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나는 프리다야. 너는 누구니?
“안녕! 나는 프리다야.” 어린 프리다 칼로가 독자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는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프리다는 멕시코 코요아칸에 살고, 숨바꼭질을 좋아하며, 네 자매 가운데 셋째입니다. 사진작가인 아빠의 훌륭한 조수이자 사랑하는 딸이며, 사탕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어느 날 이름도 괴상한 척수성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게 되고,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해 온몸이 산산조각 부서졌지만, 절망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며 고통을 이겨 내지요. 그리고 비로소 화가 프리다가 됩니다.
자화상을 그리기 위해 거울로 자기 모습을 요모조모 살피듯 어린 시절부터 가족, 친구, 장애, 사고, 그리고 꿈과 사랑까지 꼼꼼히 훑으며 이야기를 마친 프리다는 책을 덮으려던 독자에게 자신을 비추던 거울을 내밉니다. 그러고는 질문을 던지죠. “이제 네 이야기를 들려줘. 너는 누구니?” 하고요.
‘나는 나’라고 말할 수 있는 자기다움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우리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누군가의 자녀로, 누군가의 친구로, 학생으로, 직장인으로 다양한 관계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현실의 나와 내가 꿈꾸는 내가 다르고,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싶은 내가 있는 반면 감추고 싶은 못난 나도 있습니다. 모두 다 내 모습이지만, 그 단면은 고르지가 않고 들쭉날쭉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프리다도 그렇습니다. 프리다는 ‘숨바꼭질하는 프리다’이고, ‘사랑하는 아빠 딸 프리다’이며, ‘날고 싶은 프리다’입니다. 또 척수성 소아마비에 걸린 ‘슬픈 프리다’이자, 교통사고를 당해 ‘산산조각 난 프리다’이며, ‘그림 그리는 프리다’이기도 하죠. 마치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홀로그램처럼, 관계와 역할과 감정과 상황에 따라 수많은 모습이 튀어나왔다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모든 모습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프리다 칼로’가 되지요.
《날고 싶은 아이, 프리다 칼로》는 능동적으로 삶의 주체가 되고자 했던 프리다 칼로의 삶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작가 소피 포셰는 자신을 둘러싼 것들, 심지어 장애와 불행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자기다움으로 받아들이고 예술의 재료로 삼은 프리다를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숨기고 싶은 단점이나 외면하고 싶은 상처까지 나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할 때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의 첫 걸음이라고 주장하는 아들러 심리학과도 뜻이 닿아 있습니다.
프리다 칼로를 존경하는 두 작가의 마음이 담긴 그림책
《날고 싶은 아이, 프리다 칼로》는 프리다 칼로를 존경하는 두 작가의 마음이 담긴 그림책입니다. 배우로도 활동하는 글작가 소피 포셰는 수 년 전 친구로부터 프리다의 전기를 선물 받은 뒤로 프리다 칼로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소피가 희곡을 쓰고 주인공 프리다 칼로 역할을 맡은 연극 〈파란 집La Casa Azul〉은 캐나다의 천재 연극연출가 로버트 르빠주가 연출을 맡아 2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며 무대에 오르기도 했지요.
멕시코에서 태어나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활동하는 그림작가 카라 카르미나 역시 프리다 칼로를 향한 존경심에 반짝이는 감각을 더해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창조했습니다. 카라의 홈페이지에서는 프리다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문구류, 의류, 인형 등의 다양한 제품들을 볼 수 있지요.
프리다 칼로를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공통점으로 의기투합한 두 작가는 완성도 있는 그림책을 만들어 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수도 없이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프리다 칼로 하면 떠오르는 격정적인 삶이나 위대한 예술 세계 대신, 자기존중을 바탕으로 자기다움을 발견해 나가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지요. 소피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목소리를 빌려 프리다의 파란만장한 성장기를 전하고 있으며, 카라는 자신만의 개성있는 시각 언어로 독자들을 프리다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독자들이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차이를 존중하도록 격려하고, 나아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감상하고 싶게 만드는 보석 같은 그림책입니다.
작가 소개
글 : 소피 포셰
Sophie Faucher
캐나다의 배우이자 작가, 프로그램 진행자. 2001년 연극 [파란 집 La Casa Azul]의 희곡을 쓰고 프리다 칼로 역을 맡았다. 무대와 극장, 텔레비전을 넘나들며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어린이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엄마의 우울증에 대한 그림책 『엄마는 무얼 가지고 있어?』에 글을 썼다.
그림 : 카라 카르미나
Cara Carmina
멕시코 출신으로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카라의 작품에는 사랑이 담뿍 담겨 있다.
역 : 김영신
프랑스 캉 대학에서 불문학 석사를 받았고, 불언어학 D.E.A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도서 기획자이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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