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곰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이 배달됩니다!
지난가을, 곰 아저씨는 단짝친구 노랑딱새 부부와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거든요. 노랑딱새 부부는 남쪽 나라로 이사를 갔고, 곰 아저씨는 봄이 올 때까지 푹 잠을 자기로 했습니다. 따뜻한 봄이 되면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곰 아저씨는 잠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숲속 마을에 겨울이 찾아오고 흰 눈이 소복이 내렸습니다. 동물 친구들은 너도나도 밖으로 나와 눈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의 웃음소리는 숲속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리고 그만, 곰 아저씨의 겨울잠을 깨우고 말았지요. 달콤한 잠에서 깨고 말았으니 얼마나 짜증 나고 화가 날까요? 곰 아저씨는 쿵쾅거리며 집 밖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부글부글 끓던 마음은 새하얀 눈에 사르르 녹아 버립니다. 난생처음 눈을 본 곰 아저씨는 하얀 눈밭 위를 뛰어다니기도 하고, 뒹굴기도 하며 마음껏 눈을 즐깁니다. 그리고 이내 단짝친구 노랑딱새를 떠올리지요. 자신이 겨울잠을 자느라 눈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처럼 따뜻한 곳으로 간 노랑딱새 부부도 눈을 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 것입니다. 좋은 것은 친구와 함께 나누고 싶고, 즐거운 마음을 공유하고 싶은 곰 아저씨의 마음이 하얀 눈만큼이나 눈부십니다.
고민 끝에 곰 아저씨는 눈사람을 만들어 선물로 보냅니다. 과연 곰 아저씨의 선물은 남쪽 나라까지 무사히 배달될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눈사람이 녹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곰 아저씨의 선물이 소중한 이유는 ‘눈’이라는 것보다 ‘눈을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 때문 아닐까요? 비록 눈사람은 녹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을지라도, 곰 아저씨의 마음만은 녹지 않고 전해졌을 것입니다. 어린이들의 마음에도 곰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이 닿기를 바랍니다.
돕는다는 것, 가장 쉽고도 즐거운 일!
곰 아저씨는 대체 무슨 수로 눈사람을 만들었을까요? 눈을 처음 본 곰 아저씨는 눈사람이 무엇인지 몰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멋진 눈사람을 만들 수 있었지요.
동물 친구들은 추운 겨울 깨어 있는 곰 아저씨를 보고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맨 처음 곰 아저씨를 발견한 건 아기 쥐였습니다. 아기 쥐는 곰 아저씨가 겨울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는 것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인지 묻고 이야기를 들어주지요. 아기 쥐는 눈사람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내고, 곰 아저씨가 처음 만들어 보는 눈사람을 완성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줍니다. 이후에 만난 토끼와 여우, 돼지 아주머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동물 친구들은 곰 아저씨에게 관심을 보이며 자신의 것을 흔쾌히 나누어 줍니다. 곰 아저씨가 잠을 깨웠다고 화낼까 봐 겁이 나 도와준 걸까요? 아마도 동물 친구들은 곰 아저씨가 잠에서 깬 이유를 몰랐을 것입니다. 그저 곰 아저씨가 반가웠고, 친구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곰 아저씨를 돕고 싶은 것뿐이었지요. 곰 아저씨 또한 친구들이 무언가를 해 주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친구들이 도와줄 때마다 기뻐하며 감사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친구를 위해 기꺼이 도울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에 고마워하는 마음. 친구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 페이지 곳곳에서 흘러넘치는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함께하는 기쁨, 나누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 소개
글그림 : 고혜진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했고,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자연과 동물에 대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소통하고 공감하고 싶어 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행복한 여우』로 2015 한국안데르센상 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6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고, 2017 나미콩쿠르에서 입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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