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아이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를 물으면 누구라고 답할까? 에디슨, 뉴턴, 아인슈타인……. 수많은 과학자가 등장하겠지만, 미국에선 역사상 가장 훌륭한 미국인으로 ''조지 워싱턴 카버''를 꼽는다고 한다. 우리에겐 다소 귀에 설게 느껴지는 이름, 조지 워싱턴 카버가 가장 존경받는 과학자로 꼽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노예로 태어났지만 배움에의 의지를 잃지 않고 꿋꿋이 역경을 헤쳐 간 과학자, 300가지가 넘는 땅콩 활용법을 개발하고 이를 무료로 나눠 줘 미국 남부의 가난한 농부들에게 희망을 선물한 식물학자, 흑인들의 교육기관인 터스키기대학교에서 평생을 바친 교육자, 마하트마 간디와 토머스 에디슨 같은 세계적 지도자의 친구였으나 늘 겸손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간 이……. 봄나무의 새 그림책 《어린 식물 박사》는 그러한 조지 워싱턴 카버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조지 워싱턴 카버의 업적과 삶에 대해 말하자면 끝없겠지만, 7, 8, 9세 어린이를 위한 이 그림책은 부드러운 문체와 밝은 그림으로 그의 어린 시절을 아주 간결하게 압축해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은 어린 조지 워싱턴 카버가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학교를 향한 열망을 키우던 시절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조지의 비밀 정원을 함께 지켜보았던 나무가 화자로 등장해, 그와 나누었던 따뜻한 우정을 들려준다. 마지막 부분에선 어린이들이 궁금해할 법한 질문에 답을 실어, 흑인 인권운동의 역사와 어른이 된 조지 카버의 삶을 전한다. 이 책은 숱한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았던 조지 카버의 삶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동시에, 지금 우리가 당연히 여기며 누리는 것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내 친구였던 어린 식물 박사는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오래된 나무가 들려주는 조지 워싱턴 카버의 어린 시절
어떤 꽃이 축 늘어져 있으면 조지는 꽃에게 물었다.
"뭐가 잘못됐지? 햇볕을 너무 많이 받은 거니? 아니면, 햇볕을 너무 적게 받은 거니?"
조지는 어떤 꽃나무들은 햇볕에서 그늘로, 또 어떤 꽃나무들은 그늘에서 햇볕으로 옮겨 심었다. ''어린 식물 박사''라는 별명답게, 조지는 꽃나무를 살려낼 방법을 알아내고자 애썼다.
조지 카버는 흑인을 돈으로 사고팔며 노예로 부리던 시절, 그리고 그 노예제를 두고 남과 북이 목숨을 걸고 전쟁을 벌이던 때 태어났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고 고아로 자랐으며, 몸이 약해 들일을 할 수 없고 흑인이라서 학교에 갈 수도 없었다. 조지에겐 정원이 학교이고, 꽃과 나무가 친구였다.
이 책은 조지의 친구 중 하나였던 오래된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조지는 자기만의 비밀 정원을 만들어 꽃과 나무를 돌보며 진심으로 즐거워했지만, 나무는 사실 알고 있었다. 조지의 마음속에는 학교에 가서 배움을 얻고 싶다는 열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조지는 열두 살 무렵에 흑인을 받아 주는 학교를 찾아 집을 떠난다. 그 뒤 한참 동안 나무는 조지를 보지 못했다. 자그마했던 조지는 키가 컸을까? 다시 나무에게로 찾아올까? 과연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인물 그림책임에도 한 편의 동화처럼 조지 카버의 어린 시절을 아름답게 풀어낸 이 책은, 동식물에도 영혼이 있고 말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어린이의 상상력에 잘 들어맞는다. 원색의 색채로 시원시원하게 표현된 그림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책의 가장 앞뒤 페이지에 실린 땅콩과 고구마의 그림은 식물의 각 부위 명칭을 배우는 데 활용하기 좋다. 《어린 식물 박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나무와 조지 카버가 조건 없이 공유하는 우정을 따뜻하게 그려 내, 우리 아이들이 식물과 자연에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돕는 그림책이다.
"학교에 못 가게 되면 어떡하지? 난 배우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데……."
