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옛이야기를 솜씨 좋게 뒤집는 상상력의 힘!
무서운 호랑이, 우리들의 마음 따뜻한 친구가 되다
옛이야기 속 호랑이는 보통 자신의 힘을 믿고 약한 동물을 괴롭히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집니다. 그런 호랑이에 맞서 토끼나 여우처럼 똑똑하고 꾀 많은 동물들은 기지를 발휘하곤 합니다. 이 책에 영감을 준 ‘호랑이의 꼬리낚시’라는 우리 옛이야기를 들여다봐도 그렇습니다. 욕심 많은 호랑이는 토끼를 잡아먹으려다 도리어 토끼의 속임수에 보기 좋게 넘어가 버립니다. 꼬리로 물고기를 잔뜩 잡을 수 있다는 말에 호랑이는 꼬리가 어는 줄도 모르고 밤새도록 얼음 구멍 속에 꼬리를 넣고 기다리지요. 하지만 다음 날, 호랑이는 얼어붙은 꼬리 때문에 꼼짝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못된 데다 몸집이 집채만 한 동물을 작고 영리한 동물이 재치 있게 속여 넘기니 통쾌하기도 하고 재밌게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처럼 옛이야기에서 흔히 펼쳐지는 힘의 구도나 권선징악의 문제를 다루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호랑이의 이미지는 우리가 여태껏 보아 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지요. 이 책에서 호랑이는 사람과 약한 동물을 위협하고 겁주는 존재가 아니라 친근하고 좋은 친구입니다. 배고픈 친구를 위해 물고기를 가득 잡아다 주려는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고, 안 좋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에도 친구를 배려할 줄 알지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데우는
꼬마와 긴 꼬리 호랑이의 우정 이야기
꼬마와 긴 꼬리 호랑이는 물고기를 한탕 잡으려다가 꼬리가 끊어지는 슬픔을 맞게 됩니다. 꼬리낚시를 가자고 제안했던 꼬마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왠지 모를 미안한 감정이 들지요. 호랑이도 시무룩해 하지만 꼬마를 탓하거나 화를 내진 않습니다. 다만 조금 어색해질 뿐이었지요. 보통 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네가 잘못했다며 싸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꼬마와 호랑이는 서로의 감정을 생각하며 조심조심 행동합니다. 그렇기에 꼬마는 상심한 친구를 생각하며 만든 긴 꼬리를 선물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런 마음을 잘 아는 호랑이는 선물을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요. 어느새 둘 사이에 살짝 끼었던 얼음이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이처럼 매서운 겨울날도 이토록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꼬마와 호랑이의 우정의 힘 때문이겠지요.
이야기를 수놓는 아름답고 예스런 그림들
『우리 꼬리낚시 가자!』 속 그림들은 각각 하나의 작품과 같아서 더 눈여겨보게 됩니다. 커다란 호랑이와 작은 꼬마의 대조적인 모습, 곳곳에 자리한 겨울산과 나무들, 개성 가득한 하얀 눈송이들, 텅 빈 듯한 여백을 따스히 메우는 배경의 질감은 스토리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겨울의 정취를 물씬 품어냅니다. 우리 전통의 결이 살아 있어 한국적인 정서가 한껏 느껴지지요. 그림이 주는 이러한 감상들은 『우리 꼬리낚시 가자!』가 정말 옛날 옛적부터 전해내려 온 이야기처럼 느껴지도록 설득력을 불어 넣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계속 읽혀지고 읽혀져 훗날에는 오랜 시간이 깃든 옛이야기로 거듭날 것만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 땅 위의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것만 같은 예감을 주지요.
작가 소개
글그림 : 송은경
어려서부터 행복하고 재미있는 상상을 하며 그림 그리는 시간을 정말 좋아했다. 때로는 벽지에, 때로는 바닥 장판에 그림을 그리다 엄마한테 혼나기도 했지만 상상하기와 그리기는 멈출 수 없었다. 성인이 되어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미술을 전공하였고, 그림책을 그리면서 국내외에서 다수의 전시를 가졌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작업한 『내가 도와줄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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