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따스한 햇볕이 내리 쬐는 오후, 맛있는 점심밥을 먹고 나자, 어디에선가 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주변의 움직임들이 천천히 느려지고, 나른한 기분이 온몸을 휘감습니다. 그냥 어디든 머리를 붙이고 낮잠 한 토막 자고 일어나면 좋겠다 싶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 “걱정 말고, 자. 내가 깨워 줄게!” 라고 말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노란상상의 신간 〈완벽한 낮잠〉은 지금 어디에선가 꾸벅꾸벅 졸고 있을, 달콤한 낮잠 한 숨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을 모든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그림책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나, 동물 친구들이 살고 있는 정글이나 한낮에 밀려오는 졸음을 피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그림책 〈완벽한 낮잠〉 속의 배경인 정글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드럽고 신선한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오기까지 합니다. 재규어는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주변에 있던 코아티에게 말했습니다.
“야, 내 부탁 좀 들어줄래? 지금 낮잠 자기 딱 좋은 산들바람이 불고 있잖아.
그래서 말인데 10분만 이따가 나 좀 깨워 줘.”
정글의 대장이나 다름없는 재규어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던 코아티는 바로 그리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글 전체에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코아티만 피해 갈 리는 없었지요. 코아티는 재규어와 약속했지만, 도저히 졸음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신선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지금 이 순간! 낮잠 자기에 딱 좋은 순간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코아티는 옆에 있던 앵무새에게 부탁했습니다.
“얘! 내 부탁 좀 들어줄래? 내가 10분 후에 재규어를 깨워 줘야 하거든.
그런데 나도 조금만 자고 싶어. 지금 정말 시원하고 기분 좋은 산들바람이 불잖아.
그러니까 10분만 이따가 나 좀 깨워 줄래?”
물론, 코아티에게 깨워 주겠다고 약속한 앵무새도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달콤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데, 앵무새라고 낮잠을 자고 싶지 않을 리가요. 그리고 앵무새는 자신을 깨워 줄 또 다른 친구를 찾아보았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는데, 음……. 정글 최고의 잠꾸러기 나무늘보밖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지상 최고 잠꾸러기 나무늘보가 맞은 사상 최대 미션!
‘정확하게 10분 후! 낮잠 자는 친구들을 깨워라!’
그러나 앵무새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느 힘센 동물이라고 해도 오후에 밀려오는 졸음을 이길 수 있겠어요. 앵무새는 나무늘보를 믿어 보기로 마음먹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해서 몇 번을 강조해 말했지요.
“나는 코아티를 깨워 줘야 하고, 코아티는 재규어를 깨워 줘야 해.
재규어가 아주 중요한 일이 있대. 이거 정말 중요한 일이야! 너 절대 잠들면 안 돼!”
그리고 풀썩 쓰러져 잠든 앵무새를 앞에 두고, 나무늘보는 그 순간부터 치열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단 10분을 참는 일이었지만, 나무늘보는 지구상 가장 잠이 많은 잠꾸러기였으니까요. 나무늘보는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친구의 친구와 약속을 한 친구들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잠을 참았습니다. 귓가에서 자장가가 들려오고, 눈꺼풀은 천근만근이었지만 스스로 “나는 참아야만 해.”라고 되새기며, 1분, 2분, 3분……. 시간을 새면서 졸음과 싸웠습니다. 그리고 9분이 된 순간!
나무늘보는 철퍼덕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졸음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지고 만 것이었습니다.
잠꾸러기 나무늘보의 배꼽 잡는 반전의 반전!
그렇지만 나무늘보가 졸음과의 싸움에서 완전히 진 것이라고도 할 수 없었습니다. 곧 쓰러져 잠든 나무늘보의 코에서 천둥 같이 아주 큰 코고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모두가 그 소리에 놀라 눈을 번쩍 떴거든요. 결국 나무늘보는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켰던 것이지요. 정확하게 10분 후 모두를 깨웠으니까요. 어쩌면 ‘나무늘보 vs 졸음’의 싸움은 나무늘보의 패배가 아닌, 책임감을 갖고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한 나무늘보의 승리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문제는 나무늘보의 코 고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자고 싶어도, 나무늘보의 코 고는 소리에 아무도 잠을 잘 수가 없었으니까요. 주변이 모두 깜깜해진 밤인데도 말이에요.
낮잠 한숨 자고 싶다고요? 그렇다면 잠시 낮잠을 자도 좋습니다. 책임감 강한 나무늘보가 우리를 깨워 줄 거예요!
▣ 작가 소개
글,그림 : 파토 메나
어린이 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칠레에서 태어났으며 현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습니다. 칠레, 스페인,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책을 출간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칠레에서 두 번의 창작 기금을 받았으며, 볼로냐 도서전의 칠레 공식 대표단으로 선발되기도 하였습니다. 작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책을 읽고 자전거를 타며 또 가끔은 낮잠을 즐기며 새로운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역자 : 김정하
한국 외국어 대학교와 대학원,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스페인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스페인 어로 된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안 돼 내 거야!』, 『너무 캄캄해!』, 『왜 인사해야 돼』, 『우당탕! 싸움은 이제 그만!』, 『입에 딱 달라붙은 거짓말』, 『노란 새』, 『분홍 몬스터』, 『집으로 가는 길』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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