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후우는 아무리 가르쳐 줘도 숫자 세기를 틀리고, 달리기를 하다가도 자주 넘어진다. 후우는 그럴 때마다 “미안해요.”라고 한다. 엄마, 아빠, 언니는 이런 후우가 걱정이다. 후우는 괜찮은 걸까? 아이에 대해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며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해 주는 그림책이다.
'미안해'가 세상에 가득해
눈앞에 보이는 동물 그림을 보고 잘못 말하고, 숫자도 잘못 세는 후우를 보며 엄마 아빠는 걱정이다. 언니는 후우만 했을 때 다 잘했던 것들인데 후우는 자꾸 틀리고 그럴 때마다 후우는 습관처럼 “미안해요.”라고 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할머니는 후우 눈이 잘 보이는 것인지 걱정스럽다는 말을 하고, 엄마 아빠는 후우를 안과에 데려간다.
검사 결과, 후우는 심한 원시였다. 멀리 있는 것은 비교적 잘 볼 수 있지만 가까이 있는 것은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 잘 볼 수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자주 넘어지고 숫자를 잘못 셀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후우는 처음부터 뿌옇게 보였기 때문에 그 상태가 잘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테고 그래서 잘 보인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아빠가 정말 미안해.” “엄마가 미리 알아챘어야 하는데 정말 미안해.” “후우야, 미안해.” 엄마, 아빠, 언니는 후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미안해 하는 가족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후우는 “‘미안해’가 세상에 가득해.”라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천사 같은 아이의 모습에 가족들의 미안함도 조금 누그러졌을 것이다.
후우가 숫자를 틀리게 세고 자주 넘어지는 이유를 조금 더 주의 깊게 알고자 했다면, 후우도 미안하다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아도 괜찮았을 것이다. 작가의 말을 빌리면, 아이가 처한 상황을 잘 살펴보고 미리 알아채 주는 것은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 아주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아이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선입관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의 말과 행동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보자.
『조금만』을 잇는 감동 가득 그림책 『미안해요』
『미안해요』를 보고 있으면 짝꿍처럼 떠오르는 그림책이 하나 있다. 같은 그림 작가 스즈키 나가코의 그림책 『조금만』이다. 2010년 출간된 이 책은 한림출판사의 월간 그림책 시리즈였던 달맞이 이야기그림책 중 하나로 달맞이 시리즈 발행이 중단된 이후 『조금만』을 인상 깊게 보았던 엄마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재출간되었다. 『미안해요』도 이와 많이 닮아 있다. 동생을 사랑하는 언니의 마음을 그리고 있는 데다가 부드러운 선과 색감이 아름답다. 두 그림책 모두 보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그림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자신의 마음과 상황을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고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는 아이의 모습까지 두 책은 쌍둥이처럼 비슷하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면 더욱 좋은 『미안해요』와 『조금만』은 아이들의 모습을 마음으로 들여다보게 해주는 감동이 가득한 그림책이다.
작가 소개
글 : 구스노키 시게노리
Kusunoki Shigenori,くすのき しげのり
구스노키 시게노리는 나루토교육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루토시립도서관 부관장을 지냈다. 지금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에 대해 고민하며 아동 문학 창작을 계속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진짜 친구』, 『함께 읽자, 말하자』, 『두더지 샌디』, 『따뜻한 나무』 등이 있습니다. 그림책 『혼나지 않게 해 주세요』로 제2국제아동도서평의회상을 받았으며, 2011년에는 도쿠시마 현에서 주는 아와문화창조상을 받았다.
그림 : 스즈키 나가코
1953년 일본 아키타 현에서 태어났다. 일본화를 배운 뒤 광고 디자인 업계에서 일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그림책으로 『조금만』『빨리 돌아와요』『창문에서 들어온 선물』『아빠와 내가 찾는 것』 등이 있다.
역자 : 강방화
1977년 일본 오카야마 현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로 책과 영화 그리고 세상의 모든 '작품'을 사랑하는 욕심쟁이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일번역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어와 통역 및 번역을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키이의 가출』『한밤중의 화장실』『똑똑하게 사는 법』『느낌이 왔어!』『샐러드 먹고 아자!』『봄이 오면 가께』『종이 로봇 카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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