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다람쥐 한 마리,
도토리를 덥석 집어
땅속에 꽁꽁 숨겨 놓고는
“휴, 다행이다!”
까맣게 잊어버렸네.
휴, 다행이다! : 우리 아기에게 안도감을 안겨 주는 그림책!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아슬아슬한 위기의 순간과 맞닥뜨릴 때가 있습니다. 우연한 일을 계기로 그 아슬아슬한 위기를 운 좋게 넘겼을 때, 우리는 콩닥거리던 가슴을 손으로 살며시 쓸어내리면서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깊게 내쉽니다.
“휴~!” 하고 한숨을 내쉬면서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되었건 위기의 순간을 무사히 잘 극복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대개는 한숨 끝에 빙그레 미소를 짓기도 하지요.
《휴, 다행이다!》는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크고 작은 위기가 닥쳤을 때 절로 아슬아슬해지는 마음을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는 그림책이에요. 생활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위기의 순간은 아주아주 많지요. 바닥에 놓여 있던 장난감에 발이 걸려서 쿵! 넘어지려고 하다가 겨우겨우 균형을 잡았을 때, 장난감 통에서 튀어나온 공이 현관문 밖으로 또르르 굴러서 달아나기 전에 두 손으로 꽉 움켜잡았을 때, 또 무심코 식탁 옆을 지날 때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힐 뻔하다가 가까스로 닿지 않았을 때…….
이런 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시시때때로 일어나서 엄마와 아이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합니다. 그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휴~!” 하고 한숨을 내쉴 수 있다면 참 다행스런 일이지요. 《휴, 다행이다!》 속에도 그런 일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난답니다. 책장을 찬찬히 넘기면서 어떤 위기의 순간이 도사리고 있다가 무사히 넘어가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해 주는지 살펴볼까요?
작은 씨앗에서 아름드리 나무로! : 떡갈나무의 한살이가 담긴 지식 그림책
《휴, 다행이다!》에는 안도의 한숨만 들어 있는 게 아니에요. 4~7세 유아 독자들에게 떡갈나무의 한살이를 한눈에 보여 주고 있거든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조금씩 자라나는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도 만날 수 있어요.
떡갈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 한 알을 잽싸게 잡아챈 다람쥐가 그것을 땅속에 숨겨 놓고 ‘다행히’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도토리에서 새싹이 돋아나지만 그 옆으로 기어가던 달팽이가 ‘다행히’ 못 보고 지나치지요. 떡갈나무가 자라 이제 막 가느다란 가지를 뻗을 때, 커다란 사슴이 다가오는 걸 보고 깜짝 놀라 지레 움츠러들지만 ‘다행히’ 나뭇잎만 뜯어 먹고 갑니다.
이런 식으로 나무가 자라면서 순간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아슬아슬한 상황들을 차근차근 보여 주면서, 한 알의 씨앗이 한 그루의 나무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얼마나 위대하고 험난한지 깨닫게 해 줍니다.
이 모든 위기의 순간을 넘어선 떡갈나무는 어엿한 아름드리나무로 자라서 숲속으로 이사 온 어느 가정의 훌륭한 정원을 이루게 된답니다. 나무 위로 올라간 아이들은 신이 나서 연방 “까르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지요. 비로소 떡갈나무는 커다란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요.
그런 의미에서 《휴, 다행이다!》는 무시로 반복되는 “휴, 다행이다!”라는 짧은 문구로 리듬감을 제공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언어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또 떡갈나무의 한살이를 시처럼 간결하면서 함축적인 언어로 소개함으로써 지식 그림책으로서의 역할까지 거뜬히 해냅니다.
여기에 숲속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이 생생하고 정밀한 그림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해 주지요. 자연의 특징을 정확하게 짚어서 상징적으로 풀어낸 그림과 밀도 짙은 색감은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신비감을 따사롭게 불러일으킨답니다.
아울러, 책 말미에는 그림 작가가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고, 또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상세하게 보여 주고 있어요. 1년여에 걸친 작업 과정을 사진으로 배열하여 어린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답니다.
이를테면 이 작품은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자, 이제 다 같이 아름다운 숲속으로 슝슝~ 여행을 떠나 볼까요?
작가 소개
글 : 기슬렌 로망
어릴 적부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일이었다. 어느 날 “나무 한 그루 심고, 책 한 권 쓰고, 아이 한 명을 키우면 성공한 인생이다.” 라는 글을 읽고는, ‘아이들이 읽는 책 속에 나무 한 그루를 키워 보자.’라는 도전 의식이 생겼다. 『휴, 다행이다!』를 펴냈다.
그림 : 톰 삼프
그림은 숨 쉬기만큼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에게 색채와 형태, 무늬가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톰은 산책을 나갈 때마다 까칠까칠한 나무껍질, 그루터기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가느다란 나뭇가지 따위를 들고 오곤 한다. 그 덕분에 그의 작업실은 차츰차츰 숲과 비슷해지고 있다.
역 : 이세진
서강대학교 철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와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를 비롯해 『유혹의 심리학』 『나르시시즘의 심리학』 『나라서 참 다행이다』 『내 안의 어린아이』 등 심리학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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