구름과 열두 동물의 접속, 상상의 세계를 열어젖히다》
아동문학 평론가 김현숙
구름이 하늘에 그리는 그림은 무한하다. 구름이 그린 그림은 늘 다른데, 구름은 언제나 구름 그대로이다. 아이와 어른 모두의 상상을 자극하는 광경이니, 펼쳐진 상상의 가짓수는 천만 만만을 헤아릴 터이다.
시인은 아예 즐겨찾기에 구름을 띄운다. 마음에 바람이 불면 구름으로 시를 빚는다. 그런데 그 시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경우는 몇을 헤아릴 뿐이다. 공광규 시인의 동시 《구름》은 어느 경우에 속할까?
동시 《구름》은 구름이 그리는 열두 동물을 보여준다. 구름이 자주 그리는 것은 동물, 그 동물은 여러 가지, 다양한 동물 한 세트 묶음의 대표는 십이지신(十二支神). 《구름》이 십이지신 열두 동물을 담은 과정은 이처럼 추측된다. 이 동시는 일단 어렵지 않은 연상으로 어린이 독자의 공감을 얻는다.
열두 동물을 다룬 그림책은 여럿이다. 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아기자기하다. 어떤 인상을 남기던 이들은 무엇을 전달하기에 바쁘다. 좀처럼 빈자리를 남기지 않는 통에, 독자는 십이지신에 대한 지식은 늘리되 상상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상상으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다. 아쉬운 대목이다.
《구름》의 시인은 십이지신 열두 동물을 담백하게 다루었다. 구름이 ‘……을/를 만들었다가’를 열두 번 반복한다. 즉 ‘……’에 쥐부터 돼지까지 차례대로 등장시킬 뿐, 일체의 묘사가 없다. 감정도 건드리지 않았다. 십이지신을 다루기에 제시할 법한 설명들도 과감히 지웠다. 돌아보면 시인이 한 일이란, 열두 동물에 얽힌 이러저러한 요소들을 대담하게 거두어서 개운한 빈자리 만들기였다.
시인이 빈 공간을 만드는 대범함을 보이자, 화가 김재홍이 그림으로 그 빈 공간을 영리하게 채웠다. 그림을 딱 보면 화면 가득 구름투성이지만, 곧 구름은 양, 원숭이, 개 등으로 드러난다. 두루뭉술한 하늘 구름이 정밀하게 형태를 갖춘 채 살아 숨 쉬는 쥐, 뱀, 돼지 등으로 다가온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독자는 경탄과 신기함을 맛본다.
매 장면 새 동물의 정체 확인 뒤에도 한참을 더 동물을 탐색하게 된다. 새 동물을 이룬 구름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호랑이의 얼룩은 슬슬 물러나는 까만 어둠과 희부연 새벽 미명을 절묘하게 엇섞은 것이다. 독자는 호랑이가 새벽 시간을 뜻함을 알아차릴 수 있다. 힘찬 질주로 어느덧 하늘로 솟구치는 말은 온통 눈부시게 희다. 말이 가리키는 때는 한낮이다. 그림은 장면마다 해당 동물이 일정 시간과 관계되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독자는 시간의 흐름과 동물과의 관계를 달라진 하늘빛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무언가를 알아차리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그림이기에, 독자는 무엇이 만들어지는지 이미 알고 있더라도 매 장면에 매우 집중하게 된다.
그림은 시가 양도한 내용성을 충실히 채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구름이 무엇을 만들었다는 간결한 시의 서사를 풍요롭게 가꿔나간다. 하늘 가득 펼쳐진 구름 동물 아래로 이와 관계되는 지상의 것들을 살짝 혹은 수줍거나 애교스럽게 배치한 것이다. 예컨대 토끼 구름 저 아래로 작은 거북이 있고, 용 구름 한 켠에는 용비늘의 소나무 등걸이 꿈틀거린다. 그림이 자기 안에 이야깃거리를 심어둔 덕에, 독자는 천상의 구름 동물과 지상의 것들이 보여준 상호 조응을 살피며 마음껏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림은 독자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도록 유도했다. 그림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가 설명을 접어 여백을 마련해준 덕분이다. 그림책이 무엇이던가? 글과 그림이 만나 제삼의 것을 이뤄내는 매체가 아니던가. 글과 그림 간의 여유 넘치는 협응을 보이는 동시 그림책 《구름》은 그림책의 특징과 묘미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하겠다.
