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어느 평범한 초등학교 교실, 이 반의 일등은 정말 특이하다. 학교에 지각하는 일도 없고, 시험 성적도 좋고, 준비물을 잊는 법도 없다. 그에 반해 다른 아이들은 잠도 많고, 장난치기 바쁘고, 한없이 지저분하기만 하다. 언제 어디서나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는 일등. 아무리 봐도 수상하기 짝이 없다. 혹시…… 일등은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인이 아닐까?
세상에 이렇게 완벽한 아이가 있다니!
이 세상에 모든 조건을 갖춘 완벽한 아이가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여기 한 평범한 교실에 일등이라고 불리는 아이가 있다. 성적 우수, 운동 만능, 품행 방정, 용모 단정……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아이다!
너희 반 일등은 정말 특이한 아이야.
하도 특이해서 너랑 같은 지구인이 맞는지
궁금할 정도라니까.
일등은 학교에 항상 일찍 도착하고, 준비물도 꼬박꼬박 챙겨 온다. 수학은 척척박사에다, 세상의 책이란 책은 모조리 다 읽어 모르는 것도 없다. 체육 역시 겨룰 상대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고, 피아노나 무용 같은 방과 후 활동과 봉사 활동까지 척척 해낸다. 시선을 빼앗는 외모에 선생님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단정한 행동까지, 일등의 모습은 완벽하기 이를 데 없다. 언제 어디서나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는 일등, 대체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우리 반 일등은 외계인》은 모범생 일등과 평범한 반 아이들의 전혀 다른 학교생활을 유쾌하게 그려낸 책이다. 엉뚱한 상상이 가득하고 기상천외한 반전이 기다리는 이야기는 경쟁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는 위로를 주고, 지나치게 성적에 매달리는 부모들에게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정말 같은 지구인 맞아?
언제 어디서나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는 일등.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학교생활이 썩 즐겁지만은 않은 것 같다. 성적을 유지하려고 친구들이 뛰노는 쉬는 시간에도 복습을 하고, 행여 무슨 실수라도 할까 봐 잠도 자지 못하고 먹지도 못할 정도로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10점 만점의 시험에서 9점이라도 맞는 날에는 충격을 받아서 의사를 찾아갈 정도다. 일등에게 학교생활은 어쩔 수 없이 완수해야만 하는 임무일지도 모른다.
종이 칠 때까지 복습을 하지 않으면 일등은 마음이 불안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고, 혀가 따끔거린다나.
넌 쉬는 시간만 되면 친구들과 물구나무서기 시합을 하고,
급식 감독 선생님이 새로 한 머리 모양을 놀리기 바쁘잖아.
그에 반해 반 아이들은 참으로 태평하고 낙천적이다. 수업 시간에 겨우겨우 도착해서는 시도 때도 없이 하품을 해 대고, 쉬는 시간이 되면 서로 치고받으며 놀기 바쁘다. 급식에 나온 시금치가 먹기 싫다며 마구 던지는 바람에 의자를 녹색 괴물 슈렉처럼 만들어 놓는가 하면, 운동회 때는 친구에게 본때를 보여 주겠다며 이를 간다. 또 어찌나 호들갑을 잘 떠는지 시험에서 괜찮은 점수를 맞은 날에는 세계 챔피언이라 부르라며 큰소리를 치고, 체육 시간에 조금만 위로 올라가도 무섭다며 고래고래 비명을 지른다. 책상은 너저분하기 짝이 없고, 머리에는 머릿니가 바글바글한 데다, 입 냄새는 파리마저 기절시켜 버릴 정도로 지독하다. 일등과는 반대로 말썽꾸러기에 빈틈투성이지만, 반 아이들의 천진난만하면서도 솔직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일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겉보기에 《우리 반 일등은 외계인》의 주인공은 초인적인 능력을 자랑하는 일등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야기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오히려 반 아이들이다. 글은 반 아이들이 일으키는 엉뚱한 사건을 쾌활하고 유머 넘치는 어조로 묘사한다. 개성 넘치는 그림은 아이들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익살스럽게 살려내고 강렬한 원색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는다. 일등의 모습은 겨우 두 장면에서 볼 수 있을 뿐이고, 그마저도 아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표정조차 읽을 수 없다. 이 책에서 진정한 주인공은 비현실적으로 완벽한 아이가 아니라, 서툴고 엉뚱하고 자유분방한 보통의 아이들인 것이다.
일등과 반 아이들의 이야기는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에서 잊기 쉬운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만을 습득하는 곳이 아니다. 친구와 어울리면서 사회성을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앞만 바라보며 사는 것보다는 다양한 생각과 온기를 나누며 사는 삶이야말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동안 누군가와 비교를 당하거나 부담을 느껴 왔던 어린이 독자들이라면, 자유로이 뛰어노는 반 아이들을 보며 짜릿한 해방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글 : 비르지니 엘 삼
작가이자 텔레비전 드라마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아동 청소년들에게 연극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소설 《공주들》을 비롯해 게임, 요리 책을 썼으며, 절친한 친구 마리 안과 함께 청소년 소설 《문제아 다이어리》 《스트레스를 날려 봐》 시리즈를 썼다
그림 : 에스텔 비용 스파뇰
1977년 프랑스 샹파뉴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을 공부했지만 작가의 길을 택했고, 지금은 파리에 살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엄마는 토끼 아빠는 펭귄 나는 토펭이!》 《한 방을 날려라》가 있다
역자 : 김주열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공부하고, 프랑스의 파리8대학 불문학부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프랑스의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손으로 말하는 아이》 《처음 자전거를 탄 날》 《할머니의 비밀》 《다시 지상 세계로》 《열네 살의 인턴십》 《내 남자친구 이야기》 《제레미, 오늘도 무사히》 《80일간의 세계 일주》 《아주르와 아스마르》 등 다수가 있다. 함께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고, 한국독서치료학회, 도서관, 복지관 등에서 독서치료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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