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세계 최고의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 『나와 너』
세계 최고의 그림책 작가이자 우리나라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 그가 그림책 작업을 하는 이유는 바로 ‘사람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의 작품에서는 따뜻하고 편안하게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고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표작 『돼지책』을 비롯해 최근작 『우리 엄마』 『우리 형』 『우리는 친구』에 이르기까지, 그는 많은 작품에서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는 ‘그림책을 통해 가난하든 부자든 아이들이라면 느끼는 소외감, 어른들과의 갈등을 짚어 주어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그림책을 통해 아주 기본적인 바람, 모든 가정에 진정한 행복이 깃들고 아이들이 해맑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은 초기 작품은 날카로운 사회의식과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까지 함께 읽으며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2년 만에 선보인 『나와 너』는 그의 초기 작품에서 엿볼 수 있었던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철학적 사고가 담겨 있는 그림책입니다. 친숙한 옛이야기를 차용해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단면과 문제를 절묘하게 드러내는 초기 작품처럼, 『나와 너』는 영국의 옛이야기 ‘금발머리와 곰 세 마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하였습니다. 그래서 『나와 너』는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리던 기존 독자뿐 아니라 초기 그의 작품을 좋아하던 독자들까지 모두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옛이야기 ‘금발머리와 곰 세 마리’를 현대적 시각으로 담은 그림책
앤서니 브라운은 옛이야기를 차용해, ‘가족’ 내의 관계와 소통의 문제에 대해 다룬 그림책이 많습니다. 옛이야기 ‘빨간 망토’를 차용한 『숲 속으로』에서는 아이가 심부름을 무사히 마치고 할머니의 집에 도착했을 때, 아빠를 만나게 되면서 긴장을 해소하고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그림책입니다 . 또 다른 작품 『터널』은 ‘헨젤과 그레텔’을 차용해 남매간의 우애를 섬세하면서도 환상적인 기법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신작 『나와 너』는 영국의 대표적인 옛이야기 ‘금발머리와 곰 세 마리’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금발머리와 곰 세 마리’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한 인간이 자기 정체성, 곧 자아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곰 가족의 집은 소녀가 살면서 앞으로 만나게 될 미지의 세계입니다. 그 세계에서 아이는 호기심에 이끌려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다운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모색합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원작의 주제를 고스란히 살리면서, 『나와 너』 안에 현대 사회에서 개인 간의 단절, 나아가 가족 내의 소통 부재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 관계와 소통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는 대비되는 두 가정과 아이가 등장합니다. 도시의 회색빛 빈민가에 살고 있는 한 부모 가정의 아이와 알록달록 부유한 집에 살고 있는 아기 곰. 같은 도시에 살고 있지만, 살아가는 모습이 전혀 다른 두 아이의 모습을 통해 한 공간에 공존하지만 소통하지 않는 현대인의 단절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족 형태와 가족 내의 소통 부재에 대해서도 되새겨 보게 합니다.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이는 곰 가족이지만 공원을 산책하며 각자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가족 구성원 간 소통의 부재와 가족 내에서 느끼는 아이의 소외감 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은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결의 실마리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절대 소통하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정은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만나게 됩니다. 풍선을 따라가다 길을 잃은 소녀는 ‘호기심’에 이끌려 새로운 세계, ‘곰의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완벽해 보이던 세계, ‘곰의 집’은 낯선 소녀의 방문으로 혼란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아기 곰은 그 혼란을 불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낯선 소녀가 누구인지 ‘호기심’을 갖습니다.