배움을 향한 끝없는 의지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사람
조지는 항상 학교에 가고 싶다는 열의를 떨쳐 버릴 수 없었고, 결국 열두 살 무렵에 모세 아저씨네 집을 떠난다. 전해지는 바로는, 학비를 벌기 위해 학교 과정을 중간 중간 쉬어 가며 여기저기서 온갖 잡일을 다 했다고 한다. 다른 학생보다 늦은 나이가 되어서야 마침내 들어간 심슨대학에서 조지는 최초의 흑인 학생이었고, 이후 아이오와 농과대학으로 옮겨서도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한동안 무시를 당해야 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배움을 향한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조지 카버의 끝없는 도전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있어서 배움을 그치지 말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소명을 일깨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며 누리는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학교에 가서 공부하기를 염원했지만 쉽지 않았던 조지 카버의 모습을 통해, 왜 누군가에게는 교육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런 불평등이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아직 진중하고 무거운 질문을 던지기엔 이른 시기지만,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인권이나 평등의 가치에 대해 가볍게 접근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로 유명한 마틴 루서 킹이나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흑인들의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의 계기가 된 로사 팍스 등 조지 카버보다 한 세대 뒤에 있는 흑인 인권운동가의 이야기와 함께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될 법하다.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 가장 닮고 싶은 과학자
조지 워싱턴 카버는 식물학자가 되어 300가지가 넘는 땅콩 활용법을 개발해 냈고, 이런 활용법에 대한 특허권을 신청하지 않아 누구나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게 했다. 조지가 땅콩에서 만들어 낸 식품과 제품은 수없이 많았다. 마가린, 버터, 비누, 기름, 물감, 구두약, 잉크, 접착제까지……. 조지 카버에게 ''땅콩 박사 Peanut Wizard''라는 별명이 붙은 건 이 때문이다.
그런데 식물학자인 조지 카버가 이러한 발명을 계속한 이유는 무엇일까? 백여 년 동안 목화만 심어 온 남부의 땅은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져 있었다. 돌려짓기가 이롭다는 걸 알고 있던 조지는, 땅콩이 남부 땅을 회복시켜 주며 잘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농부들에게 땅콩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땅콩은 쓰임새가 적어 아무도 기르려 하지 않았다. 이에 조지 카버는 땅콩 소비량을 늘리고자 여러 활용법을 연구했던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가난한 농부들에 대한 조지 카버의 애정은 깊고 뜨거웠다. 입을 열어 흑인의 인권 문제에 대해 직접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자신의 삶을 통해 피부색에 의한 차별이 부당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 주고 흑인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자 애썼다. 흑인 농부의 빈궁한 삶을 걱정해 작물 연구에 힘을 쏟았고, 농사 개량법에 대해 책을 써도 까막눈인 흑인들이 읽을 수 없으니 직접 농장에 찾아가 농부들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 큰돈을 줄 테니 자기 회사로 들어오라는 에디슨의 제안도 마다한 채 흑인들의 교육기관인 터스키기대학교에서 평생을 보냈다.
조지 워싱턴 카버가 존경받는 과학자로 꼽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그는 그저 훌륭한 흑인 한 사람으로 남기보다, 여전히 역경 속에서 살아가는 다른 흑인들 곁으로 다가가 함께 숨 쉬는 이웃이 되고자 했다. 우리가 존경하는 과학자들 모두 더 나은 인류 세상을 위해 저마다 조금씩 기여해 왔지만, 조지 워싱턴 카버처럼 과학이 가난과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몸소 실천한 사람은 흔치 않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를 꼽을 때 근거로 삼아야 할 가치는 돈이나 명예나 위대한 업적 따위가 아니라, 조지 워싱턴 카버의 삶 속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인류애와 나눔의 미덕이 아닐까?
숱한 역경에도 자신의 의지와 끈기로 꿈을 이룬 조지 워싱턴 카버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가로막는 어떤 한계 앞에서도 주저앉거나 포기하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가라는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심어 줄 것이다. 이 책 《어린 식물 박사》는 전 세계가 존경하는 과학자 조지 워싱턴 카버의 삶을 통해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 선한 가치를 전하는 그림책이다. 자연을 향한 애정, 그리고 배움에의 의지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조그마한 흑인 아이의 모습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때로는 뭉클하게, 때로는 환하게 밝혀 줄 것이다.
