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고객평점
저자유리 슐레비츠
출판사항시공주니어, 발행일:2017/04/15
형태사항p.32 B5판:24
매장위치유아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278277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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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망원 렌즈로 비 오는 날의 풍경을 천천히 잡아낸 듯한 느낌이 들도록 구성되어 있는 영상미 뛰어난 그림책이다. 흰 여백 안에 부드럽게 겹쳐 칠한 수채 윤곽선이 비안개처럼 아련하다. 연노랑, 초록, 파랑을 주조색으로 한 수채 그림도 잔잔하고 차분하다. 이야기가 극히 절제되어 있어 시 한 편을 읽는 듯한 깔끔한 맛이 있다.
첫 페이지를 열면 한 여자아이가 다락방 침대 위에 올라앉아 등 뒤로 빗소리를 느끼는 조그마한 화면이 나온다. 다락방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간 중의 하나이다. 대개의 어린이는 커다란 방을 놓아두고도 상자에 구멍을 뚫고 그 안으로 기어 들어가 자기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 혼자만의 공간은 어린이를 자기 함몰의 세계로 내모는 병적인 공간이 아니다. 다락방에서 혼자 웅크리고 앉아서도 힘들이지 않고 자기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이는 어린이와 어린이 마음을 가진 이들뿐이다.
이 그림책의 화자(話者)인 여자아이는 창 쪽으로 고개도 안 돌리고 “비가 오고 있나 봐” 하고 나직이 속삭인다. 여자아이는 굳이 제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도 소리를 통하여 자연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다. 다음 페이지를 열면 유리창에 부딪혀 흐르는 빗방울의 흐름이 섬세하게 포착되어 있다. 그림책 안에서 금세라도 비 냄새가 확 풍겨날 것만 같다. 여기서부터 빗방울의 흐름을 관조하는 시선이 독자에게 넘어간다. 독자는 여자아이의 나직한 독백을 따라 천천히 비 오는 날의 풍경을 함께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지붕에서 처마 밑으로 굴러 떨어져 홈통으로 쏴아 하고 쏟아지는 빗줄기로 온 도시가 축축하게 젖는다. 시간도 멈춰 버릴 것만 같은 정적인 화면을 닫으면, 새가 비를 피해 날고 개구리가 못으로 뛰어들고 파도가 굽이치는 동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바다와 하늘이 하나로 녹아드는 장관이 조그만 그림책의 공간을 무한대로 확장시킨다. 그리고 비 온 뒤의 하늘에 무지개가 걸려 있는 정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빗줄기가 한차례 휩쓸고 간 정적인 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진흙을 밟으며 뛰어놀고 새들은 거리로 내려앉아 몸을 씻는다.
이 작품은 재미나 상상의 여백보다는 사색과 관조의 여백이 더 많기 때문에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좀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슐레비츠는 이 점에 대해서 남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에게는 최고의 예술 작품을 보여 주자.” 이 말은 곧,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어른과 똑같이 대접하겠다는 표현에 다름 아니다. 어린이가 흥미 있어 할 그림책을 안겨 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어린이에게는 다양한 체험이 중요하므로 우선은 자연의 세계를 이만큼 세련되게 표현한 작품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 만족해도 좋다.
《비 오는 날》은 유리 슐레비츠가 한시(漢詩)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새벽》과 함께 어른이 되어서까지 간직하고 싶은 귀한 그림책 가운데 하나이다. 일본의 어린이문학 비평가인 하라 쇼(原昌)는, 슐레비츠의 《새벽》과 《비 오는 날》을 두고 “리얼리즘 예술의 극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작가 소개

저 : 유리 슐레비츠  
Uri Shulevitz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유태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슐레비츠의 가족은 그가 네 살이 되던 해 부터 제2차세계대전의 포화에 둘러싸인 바르샤바를 탈출하여 유럽을 떠돌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슐레비츠는 한창 천둥 벌거숭이로 뛰놀 시절부터 전쟁의 부조리를 체험했고, 막막하기 그지없는 유랑살이는 그의 에술적 감성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파리를 유랑하는 동안 그의 유일한 즐거움은 책방에 나가서 그림책을 구겨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때부터 이미 미술대회에서 재능을 인정받기도 했고, 두 해 뒤에는 이스라엘로 옮아가서 텔아비브 야간 예술학교에서 디자인과 회화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1957년에는 젊은 예술가들을 사로잡는 도시 뉴욕으로 이주하여 브루클린 뮤지엄 미술학교에 입학했다. 이때부터 에술적인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하여 1968년에 아서 랜섬의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바보와 하늘을 나는 배>에 삽화를 그려 칼데콧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환타지 그림책으로 출발한 그는 점점 환타지와 리얼리즘의 결합을 시도하여, 완숙한 리얼리즘의 경지로 나아갔다. 그는 자연의 변화를 세밀한 터치와 수채화 특유의 미묘한 색상의 변화로 포착해 내는 데에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작가이다. 일본의 어린이문학 비평가인 하라쇼는 슐레비츠의 <새벽>과 <비오는 날>을 두고 "리얼리즘 에술의 극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작품으로는 1968년 칼데콧 상을 받은 아서 랜섬의 이야기에 그림을 그린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와 하늘을 나는 배』를 비롯하여 1980년 칼데콧 아너에 뽑힌 라이프치히 국제 서적 박람회에서 동메달을 받은 『비 오는 날』, 1975년 크리스토포어워드와 1974년 국제 어린이도서 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안데르센 상을 받은 『새벽』 그 밖에 『비밀의 방』, 『황금거위』 등이 있다.

 

역 : 강무홍

姜茂紅
1962년 경주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했다. 현재 어린이책 전문기획실 햇살과나무꾼에서 주간으로 일하며 어린이책을 쓰고 있다. 그녀가 주축이 되어 만든 '햇살과 나무꾼' 이라는 '어린이 책 기획·번역·집필 집단'은 어린이 책에서 그 신뢰도를 인정받고 있다. 추운 겨울날 나무꾼한테 햇살이 위로가 되듯 책이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는 이름 '햇살과 나무꾼', 그 이름 그대로 강무홍은 좋은 책으로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이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좀더 깨끗이』, 『선생님은 모르는 게 너무 많아』, 『깡딱지』, 『까만 나라 노란 추장』, 『나도 이제 1학년』, 『할아버지와 모자』, 『우당탕 꾸러기 삼 남매』,, 『천사들의 행진』, 『자유의 노래』 들을 썼고,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새벽』, 『괴물들이 사는 나라』, 『어린이책의 역사』 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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