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잿빛 도시에 생명을 불어 넣은
작은 아이의 꿈과 노력
정원을 가져가고 싶어요
메이는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정원을 두고 오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정원은 새로 만들면 되지.”라는 엄마의 말과 달리 보이는 것은 회색 건물 뿐입니다. 메이는 낯설고 삭막한 도시에서 푸른 빛을 찾아 보려 애씁니다. 회색 바닥에 꽃과 나무를 가득 그리며 마음을 달래도 보지만 빗물에 그만 씻겨 내려가 버리지요. 우중충한 하늘은 메이의 우울한 마음을 그대로 보는 듯합니다. 그런 메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저 멀리 있는 공원. 들뜬 마음을 안고 도시의 골목골목을 달려간 메이는 드디어 도시 한가운데의 멋진 숲을 찾아냅니다(메이에게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이 때부터 메이와 메이의 주변은 작은 변화가 시작됩니다. 누구도 예상 못한 아름다운 그 일들은 작은 아이의 간절한 소원과 노력이 빚어낸 초록빛 따뜻한 변화였습니다.
꿈을 이루는 창조적 어린이
이처럼 이 그림책은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어린이의 순수한 꿈과 노력이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하는지 말이지요. 메이는 달라진 환경에 그대로 순응하는 어린이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꿈을 이루어내는 건강한 어린이입니다. 메이는 정원을 찾기 위해 쉼 없이 새로운 시도와 노력을 계속합니다. 이처럼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 순수한 열망은 창조력으로 발산이 되어 멋진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메이가 정원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결과가 거창하거나 환상에 기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소박하고 현실적이기에 오히려 더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깁니다.
메이의 정원 그리고 친구들
그런데 어쩌면 처음부터 메이가 원한 건 숲, 정원 자체가 아니라 그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노는 것 아니었을까요? 이사온 도시는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없었으니까요. 메이가 작은 풀 한 포기를 안고 나타나자 아이들은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함께 정원 만들기에 나서지요. 아이들의 얼굴엔 환한 웃음이 가득합니다. 처음 메이가 이사왔을 때 멀리 떨어져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던 모습과는 딴판입니다. 이제 메이의 정원은 친구들이 한데 모이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삭막했던 건물과 거리에 진짜 꽃과 풀잎이 채워지면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웃음과 활기가 넘치기 시작합니다. 작가는 이 그림책을 통해, 함께 사는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인 곳이 아니라 생명과 어울림이 함께 하는 살아있는 곳이어야 하며, 그것은 아주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초록빛 작은 풀 한 포기로 따뜻한 기적을 일군 메이처럼 말이지요.
작가 소개
글그림 : 안나 워커
호주 멜버른 대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신문, 잡지, 카드 등에 다양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2007년 첫 그림책 《미기 나무The Miggy Tree》를 발표한 뒤, 호주어린이도서협의회(CBCA) 2008년 《산타의 호주식 휴일Santa's Aussie Holiday》로 에서 클라이튼 상을, 2016년 《안녕, 울적아》로 최우수도서 상을 받았습니다. 《메이의 정원》은 작가가 가족 휴가를 보냈던 프랑스 파리의 창가에서 발견한 작은 숲과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그림책입니다.
역 : 김경연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이자 대표적인 번역가이다.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아동·청소년 환상 문학 이론 연구로 박사 후 과정을 지냈고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할아버지의 이야기 나무』 『언젠가 너도』 『너를 보면』 『책 먹는 여우』『행복한 청소부』 『그래, 책이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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