2009년 방한 당시 후속작과 관련된 인터뷰에서 앤서니 브라운은 본인 스스로도 이 책을 기획한 배경이 바로 ‘호기심’이라고 말했습니다. ‘금발머리 소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곰 가족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호기심’으로 『나와 너』를 만들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그는 이 책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이 ‘나’뿐만 아니라 ‘너’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갖고 ‘우리’라는 관계 맺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결국 ‘?기심’은 소통의 열쇠인 셈이지요.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주제를 더욱 분명하게 살리는 일러스트레이션
앤서니 브라운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그림 속에 또 다른 그림이나 상징적인 의미가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미술관에 간 윌리』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등 그림 속에 명화를 넣어 새롭게 그려내는 패러디 기법은 그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며, 『돼지책』이나 『너도 갖고 싶니?』에서도 장면 곳곳에 숨은 그림과 상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책에는 여느 그림책의 감동이나 상상력, 그 이상의 무엇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최근작들을 살펴보면, 그림 기법에서 작은 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초기작에서 보인 생생하고 뚜렷하며 아주 디테일한 묘사 위주의 스타일에서, 특유의 섬세함을 살리되 부드러운 터치와 편안한 색감을 활용한 그림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주제 의식은 그림 속에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신작 『나와 너』에서는 두 가족이 양쪽으로 분리된 페이지와 다른 색감을 활용하여 현대 사회의 차이와 단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저히 한 도시에 살고 있다고 상상할 수 없는 곰 가족과 우울한 소녀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그림책 안에서 만나게 됩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아이들이 느끼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어른들이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아이들의 슬픔과 우울을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작은 물결처럼, 계속 우리에게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작은 여파를 남깁니다
▣ 작가 소개
저 : 앤서니 브라운
Anthony Browne
앤서니 브라운은 현대 사회의 단면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독특하게 표현하여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킨 동화작가이다. 1946년 영국 셰필드에서 태어난 앤서니 브라운은 1963년 입학한 리즈 예술학교(Leeds College of Art)에서 미술을 배웠다. 3년 동안 맨체스터 로얄 병원(Manchester Royal Infirmary)에서 의학 전문 화가로 일한 경험과 15년 동안 골든 프레이저(Gord-on Fraser) 갤러리에서 연하장을 디자인 한 경험이 앤서니 브라운의 세밀한 표현과 이색적인 그림들의 바탕이 되었다. 작품의 모티브는 주로 자신의 개인적인 성장 과정에서 가져 왔으며, 현대 사회의 모습을 깊은 주제 의식으로 그려 내어 동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구성, 간결하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글, 꼼꼼하게 화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림 속의 정물들, 기발한 상상력 등으로 언제나 세상의 권위와 편견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내용의 책을 만들어 왔다. 1976년 첫 작품인 『거울 속으로』를 발표하고, 1983년 『고릴라』와 1992년 『동물원』으로 영국의 권위 있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2000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일러스트 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되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였다.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적인 캐릭터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는 윌리를 비롯해 유난히 침팬지와 고릴라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그가 어렸을 때 본 영화 ‘킹콩’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은 데다, 고릴라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릴라나 침팬지의 눈이 사람의 눈과 꼭 닮아 있다는 것도 그가 특별한 애정을 갖게 된 또 다른 이유이다.
『침팬지 윌리 이야기』』『미술관에 간 윌리』『윌리와 악당 벌렁코』『축구 선수 윌리』『윌리와 휴』『꿈꾸는 윌리』 등에서 다양한 모습을 한 윌리를 만날 수 있는데, 작품 속에서 침팬지 윌리는 썩 근사한 주인공이 아니다. 오히려 초라하고 왜소하며 답답할 정도로 소심하다. 그다지 뛰어나게 잘 하는 것도 없고 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 일쑤다. 그러나 앤서니 브라운은 윌리를 통해서 약간은 부족해 보이는 윌리가 세상의 편견이나 무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켜가며 최선을 다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늘 윌리의 시작은 다소 처량해 보이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언제나 유쾌, 상쾌, 통쾌한 반전을 선보여 보는 이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게다가 소중한 희망과 용기, 따뜻한 격려까지 빠뜨리지 않는다.
대표 저서 중 하나인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은 그가 런던의 테이트 미술관에서 실제 아이들과 함께 한 워크숍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전시 작품들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 아이들의 그림놀이가 작품의 기초가 된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이 책에서 테이트 미술관을 배경으로, 또 거기에 전시된 그림들을 소재로 미술관 구경을 간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술’이라는 이름에 주눅들지 말고 자기만의 느낌과 생각에 솔직하며, 떠오르는 대로 상상하고, 서로 이야기 나누어 보라는 것, 그것이 앤서니 브라운이 말하는 작품 감상법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또 함께 나눌 수도 있는 생기발랄한 즐거움이 바로 예술 작품의 소중한 가치이며 힘이라고 말한다.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알록달록한 조끼를 입은 귀여운 침팬지 윌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몽상가 윌리』, 『마법사 윌리』, 『윌리와 휴』, 『미술관에 간 윌리』 등과 가부장적인 가정의 불행을 그린 『동물원』, 가정에서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불평등한 현실을 정면으로 다룬 문제작 『돼지책』, 『고릴라』등이 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특별한 손님』,『피터의 기묘한 몽상』,『앤서니 브라운의 거울 속으로』, 『우리 아빠가 최고야』, 『우리 형』, 『잘 가, 나의 비밀친구』,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너도 갖고 싶니?』, 『이상한 놀이공원』, 『내가 좋아하는 것』, 『나는 책이 좋아요』, 『커스티는 다 알아』,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 있다.
역 : 서애경
Seo Ae-Kyung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책을 기획하고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피튜니아, 공부를 시작하다』『피튜니아,여해을 떠나다』『마이크 멀리건과 증기 삽차』『고맙습니다. 선생님』『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스팟 이제 잘 시간이야』『올리비아』, 『마틴 루터 킹』등이 있다.