동시 《구름》이 그림에게 모든 것을 맡긴 것은 아니다. 구름이 돼지까지 만들자, 시는 따로 마련해 두었던 자기 역할 수행에 나선다. ‘또, 뭘 만들지? 하늘에는 열두 동물 눈들이 말똥말똥.’이라는 마지막 구절의 일이다.
상황은 다시 밤이다. 십이지신 지식에 의하면 쥐부터 돼지까지 동물 만들기가 반복될 터이다. 그런데 시의 화자는, 구름이 ‘또, 뭘 만들지?’ 궁금해한다. 이 화자는 ‘열두 동물 눈들이 말똥말똥’함을 보고 있다. 이 화자에게 구름이 만든 동물들은 시간과 관계되었다고 시간 흐름과 함께 스러지는 것들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들이다.
시인은 이 화자를 통해 십이지신 열두 동물에 생기를 부여했다. 시 전체로 보아, 마지막 구절은 내내 지속되던 담백함을 뒤틀어 생기를 발산시키면서 정점을 이룬다. 말똥말똥한 생기는 상상의 세계를 열어젖히는 힘이다. 이제 어린이 독자들에게 열두 동물은 시간을 뜻하는 표상물일 뿐만 아니라, 열두 동물 이야기를 만들었던 상상의 세계와도 접속물이 된다. 동시 《구름》은 이렇게 해서 기존의 열두 동물 이야기가 남긴 아쉬움을 해소시켰다.
구름과 열두 동물의 접속이 남기는 여운이 싱싱하다. 화려한 채색 없이도 열두 동물 이야기를 풍부하게 가꿔낸 그림이 남긴 즐거움도 오래 기억되리라. 동시 그림책 《구름》에서는 그림을 위해 빈자리를 남길 줄 아는 글 그리고 글이 남긴 여백을 재치 있게 움켜쥔 그림을 만난다. 이 책은 질 좋은 그림책을 위해 글 그림의 협응이 얼마나 긴요한 것인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소중한 우리 그림책으로 꼽힐 것이다.
▣ 작가 소개
글 : 공광규
어린 풀과 벌레와 곤충을 밟지 않으려고 맨발로 산행하며 자연과 교감하며 시를 쓰고 있습니다. 1960년 서울 돈암동에서 태어나 충남 홍성과 보령을 거쳐 청양에서 자랐습니다.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후에 신라문학대상,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동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2013, 그의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한 시 [담장을 허물다]가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로 선정되었습니다. 시집으로 『대학일기』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지독한 불륜』 『소주병』 『말똥 한 덩이』 『담장을 허물다』가 있으며, 어린이를 위하여 『성철 스님은 내 친구』 『마음 동자』 『윤동주』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쓴 책 『구름』은 수천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이 시간을 가리키는 데 사용해온 열두 가지 동물을 구름이 순서대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민족은 지금도 사람의 나이에 따른 순서를 열두 띠로 정하는데, 그렇듯 사람은 누구나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을 배경으로 열두 띠의 구름처럼... 모였다가 흩어진다는 깊은 뜻을 책에 담았습니다.
그림 : 김재홍
1958년 경기도 의정부 출생.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인간과 자연은 하나’를 모토로 특유의 작품 세계를 구축, 수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다. 2004년 직접 쓰고 그린 첫 그림책 『동강의 아이들』로 전 세계에서 2년에 단 한 권을 뽑아 수여하는 에스파스앙팡 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고양이 학교』로 앵코뤼티블 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7년 『영이의 비닐 우산』으로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그린 책으로 『숲 속에서』 『무지개』 『쌀뱅이를 아시나요』, 『박완서 선생님의 나 어릴 적에』 등이 있다. 지금은 안양에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며 창작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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