▣ 작가 소개
글 : 진 마졸로
미국 뉴욕 주에 살고 있다. 130권이 넘는 어린이 책을 썼고, 우리나라에는 「내가 찾을래!」 시리즈 등이 소개되었다.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유치원 아이들을 위한 잡지인 ''우리 함께 알아봐요''의 편집자로 20년간 일했다. 1995년, ''젊은 작가 모임''에 참석하려고 미국 미주리 주에 갔다가 ''조지 워싱턴 카버 국립 기념 공원''에 들렀다. 그때 느낀 점들을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썼다. 기념 공원에 함께 갔던 친구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조지 워싱턴 카버는 "아인슈타인만큼 똑똑하고, 하나님처럼 참 좋은 사람"이다. 어린이들도 이 책을 통해 조지 워싱턴 카버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홈페이지 www.jeanmarzollo.com
그림 : 켄 윌슨-맥스
50여 권의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린 그림 작가. 우리나라에는 『잡아라!』가 소개되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지금은 영국 런던에 살고 있다. 다양한 인종의 대가족 속에서 크고 여러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면서, 사람들 사이에 다른 점보다 서로 닮은 점이 더 많다는 걸 배웠다.
홈페이지 web.mac.com/kenwilsonmax
역자 : 최순희
대학에서 영어를, 대학원에서 도서정보학을 공부했다. 로스앤젤레스 시립도서관에서 10년간 사서로 일했고, 지금은 글을 쓰며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 『불온한 날씨』, 수필집 『딸이 있는 풍경』 『넓은 잎새길의 집, 그리고 오래된 골목들의 기억』과 수필선집 『그 집은 그곳에 없다』가 있다. 그동안 옮긴 어린이 책으로 『산과 달이 만나는 곳』 『트리갭의 샘물』 『시간의 주름』 『엄마의 의자』 『프레데릭』 등이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를 물으면 누구라고 답할까? 에디슨, 뉴턴, 아인슈타인……. 수많은 과학자가 등장하겠지만, 미국에선 역사상 가장 훌륭한 미국인으로 ''조지 워싱턴 카버''를 꼽는다고 한다. 우리에겐 다소 귀에 설게 느껴지는 이름, 조지 워싱턴 카버가 가장 존경받는 과학자로 꼽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노예로 태어났지만 배움에의 의지를 잃지 않고 꿋꿋이 역경을 헤쳐 간 과학자, 300가지가 넘는 땅콩 활용법을 개발하고 이를 무료로 나눠 줘 미국 남부의 가난한 농부들에게 희망을 선물한 식물학자, 흑인들의 교육기관인 터스키기대학교에서 평생을 바친 교육자, 마하트마 간디와 토머스 에디슨 같은 세계적 지도자의 친구였으나 늘 겸손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간 이……. 봄나무의 새 그림책 《어린 식물 박사》는 그러한 조지 워싱턴 카버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조지 워싱턴 카버의 업적과 삶에 대해 말하자면 끝없겠지만, 7, 8, 9세 어린이를 위한 이 그림책은 부드러운 문체와 밝은 그림으로 그의 어린 시절을 아주 간결하게 압축해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은 어린 조지 워싱턴 카버가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학교를 향한 열망을 키우던 시절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조지의 비밀 정원을 함께 지켜보았던 나무가 화자로 등장해, 그와 나누었던 따뜻한 우정을 들려준다. 마지막 부분에선 어린이들이 궁금해할 법한 질문에 답을 실어, 흑인 인권운동의 역사와 어른이 된 조지 카버의 삶을 전한다. 이 책은 숱한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았던 조지 카버의 삶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동시에, 지금 우리가 당연히 여기며 누리는 것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내 친구였던 어린 식물 박사는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오래된 나무가 들려주는 조지 워싱턴 카버의 어린 시절
어떤 꽃이 축 늘어져 있으면 조지는 꽃에게 물었다.
