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전쟁 속에서도 아이들은 꿈을 꾸고, 꿈을 이룰 방법을 찾아냅니다
소년과 소녀는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소녀는 배를 타고 엄마와 함께 먼 길을 떠나고, 두 아이는 헤어집니다. 그날부터 소년은 집 담벼락에 커다란 돛단배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배를 타고 소녀를 찾아 나서는 꿈을 꾸지요.
폭탄이 떨어져 마을의 집들이 무너지고 담벼락에 그려진 돛단배가 사라졌지만, 소년은 어떻게든 소녀를 만나러 갈 것입니다. 전쟁 속에서도 아이들은 꿈을 꾸고, 꿈을 이룰 방법을 찾아내는 법이니까요.
어느 날 마을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소년과 소녀는 둘도 없는 친구였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을 정도로요. 두 아이는 오렌지 나무에 올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냄새를 맡으며, 한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바다를 상상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온 마을이 무거운 침묵 속에 가라앉고, 이웃들은 하나 둘 죽음의 그림자를 피해 유랑길을 떠났죠. 소녀도 가족과 함께 정든 마을을 떠났습니다. 소년은 소녀를 태운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 동안 바닷가에 서서 먼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소녀가 떨어뜨리고 간 샌들 한 짝을 들고서요.
그날 이후 소년은 날마다 담벼락에 커다란 돛단배를 그립니다. 이 배를 타고 소녀에게 샌들을 가져다 주기로 마음먹죠. 과연 소년은 소녀에게 샌들을 전해 줄 수 있을까요? 두 아이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입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되면서 전쟁이 없었던 때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요.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립니다. 그리고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가장 큰 고통을 입는 피해자는 아이들이죠. 아무런 잘못도 없는 아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집과 고향을 잃고, 가족과 친구와 헤어집니다.
《소년, 꿈꾸다》는 전쟁으로 헤어진 두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다만 짐작하게 할 뿐 어떤 전쟁인지, 주인 잃은 샌들이 무얼 의미하는지, 소년이 정말로 소녀를 찾으러 갔는지 명확하게 말해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서 하루아침에 소중한 삶의 보금자리를 잃고 친구와 생이별하는 아이의 상실감과 무력감이 고스란히 전해져 독자의 마음을 쉽사리 놓아 주지 않습니다.
전쟁 속에서도 아이들은 꿈을 꿉니다
몇 년 전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연상케 하는 파란색 줄무늬와 메시 이름이 적힌 비닐봉지를 몸에 뒤집어쓰고 축구를 하는 꼬마의 사진이 SNS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비닐봉지 메시’라는 애칭으로 유명해진 이 꼬마는 내전으로 폐허가 된 국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축구 선수의 꿈을 꺾지 않았고, 결국 자신의 우상인 리오넬 메시를 만났죠. 이처럼 무섭고 두려운 전쟁 속에서도, 죽음 같은 전쟁의 상처 가운데서도, 삶은 계속되고 아이들은 꿈을 꿉니다. 그리고 꿈은 힘이 셉니다. 이 책에서 폭탄이 떨어져 마을의 집들이 무너지고 담벼락에 그려진 돛단배까지 사라졌어도, 꿈을 잃지 않은 소년이 달을 타고 밤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작가는 뒤표지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전쟁 속에서도 아이들은 꿈을 꾸고, 꿈을 이룰 방법을 찾아냅니다.”
전쟁과 평화, 난민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돕는 그림책
이탈리아 대표 그림책 작가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는 특유의 스틸 사진 같은 화면과 풍성한 색감으로 끔찍한 전쟁의 참상과 그 속에서도 꿈을 간직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풀어 냅니다. 둘도 없는 친구와 헤어지고, 이웃들이 하나 둘 마을을 떠나고, 폭탄이 떨어져 마을의 집들이 무너지는 이야기를 담기에 이 그림책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소년, 떠나다》는 두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과 평화, 그리고 박해와 배고픔을 피해 정든 고향을 떠나 사막과 바다 위를 떠돌고 있는 난민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돕습니다. 지구촌 어디에선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우리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고 세상에 관심을 갖도록 할 것입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 깊고 긴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입니다.
하느님은 낡은 신발로 대천사의 신발을 만듭니다.
─돈 토니노 벨로(1935~1993, 이탈리아의 주교)
난 위험한 아이가 아니라, 위험에 빠진 아이입니다.
─이름 모를 아이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사벨라 파글리아
이탈리아의 어린이책 작가이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잡지를 만드는 편집자입니다. ‘어린이의 꿈을 열렬히 응원하는 사람’으로 불리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단테 파파몰라Dante Pappamolla》, 《누가 어둠을 무서워해? Chi ha paura del buio?》 등의 책을 썼으며, 솔리가토 상 최종 후보작으로 오른 것을 비롯해 삐삐 롱 스타킹 상, 자코모 지울리토 아동문학상, 시리아 폴레티 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림 :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
볼로냐 국립미술원에서 예술사를 공부하고, 사르메데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학교와 베네치아 크베타 파코브스카 일러스트레이션 과정을 마쳤습니다. 현재는 파도바 대학교와 국제 만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2011년 《한 아이Un Bambino》가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후보작으로 오른 것을 비롯해 삐삐 롱 스타킹 상, 화이트 레이븐즈 상, 이탈리아 안데르센 예술상, 잔니 로다리 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쓴 이탈리아 대표 그림책 작가입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 《우리와 다른 아이》, 《두 아이의 약속》, 《꿈을 꿔요》가 있습니다.
옮긴이 : 유지연
미국 에머슨 대학에서 출판학을, 보스턴 대학에서 스페인 문학을 전공하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이탈리아어와 판화를 공부했습니다. 저작권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외국 그림책을 한국에, 한국 그림책을 외국에 소개하며 번역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다른 아이》, 《두 아이의 약속》, 《달님을 사랑한 강아지》, 《나는 비비안의 사진기》, 《용감할 수 있는 용기》, 《나일 수 있는 용기》, 《사랑할 수 있는 용기》, 《마르타와 사라진 물》, 《뒤죽박죽》, 《나무는 내 친구》 등을 우리말로, 《나쁜 어린이표》, 《줄줄이 호랑이》, 《우리는 벌거숭이 화가》 등을 스페인어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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