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필립과 친구들이 양배추 밭에서 눈보라를 만났어요!
꼬마 토끼 필립네 가족이 종종 찾아가는 양배추 밭은 허수아비가 혼자 지키고 있어요. 그렇지만 동물들은 아무도 허수아비를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고 모두 비웃었어요. 하지만 필립은 어쩐지 외로워 보이는 허수아비에게 계속 눈길이 갔어요.
잔뜩 흐린 날, 토끼 필립은 친구들과 어른들 몰래 양배추 밭으로 갔어요. 그런데 한 송이 두 송이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눈보라는 점점 거세져서 언덕도 들판도 하얗게 변하고 말았어요. 필립과 친구들은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요.
허수아비야, 고마워!
아기 토끼 필립은 예전에 보았던 허수아비가 생각났어요. 필립과 친구들은 간신히 허수아비 밑으로 몸을 피했어요. 그때였어요. 허수아비가 ‘풀썩’ 하고 동물 친구들 위로 쓰러졌어요! 허수아비의 낡은 옷이 동물 친구들을 감싸 주었어요. 필립과 친구들은 허수아비의 품에서 눈보라 치는 밤을 보내고 모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어요.
봄이 되자, 필립과 친구들은 다시 양배추 밭으로 갔어요. 물론 어른들의 허락을 받고 말이지요. 필립과 친구들은 눈보라 치던 밤, 자신들을 지켜주었던 허수아비를 떠올렸어요. 밭 한가운데에 허수아비가 우뚝 서서 아이들을 맞아 주었어요. 새 장갑을 끼고, 새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바람에 펄럭이면서 필립과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었어요. 이번엔 필립과 친구들이 허수아비에게 먼저 말을 걸었어요. “우리 친구 할래?” 하고 말이에요. 이제 허수아비도 혼자가 아니랍니다. 필립을 비롯한 여러 동물 친구가 생겼으니까요.
친구를 통해 ‘배려’를 배워요.
친구를 사귀는 데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요. 내가 아프면 친구도 아픕니다. 내가 즐거우면 친구도 즐겁습니다. 내 안의 좁은 세상에서 나와, 먼저 손을 내밀어 나누고, 받아들이고, 또 친구가 내민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손을 내미는 것도 용기지만, 내민 손을 잡을 줄 아는 것도 용기랍니다.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거나, 섣부른 방법으로 다가가 또래에게 상처를 받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친구를 대하는 방법이 서투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친구가 싫어서 혼자인 것은 아닙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의 집단생활은 아이들에게는 더욱 중요합니다. 지금 사회성을 기르는 일은 앞으로 살아갈 힘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허수아비는 자기를 무시하는 동물들이었지만, 위험에 빠진 친구들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어 도와줍니다. 친구를 위한 배려지요. 배려 할 줄 모른다면 당연히 친구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친구는 아이들이 자라는데 힘이 되어주는 존재입니다. 아이들은 친구들의 세계에서 사회성을 기를 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소중한 것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작가 소개
글그림 : 버나뎃 와츠
Bernadette Watts
영국 노샘프턴에서 태어나, 켄트주 메이드스톤 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영국 3대 그림책 작가 가운데에 한 사람으로 꼽히는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제자이며, 졸업 후에는 핼로공과대학에서 그림을 가르쳤다. 많은 옛 이야기 책을 비롯해 150여 권의 그림책 작업을 했다. 지은 책으로 [할아버지의 조그마한 정원] [바렌카의 작은 집] [아기토끼 잭] 등이 있다.
역 : 김서정
중앙대 초빙교수. 동화작가, 평론가. 중앙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독일 뮌헨 대학에서 공부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 상을 받았으며, 현재 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 학과에서 그림책에 대해 가르치면서 동화 작가 및 평론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평론집 『어린이 문학 만세』, 『멋진 판타지』, 『동화가 재미있는 이유』, 『캐릭터는 살아 있다』
, 동화책 『나의 사직동』, 『두로크 강을 건너서』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어린이 문학의 즐거움』, 『용의 아이들』, 『일 주일 내내 토요일』, 『공주의 생일』,『행복한 어린이 날』, 『미오 나의 미오』, 『로테와 루이제』,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우리 친구 할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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