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때로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에, 어른들은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상상의 세계에 빠져 있곤 한다. 하늘을 날아 자기만의 상상의 세계로 가는 것은 아이들의 흔하고도 오랜 꿈이다. 자기만의 세계를 지키려는 아이들은 그 상상을 가능하게 해 주는 무엇에 집착하기도 한다. 그것은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꿈 속으로 가는 수단인 ‘침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법 침대》는 ‘침대’를 매개로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지키고 싶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그린 그림책이다.
고집스러운 아이 조지는 ‘마법 침대’를 통해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지켜 낸다. 이제 몸에 맞지 않게 되어버린 아기 침대를 고집하던 조지가 새로 산 침대는 엄마와 할머니가 바라던 새 침대가 아니라 낡은 중고 침대이다. 그러나 이 침대는 신비한 여행을 가능하게 해 주는 마법 침대라고 한다. 침대를 타고 가는 여행은 순수한 마음을 잊어버린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이며, 아이들은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어른들은 이미 그러한 세계와의 단절을 원하는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조지가 마법 침대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상상을 실현해 주며, 늘 꿈꿔왔던 것을 이룰 수 있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순간이다. 요정들을 만나고, 해적들이 숨겨 놓은 보물을 발견하고, 돌고래와 수영을 하는 등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일들이 벌어지는 마법 같은 여행인 것이다.
아이들의 이런 세계를 무심하게 넘겨버리는 어른들은, 조지의 엄마나 할머니처럼 낡은 것에 집착하는 아이의 꿈을 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아이는 아직 어른이 아니므로, 또 언젠가는 알아서 성장할 것이므로, 지금은 마음껏 상상하도록 놓아 두어도 좋지 않겠냐고 이야기하고 있다. 조지와 함께 신나는 여행을 하고 난 아이들은 침대 맡에서 마법의 주문을 외우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신비로운 그림
조지와 함께 마법 침대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존 버닝햄이 그려낸 신비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파스텔톤의 섬세한 색과, 어찌 보면 대충 그린 것 같은 아이다운 그림은 여행 속 마법의 공간을 한층 신비롭게 만들어 준다. 바다도 하늘도 우리가 사는 현실 속의 빛은 아니다. 요정들과 만나는 몽롱한 듯한 노란 세계, 밀림으로 가는 어둡고도 검붉은 하늘, 연한 분홍빛 하늘과 노란빛 바다 등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책 읽는 누구나 행복한 상상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작가 소개
글그림 : 존 버닝햄
1936년 4월 27일 영국 서레이(Surrey)주의 파넘(Farnham)시에서 세일즈맨인 아버지 찰스 버닝햄(Charles Burningham)과 어머니 제시 버닝햄(Jessie Burningham)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 데려다놓아도 친구들하고 어울리지 않고 무심한 얼굴로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아이였고, 청년 시절에는 병역을 기피하면서까지 세상의 소란으로부터 완강히 자신을 지키는 좀 독특한 성향의 사람이었다.미술공부를 했던 런던의 센트럴 스쿨 오브 아트에서 헬린 옥슨버리를 만나 1964년 결혼하게 되었다. 헬린 옥슨버리도 남편의 영향을 받아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해서, 뛰어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의 한 사람이 되었다.
버닝햄은 쉽고 반복적인 어휘를 많이 사용했으며, 어린이가 그린 그림처럼 의도적으로 결핍된 부분을 남기는 화풍이 독특했다. 그는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찰스 키핑과 더불어 영국 3대 일러스트레이터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간결한 글과 자유로운 그림으로 심오한 주제를 표현하기로 유명하며, 어린이의 세계를 잘 이해하고 상상력과 유머 감각이 뛰어나, 세계 각국의 독자에게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이다. 그 밖에도 『우리 할아버지』 『코트니』『지각대장 존』, 『비밀 파티』등 많은 작품이 있다.
역 : 이상희
1960년 부산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시를 썼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인이 되었다. 그림책에 매혹된 이후 줄곧 그림책 글을 쓰고 번역 일을 해 왔다. 사회적협동조합 그림책도시에서 일하며 서울예술대학교와 여러 곳에서 그림책 강의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간서치 이덕무 선생의 글을 좋아했다. 그가 스스로에 대해 쓴 책들과 그에 관한 책들을 두루 읽으면서, 책 읽는 시간이 빚어내는 인간의 순정한 아름다움과 품격을 전 세대 독자 대상의 그림책으로 좀 더 널리 나누고 싶었다. 그림책 『한 나무가』,『책을 찾아간 아이』, 등 여러 그림책에 글을 썼고 이론서 『그림책 쓰기』와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을 비롯해 세 권의 그림책 에세이(공저)를 펴냈으며 『나무들의 밤』 등 수많은 외국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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