세계 최고의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 『나와 너』
세계 최고의 그림책 작가이자 우리나라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 그가 그림책 작업을 하는 이유는 바로 ‘사람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의 작품에서는 따뜻하고 편안하게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고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표작 『돼지책』을 비롯해 최근작 『우리 엄마』 『우리 형』 『우리는 친구』에 이르기까지, 그는 많은 작품에서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는 ‘그림책을 통해 가난하든 부자든 아이들이라면 느끼는 소외감, 어른들과의 갈등을 짚어 주어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그림책을 통해 아주 기본적인 바람, 모든 가정에 진정한 행복이 깃들고 아이들이 해맑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은 초기 작품은 날카로운 사회의식과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까지 함께 읽으며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2년 만에 선보인 『나와 너』는 그의 초기 작품에서 엿볼 수 있었던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철학적 사고가 담겨 있는 그림책입니다. 친숙한 옛이야기를 차용해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단면과 문제를 절묘하게 드러내는 초기 작품처럼, 『나와 너』는 영국의 옛이야기 ‘금발머리와 곰 세 마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하였습니다. 그래서 『나와 너』는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리던 기존 독자뿐 아니라 초기 그의 작품을 좋아하던 독자들까지 모두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옛이야기 ‘금발머리와 곰 세 마리’를 현대적 시각으로 담은 그림책
앤서니 브라운은 옛이야기를 차용해, ‘가족’ 내의 관계와 소통의 문제에 대해 다룬 그림책이 많습니다. 옛이야기 ‘빨간 망토’를 차용한 『숲 속으로』에서는 아이가 심부름을 무사히 마치고 할머니의 집에 도착했을 때, 아빠를 만나게 되면서 긴장을 해소하고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그림책입니다 . 또 다른 작품 『터널』은 ‘헨젤과 그레텔’을 차용해 남매간의 우애를 섬세하면서도 환상적인 기법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신작 『나와 너』는 영국의 대표적인 옛이야기 ‘금발머리와 곰 세 마리’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금발머리와 곰 세 마리’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한 인간이 자기 정체성, 곧 자아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곰 가족의 집은 소녀가 살면서 앞으로 만나게 될 미지의 세계입니다. 그 세계에서 아이는 호기심에 이끌려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다운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모색합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원작의 주제를 고스란히 살리면서, 『나와 너』 안에 현대 사회에서 개인 간의 단절, 나아가 가족 내의 소통 부재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 관계와 소통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는 대비되는 두 가정과 아이가 등장합니다. 도시의 회색빛 빈민가에 살고 있는 한 부모 가정의 아이와 알록달록 부유한 집에 살고 있는 아기 곰. 같은 도시에 살고 있지만, 살아가는 모습이 전혀 다른 두 아이의 모습을 통해 한 공간에 공존하지만 소통하지 않는 현대인의 단절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족 형태와 가족 내의 소통 부재에 대해서도 되새겨 보게 합니다.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이는 곰 가족이지만 공원을 산책하며 각자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가족 구성원 간 소통의 부재와 가족 내에서 느끼는 아이의 소외감 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은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결의 실마리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절대 소통하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정은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만나게 됩니다. 풍선을 따라가다 길을 잃은 소녀는 ‘호기심’에 이끌려 새로운 세계, ‘곰의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완벽해 보이던 세계, ‘곰의 집’은 낯선 소녀의 방문으로 혼란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아기 곰은 그 혼란을 불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낯선 소녀가 누구인지 ‘호기심’을 갖습니다.
