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최숙희 작가의 토닥토닥 마음 치유 그림책
뭐든지 꼭꼭 숨겨 두기만 하는 닫힌 마음아, 이젠 안녕!
싫은 건 싫다고, 좋은 건 좋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열린 마음아, 안녕?
내 주위에는 온통 괴물들뿐이다. 오늘도 빨리빨리 괴물이 날 다그친다.
그럴수록 손도 발도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데.
끄덕끄덕 괴물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와글와글 괴물들 말은 잘도 들어주면서.
메롱메롱 괴물은 끈질기게 나를 괴롭히고, 내꺼내꺼 괴물은 뭐든지 다 제 거라며 빼앗아 간다.
으으, 이대로는 견딜 수 없어! 마음속에서 맴돌던 말을 소리 내어 말해 보았더니,
괴물들이 내 말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말할까, 말하지 말까, 말할까…… 그러지 말라고!”
한 아이가 나지막이 이야기합니다. 제 주변엔 온통 괴물들뿐이라고, 괴물들이 자길 에워싸고 괴롭힌다고요. 뭐든지 빨리 하라며 다그치는 ‘빨리빨리 괴물’. 무슨 말을 해도 잘 듣지도 않고 고개만 까딱거리는 ‘끄덕끄덕 괴물’과 그 옆에서 신나게 떠들어 대는 ‘와글와글 괴물’들. 아무리 피해도 나만 졸졸 쫓아다니며 놀리고 괴롭히는 ‘메롱메롱 괴물’. 내가 갖고 싶은 장난감도, 내가 보던 책도, 내가 같이 놀고 싶은 친구도, 뭐든지 다 제 거라고 우기며 빼앗아 가는 ‘내꺼내꺼 괴물’까지! 날 좀 가만 내버려 두라고, 그런 건 싫다고, 내 얘기 좀 제대로 들어 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 외침은 아이의 마음속에서만 맴돕니다. 말할까, 말하지 말까, 말할까…… 망설이는 사이 아이의 마음은 점점 까맣게 타 들어가지요.
몸도 마음도 온통 돌덩이처럼 까맣고 딱딱하게 굳어 버린 아이에게 어디선가 공이 날아듭니다. 그 순간 아이를 둘러싼 껍질이 바사삭 깨져 나갑니다. 찰랑이는 물컵에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떨어지듯, 참고 참았던 마음이 터져 나온 것이지요. 아이는 마침내 큰 소리로 외칩니다. “더는 못 참아!”
“들어 봐, 이게 바로 내 마음이야!”
이제 아이는 제 마음을 똑똑히 말할 수 있어요. “조금만 천천히!” “내 말도 좀 들어 줘!” “네가 뭐라고 놀리든 상관없어!” 그러자 괴물들은 깜짝 놀라서 아이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이제야 아이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된 거지요. 빨리빨리만 외치던 괴물은 이제 아이를 무작정 끌고 가지 않습니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도 함께 보고,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도 함께 나누며 나란히 걷지요. 끄덕끄덕 와글와글 괴물들도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며 진심으로 맞장구를 쳐 줍니다. 날마다 약 올리던 메롱메롱 괴물은 아이의 당당한 반격에 우물쭈물 아무 말도 못 하고요. 그동안 아이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아도 문제가 생기거나 갈등이 더 커질까 봐 그저 참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제대로 말했더니, 오히려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지요.
날아갈 듯 마음이 가뿐해진 아이는 한 걸음 더 용기를 내 보아요. 그동안 자신처럼 늘 주변에서만 맴돌던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거지요. 이렇게 꼭꼭 숨겨 두었던 마음을 꺼내니, 자꾸자꾸 좋은 일이 생기네요.
“너도 같이 놀래?”
아, 그러고 보니 빠뜨린 괴물이 하나 있어요. 뭐든지 다 제 거라며 빼앗아 가는 내꺼내꺼 괴물 말이지요. 알고 보니 아이를 임계점에 이르러 폭발하게 만들었던 그 공도 내꺼내꺼 괴물이 빼앗아갔다 아무렇게나 내던진 공이었거든요. 이번에도 새로 친해진 두 아이가 다정하게 책을 보는 모습을 그대로 두고 보지 못하고 “내 거야, 내 거!” 하며 책을 빼앗아 가려는데, 아이가 대답합니다. “그래? 너 줄게. 난 괜찮아.” 내꺼내꺼 괴물은 뜻밖의 반응에 깜짝 놀라 말까지 더듬습니다. 남의 것을 함부로 빼앗으며 그때마다 길길이 날뛰는 반응을 즐겼는데, 순순히 괜찮다며 자기 걸 내주다니……. 이윽고 새 친구와 함께 꽃밭으로 간 아이가 꽃 한 송이를 들고 돌아와 “너도 같이 놀래?” 하고 말을 건네는 순간, 내꺼내꺼 괴물은 마침내 자신을 둘러싼 껍질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마음이 담긴 꽃 한 송이가 아이에게 던져졌던 공처럼 마지막 물 한 방울이 되어, 온통 자기만 알던 친구의 마음에도 파란을 일으킨 것입니다.
수줍고 소심한 아이들을 응원하는 최숙희 작가의 마음 치유 그림책
많은 아이들이 마음속에 있는 말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 힘들어 합니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또렷이 알기도 어려운데, 그 마음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일은 더 복잡하고 힘들기만 할 테지요. 특히나 목소리가 작은 아이, 수줍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말 붙이기도 힘든 아이들에게는 날마다 타인과 관계 맺는 일 자체가 전쟁과도 같습니다. 최숙희 작가는 《마음아 안녕》을 통해 어린 친구들에게, 그리고 자기 안의 어린이에게, 조금만 더 힘을 내서 마음을 표현해 보라고, 그러면 답답한 상황을 풀어 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사실 ‘내 마음 표현하기’는 사회생활을 하는 어른들에게도 힘든 숙제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마음을 표현하는 일에서 수없이 실패를 되풀이하며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마음속에 억울하고 화나는 일을 꼭꼭 감춰 두고 벽을 쌓기보다, 솔직하게 표현하며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어 가 보라고, 이 책이 우리 모두를 격려하고 있는 듯합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최숙희
서울대학교에서 산업 디자인을 공부한 뒤, 오랫동안 그림책을 만들어 왔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처럼 수줍고 소심한 아이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그림책,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엄마들 마음에 공감하는 그림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마음아 안녕》, 《열두 달 나무 아이》, 《나랑 친구 할래?》, 《엄마의 말》, 《너는 어떤 씨앗이니?》, 《곤지곤지 잼잼》, 《모르는 척 공주》, 《내가 정말?》, 《엄마가 화났다》, 《너는 기적이야》, 《나도 나도》, 《하늘 아이 땅 아이》, 《괜찮아》, 《누구 그림자일까?》 들이 있습니다. 여러 그림책이 해외에서 출간되었으며, 볼로냐 아동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스웨덴 국제 도서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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