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동양적 서정으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애틋하게 그린 그림책!
짧지만 강렬한 글과 긴 여운을 남기는 그림이 만나다.
《엄마 마중》은 1938년 [조선아동문학집]에 실린 소설가 이태준의 짧은 글에 김동성 작가의 서정적인 그림이 더해져 탄생한 작품으로 2013년 10월, 보림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다. 김동성 작가는 구체적인 묘사나 등장인물의 성격도 잘 드러나지 않는 이 글을 보고 처음에는 그림책으로 만들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특유의 빼어난 연출과 구성으로 짧고 간결한 글의 여운을 서정적으로 재해석해 그의 대표적인 그림책으로 탄생시켰다.
이 책은 전차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이야기다. 차례로 정류장으로 들어오는 전차의 차장에게 엄마가 언제 오는지 묻는 게 줄거리의 전부이다. 짧지만 강렬한 글만으로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잘 전해지지만, 그림으로 표현된 아이의 행동과 표정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에는 귀엽게만 생각되던 아이의 모습이 점점 더 간절하고 가슴 뭉클할 만큼 애잔하게 느껴진다. 동양화 전공자답게 김동성 작가의 그림은 수묵화의 느낌을 아주 잘 살리고 있는데다 우리의 정서를 듬뿍 담고 있어 옛이야기를 듣는 것같이 친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대조적 표현 기법으로 아이의 간절함을 극대화하다.
1930년대의 거리 모습과 사람들의 옷차림,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은 단색 톤으로 표현했고, 전차가 들어오는 장면은 화려하고 강렬한 컬러로 그려 냈다. 엄마가 오기만을 힘겹게 기다리는 아이에게 전차는 커다란 나무를 지나고, 푸른 바닷속을 헤엄치듯 지나오며, 새들과 함께 하늘에서 날아오는 간절한 희망이다. 작가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과 곧 엄마를 만날 거라는 희망을 대조적으로 표현해, 아이의 간절함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과연 아이는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아이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차장에게 더 이상 묻지 않고, 코만 새빨개져서 그냥 가만히 서 있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이 나지만 그림은 끝나지 않는다. 거리에 흰 눈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아이가 사는 마을에 소복이 눈이 쌓인다. 골목길에는 엄마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손에는 사탕까지 들려 있다. 이 부분은 원작에는 없는 내용을 그림 작가가 그려 넣은 장면이다. 현실과 환상을 대조적인 컬러로 표현한 앞 장면으로 미루어 보아 엄마를 만나 함께 걸어가는 연둣빛의 마을 모습은 아이의 상상임에 틀림없다. 상상 속에서라도 엄마를 만나 함께 집으로 가고 싶어 하는 아이의 간절함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이 책을 보는 독자들이라면 간절히 바랐을 모습을 작가도 같은 생각을 하며 이 마지막 장면을 그려 넣었을 것이다.
*《엄마 마중》은 2004년 소년한길에서 처음으로 출간했고, 2013년 보림출판사에서 개정초판을 출간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태준
호는 상허尙虛.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친척집을 전전하며 성장했다. 휘문고보 4학년 때 동맹 휴교 주모자로 퇴학당하고 일본으로 떠났다. 1925년 도쿄에서 단편 <오몽녀>를 <조선문단>에 투고해 입선했다. 1927년 도쿄 조치대 예과를 중퇴한 후 귀국했다.
1929년 개벽사에 입사, 조선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33년 구인회에 참가했으며, 이후 1930년대 말까지 주로 남녀 간의 사랑과 심리를 다룬 작품을 발표했다. 1940년경 일제의 압력으로 친일 활동에 동원되었고, 1941년 모던 일본사가 주관하는 제2회 조선예술상을 수상했다. 1943년 절필 후 낙향했다가 해방을 맞아 서울로 올라왔다. 해방 공간에서 좌익 작가 단체에 가입해 주도적으로 활동, 1946년 <해방 전후>로 제1회 해방문학상을 수상하고 그해 여름에 월북했다. 6·25 전쟁 중엔 낙동강 전선까지 내려와 종군 활동을 했다. 1956년 구인회 활동과 사상성을 이유로 숙청당한 이후 정확한 행적은 알려진 바 없으며 사망 연도도 불확실하다.
1934년 첫 단편집 《달밤》 발간을 시작으로 한국 전쟁 이전까지 《까마귀》《이태준 단편선집》《이태준 단편집》《해방 전후》 등 단편집 7권과 《구원의 여상》《화관》《청춘 무성》《사상의 월야》 등 장편 13권을 출간했다.
그린이 : 김동성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그림책 《엄마 마중》으로 한국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전통적인 동양화에 현대적 감수성을 더한 서정미로 사랑받는다. 《도토리가 톡!》, 《꽃신》, 《메아리》, 《책과 노니는 집》, 《들꽃아이》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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