"뭐가 잘못됐지? 햇볕을 너무 많이 받은 거니? 아니면, 햇볕을 너무 적게 받은 거니?"
조지는 어떤 꽃나무들은 햇볕에서 그늘로, 또 어떤 꽃나무들은 그늘에서 햇볕으로 옮겨 심었다. ''어린 식물 박사''라는 별명답게, 조지는 꽃나무를 살려낼 방법을 알아내고자 애썼다.
조지 카버는 흑인을 돈으로 사고팔며 노예로 부리던 시절, 그리고 그 노예제를 두고 남과 북이 목숨을 걸고 전쟁을 벌이던 때 태어났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고 고아로 자랐으며, 몸이 약해 들일을 할 수 없고 흑인이라서 학교에 갈 수도 없었다. 조지에겐 정원이 학교이고, 꽃과 나무가 친구였다.
이 책은 조지의 친구 중 하나였던 오래된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조지는 자기만의 비밀 정원을 만들어 꽃과 나무를 돌보며 진심으로 즐거워했지만, 나무는 사실 알고 있었다. 조지의 마음속에는 학교에 가서 배움을 얻고 싶다는 열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조지는 열두 살 무렵에 흑인을 받아 주는 학교를 찾아 집을 떠난다. 그 뒤 한참 동안 나무는 조지를 보지 못했다. 자그마했던 조지는 키가 컸을까? 다시 나무에게로 찾아올까? 과연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인물 그림책임에도 한 편의 동화처럼 조지 카버의 어린 시절을 아름답게 풀어낸 이 책은, 동식물에도 영혼이 있고 말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어린이의 상상력에 잘 들어맞는다. 원색의 색채로 시원시원하게 표현된 그림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책의 가장 앞뒤 페이지에 실린 땅콩과 고구마의 그림은 식물의 각 부위 명칭을 배우는 데 활용하기 좋다. 《어린 식물 박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나무와 조지 카버가 조건 없이 공유하는 우정을 따뜻하게 그려 내, 우리 아이들이 식물과 자연에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돕는 그림책이다.
"학교에 못 가게 되면 어떡하지? 난 배우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데……."
배움을 향한 끝없는 의지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사람
조지는 항상 학교에 가고 싶다는 열의를 떨쳐 버릴 수 없었고, 결국 열두 살 무렵에 모세 아저씨네 집을 떠난다. 전해지는 바로는, 학비를 벌기 위해 학교 과정을 중간 중간 쉬어 가며 여기저기서 온갖 잡일을 다 했다고 한다. 다른 학생보다 늦은 나이가 되어서야 마침내 들어간 심슨대학에서 조지는 최초의 흑인 학생이었고, 이후 아이오와 농과대학으로 옮겨서도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한동안 무시를 당해야 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배움을 향한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조지 카버의 끝없는 도전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있어서 배움을 그치지 말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소명을 일깨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며 누리는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학교에 가서 공부하기를 염원했지만 쉽지 않았던 조지 카버의 모습을 통해, 왜 누군가에게는 교육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런 불평등이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아직 진중하고 무거운 질문을 던지기엔 이른 시기지만,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인권이나 평등의 가치에 대해 가볍게 접근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로 유명한 마틴 루서 킹이나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흑인들의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의 계기가 된 로사 팍스 등 조지 카버보다 한 세대 뒤에 있는 흑인 인권운동가의 이야기와 함께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될 법하다.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 가장 닮고 싶은 과학자
조지 워싱턴 카버는 식물학자가 되어 300가지가 넘는 땅콩 활용법을 개발해 냈고, 이런 활용법에 대한 특허권을 신청하지 않아 누구나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게 했다. 조지가 땅콩에서 만들어 낸 식품과 제품은 수없이 많았다. 마가린, 버터, 비누, 기름, 물감, 구두약, 잉크, 접착제까지……. 조지 카버에게 ''땅콩 박사 Peanut Wizard''라는 별명이 붙은 건 이 때문이다.