2009년 방한 당시 후속작과 관련된 인터뷰에서 앤서니 브라운은 본인 스스로도 이 책을 기획한 배경이 바로 ‘호기심’이라고 말했습니다. ‘금발머리 소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곰 가족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호기심’으로 『나와 너』를 만들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그는 이 책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이 ‘나’뿐만 아니라 ‘너’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갖고 ‘우리’라는 관계 맺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결국 ‘?기심’은 소통의 열쇠인 셈이지요.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주제를 더욱 분명하게 살리는 일러스트레이션
앤서니 브라운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그림 속에 또 다른 그림이나 상징적인 의미가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미술관에 간 윌리』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등 그림 속에 명화를 넣어 새롭게 그려내는 패러디 기법은 그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며, 『돼지책』이나 『너도 갖고 싶니?』에서도 장면 곳곳에 숨은 그림과 상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책에는 여느 그림책의 감동이나 상상력, 그 이상의 무엇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최근작들을 살펴보면, 그림 기법에서 작은 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초기작에서 보인 생생하고 뚜렷하며 아주 디테일한 묘사 위주의 스타일에서, 특유의 섬세함을 살리되 부드러운 터치와 편안한 색감을 활용한 그림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주제 의식은 그림 속에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신작 『나와 너』에서는 두 가족이 양쪽으로 분리된 페이지와 다른 색감을 활용하여 현대 사회의 차이와 단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저히 한 도시에 살고 있다고 상상할 수 없는 곰 가족과 우울한 소녀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그림책 안에서 만나게 됩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아이들이 느끼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어른들이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아이들의 슬픔과 우울을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작은 물결처럼, 계속 우리에게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작은 여파를 남깁니다
▣ 작가 소개
저 : 앤서니 브라운
Anthony Browne
앤서니 브라운은 현대 사회의 단면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독특하게 표현하여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킨 동화작가이다. 1946년 영국 셰필드에서 태어난 앤서니 브라운은 1963년 입학한 리즈 예술학교(Leeds College of Art)에서 미술을 배웠다. 3년 동안 맨체스터 로얄 병원(Manchester Royal Infirmary)에서 의학 전문 화가로 일한 경험과 15년 동안 골든 프레이저(Gord-on Fraser) 갤러리에서 연하장을 디자인 한 경험이 앤서니 브라운의 세밀한 표현과 이색적인 그림들의 바탕이 되었다. 작품의 모티브는 주로 자신의 개인적인 성장 과정에서 가져 왔으며, 현대 사회의 모습을 깊은 주제 의식으로 그려 내어 동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구성, 간결하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글, 꼼꼼하게 화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림 속의 정물들, 기발한 상상력 등으로 언제나 세상의 권위와 편견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내용의 책을 만들어 왔다. 1976년 첫 작품인 『거울 속으로』를 발표하고, 1983년 『고릴라』와 1992년 『동물원』으로 영국의 권위 있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2000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일러스트 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되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였다.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적인 캐릭터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는 윌리를 비롯해 유난히 침팬지와 고릴라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그가 어렸을 때 본 영화 ‘킹콩’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은 데다, 고릴라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릴라나 침팬지의 눈이 사람의 눈과 꼭 닮아 있다는 것도 그가 특별한 애정을 갖게 된 또 다른 이유이다.
『침팬지 윌리 이야기』』『미술관에 간 윌리』『윌리와 악당 벌렁코』『축구 선수 윌리』『윌리와 휴』『꿈꾸는 윌리』 등에서 다양한 모습을 한 윌리를 만날 수 있는데, 작품 속에서 침팬지 윌리는 썩 근사한 주인공이 아니다. 오히려 초라하고 왜소하며 답답할 정도로 소심하다. 그다지 뛰어나게 잘 하는 것도 없고 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 일쑤다. 그러나 앤서니 브라운은 윌리를 통해서 약간은 부족해 보이는 윌리가 세상의 편견이나 무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켜가며 최선을 다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늘 윌리의 시작은 다소 처량해 보이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언제나 유쾌, 상쾌, 통쾌한 반전을 선보여 보는 이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게다가 소중한 희망과 용기, 따뜻한 격려까지 빠뜨리지 않는다.
대표 저서 중 하나인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은 그가 런던의 테이트 미술관에서 실제 아이들과 함께 한 워크숍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전시 작품들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 아이들의 그림놀이가 작품의 기초가 된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이 책에서 테이트 미술관을 배경으로, 또 거기에 전시된 그림들을 소재로 미술관 구경을 간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술’이라는 이름에 주눅들지 말고 자기만의 느낌과 생각에 솔직하며, 떠오르는 대로 상상하고, 서로 이야기 나누어 보라는 것, 그것이 앤서니 브라운이 말하는 작품 감상법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또 함께 나눌 수도 있는 생기발랄한 즐거움이 바로 예술 작품의 소중한 가치이며 힘이라고 말한다.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알록달록한 조끼를 입은 귀여운 침팬지 윌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몽상가 윌리』, 『마법사 윌리』, 『윌리와 휴』, 『미술관에 간 윌리』 등과 가부장적인 가정의 불행을 그린 『동물원』, 가정에서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불평등한 현실을 정면으로 다룬 문제작 『돼지책』, 『고릴라』등이 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특별한 손님』,『피터의 기묘한 몽상』,『앤서니 브라운의 거울 속으로』, 『우리 아빠가 최고야』, 『우리 형』, 『잘 가, 나의 비밀친구』,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너도 갖고 싶니?』, 『이상한 놀이공원』, 『내가 좋아하는 것』, 『나는 책이 좋아요』, 『커스티는 다 알아』,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 있다.
역 : 서애경
Seo Ae-Kyung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책을 기획하고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피튜니아, 공부를 시작하다』『피튜니아,여해을 떠나다』『마이크 멀리건과 증기 삽차』『고맙습니다. 선생님』『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스팟 이제 잘 시간이야』『올리비아』, 『마틴 루터 킹』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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