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놀이터의 왕이 된 조나와 레녹스.
놀이 기구를 하나씩 점령하며
자기만의 왕국을 만들어 나가는데...
이 놀이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놀이터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엉뚱하면서도 진지한 다툼,
화해와 관계 회복에 이르는 과정을 위트 있게 표현한 그림책.
어느 아침, 조나는 자기가 놀이터의 왕이라고 선언했어요. 모두가 새끼손가락을 걸고 조나 말을 따르기로 약속했지요. 레녹스만 빼고요. 레녹스도 왕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레녹스는 자기도 놀이터의 왕이라고 외쳤습니다. 둘은 각자 왕국 건설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경쟁하듯 놀이 기구들을 하나씩 점령해 나갔어요. 미끄럼틀과 그네와 시소와 메가 정글짐을 점령한 다음, 어거스틴의 강아지 해밀턴 험프리 힐더브란드 3세까지 정복하려고 했어요. 이대로 놀이터가 조나와 레녹스의 왕국이 되어도 괜찮을까요? 그렇게 되어도 놀이터에서 재밌게 놀 수 있을까요?
▲ 서로 부딪히는 아이들의 자기중심적인 생각들
아이들은 맘에 드는 것이면 모두 자기 것으로 삼고 싶어 합니다. 엄마도, 장난감도, 과자도 다 자기 거라고 말하며 욕심을 부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엄마가 과자 한 개만 집어 가도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흘리고, 장난감을 갖고 친구와 놀다가도 서로 자기 거라고 잡아당기며 울고불고 싸웁니다.
조나와 레녹스도 그래요. 어느 아침, 뜬금없이 자기들이 놀이터의 왕이라고 선언합니다. 서로 놀이터의 유일한 왕이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조나와 레녹스는 작은 놀이 기구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정복합니다. 그러고선 친구들에게 계속 명령을 내립니다. 미끄럼틀에서 줄을 서라고 하고, 그네에서 얼른 내리라고 소리를 빽 지릅니다. 시소는 더 세게 구르라고 외치고, 뺑뺑이는 더 빨리 돌리라고 다그칩니다.
▲ 아이들의 쿨한 갈등 해결법
친구들이 그런 조나와 레녹스의 명령을 계속 들을 리 없겠죠. 아무리 놀이 기구에서 노는 게 재밌더라도, 조나와 레녹스가 자꾸 간섭하고 자기 맘대로 하려 드니 슬슬 귀찮아지고 짜증이 납니다. ‘야, 네가 대장이냐? 나도 미끄럼틀 탈래. 저리 비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가끔 이렇게 티격태격하는 걸 볼 수 있죠. 《놀이터는 내 거야》 속 상황은 아이들의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놀이터는 내 거야》에서 친구들은 다투는 대신 쿨한 해결 방법을 선택합니다. 그냥 놀이 기구를 포기하고 하나둘 떠나는 거죠. 노는 데 놀이 기구가 꼭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적당한 공간과 친구들이 있기만 하면 아이들의 놀이 본능이 발휘되어 어떤 식으로든 재밌는 놀이가 이뤄지고야 맙니다. 《놀이터는 내 거야》 속에서도 아이들은 넓은 공터에 모여 술래잡기를 하고, 나무에 매달리고, 바닥에 누워 친구와 이야기하며 깔깔깔 놉니다.
재미없어진 건 오히려 조나와 레녹스예요. 계속 왕이기는 한데 곁에 아무도 없어 심심하거든요. 그래서 둘은 결국 왕이기를 포기합니다. “지배하는 건 힘든 일이구나.” 하고 푸념하면서 말이지요.
▲ 놀이터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관계
아이들은 놀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배우기도 합니다. 조나와 레녹스처럼 왕 노릇, 대장 노릇만 하려 들면 아무도 함께 놀려고 하지 않거든요. 친구와 재밌게 놀려면 자기 고집만 피우지 말고 양보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친구 얘기도 잘 들어 주고, 서로 잘 맞춰 가야 한다는 걸 아이들은 찬찬히, 지혜롭게, 포기하며 깨우칩니다.
조나와 레녹스도 그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중요한 사과 프로젝트’를 세워 실행합니다. 자기 왕국임을 알리는 깃발을 뽑고, 두 왕국 사이에 세워 둔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뭅니다. 순진한 눈썹 모양을 하고 친구와 눈을 맞추고 미소를 보이며 미안하다 말하고, 해밀턴 험프리 힐더브란드 3세를 위해서는 개껌까지 준비합니다. 심지어 보통 사람 되기, 민주주의 이루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으며, 재밌는 놀이터를 지켜 내기 위해 미래의 지배자 자리를 노리는 어거스틴을 감시하는 면밀함까지 보입니다. 이쯤 되면 놀이터야말로 아이들이 관계와 민주주의를 배우는 최적의 교육장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놀이터는 내 거야》는 바로 그 점에 주목한 위트 넘치는 그림책입니다.
▲ 온 가족이 총출동한 사랑스런 그림책
《놀이터는 내 거야》에는 지은이 조세프 퀘플러의 가족이 총출동합니다.
“나에게 왕국을 만들어 주고 그곳에 왕들을 모셔 준 고마운 니키에게.” 《놀이터는 내 거야》를 열면 맨 처음 만나게 되는 이 헌사의 주인공은 바로 조세프 퀘플러의 아내인 니키입니다. 그리고 왕이 되려고 한 조나는 첫째인 아들, 레녹스는 둘째인 딸, 놀이터에 마지막으로 왕국 깃발을 꽂은 어거스틴은 셋째인 딸입니다. 가족이 있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인데, 니키를 만난 덕분에 아트 스쿨로 돌아갔고 아이들을 보며 그림책 작가가 될 수 있었으니 그의 각별한 가족 사랑도 이해가 됩니다. 《놀이터는 내 거야》를 보는 아이에게도 그의 사랑이 천천히 스며들지 않을까요.
▲ 아이들 속마음을 읽는 재미, 아이들이 공감하며 보는 재미
《놀이터는 내 거야》는 책을 펼쳤을 때 가로로 넓은 판형을 시도하여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다채롭게 보여줍니다. 놀이터에서 제각기 무리를 지어 노는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데 적합한 표현 방식입니다.
아이들은 놀 때도 창의성을 발휘합니다. 예를 들어 그네를 탈 때도 정해진 대로 타지 않고 일명 ‘꽈배기’를 만들어 빙빙 도는 걸 즐기곤 하는데, 조세프 퀘플러는 애정 어린 관찰을 통해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책 속에 잘 살려 놓았습니다.
이 책에는 조나와 레녹스가 그린 다섯 컷의 계획도가 나옵니다. 그 계획도에는 조나와 레녹스의 속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조나는 엄마를 사랑하고(“나 ♡ 니키”), 레녹스는 왕국이 자기 거(“내 거니까”)여서 좋아합니다. 자기중심적이기도 하지만 친구도 생각할 줄 아는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생각을 읽는 재미는 어른과 아이 모두의 몫일 것입니다.
작가 소개
저 : 조세프 퀘플러
그림책 작가입니다. 조나, 레녹스, 어거스틴의 아빠입니다. 《웅덩이 속으로》와 《포클레인과 꽃》을 지었고, 《강가의 에반젤린》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역 : 권이진
조카를 기다리며 그림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엔 아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며 아옹다옹하고 있습니다. 책 만드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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