그런데 식물학자인 조지 카버가 이러한 발명을 계속한 이유는 무엇일까? 백여 년 동안 목화만 심어 온 남부의 땅은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져 있었다. 돌려짓기가 이롭다는 걸 알고 있던 조지는, 땅콩이 남부 땅을 회복시켜 주며 잘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농부들에게 땅콩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땅콩은 쓰임새가 적어 아무도 기르려 하지 않았다. 이에 조지 카버는 땅콩 소비량을 늘리고자 여러 활용법을 연구했던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가난한 농부들에 대한 조지 카버의 애정은 깊고 뜨거웠다. 입을 열어 흑인의 인권 문제에 대해 직접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자신의 삶을 통해 피부색에 의한 차별이 부당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 주고 흑인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자 애썼다. 흑인 농부의 빈궁한 삶을 걱정해 작물 연구에 힘을 쏟았고, 농사 개량법에 대해 책을 써도 까막눈인 흑인들이 읽을 수 없으니 직접 농장에 찾아가 농부들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 큰돈을 줄 테니 자기 회사로 들어오라는 에디슨의 제안도 마다한 채 흑인들의 교육기관인 터스키기대학교에서 평생을 보냈다.
조지 워싱턴 카버가 존경받는 과학자로 꼽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그는 그저 훌륭한 흑인 한 사람으로 남기보다, 여전히 역경 속에서 살아가는 다른 흑인들 곁으로 다가가 함께 숨 쉬는 이웃이 되고자 했다. 우리가 존경하는 과학자들 모두 더 나은 인류 세상을 위해 저마다 조금씩 기여해 왔지만, 조지 워싱턴 카버처럼 과학이 가난과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몸소 실천한 사람은 흔치 않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를 꼽을 때 근거로 삼아야 할 가치는 돈이나 명예나 위대한 업적 따위가 아니라, 조지 워싱턴 카버의 삶 속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인류애와 나눔의 미덕이 아닐까?
숱한 역경에도 자신의 의지와 끈기로 꿈을 이룬 조지 워싱턴 카버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가로막는 어떤 한계 앞에서도 주저앉거나 포기하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가라는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심어 줄 것이다. 이 책 《어린 식물 박사》는 전 세계가 존경하는 과학자 조지 워싱턴 카버의 삶을 통해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 선한 가치를 전하는 그림책이다. 자연을 향한 애정, 그리고 배움에의 의지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조그마한 흑인 아이의 모습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때로는 뭉클하게, 때로는 환하게 밝혀 줄 것이다.
▣ 작가 소개
글 : 진 마졸로
미국 뉴욕 주에 살고 있다. 130권이 넘는 어린이 책을 썼고, 우리나라에는 「내가 찾을래!」 시리즈 등이 소개되었다.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유치원 아이들을 위한 잡지인 ''우리 함께 알아봐요''의 편집자로 20년간 일했다. 1995년, ''젊은 작가 모임''에 참석하려고 미국 미주리 주에 갔다가 ''조지 워싱턴 카버 국립 기념 공원''에 들렀다. 그때 느낀 점들을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썼다. 기념 공원에 함께 갔던 친구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조지 워싱턴 카버는 "아인슈타인만큼 똑똑하고, 하나님처럼 참 좋은 사람"이다. 어린이들도 이 책을 통해 조지 워싱턴 카버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홈페이지 www.jeanmarzollo.com
그림 : 켄 윌슨-맥스
50여 권의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린 그림 작가. 우리나라에는 『잡아라!』가 소개되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지금은 영국 런던에 살고 있다. 다양한 인종의 대가족 속에서 크고 여러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면서, 사람들 사이에 다른 점보다 서로 닮은 점이 더 많다는 걸 배웠다.
홈페이지 web.mac.com/kenwilsonmax
역자 : 최순희
대학에서 영어를, 대학원에서 도서정보학을 공부했다. 로스앤젤레스 시립도서관에서 10년간 사서로 일했고, 지금은 글을 쓰며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 『불온한 날씨』, 수필집 『딸이 있는 풍경』 『넓은 잎새길의 집, 그리고 오래된 골목들의 기억』과 수필선집 『그 집은 그곳에 없다』가 있다. 그동안 옮긴 어린이 책으로 『산과 달이 만나는 곳』 『트리갭의 샘물』 『시간의 주름』 『엄마의 의자』 『프레데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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