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어느 날 밤, 루카스가 사는 도시에 거대한 로봇이 나타났어요!
로봇은 빨간색 풍선을 허겁지겁 뒤쫓고 있었지요.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니까, 어딘가 조금 모자라는 것 같지 뭐예요?
심장이 있어야 할 왼쪽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려 있어서 그런 걸까요?
시간의 주인은 누구? : ‘시간’과 ‘삶’에 관한 재미난 상상
요즘 우리 아이들은 무척 바빠요. 꽉 짜인 시간표에 맞추어 어른들 저리 가라 할 만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지요.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학교에 가서도 마찬가지예요. 학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1교시부터 6교시까지 네모 칸에 빼곡하게 적힌 시간표에 따라서 아주 규칙적인 생활을 합니다. 학교를 마친 다음에는 어떤가요? 갖가지 종류의 학원들이 요일별로 딱 버티고 있지요.
이렇게 우리 아이들은 다람쥐가 쳇바퀴 돌 듯이, 엄마와 학교가 정해 놓은 시간표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친구와 놀 시간도, 다른 걸 상상하거나 떠올릴 시간도 없이 말이죠. 벽에 걸린, 혹은 손목에 찬 시계에 맞추어 안쓰러울 정도로 ‘빈틈없이’ 분주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시계 심장을 가진 로봇》에서는 바로 그 시계와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걸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미누티 할아버지와, 꽉 짜인 생활을 끔찍이도 싫어하는(물론 시간표도!) 손주 루카스가 ‘시계’를 둘러싸고 벌이는 진지하면서도(그래서 더 웃긴!) 유쾌한 소동을 그리고 있거든요.
아, 여기에 로봇이 카메오로 출연해요. 잘나가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카메오의 역할이 아주아주 중요하잖아요. 여기서도 그래요! 참 안 맞는 미누티 할아버지와 루카스가 로봇의 등장을 계기로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거든요. 자, 그러면 다 함께 이야기 속으로 짜잔~ 들어가 볼까요?
앗, 로봇이다! : 개념 없는 로봇과 놀기 좋아하는 아이의 위기일발 대소동
도시 사람들은 언제나 바삐 움직였어요. 아, 루카스만 빼고요. 미누티 할아버지는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걸 아주 중요하게 여겼답니다. 그래서 늘 시계 맞추는 일에 신경을 곤두세웠지요.
반면에, 루카스는 시계를 끔찍이도 싫어했어요. 할 일이 빽빽하게 적힌 시간표도 무지무지 싫어했고요. 미누티 할아버지가 정해 놓은 규칙들은 더 지긋지긋했지요. 하루하루가 똑같이 반복되는 것이 몹시 못마땅했거든요. 루카스는 그저 놀고만 싶었어요. 아주 신나게, 그리고 마음껏!
그러던 어느 날, 루카스네 동네에 엄청나게 큰 로봇이 나타났어요!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 로봇은 빨간 풍선을 정신없이 뒤쫓고 있었지요. 그런데 빨간 풍선이 바람에 날리다가 그만 루카스네 집 창문 너머로 쏙 들어온 거 있죠?
로봇이 풍선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오자, 루카스는 무서워서 온몸을 달달 떨며 책상 밑으로 숨었어요. 로봇은 집 안을 어기적어기적 돌아다녔지요.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니까, 로봇이 덩치만 클 뿐 어딘가 좀 어수룩한 거 같지 뭐예요? 심장이 있어야 할 왼쪽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려 있어서 그런 걸까요?
루카스는 문득 손님에게 차를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책상 밑에서 기어 나와 로봇에게 찻주전자를 쓱 내밀었지요. 그런데 세상에! 로봇이 찻주전자를 왼쪽가슴의 구멍에다 통째로 쑤셔 넣는 거 있지요? 그래 놓고는 몸이 뜨거워져서 팔딱팔딱 뛰다가, 욕조를 보고선 쏜살같이 달려가 수돗물을 콸콸 틀었어요. 그 바람에 온 집 안이 금세 물바다로 변했답니다.
미누티 할아버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고함을 버럭! 질렀어요. 당장 둘 다 집에서 나가라고요. 할아버지가 아끼는 시계가 몽땅 물에 젖어 버렸거든요. 루카스와 로봇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로봇에게도 심장이 필요해! : 인간과 로봇의 따스한 교감을 담아낸 그림책
로봇과 루카스는 결국 집을 떠나요. 물고기가 든 어항을 품에 꼭 안고서요. 집에서 멀리멀리 떠나 숲으로 가지요. 그리고 며칠이 훌쩍 지나갔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할아버지도, 루카스도 서로를 슬슬 그리워하기 시작한답니다. 두 사람은 비로소 시계보다, 노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느끼고 깨닫게 되었거든요.
아, 로봇은 숲으로 가서도 끊임없이 뭔가를 찾아 헤맸어요. 무엇을 그렇게 찾아 헤매는 거냐고요? 그건 이 작품을 끝까지 읽어 봐야 알 수 있어요.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예상 밖의 반전과 감동을 맞닥뜨리게 된답니다. 《시계 심장을 가진 로봇》은 그저 놀고 싶은 아이와 시계만 좋아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게 아니니까요.
시계를 엄청 아끼는 할아버지와 장난꾸러기 소년 루카스, 그리고 왼쪽 가슴에 구멍이 뚫린 로봇을 통해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 되새겨 보게 해 주거든요. 부지런하다는 핑계 뒤에 가려진 채 ‘시간의 주인’이 아니라 ‘시계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찬찬히 되짚어 보게 하지요. 또한 ‘시간의 주인’이 되는 일보다 더 소중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로봇의 구멍 뚫린 가슴’을 통해 담담한 목소리로 들려준답니다.
자, 이제 숨 가쁘게 달려가던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심호흡을 해 보아요. 그리고 내가 지금 앞만 보며 달려가는 이 길이 제대로인지, 삼십 초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저만치에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행복이 다정하게 손짓을 할지도 몰라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알베르토 피에루스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살라망카 대학교에서 회화와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뒤, 바르셀로나 디자인·예술 대학교(EINA)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답니다. 지금은 스페인 주요 출판사들을 비롯해 신문과 잡지, 광고 등에 개성 있고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시계 심장을 가진 로봇》은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이에요.
옮긴이 : 김지애
스페인어와 예술학을 전공하고, 스페인 미술·골동품 학교에서 미술품 평가 및 감정 과정을 수료했어요. 지금은 영어권과 스페인어권의 어린이·청소년 문학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어요. 옮긴 책으로는 《깜빡하고 수도꼭지 안 잠근 날》 《암탉은 파업 중》 《추억을 담은 지도》 《난민이 뭐예요?》 《내 친구 마틴은 말이 좀 서툴러요》 외 여러 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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