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엄마

▣ 책소개

세상 모든 엄마와 아이들이 날마다 겪는 유쾌한 소동!

어린 공주의 하루는 말썽투성이예요. 물통을 엎지르고 시소에서 넘어지고 침대 밑에 사는 괴물이 무서워서 잠도 못 자거든요. 곤란한 일이 생길 때마다 공주는 크게 소리를 지른답니다. “엄마 불러 줘!” 그러던 공주가 엄마 없이 하룻밤을 지내게 됐어요. 공주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을까요? 그럼 엄마는요?

▣ 신문 서평

아이들의 문제 해결사, ''엄마!''

지난 4월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만난 영국 그림책 작가 토니 로스<사진>는 첫눈에도 개구쟁이 같았다. 통 좁은 청바지에 가죽 재킷을 입고 시종 건들거리는 모습이란! 초록색 구두를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아무도 안 신으니까” 하며 어깨를 으쓱이던 그는 그림책을 만드는 ‘사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은 누구나 문제를 갖고 있다. 다만, 힘이 없고 컨트롤 할 수 없으므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들에게 ‘걱정마라, 괜찮다’ 하며 위로하려고 나는 그림책을 만든다.”

그의 새 책 ‘엄마, 엄마, 엄마!’ 역시 문제아가 주인공이다. 온갖 말썽을 피우는 이른바 ‘공주’. 그림 위에 물통을 엎지르질 않나, 시소에서 미끄러져 무릎을 다치질 않나, 괴물이 나타났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질 않나. 문제는 그럴 때마다 엄마를 소리 높여 부르고 떼를 쓰는 통에 여러 사람을 못살게 군다는 점이다.

이 철부지 공주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 누구보다 아이를 잘 알고 이해하는 엄마는 아이를 무턱대고 꾸짖거나 윽박지르지 않는다. 물에 젖어 엉망이 된 공주의 그림을 보고 “정말 멋진 그림이구나. 비 오는 날이네” 하며 칭찬해주고, 달걀 먹기 싫어하는 공주를 위해 “세상에, 공룡 알이 어디서 났지?” 하며 아이의 관심을 유도한다. 침대 밑에 괴물이 있다고 소란을 피우는 공주는 동화책으로 달랜다. “엄마가 우리 공주님이랑 괴물한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게.” 부모가 봐야 할 그림책이 아닌가, 무지 헷갈리는 대목이다.

어쨌든 공작부인의 성에서 다른 아이들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공주는 이젠 엄마 없이도 무섭지 않고 즐겁게 지내는 방법을 터득한다. 물론 친구들 덕분이다. 섭섭한 건 엄마 쪽이다. 대견스러우면서도 품을 떠난 아이가 그리워 엄마는 이렇게 울먹인다. “공주가 너무 보고 싶어요. 우리 공주님 좀 불러 주세요!” 엄마와 아이가 동시에 푹 빠져들 그림책이다. 3세 이상.[2004.6.11 조선일보 김윤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