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안경 뒤로 숨겨버린 속마음
울고 싶지 않아! 그냥 괜찮은 척 할래.
할머니 곰이 아기 곰을 남겨두고 천국으로 가버렸습니다. 그 뒤로 아기 곰은 희미하게 보이는 세상이 좋다며 쭉 할머니의 안경을 쓰고 지내지요. 할머니가 없는 세상을 또렷하게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슬픔과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아기 곰은 그대로 마음을 닫아 버린 채, 안경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세상에 자신을 가두어버립니다.
그런 아기 곰을 지켜보며 걱정해 주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이웃에 사는 토끼입니다. 토끼는 멍한 표정으로 하늘만 올려다보며 지내는 아기 곰을 위해, 집 문 앞에 도토리를 놓고 갑니다. 하지만 아기 곰은 토끼도 도토리도 보지 못합니다. 안경 뒤로 눈과 마음을 모두 숨겨버렸기 때문이지요. 슬픔에 사로잡혀 안경 뒤로 숨어버린 아기 곰은 날이 갈수록 수척해지다가, 결국 쓰러지고 맙니다. 다행히도 도토리를 가져다주러 오던 토끼가 쓰러진 아기 곰을 발견합니다. 토끼는 안타까운 마음에 도토리 스프를 끓여 먹이며 아기 곰의 곁을 지켜 줍니다. 토끼의 정성어린 간호에 아기 곰은 곧 깨어나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눈에 맞지 않는 안경 때문에 여전히 토끼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울고 싶을 때에는 울어도 괜찮아.
너를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함께 할 거야.
아기 곰은 문 쪽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에 눈을 뜹니다. 누가 왔나 밖을 살피러 나오던 아기 곰은 그만 문 앞에 쌓인 도토리를 밟고 미끄러집니다. 그 바람에 안경이 바닥에 떨어지며 와장창 깨지고 말지요.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로 한 번도 벗은 적이 없었던 안경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아기 곰은 그동안 마음을 꽁꽁 숨길 수 있게 해 주었던 안경이 사라지자, 어쩔 줄 몰라 하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안경이! 할머니의 안경이…… 할머니, 할머니!”
엉엉 소리 내어 울고 나니 뿌옇던 시야가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어디선가 울음소리도 들려옵니다. 아기 곰은 누군지 궁금한 마음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 보았더니, 토끼가 울고 있습니다. 토끼는 왜 울고 있을까요? 넘어지기라도 한 걸까요? 아니면…… 아기 곰과 함께 울어준 걸까요?
그제야 아기 곰은 안경을 쓰고 지냈던 시간들을 되돌아봅니다. 문 앞에 쌓여 있던 도토리, 도토리 스프를 끓여주며 간호해준 천사, 나와 함께 울어주는 내 눈앞의 친구, 토끼…….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당신 곁에는 분명 누군가 함께 합니다. 아기 곰의 곁에 토끼가 있었듯이 말이지요. 그러니 용기를 내어 안경을 벗고,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바라 봐 주세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거예요.
아이가 길을 가다가 아이가 콩 넘어집니다. 넘어져 아픈 것도 그렇지만 놀라기도 하고 당황한 아이는 조금 뒤에서야 “아야!” 합니다. 그러면 엄마는 “괜찮아! 많이 안 다쳤어. 별 일 아니야.”라며 아이가 울지 않도록 달래지요. 아이가 의연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아픔을 인지하고 고통을 겪을 틈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슬픔, 고난, 역경은 얼른 극복하고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아픔이 무엇인지, 슬픔이 무엇인지, 어른인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기쁨, 슬픔, 행복감, 분노…… 사람은 여러 감정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이런 감정들은 우리 마음속에서 모두 다르게 작용하지요. 사랑을 받아 본 아이는 사랑을 전할 줄 압니다. 아픔을 경험해 본 아이는 다른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배려할 줄 압니다. 여러 종류의 책을 읽으며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익히고, 편식하지 않는 습관을 길러 튼튼한 몸을 가지도록 노력하듯이,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을 모두 인지해 본 아이가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자라납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억지로 안경을 벗겨버리거나 슬픔을 직면하라고 혼내는 대신, 도토리 스프를 끓여 주며 곁을 지켜주고 울음을 터뜨린 아기 곰과 함께 울어준 토끼처럼 말이에요.
아기 곰의 안경은 원래 사랑하는 할머니 것이었어요. 할머니는 아기 곰을 남겨 두고 천국으로 갔지요. 그 뒤로 아기 곰은 쭉 할머니의 안경을 쓰고 지냈어요.
▣ 작가 소개
글 : 곤노 히토미
두 아이의 엄마이자 수필가이며 싱어송 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가정과 학교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소재를 수집하여 곡을 만드는 한편 전국의 학교와 복지시설을 순회하며 작은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와 너의 그림자』 『라디오 시간』 『곤노 히토미의 독백 1-5』 등이 있다. 말기 암 환자이면서도 교단에 서서 ‘생명의 존엄성’을 역설하다 세상을 떠난 가나가와 현의 하마노고 시립 초등학교 초대 교장 오세 도시아키 선생님을 모델로 한 그림책 『곰돌이 교장 선생님』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6년 봄에는 『곰돌이 교장 선생님』을 뮤지컬로 만들고, NPO 법인 고추잠자리 복지회의 멤버로 공연하기도 했다. 뮤지컬 대본이 포함된 CD 앨범 곰돌이 교장 선생님을 발매했으며, 수록곡 꿈을 이루자는 2006년 2월~3월 NHK 모두의 노래에서 방송되었다. 지금도 음악을 통해 아이들과 폭넓은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안경 뒤로 숨겨버린 속마음
울고 싶지 않아! 그냥 괜찮은 척 할래.
