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화창한 날씨, 한가한 일요일!
오늘은 소풍 가기 딱 좋은 날!
소풍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하는 단어입니다. 소풍을 떠올려 보면 맛있는 도시락, 눈부시게 화창한 날씨, 싱그러운 풀 냄새, 모두 행복한 생각들이 줄줄이 이어지지요. 아저씨와 미오도 그랬습니다. 아저씨는 심심해 보이는 미오를 위해 맛있는 도시락과 낚싯대를 준비하여 들뜬 마음으로 집밖을 나섰습니다.
그러나 모든 게 생각한대로 이루어지진 않았습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실수, 혹은 갑작스레 닥쳐 온 작은 불행으로 하루가 꼬여 본 경험이 있다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릴 이야기지요.
아저씨는 급하게 언덕을 뛰어 내려가는 미오가 넘어질까 헐레벌떡 뒤쫓다가 데굴데굴 구르고 맙니다. 하지만 개구쟁이 미오는 아저씨가 넘어진 줄도 모르고 신이 나서 뛰어 놀았지요. 미오는 폴짝폴짝 뛰다가 호숫가에서 홀짝홀짝 물을 마시고, 물가에 비춰지는 흔들흔들 웃는 얼굴도 가만히 쳐다보았습니다.
”아무리 사고를 쳐도, 아무리 나를 귀찮게 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의 미오!“
그러나 아저씨의 불운은 넘어진 것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힘껏 던진 낚싯대에 수초더미가 낚여 올라온 후에는 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도시락을 먹고 다시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었지요. 이번에는 도시락을 펼치려 고개를 돌리자, 미오가 먼저 혼자서만 도시락을 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오를 어떻게 미워할 수 있을까요?
아저씨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며 미오가 남긴 도시락을 그마저도 또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런데 후드득 후드득 굵은 빗방울의 소나기가 쏟아지자, 아저씨도 더 이상은 참기 힘들었습니다. 소풍을 나서기 직전까지만 해도, 정말로 소풍을 가기 딱 좋은 날씨였거든요. 비에 홀딱 젖은 아저씨는 마음까지 축 젖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졌지요.
그런데 미오는 그러고 싶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소나기가 내려 온통 진흙투성이인 길 위에서 개구리를 쫓아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는 또 그런 미오가 걱정되어 함께 달리다가 진흙 웅덩이에 풍덩 빠지고 말았지요.
함께할 수 있어서 더 소중한 순간들
“정말 몰랐어. 소풍이라는 것이 이렇게 멋진 것인 줄은!”
그러나 아저씨는 얼마 안 가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언덕에서 굴러 넘어지든, 물고기가 아닌 수초더미를 낚든, 비가 쏟아지든 오늘은 분명 소풍가기 딱 좋은 날이었습니다. 미오가 진흙 범벅이 된 아저씨의 얼굴을 핥아 주며, 그동안 아저씨가 보지 못했던 멋진 풍경과 아름다운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보여주기 시작했거든요. 집밖에 나와 소풍을 나오는 그 순간부터, 낚시를 하고, 비가 쏟아져 내리던 때에 아저씨는 보지 못하고, 미오는 놓치지 않았던 소중하고 멋진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계획대로 일이 풀리지 않자 답답해하느라 주변의 멋진 순간들을 모두 놓쳤던 것이지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지금이라도 미오가 아저씨를 위해 진짜 멋진 소풍을 다시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었으니까요.
과연 아저씨와 미오의 소풍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요? 사고뭉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미오와 그의 단짝 친구 아저씨와 함께 초록색 들판으로 소풍을 떠나 보세요!
작가 소개
글그림 : 김미현
대학에서 순수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새로운 모험과 엉뚱한 상상하기를 좋아하며, 무엇보다도 이야기 속 친구들을 그림으로 표현할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알쏭달쏭 내 짝꿍』, 『할머니가 또 시집간대요』, 『가을은 풍성해』, 『봄이 좋아!』, 『꼬마 사서 두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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