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콩콩, 떡방아 찧는 달 토끼를 기억하시나요?
〈빙글빙글 뻥이오!〉 속 뻥튀기 할아버지는 참으로 신비로운 존재다. 뻥튀기가 먹고 싶어 달려온 아이들에게 뻥튀기 값으로 요구한 것이 고작 ‘먼지’라니. 도대체 이 쓸모 없는 먼지가 할아버지에겐 왜 필요한 걸까? 이 수상한 할아버지의 비밀은 먼지 한 줌 용납되지 않는 일상을 사는 용이와 빛을 잃어 검게 변해 버린 우주 어느 별의 관계를 통해 비로소 짐작할 수 있다. 달을 향한 동경, 그곳에 살고 있을지도 모를 달 토끼를 향한 우리의 티 없는 상상은 어린 시절 한때 거치는 착각일 뿐일까?
작가는 〈빙글빙글 뻥이오!〉를 통해 티없이 자연 속에 뒹굴며 눈만 마주쳐도 깔깔 웃던 그 순수함과 아이다움을, 우리의 가슴 속에 자리했던 ‘달 토끼’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일으킨다. 잘 계획된 일상도 좋지만 〈빙글빙글 뻥이오!〉 속 소담이처럼 가끔은 산에 올라 상수리나무, 다람쥐와 놀아 보고, 호야처럼 강아지와 뒹굴어 보고, 보미네 가족처럼 텃밭 흙 냄새도 맡아 보고, 때로는 밤하늘 별의 수도 세어 보며 자연이 주는 일상의 여유와 상상, 그 넓은 사유의 시간을 가져 보기를 권유한다. 그런 시간들이 우주 어딘가에 있을 달 토끼에게 전달되면 윤기를 잃어 가는 우리 삶의 별도 샛노란 빛을 찾을 수 있을 테다.
한 번, 두 번, 다시 읽을 때마다 켜켜이 쌓인 논지를 발견할 수 있는 그림책
〈빙글빙글 뻥이오!〉를 처음 접한 어린이 독자들은 지금은 거의 사라진 뻥튀기의 존재와 그 굉음에 신기해 하고, 달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달 토끼를 상상하며 호기심을 가질 것이다. 혹자는 제 몸 만한 책가방을 메고 마음껏 놀지 못하는 용이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테고, 누군가는 깔끔과 정리정돈을 강요하는 엄마, 아빠의 모습에서 현대인이 추구하는 완전함, 그 철학적 의미에 대해 자신을 뒤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한 번 읽고, 다시 읽고, 또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가치를 발산하는 그림책, 이것이 〈빙글빙글 뻥이오!〉가 가진 진짜 매력이며, 오래도록 사랑 받는 그림책이 될 수 있다는 근거일 것이다.
작가 소개
글 : 정옥
대구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도 대구에서 살고 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있고, 사람들과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보단 마음속에 있는 어린 정옥이와 얘기하는 걸 더 좋아한다. 책하고도 수다를 떨면서 곧잘 노는데, 가끔 책들이 잘난 체하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할 때는 삐쳐서 같이 놀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동네 강아지들과 나무들과 햇살들이 대신 놀아 줘서 잠시도 심심할 틈은 없다. 친구들과 재미있고 신 나게 사는 게 꿈이다. 첫 작품『이모의 꿈꾸는 집』으로 제6회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림 : 조원희
홍익대학교에서 멀티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고 HILLS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자연과 동물,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감정들, 그밖에 작고 소중한 것에 관해 그림으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자기 내면 깊은 곳의 감정과 바깥 세계가 부딪치며 뿜어내는 기운을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형태와 독특한 색채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쓰고 그린 책으로 『얼음소년』, 『혼자 가야 해』,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가 있다. 『이빨사냥꾼』은 코끼리의 시각으로 바라본 상아 밀렵에 관한 이야기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그러나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에 담았다. 이 책으로 2013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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