할머니 곰이 아기 곰을 남겨두고 천국으로 가버렸습니다. 그 뒤로 아기 곰은 희미하게 보이는 세상이 좋다며 쭉 할머니의 안경을 쓰고 지내지요. 할머니가 없는 세상을 또렷하게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슬픔과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아기 곰은 그대로 마음을 닫아 버린 채, 안경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세상에 자신을 가두어버립니다.
그런 아기 곰을 지켜보며 걱정해 주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이웃에 사는 토끼입니다. 토끼는 멍한 표정으로 하늘만 올려다보며 지내는 아기 곰을 위해, 집 문 앞에 도토리를 놓고 갑니다. 하지만 아기 곰은 토끼도 도토리도 보지 못합니다. 안경 뒤로 눈과 마음을 모두 숨겨버렸기 때문이지요. 슬픔에 사로잡혀 안경 뒤로 숨어버린 아기 곰은 날이 갈수록 수척해지다가, 결국 쓰러지고 맙니다. 다행히도 도토리를 가져다주러 오던 토끼가 쓰러진 아기 곰을 발견합니다. 토끼는 안타까운 마음에 도토리 스프를 끓여 먹이며 아기 곰의 곁을 지켜 줍니다. 토끼의 정성어린 간호에 아기 곰은 곧 깨어나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눈에 맞지 않는 안경 때문에 여전히 토끼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울고 싶을 때에는 울어도 괜찮아.
너를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함께 할 거야.
아기 곰은 문 쪽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에 눈을 뜹니다. 누가 왔나 밖을 살피러 나오던 아기 곰은 그만 문 앞에 쌓인 도토리를 밟고 미끄러집니다. 그 바람에 안경이 바닥에 떨어지며 와장창 깨지고 말지요.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로 한 번도 벗은 적이 없었던 안경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아기 곰은 그동안 마음을 꽁꽁 숨길 수 있게 해 주었던 안경이 사라지자, 어쩔 줄 몰라 하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안경이! 할머니의 안경이…… 할머니, 할머니!”
엉엉 소리 내어 울고 나니 뿌옇던 시야가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어디선가 울음소리도 들려옵니다. 아기 곰은 누군지 궁금한 마음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 보았더니, 토끼가 울고 있습니다. 토끼는 왜 울고 있을까요? 넘어지기라도 한 걸까요? 아니면…… 아기 곰과 함께 울어준 걸까요?
그제야 아기 곰은 안경을 쓰고 지냈던 시간들을 되돌아봅니다. 문 앞에 쌓여 있던 도토리, 도토리 스프를 끓여주며 간호해준 천사, 나와 함께 울어주는 내 눈앞의 친구, 토끼…….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당신 곁에는 분명 누군가 함께 합니다. 아기 곰의 곁에 토끼가 있었듯이 말이지요. 그러니 용기를 내어 안경을 벗고,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바라 봐 주세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거예요.
아이가 길을 가다가 아이가 콩 넘어집니다. 넘어져 아픈 것도 그렇지만 놀라기도 하고 당황한 아이는 조금 뒤에서야 “아야!” 합니다. 그러면 엄마는 “괜찮아! 많이 안 다쳤어. 별 일 아니야.”라며 아이가 울지 않도록 달래지요. 아이가 의연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아픔을 인지하고 고통을 겪을 틈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슬픔, 고난, 역경은 얼른 극복하고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아픔이 무엇인지, 슬픔이 무엇인지, 어른인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기쁨, 슬픔, 행복감, 분노…… 사람은 여러 감정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이런 감정들은 우리 마음속에서 모두 다르게 작용하지요. 사랑을 받아 본 아이는 사랑을 전할 줄 압니다. 아픔을 경험해 본 아이는 다른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배려할 줄 압니다. 여러 종류의 책을 읽으며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익히고, 편식하지 않는 습관을 길러 튼튼한 몸을 가지도록 노력하듯이,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을 모두 인지해 본 아이가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자라납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억지로 안경을 벗겨버리거나 슬픔을 직면하라고 혼내는 대신, 도토리 스프를 끓여 주며 곁을 지켜주고 울음을 터뜨린 아기 곰과 함께 울어준 토끼처럼 말이에요.
아기 곰의 안경은 원래 사랑하는 할머니 것이었어요. 할머니는 아기 곰을 남겨 두고 천국으로 갔지요. 그 뒤로 아기 곰은 쭉 할머니의 안경을 쓰고 지냈어요.
▣ 작가 소개
글 : 곤노 히토미
두 아이의 엄마이자 수필가이며 싱어송 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가정과 학교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소재를 수집하여 곡을 만드는 한편 전국의 학교와 복지시설을 순회하며 작은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와 너의 그림자』 『라디오 시간』 『곤노 히토미의 독백 1-5』 등이 있다. 말기 암 환자이면서도 교단에 서서 ‘생명의 존엄성’을 역설하다 세상을 떠난 가나가와 현의 하마노고 시립 초등학교 초대 교장 오세 도시아키 선생님을 모델로 한 그림책 『곰돌이 교장 선생님』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6년 봄에는 『곰돌이 교장 선생님』을 뮤지컬로 만들고, NPO 법인 고추잠자리 복지회의 멤버로 공연하기도 했다. 뮤지컬 대본이 포함된 CD 앨범 곰돌이 교장 선생님을 발매했으며, 수록곡 꿈을 이루자는 2006년 2월~3월 NHK 모두의 노래에서 방송되었다. 지금도 음악을 통해 아이들과 폭넓은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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